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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스타트업
실리콘밸리를 뒤집어놓으셨다
스윗테크놀로지스

시작은 당돌했으나 결국은 실력으로 증명해 보였다. 전 세계에 수천만 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업무용 메신저 ‘슬랙’과 프로젝트 관리 도구 ‘트렐로’를 한꺼번에 뛰어넘는 혁신 도구를 만들겠다고 실리콘밸리에 입성한 것이 2017년. 뜨내기 아시안계 스타트업 취급을 받았던 스윗테크놀로지스는 이제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힙한 스타트업이 됐다. 떠오르는 이 신예 기업에 돈을 대겠다고 쟁쟁한 투자사들조차 번호표 뽑고 대기하고 있다는 소문이 들리는데…. 이쯤 되니 2주간의 자가격리를 무릅쓰고 이주환 대표가 한국 땅을 밟은 이유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확대보기왼쪽부터 손주영 부사장, 박진호 한국지사장, 임상석 CTO, 이주환 대표

창업 타임라인
2017. 12 Swit Technologies Inc. 설립
2018. 08 ‘스윗’ 베타 버전 공개
2019. 03 정식 서비스 시작
2020. 01 ISO/IEC 27001·27017·27018 취득
2020. 02 Startup Grind Global Conference 2020에서 ‘Growth Startup of the Year’ 수상
2020. 08 한국어 서비스 시작
2020. 09 《CIO Review》 커버 스토리 등재(가장 유망한 비대면 협업툴 Top 4)
2020. 10 CSA STAR, HIPPA, GDPR 취득
2020. 12 구글 클라우드 파트너십 체결

당돌한 신예의 대담한 반란

코로나19 때문에 갑자기 떴다고 하면 좀 섭섭하다. 스윗테크놀로지스(대표 이주환, 이하 스윗)는 코로나 이전부터 이미 업무 협업 솔루션 ‘스윗(Swit)’으로 주목받아온 실리콘밸리 최고 유망주였다. 지난해 2월 레드우드시티에서 열린 ‘스타트업 그라인드 글로벌 컨퍼런스 2020’에서 최고상인 ‘올해의 스타트업’을 수상하며 자신들의 가능성을 입증해 보였고, 실리콘밸리 유력 전문지 《CIO Review》로부터 슬랙, 아사나 등의 쟁쟁한 서비스와 나란히 ‘2020 가장 유망한 비대면 협업 툴’에 선정되며 일약 실리콘밸리 힙스터로 떠올랐다. 2019년 3월에 정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스윗은 지금까지 2만여 명의 사용자를 확보하며 빠른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그러니 원격근무가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스윗이 주목을 받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

확대보기‘스타트업 그라인드 글로벌 컨퍼런스 2020’ 올해의 스타트업 수상지난해 2월 ‘스타트업 그라인드 글로벌 컨퍼런스 2020’에서 최고상인 ‘올해의 스타트업’을 수상했다.

지난 10월에 귀국해 2주간의 자가격리 기간 동안 강제로 랜선 근무를 해야 했던 이주환 대표는 “사람을 만나지 못하고 배달음식을 줄기차게 시켜 먹어야 했던 것 말고는 일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었다”며 자가격리 무용담을 들려줬다.
이 대표가 자가격리 기간 동안 사용한 업무 협업 솔루션 ‘스윗’은 업무용 메신저 ‘슬랙(Slack)’과 프로젝트 관리 도구 ‘트렐로(trello)’의 기능을 하나로 합친 기업용 생산성 혁신 도구다. 이 두 솔루션의 기능을 합친 데다, 서로 다른 두 기능을 ‘이음새 없이 붙여주는’ 협업 도구가 바로 스윗이다.
이렇게 말하면 스윗이 얼마나 엄청난 일을 해낸 것인지 잘 와닿지 않을지 모른다. 전 세계 거의 모든 나라의 기업이 슬랙과 트렐로를 사용하고 있지만, SI 기업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국내에서는 유독 SaaS(Software as a Service,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기반 솔루션의 도입이 더디기 때문이다. 슬랙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전 세계 1위 업무용 메신저로, 지난 12월 세계 1위 CRM 기업인 세일즈포스에 30조 원이 넘는 금액에 인수돼 실리콘밸리를 들썩이게 했다. 트렐로도 만만치 않다. 2019년 기준으로 3,500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한 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유니콘 기업 두 개를 한꺼번에 넘어서겠다고 호언장담하고 다닐 때만 해도 이 대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때론 사기꾼 취급도 당했다. 누가 들어도 불가능해 보이는 무모한 도전이었으니까.

