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202010.27
5G 콘텐츠 제작, 여기로 오세요
K-실감스튜디오

아시아 최대 규모의 실감 콘텐츠 제작 인프라를 갖춘 K-실감스튜디오가 지난 5월 13일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 공동제작센터에 문을 열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지난해 상반기부터 1년 반에 걸쳐 구축한 K-실감스튜디오. 5G시대에 부응하는 콘텐츠 제작을 앞둔 중소벤처기업들에게 저비용으로 고품질 실감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 현장을 찾아가보았다.

360° 전 방향에서 촬영하는
스튜디오 구축

‘실감스튜디오가 대체 뭐 하는 곳이야?’
지난 8월 6일 오후 5시. 기자가 궁금증을 안고 찾아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누리꿈센터의 한국 VR·AR콤플렉스(KoVAC). 이곳 1층에는 촬영실과 편집실을 갖춘 330㎡ 규모의 K-실감스튜디오가 있다. K-실감스튜디오 내 촬영실은 온통 초록색으로 둘러싸여 있다. 벽면에는 하나당 4~5개의 카메라가 달린 쇠기둥 10여 개가 일정 간격을 두고 세워져 있고, 바닥에도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촬영이 진행되면 총 60개 카메라가 객체를 360° 전 방향에서 촬영하게 된다. ‘실감스튜디오’란 모든 방향에서 사물의 움직임을 촬영하고 렌더링해 정면만이 아니라 반대편 공간까지 모든 방향에서 객체 시각화가 가능한 3D 입체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곳이다. 이른바 5G 서비스 시대가 원하는 콘텐츠 제작이 가능한 곳이다.
K-실감스튜디오 안내를 담당한 정보통신산업진흥원 VR·AR산업팀 이진서 수석은 곧장 자신의 스마트폰을 열더니 화면을 보여준다. 손으로 화면을 터치하자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서 필구 역의 아역배우 이강훈 군이 나타났다. TV에서 보던 생생한 모습 그대로다. 손가락으로 화면 속의 인물 크기를 키웠다 줄였다 할 수 있는가 하면, 스마트폰 화면에 비치는 손바닥 위에 강훈 군을 올려놓고 360°로 돌려가며 뒷모습, 옆모습, 정수리까지 다 볼 수 있는 게 아닌가! 바로 이것이 5G 시대의 동영상 콘텐츠라는 것을 실감했다.
이 수석은 K-실감스튜디오에서 초등학생 교육용 AR로 제작된 봉산탈춤 장면도 보여줬다. 장인의 춤사위가 눈앞에서 펼쳐졌다. 발의 움직임과 소맷자락의 움직임은 물론이고 탈춤을 추는 동안 그의 뒷모습까지 화면에 나타났다. 공연장을 가지 않고도 마치 객석에 앉은 상태에서 360°로 돌아가며 인간문화재 장인의 탈춤 공연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이어서 축구공과 한 몸처럼 회전하며 노는 아트사커 시연 장면까지 보고 나니 또다시 새로운 세상이 열리고 있음을 실감했다.
이곳 K-실감스튜디오에서는 국방부가 주관하는 ‘6.25 전투 체험관’ AR·VR 콘텐츠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조성하고 KT가 기술협력사로 참여하는 ‘5G 기반 스마트 스포츠 체험실’의 XR 콘텐츠(AR·VR 등을 아우르는 확장현실)도 제작됐다고 한다.

특수촬영 스튜디오특수촬영 스튜디오에서는 고해상도의 특수카메라 60대가 설치돼 있어 캐릭터, 객체, 콘텐츠를 360° 전체 방향에서 촬영할 수 있다. 특수촬영 스튜디오 외관

