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201909.17
2019년 한눈에 보는 중소기업 지원사업 안내도
부동산 판도를 바꿀 스타트업이 나타났다
부동산과 IT의 만남 ‘프롭테크’

투기 이미지가 강했던 부동산 시장에 기술로 무장한 젊은 기업들이 뛰어들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과거에 부동산 투자는 발품을 많이 팔수록 좋은 물건을 취할 수 있었다면, 이제는 매매에서 중개, 임대, 심지어 인테리어까지 모바일 앱을 통하면 다 해결된다. ICT 기술이 접목된 부동산을 일컫는 프롭테크. 이제 시작에 불과한 프롭테크가 부동산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부동산 어플 일러스트

부동산 시장에 부는 새바람 프롭테크
부동산과 기술의 조합이라니, 언뜻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들린다. 하지만 모든 산업이 디지털로 전환되는 가운데 부동산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프롭테크(Proptech)는 부동산 서비스를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시킨 새로운 산업을 지칭하는 개념으로,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이 결합해 탄생한 용어다.
프롭테크라는 개념이 처음으로 등장한 것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공공부문 오픈데이터 정책을 추진하기 시작한 2010년 무렵부터다. 공공데이터 개방과 함께 디지털화 속도가 빨라지자, 개발업자와 건설사 중심의 공급우선 산업에서 임대 관리, 중개자문, 종합자산관리 등 수요자 편의 중심의 서비스 산업으로 변화했다. 여기에 모바일 채널과 빅데이터 분석, 가상현실(VR) 등 하이테크 요소가 결합하면서 더욱 고도화됐다.
프롭테크 산업을 선도하는 국가는 영국과 미국이다. 영국은 2010년 정부의 공공데이터 개방에 이어 2012년 재무부 토지등기국의 부동산 거래 정보 공개를 통해 스타트업 데이터 활용을 지원하고 있으며, 2017년에는 프롭테크협회가 출범하면서 부동산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미국은 프롭테크 투자면에서 가장 활발하다. 대표적으로 에어비앤비와 위워크, 하우즈, 컴퍼스 등의 프롭테크 스타트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며 산업을 확장시키는 중이다. 또 지난해 9월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이 미국 프롭테크 스타트업 오픈도어에 4억 달러를 투자하며 화제를 모았다. 오픈도어는 주택가격 평가 스타트업으로, 주택을 매입한 고객에게 대출과 보험 등을 원스톱 서비스로 제공한다. 오픈도어 이외에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는 건설분야 카데라, 공유 오피스 위워크, 주택보험분야 레모네이드, 호텔분야 오요에 이르기까지 투자 대상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프롭테크는 부동산을 플랫폼 산업으로 진화시켰다. 대표적인 사례는 미국의 질로우(Zillow)다. 이 회사는 공공정보를 활용해 정보의 신뢰도를 향상시킴과 동시에 빅데이터와 머신러닝 등을 이용해 주택 예측 가격을 실시간 산출해 소비자에게 제공함으로써 미국 부동산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확보했다. 특히 자체 개발한 적정 주택가격 산출 프로그램인 ‘제스티메이트(Zestimate)’는 미국의 3,000여 개 도시 1.1억여 가구의 빅데이터를 기초로 적정 주택가격을 산출해냄으로써 부동산 가치평가 모델의 혁신을 이뤘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한국프롭테크포럼 출범, 80여 개 기업 참여