확대보기이주환 대표올해 상반기 중요한 업데이트를 앞두고 한국법인을 찾은 이주환 대표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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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환 대표

실리콘밸리에는 IT 천재들이 모여 있다. 좋은 점은 입소문으로 마케팅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들 한 명 한 명의 영향력이 크다. 그런데 안 좋은 소문도 그만큼 빠르게 퍼진다. 예전에는 초기 서비스가 좋지 않아도 어느 정도 참아줬지만, 지금은 처음부터 높은 완성도를 요구한다. 그들이 원하는 완성도를 만족시키면 팬덤이 생길 정도다. 우리처럼 처음부터 죽을 고생을 각오하고 오거나, 아니면 완성도 있는 제품을 들고 와야 한다. 어설픈 제품을 들고 오면 백전백패다.

확대보기CIOReview 2020년 9월호 커버 스토리를 장식한 이주환 대표〈CIOReview〉 2020년 9월호 커버 스토리를 장식했다.

혁신이 멈춘 곳에서 발견한 기회

일찌감치 실리콘밸리에 입성한 이 대표가 업무 협업 솔루션 개발을 선언한 것은 2017년. 그의 말을 빌리면 “너무 큰 기회가 있는데 그냥 넘어갈 수 없어 시작한 사업”이다. 2014년에 에듀테크 기업을 창업하고 기업용 학습관리 시스템 사업에 발을 디뎠지만, 너무 앞서간 탓에 시장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값비싼 수업료를 지불한 이 대표는 첫 창업의 학습비용을 그대로 날려버릴 수 없었다. 실리콘밸리 한가운데서 몇 년을 보낸 그의 눈에는 혁신이 멈춰 있는 지점이 뻔히 보였기 때문이다. 바로 업무 협업 솔루션이다. 슬랙의 헤비 유저였던 그는 누구보다 슬랙의 단점을 잘 알고 있었다.
“슬랙의 기능이 부족하다는 것은 사용자라면 누구나 다 아는 얘기입니다. 2014년 서비스가 나오고 5년 넘게 바뀐 기능이 5%도 안 됩니다. 혁신을 잃어버린 것이죠. 더욱이 업무용 메신저는 단순 기능을 넘어 허브이자 플랫폼의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소규모 단일팀을 위한 협업 도구였던 슬랙의 한계가 분명해졌다. 이 서비스가 세상에 나올 때만 해도 중견기업에서 업무 협업 솔루션을 쓸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상황은 달라졌고, 이 대표는 본능적으로 그곳에 기회가 있다는 것을 감지했다. 첫 창업의 실패를 자산으로 만들겠다는 집념으로 시작한 두 번째 창업이었지만, 이 대표에게도 모든 게 두려웠다.
“목숨 걸고 한 창업이었어요. 혼자였다면 아마 해내지 못했겠죠. 하지만 제게는 우리나라에서 코딩을 제일 잘하는 맥스(임상석 CTO)를 비롯해 세계 최고 수준의 개발자들이 있었어요. 이들과 함께라면 두려울 게 없었죠.”
하지만 유니콘 기업 두 개를 한꺼번에 뛰어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아니나 다를까, 2018년 여름 클로즈드 베타 버전이 나오고 나서 스윗은 창업 이래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 버그투성이 서비스를 경험한 사용자들의 반응이야 당연히 냉담했지만, 예상치 못한 결과에 개발자들 스스로가 흔들렸다. 당시 직원 15명 중 5명이 회사를 떠났다. 하지만 위기 속에서도 이 대표는 자신의 인재상을 재정의하며 새로운 성장의 계기로 삼았다.
“자신이 만든 것은 무조건 성공해야 한다는 나르시시즘이 있었던 것 같아요. 속상했지만 그때 깨달았죠. 기술과 사랑에 빠지는 인재가 아니라 문제에 빠지는 인재가 필요하다고요. 어떤 솔루션이든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어요. 고치고 또 고쳐야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수 있죠. 문제를 사랑하면 어떤 난관에 부딛쳐도 헤쳐나갈 수 있어요.”
새롭게 정비를 마치고 나서 베타 버전이 나온 것이 2018년 12월이다. 사용자들로부터 받은 피드백을 바탕으로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며 개발을 이어나갔다. 투자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 정부 지원금과 공동창업자들의 개인 대출로 개발자금을 마련하며 버텼다. 그만큼 스윗 멤버들에게는 자신들이 가고 있는 길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확대보기00왼쪽부터 손주영 부사장, 임상석 CTO, 박진호 한국지사장