60대 카메라와 300대 렌더팜은
아시아 최대 규모

GPU 렌더팜 GPU 렌더팜은 한 대에 1,000만 원이 넘는 고급 장비들이다. 5G 이동통신 환경에서 소비자들이 만날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K-실감스튜디오. 세계적으로도 드문 이런 스튜디오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만든 VR·AR 스튜디오를 포함해 국내에는 단 세 곳뿐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운영 중인 스튜디오는 각각 자체 콘텐츠 제작 위주로 운영되므로 일반 기업들의 콘텐츠 제작 서비스는 불가능하다.
무려 100억여 원이 소요된 K-실감스튜디오는 개소 전 준비과정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입체 콘텐츠 제작소 ‘인텔스튜디오(약 280평·약 920㎡, 카메라 200대, 스토리지 약 10PB)’를 롤모델로 삼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미 제작된 콘텐츠를 볼 때 인프라와 결과물에서는 인텔스튜디오보다 더 뛰어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곳은 크게 촬영스튜디오, 렌더팜 시스템, 대용량 저장장치로 구성돼 있다. KoVAC의 기존 1층 특수촬영 스튜디오에 Volumetric Capture AR 스튜디오를 구축했다. 여기서는 4K 해상도, 30FPS의 특수카메라 60대를 활용해 캐릭터, 객체, 콘텐츠를 360° 전체 방향에서 촬영할 수 있고, 촬영된 데이터는 1차 서버에 저장된다.
4층에는 제작실에 GPU 렌더팜 및 저장용 스토리지(SAN) 등 장비가 구축돼 있다. 렌더팜 시스템에서는 각각의 카메라에서 촬영된 데이터의 움직임과 굴곡면 등을 분석하고, GPU로 병합 처리해 입체 콘텐츠로 렌더링을 수행한다. 대용량 저장장치는 1차 촬영 입력 데이터와 렌더링 최종 결과물을 저장하기 위해 대용량 고속 디스크 및 네트워크로 구성돼 있다.
K-실감스튜디오에서는 그간 공모사업에서 선정된 일부 콘텐츠들이 이미 제작됐고, 또 현재 진행 중이기도 하다. 이 수석은 “현재 제공되는 실감 콘텐츠들의 분량은 1분 정도다. 2~3분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카메라 60대 중 한 대만 이상이 있어도 제작이 불가능하며, 1분간 촬영할 때마다 카메라당 8.6GB, 전체 60대 카메라에는 모두 약 515GB의 데이터가 쌓인다”고 밝혔다.
실감스튜디오의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 컴퓨팅 파워는 빼놓고 말할 수 없는 요소다. GPU 렌더팜은 한 대에 1,000만 원이 넘는 고급 장비다. 기업들이 갖춘 스튜디오에서는 1분짜리 결과물을 만들려면 한 대로 2~3일, 30대를 돌려도 10시간이 소요되지만, 이곳에서는 70~75분이면 끝난다.
5G 시대를 주도할 VR·AR 분야는 앞으로 국방, 의료, 교육,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에듀테인먼트 분야는 중소벤처기업들의 콘텐츠 참여가 활발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로, 향후 신규 사업 모델의 등장과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 이곳 K-실감스튜디오는 바로 그 시기를 앞당겨주고 성장을 이끌어줄 메카가 될 것 같다.
K-실감스튜디오 취재를 마치고 나오면서 기자는 곧 현실이 될 수 있는 장면들을 상상했다. 학생들이 문화예술이나 스포츠 등을 학교에서 책으로 배우는 대신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인식해 관련 동영상을 함께 볼 수 있을 거라는 내일의 비전을.

궁금합니다 + 변완수 정보통신산업진흥원 VR·AR산업팀장
“최소한의 실비 수준 이용료가 책정될 겁니다”

변완수 팀장K-실감스튜디오가 앞으로 중소기업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하던데?
그렇다. 일부 대기업들은 자체 실감 콘텐츠 스튜디오를 구축해 운영하지만, 중소벤처기업은 인력 운영이나 구축 비용에 있어서 실감 콘텐츠 제작 인프라를 개별적으로 설치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이 때문에 K-실감 스튜디오가 문을 연 주요 목적도 본격적인 5G 시대가 열리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중소벤처기업들을 지원하고 육성하는 데 있다.

이미 일부 기업들이 이곳을 활용했다고 하는데, 실적이 궁금하다.
콘텐츠 제작 지원 공모사업을 상하반기로 나누어 진행 중이다. 상반기는 19개 업체가 지원해 5개사가 선정됐고, 하반기는 18개사가 지원해 5개사가 선정됐다. 교육, 엔터테인먼트, 쇼핑몰 관련 기업들로, 무료로 지원했다.

일반 중소벤처기업들이 이곳을 이용하려면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
올해는 공모사업 선정기업 지원 위주로 진행되지만, 내년부터는 일반 중소벤처기업들도 상용화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다만 비용은 아직 정확하게 책정되지 않았다. 현재 해외에서는 1일 기준 2만 달러에 달한다. 이런 기준으로 운영하면 우리 중소벤처기업들에게 비현실적이므로, 기업들에게 부담이 적은 최소한의 실비 수준 이용료가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로 어느 산업 분야의 기업들이 이용할 것으로 보이는가?
5G 서비스에 특화된 콘텐츠를 제작하는 회사들로, 아무래도 교육, 스포츠, 쇼핑몰, 엔터테인먼트 분야 업체들이 주 대상이 될 것 같다. 새로운 아이디어 콘텐츠를 갖고 있는 기업들의 비즈니스에 부합하는 꼭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규모나 운영 그리고 이용에 대해서 중소벤처기업들이 궁금한 점이 많을 것 같다.
언론을 통해 여러 차례 소개되긴 했지만, 보다 구체적인 운영 방향이나 이용안내를 위해 올 하반기에는 정보 사이트를 구축해 기업들과 만날 계획이다. 정부가 모든 기업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많은 중소벤처기업들이 적극 이용해 K-실감스튜디오가 우리나라 실감 콘텐츠와 5G 산업 활성화에 일조할 수 있길 희망한다.

박창수 기자, 사진 손철희 기자

[2020-09-03]조회수 : 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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