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Zoom In
그린스완이 네온스완이 되지 않도록
기후변화와 그린스완

지난 5월 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P4G 그린뉴딜 특별 세션’에 참석해 개회사를 하면서 다소 낯선 단어 하나를 꺼내 들었다. 바로 ‘그린스완’이라는 용어였다. 그는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에 그린스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탄소중립은 단지 기후위기 예방 수단이 아닌 새로운 성장 엔진”이라고 말했다. 아직 익숙지 않은 이 단어에 담긴 의미가 가볍지 않다.

확대보기기후 경제 그래프 꾸밈이미지

기후변화가 초래할 금융 리스크

‘기후위기’에 대한 경고는 끊임없이 이어져왔지만, 실제 피해 규모는 생각보다 심각하다. 지난 2020년 10월 유엔 재난위험경감사무국(UNDRR)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00~2019년에 발생한 자연재해는 7,400여 건에 육박하고 그로 인해 숨진 사람은 무려 123만 명에 달한다. 피해를 본 금액은 약 3조4,000억 원 수준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재해 건수는 1980년부터 1999년까지 발생한 것에 비하면 2배가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20년 후 불어닥칠 피해는 이전의 피해 수준보다 훨씬 더 심각하게 그 속도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예측해볼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자연재해가 금융의 문제로 번진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폭우로 인해 자동차 침수 건수가 많아지면 손해보험사들의 손해액이 늘어나고, 폭염이 악화하면 농산물에 피해가 생겨서 농민 당사자들의 경제생활은 물론이고 은행 대출에 대한 상환이 늦어진다. 단기적일 수는 있지만 자연재해가 우리의 먹거리 가격을 높이는 경향까지 있다. 코로나19 역시 인간에 대한 ‘자연의 역습’이라고 볼 수 있으며, 이로 인한 경제적 피해는 더 이상 설명하지 않아도 누구나 알고 있다.
‘그린스완(Green Swan)’이라는 말은 2007년 금융전문가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가 처음 사용했으며, 2020년 1월 국제결제은행(BIS) 보고서에 등장하면서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했다. ‘블랙스완(Black Swan)’이라는 말은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하지만, 이 그린스완이라는 용어는 낯설어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당시 보고서에선 “기후변화는 자연 생태계와 시민사회를 위협하는 것은 물론이고, 화폐와 금융의 안정성까지 흔들어 금융위기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기후변화로 인한 금융위기를 ‘그린스완’이라고 명명했다.
그린스완에는 ‘확실성’이 존재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블랙스완이 ‘거의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불확실한 위험’을 말하는 반면, 그린스완은 ‘예측은 어렵지만, 미래에 반드시 다가오는 위험’이라는 확실성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 인류의 미래에 변형을 거친 또 다른 바이러스가 등장할 것이라는 예상은 일반인도 수긍을 할 정도이며, 탄소 문제 역시 더 강도 높은 조처를 하지 않으면 지구를 망가뜨리고 결과적으로 재앙을 부를 것은 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녹색금융 등 그린스완 대책 등장

그린스완의 상존하는 위험에서 중요해지는 것이 바로 ‘자연자본’이다. 이는 단순히 ‘자연을 사랑하자’, ‘환경을 지키자’와 같은 의미가 아니다. 일반적인 비즈니스에서도 자본이 떨어지면 사업을 지속할 수 없듯, 자연이 훼손되면 인류가 지속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자연을 ‘자본의 일종’으로 규정짓고 모든 경제활동에서 자연자본을 고려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녹색금융’ 역시 이러한 기후변화에 대한 대책이다. 이미 10여 년 전부터 주장되어온 것이지만 최근 들어 다시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녹색금융은 자원 및 에너지의 효율을 높이고 환경을 개선하는 상품과 서비스에 자금을 제공하는 것과 동시에 환경에 도움이 되는 일자리와 산업을 육성하는 금융정책이다. 또 개인의 에너지 절약 실천에 연동되는 금융상품을 개발하는 것도 포함된다.
이러한 녹색금융은 그린스완이 부를 수 있는 금융위기를 사전에 대비하고, 또 실제 위험이 발생했을 때 완충작용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최근에 대기업을 중심으로 실천하고 있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 역시 이러한 그린스완에 대한 대비책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그린스완이라는 용어를 본격적으로 제기한 국제결제은행의 보고서에는 또 다른 스완이 등장한다. 바로 ‘네온스완(Neon Swan)’이다. 이는 ‘스스로 빛을 내는 백조’라는 의미인데, 마찬가지로 절대 발생하지 않을 것 같지만, 일단 한번 발생하면 블랙스완보다 더 엄청난 위험을 초래한다. 예를 들어 미국 국채의 부도 가능성이 네온스완에 해당한다.
세상에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은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 우리가 앞으로 닥칠 그린스완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으면, 그것은 곧 네온스완이 되어 또다시 인류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힐 것으로 보인다.

이남훈

조회수 : 424기사작성일 : 2021-07-07
기사 만족도 평가
별 개수를 클릭하여 기사에 대한 만족도를 평가해 주세요.
이 기사의 별점
평균 5점 / 2
  • 매우 불만족
  • 불만족
  • 보통
  • 만족
  • 매우 만족
별 5개 / 매우 만족

의견글 작성
  • (삭제 시 필요)
* 불건전한 내용이나 기사와 관련 없는 의견은 관리자 임의로 삭제될 수 있습니다.
메뉴 열기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