손주영 부사장
“우리에겐 차이를 포용해주고 직원 개인이 성장하길 기다려주는 문화가 있다. 회사가 커져도 이런 문화가 없어지지 않았으면 한다는 직원들의 말을 새겨듣고 있다.”

임상석 CTO
“새롭지 않으면 사용자들을 만족시킬 수 없다. 제품이 멈추면 혁신도 멈춘다. 우리는 지속적으로 새로움을 갱신할 것이다.”

박진호 한국지사장
“작은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방향성이 있어야 한다.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꼭 해내겠다는 대표의 비전과 방향성이 우리 회사를 지금까지 이끌어왔다.”

‘스윗’ 하나면 충분하다

2019년 3월 스윗의 정식 버전이 공개됐고, 확신은 현실이 됐다. 아무리 떠들고 다녀도 들은 척도 하지 않던 이들이 먼저 말을 걸어오기 시작했다. 본사 주소를 얻기 위해 실리콘밸리에 세워지는 수많은 유령회사와 동급으로 취급받았던 억울함이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이때부터 ‘스윗은 개발 로드맵을 철저하게 지키는 실행력 있는 스타트업’이라는 소문이 실리콘밸리에 빠르게 퍼져나갔다.
“아무리 설명해도 스윗을 직접 써보기 전에는 잘 몰라요. 그런데 데모 한번 보여주면 턱이 턱 떨어지죠.(웃음)”
전시회 참가를 거듭하면서 설명은 줄이고 데모를 가능한 한 빨리 보여줘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었다는 손주영 부사장의 설명이다.
팀 메신저와 프로젝트 관리 도구가 상호작용하도록 결합한 최초의 솔루션인 스윗은 기능과 안정성, 보안 항목에서 이미 자신들이 목표했던 2개의 솔루션을 훌쩍 넘어섰다. 채팅창의 대화 내용을 업무관리 도구로 쉽게 가져올 수 있고, 반대로 업무카드를 채팅창에서 팀원들과 공유할 수도 있다. 기존에 2개의 솔루션을 따로 쓰면서 번거로운 복붙(복사해서 붙이기) 작업을 해야 했던 사용자들은 스윗에 열광할 수밖에 없다. “스윗 사용 이후 업무 생산성이 30% 가까이 높아졌다”는 국내 한 스타트업 대표의 전언이 과장은 아니었던 것.
안정성도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았다. 2019년 7월 1일부터 2020년 6월 30일까지 1년간 업타임(서비스가 꺼지지 않고 가동되는 시간) 부분에서 전 세계 1등을 기록했다. 높은 기술 난이도를 극복하기 위해 하루 평균 2∼3시간밖에 못 자고 이뤄낸 성과다. 4,000개가 넘는 쟁쟁한 경쟁자를 제치고 ‘스타트업 그라인드 글로벌 컨퍼런스 2020’에서 최고상을 거머쥔 것도 우연이나 운이 아니다. 이 대표는 수상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전시장을 지키고 있는 직원들에게 가져다줄 빵을 사러 가던 길에 주최 측 관계자에게 붙잡혔어요. 박수 들러리나 하라는 얘기인 줄 알고 질질 끌려가 무대 앞에서 수상 팀의 사진을 신나게 찍어주고 있었죠. 잠재고객인 그들과 친하게 지내야 했으니까요.(웃음) 그러다가 호명이 되어 얼떨결에 단상으로 올라갔어요. 발표되는 순간, ‘수상소감 준비해올걸’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어요.”
요즘 이 대표는 달라진 위상을 실감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아틀라시안, 드롭박스 같은 어마어마한 기업에서 먼저 파트너십을 제안해오고 있고, 슬랙이나 아사나에 투자했던 투자사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확대보기왼쪽부터 임상석 CTO, 박진호 한국지사장, 손주영 부사장, 이주환 대표

