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202007.07
티끌 모아 공짜 소비 앱테크
진화하는 앱테크

티끌 모아 티끌이라 했던가? 하지만 티끌도 차곡차곡 쌓다 보면 대박이 될 수 있다. 부자 되는 습관은 소액을 살뜰히 모으는 데서부터 시작되는 법. 하루종일 손에서 떨어질 일 없는 스마트폰을 잘만 활용해도 쏠쏠한 용돈이 벌린다. 앱을 설치한 후 놀고, 쉬고, 걷는 것만으로도 돈이 쌓이는 앱테크의 세계다.

소액이지만 모이면 쏠쏠, 앱테크의 맛
재테크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시중 은행에서 2%대 적금을 찾아보기 어렵고, 부동산과 주식시장 역시 불확실성이 커진 요즘, 살뜰히 절약해 목돈 아니 푼돈이라도 모으고 싶은 마음이 커지는 게 당연하다. 이럴 때일수록 생각은 단순하게 풀린다. 쉽고 편한 재테크로 눈을 돌리는 쪽으로. 스마트폰 앱으로 적은 금액을 차곡차곡 쌓는 앱테크가 꾸준히 주목받는 이유다.
앱테크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과 재테크가 합쳐진 말이다. 필요에 의해서 또는 습관처럼 종일 끼고 사는 스마트폰으로 재테크가 된다는 사실부터가 흥미를 끄는데, 자산을 통합하고, 건강관리에 신경을 쓰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이는 등 습관을 아주 조금 바꾸는 것만으로도 혜택이 쏟아진다. 앱테크 분야가 워낙 다양해지고 있어 본인의 취향이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 스마트폰 유저라면 손가락을 몇 번 까딱해 당장 시작할 수 있을 만큼 문턱도 낮다.
물론 ‘인터넷 공병 줍기’, ‘온라인 폐지 수집’이라는 우스갯말로 불릴 정도로 수익은 소소하다. 한 달쯤 모으면 커피 한 잔 값이 벌리는 수준이니까. 그렇다고 티끌 모아 티끌이라며 눈을 돌리기엔 쏠쏠한 용돈벌이에 뒤따르는 재미가 손목을 잡는다. 차세대 모바일 금융이 점점 더 쉽고, 빠르고, 재미있는 전략으로 나아가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 같은 앱테크에 가장 적극적인 연령은 밀레니얼 세대라 불리는 20~30대다. 인터넷, 스마트폰 등 각종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다는 특성과 불황이라는 그늘이 오버랩되어 이 같은 짠내 풍기는 트렌드를 만든 것으로 분석된다. 사실 하늘에서 커피값이 뚝 떨어질 리 만무한 현실. 앱테크는 약간 짠내가 날지언정, 최소한의 수고로 공짜 소비생활을 누리는 디지털시대 주류의 영민함으로도 읽힌다.

취향 따라 골라 누리는 각양각색 서비스
앱테크 시장이 형성되던 단계에는 스마트폰 잠금화면을 해제할 때 나오는 광고를 보고 포인트를 쌓는 정도였다. 이후 사용자가 늘어나고 신규 스타트업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서비스 방식의 진화에 급가속이 붙었다. 가장 고전적이면서 사용자들에게 가장 익숙한 서비스는 역시 앞서 말한 잠금해제형 앱이다. 대표적인 것이 구글 플레이스토어 누적 다운로드 수 약 1,000만 회의 캐시슬라이드. 여전히 많은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초기화면을 차지하고 있다. 잠금화면 해제만 해도 3~5원이 적립되는 건 물론이고 앱 내부의 광고나 기사를 보면 추가 적립이 가능하며, 일정 금액 이상 쌓이면 현금으로 환급도 받을 수 있다.
만보기형 앱의 대표주자 캐시워크도 주목할 만하다. 100보 걸을때마다 1캐시, 하루 최대 100캐시를 쌓을 수 있으며, 캐시는 앱 내부 상점에서 사용하면 된다. 움직인 거리나 칼로리 계산도 해주기 때문에 건강을 챙기며 돈도 벌 수 있어 일석이조다.
챌린저스는 자신이 정한 목표에 일정 금액을 걸고, 같은 목표를 택한 사람들과 함께 이를 수행해나가는 앱이다. 목표달성률 85%를 넘기면 걸었던 돈 전액을, 100% 달성 시에는 추가 상금까지 받을 수 있다. 특이한 점은 돈을 잃을 수도 있다는 것. 목표달성률이 85% 이하일 경우 수행한 만큼만 돈을 돌려받고, 나머지 돈은 목표를 달성한 사람의 상금으로 돌아간다.
패널나우, 오베이, 엠브레인패널파워 등 설문조사에 참여하고 포인트를 받는 앱도 요즘 인기다. 비교적 시간과 공을 들여야 하지만, 그만큼 한번에 획득할 수 있는 포인트가 많다. 또한 앱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퀴즈를 풀며 상금을 쌓을 수 있는 잼라이브 앱도 핫한데, 최소 수백만 원에서 최대 2,000만 원의 상금을 우승자들이 나눠 갖는 방식이다.
이도 저도 귀찮다면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을수록 돈이 벌리는 앱이 적격이다. 타임스프레드는 스마트폰 비활성화 시간에 비례해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앱으로, 잠금해제를 하지 않는 15분마다 1캐시씩 적립이 된다. 또한 일정 시간 동안 스마트폰을 잠가둘 수 있는 꽉 잠금모드, 스마트폰 사용시간 관리 기능도 있어 습관을 바로잡는 데도 도움이 된다.