한국은 이제 막 프롭테크 시장이 태동하기 시작했다. 그 중심에는 국내 부동산 플랫폼의 최강자인 직방이 있다. 물론 1세대 프롭테크 기업이라 할 수 있는 알투코리아, 네이버 부동산 등이 있지만 극히 일부 데이터에 한정되었다. 직방은 모바일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양한 프롭테크 신기술을 부동산 정보제공 서비스에 접목해왔다. 이와 함께 허위매물 차단, 매물광고 실명제, 안심중개사 정책을 실시하면서 공정성과 투명성을 분명히 하는 데 앞장섰다. 2017년에는 직방 앱 다운로드 2,000만 명을 달성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이용자 검색 패턴과 과거에 거래된 부동산 실거래가, 시중에 나온 매물 정보를 기반으로 분석한 정보를 제공하는 ‘빅데이터 랩’을 시작한 한편, VR 홈 투어 서비스를 개시하며 가상현실 기술을 부동산 정보 서비스에 접목시켜 차별화된 행보를 이어왔다.
이후 부동산 플랫폼을 운영하는 슈가힐, 복덕판, 실거래가 정보를 제공하는 밸류맵, 부동산지인, 토지개발 솔루션을 개발한 스페이스워크, 임대용 부동산 VR 서비스를 제공하는 큐픽스 등 다양한 프롭테크 기업들이 생겨났다. 지난 2018년 11월에는 프롭테크 생태계 조성에 뜻을 함께한 기업들이 모여 한국프롭테크포럼을 출범시켰다. 초대 의장으로 직방의 안성우 대표가 선임된 이 포럼은 초기 26개 기업으로 출발, 6개월여 만에 80여 개 기업으로 회원 수가 늘어났다. 이들 기업들 중에 스타트업이 40% 이상을 차지하는데, 주로 VR, AR(증강현실),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첨단기술 분야와 중개 플랫폼, 토지건물 가치평가, 코워킹 스페이스, 임대관리 등 미래지향적인 부동산 생태계를 조성하려는 신생 기업들이다. 여기에 한양건설, 우미건설, 엠디엠플러스 등 국내 굴지의 부동산 개발기업과 마스턴투자운용, 하나자산신탁, 제이알투자운용 등 부동산 금융 전문사, KB인베스트먼트, 스톤브릿지벤처스 등 벤처캐피탈은 물론 서울대학교 공유도시랩 등 학계와 연구계의 참여로 막강한 민간기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국프롭테크포럼의 안성우 의장은 지난 6월 문재인 대통령의 북유럽 순방에 참여하며 프롭테크핀란드를 찾아 핀란드와 프롭테크 민간 협력을 도모했다. 핀란드의 프롭테크 시장은 부동산 정보 플랫폼이 활성화된 한국과 달리 3D기술이나 로봇 등을 활용한 디지털 건설업이 활발할 뿐 아니라, 정부가 자금지원 역할을 하는 민관 협력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 안 의장은 핀란드와의 협력과 좋은 사례를 공유하면서 프롭테크 생태계를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프롭테크 육성에 국가도 발 벗고 나서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우리 정부도 프롭테크 산업 육성에 뛰어들었다. 국토교통부는 2018년부터 프롭테크 산업 및 부동산 정보를 활용한 산업 활성화의 일환으로 ‘부동산 서비스산업 창업경진대회’를 개최했고, 올해는 그 규모를 더욱 확대했다. 또 지난 5월 22일 한국프롭테크포럼이 개최한 비전컨퍼런스에서 김이탁 국토교통부 도시재생사업 기획단장은 “프롭테크 스타트업의 다양한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는 한편, 600억 원 규모로 조성되는 도시재생 펀드에서 하반기 투자 집행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지난 6월에는 국토교통부, 서울특별시, 인천광역시, 경기도가 앞으로 부동산 실거래 정보를 일원화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실거래 공개 정보 일부분이 서로 달라 이용의 불편함을 겪고 있던 문제를 개선하는 데 뜻을 모은 것이다. 이 실거래 공개정보 일원화를 통해 연간 2,000만 명 이상이 이용하는 실거래 정보의 효과적인 활용과 함께 프롭테크 등 민간 산업 영역에서 신규 사업모델 발굴 등 신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보호법 등 데이터 3법이 아직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프롭테크 산업이 향후 부동산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빅데이터 관련 법안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프롭테크의 사업영역과 주요 스타트업
프롭테크의 사업영역과 주요 스타트업

최진희 전문기자

[2019-08-01]조회수 :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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