업무 협업 솔루션으로 세계 정복

그런 와중에 이 대표가 코로나19를 뚫고 R&D센터인 한국법인을 찾은 이유는 뭘까? 그는 세 가지 이유를 들었다. 스윗은 애초부터 소기업뿐 아니라 중견기업을 목표로 개발된 솔루션이다. 작은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의 경우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한 바이럴 마케팅이 유효하지만, 중견기업은 의사결정권자를 상대로 한 톱다운 방식의 영업이 필요하다. 그런데 중견기업 영업을 막 시작하려던 찰나에 코로나19가 터졌고, 실리콘밸리의 모든 기업이 재택근무에 들어가 영업 자체가 불가능해졌다.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었던 이 대표는 한국을 테스트베드로 삼아 자신의 실험을 펼쳐볼 요량이었다. 또 지난해 8월에 출시한 한국어 버전에 열광적인 반응을 보여준 국내 사용자들을 만나 생생한 피드백을 듣고 싶은 것이 두 번째 이유다.
마지막 이유이자 가장 중요한 이유는 2021년 스윗의 사업 전략과 관련이 깊다. 스윗은 올해 상반기에 중요한 업데이트를 앞두고 있다. 한 회사 안에서도 팀마다 업무관리 흐름이 다를 수밖에 없는데, 업무관리 솔루션을 사용자 스스로 커스터마이징해서 쓸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이번 업데이트의 주요 내용이다. 이것이 실현되면 세상에 없던 괴물 솔루션이 나오게 된다.
이 대표는 스윗의 모든 개발은 사용자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음을 분명히 했다.
“대부분의 회사 직원들은 깨어 있는 시간의 60% 이상을 회사에서 보냅니다. 그 시간 동안 메신저와 업무관리 도구를 계속 켜놓고 일합니다. 이 부분이 혁신되어야 그들이 만드는 서비스를 통해 세상의 혁신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발견한 미션입니다.”
업무 협업 솔루션에서는 후발주자이지만, 중견기업 시장을 여는 프런티어가 되겠다는 당찬 포부를 안고 시작하는 2021년. 당돌하지만 당찬 이들의 도전은 계속된다. ‘스윗’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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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숙경 | 사진 김성헌

조회수 : 3,313기사작성일 : 2021-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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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글 목록전체의견보기
  • 1
    이주환
    2021-01-12
    임숙경기자님 안녕하세요? 이렇게 스윗에 대해서 잘 정리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기업나라 독자분들께 스윗이 소개될 수 있어 무척 기쁩니다~ 사진을 잘 찍어주신 김성헌작가님께도 감사드려요!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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