앱 화면 - AIA 바이탈리티×T건강걷기 / 캐시워크 / 챌린저스1_ ‘AIA 바이탈리티×T건강걷기’는 걷기 미션 달성 시 할인 혜택을 주는 것은 물론, 앱으로 스트레칭 영상과 수면을 돕는 내레이션 등을 제공해 건강한 생활습관 만들기를 돕는다.
2_ 100보 걸을 때마다 1캐시씩, 하루에 100캐시를 적립할 수 있는 ‘캐시워크’. 쌓은 포인트는 앱에서 다양한 상품을 구매할 때 사용할 수 있다.
3_ 자기계발, 감정관리, 건강 등 카테고리별 챌린지에 일정 금액을 걸고 참여하며, 목표 달성 시에 금액을 돌려받는 ‘챌린저스’. 강한 동기부여가 되어 습관 만들기에 효과적이다.

앱테크와 함께 크는 핀테크 산업
수요층이 많아지면 시장도 두터워지는 법. 앱 테크의 진화는 핀테크 산업 확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스마트폰의 등장과 IT의 발달로 금융산업은 이미 한 차례의 혁신을 거친 터. 일찌감치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이 자리를 잡았고, 대부분의 은행 업무는 전산으로 처리된다. 핀테크 덕분에 은행에 직접 방문해 순서를 기다리고 서류를 작성하는 등의 행위들이 생략 또는 간소화된 것.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최근에는 금융기관들이 새로운 IT조직을 신설하는가 하면, 핀테크를 기반으로 고객 편의를 높일 방법을 모색하는 데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KEB하나은행은 이름부터 흥미로운 ‘오늘은 얼마니? 적금’을 판매 중이다. 적금에 가입한 고객은 날마다 은행으로부터 ‘오늘은 얼마니?’라는 문자메시지를 받게 되는데, 액수를 적어 답장을 보내면 자동으로 저금이 되는 식이다. 별도의 인증 절차도 없어 빠른 데다 재미있게 돈을 모을 수 있다. 또한 KB국민카드는 앱 리브메이트를 통해 ‘오늘의 퀴즈’라는 이벤트를 연다. 이용자가 답을 맞히면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포인트를 적립해주어 재미와 실속을 한번에 챙길 수 있다.
역으로 테크놀로지 기업들의 금융 서비스 확대도 눈에 띈다. 간편송금 핀테크 기업인 토스와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가 자사만의 신용카드를 선보이는가 하면, 국내 최대 온라인 쇼핑 업체인 쿠팡은 핀테크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해 쿠팡페이를 설립했다.
그런가 하면, 자사만의 앱테크용 앱을 만들어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는 대기업도 있다. SK텔레콤이 SK, AIA생명과 손잡고 내놓은 ‘AIA바이탈리티×T건강걷기’가 바로 그것. 걷기 미션을 달성할 경우 통신요금을 할인해주거나 기타 상품 할인 및 무료 쿠폰을 제공한다. 또한 ‘조금만 더 걸어보아요’, ‘OO님, 동일 연령 대비 건강상태 좋아요’ 등 개인화 메시지를 발송해 걷기를 독려한다는 점도 흥미롭다. 덕분에 사용자는 건강습관 개선과 할인 혜택을 누리고, 기업은 데이터를 분석해 활용하는 구조다.
이처럼 서비스 내용은 각기 다르지만 결론은 하나로 모아진다. 돈을 모으는 과정이 점점 쉽고 재밌어진다는 사실. 어느 순간에는 돈보다 습관을 만들고 즐거움을 찾기 위해 앱을 켜게 될지 모를 일이다. 스마트폰으로 시작해 스마트폰으로 끝을 맺는 하루, 앱테크가 진화하고 있다.

정은주 기자

[2020-05-07]조회수 : 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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