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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은 판을 깔아주는 사람
알에이치코리아 김문정 이사

베스트셀러 작가는 알아도 그 책을 만든 사람이 누구인지 독자는 잘 모른다. 베스트셀러 작가의 출발은 원고 선택, 편집, 출간 후 반응까지 책임지는 편집총괄책임자의 능력에서 시작된다. 공채 사원으로 출판계에 입문해 경력 26년 차인 알에이치코리아 김문정 이사는 100만 부 이상 판매된 책을 만든 베스트 편집자다.

확대보기김문정 이사

어린이책 한길 걷기

“가장 큰 즐거움은 손발이 맞는 팀원들과 일한다는 거죠. 출간의 기쁨을 함께하는 그 과정 자체가 큰 만족이고, 다음 책의 에너지가 되죠.”
한 권의 책이 멋지게 탄생할 때 얻게 되는 만족감은 출판계 종사자라면 누구나 경험하는 특별한 매력이다. 김문정 이사는 그 길을 자그마치 26년 걸어왔다. 출판계에 입문한 것은 1995년. 국문학과 문예창작을 전공하던 대학 시절 TV드라마에서 출판사 편집자로 등장한 여주인공을 보고 편집자의 길을 택했다. 웅진그룹 공채에 도전한 것이 50대가 된 지금까지 오직 한길을 걷게 한 출발점이 됐다. 문학을 전공했으니 당연히 문학 도서를 편집할 거라고 기대했건만, 그가 맡은 분야는 어린이 학습지였다. 하지만 막상 일을 해보니 어린이책이 자신한테 잘 맞는다는 것을 알았고 애착도 강해졌다.
6년 차 되던 해에는 시공사의 ‘시공주니어’ 대리로 이직했다. 그 후 과장, 차장, 부장을 거쳐 2014년 이사(본부장)가 됐다. 출판 편집자는 이직이 심한 직종이기도 하고 경력이 쌓이면 프리랜서나 창업으로 독립하는 게 다반사지만, 지금까지 그의 이직은 단 두 차례뿐이었다. 대형출판사에서 이사직에 오르기까지 9할의 힘은 바로 그의 능력이었다.
20년 장기근속하며 해외 도서전시회까지 발로 뛰어다녔다. 청년과 중년의 인생을 바친 그의 열정은 결과로 나타났다. 강경수 작가의 첫 그림책 《거짓말 같은 이야기》는 2011년 볼로냐 국제 어린이도서전 논픽션 부문 라가치상 수상작이 됐다. 또 《13층 나무집》은 2015년에 출간되어 현재 《130층 나무집》까지 10권이 발행된 시리즈로, 누적 100만 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다. 편집자로서는 그야말로 화려한 꽃을 피운 셈이다.

확대보기업무관련 미팅 중인 김문정 이사

손발 맞춰 일하는 즐거움

김 이사는 지난 2월 지금의 알에이치코리아로 두 번째 이직을 택했다. 알에이치코리아는 예전 랜덤하우스코리아의 양원석 대표가 지분인수를 통해 독립하면서 2012년 지금의 이름으로 변경한 출판사다. 2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종합출판사로서 ‘주니어RHK’를 이끌 수장에 그를 부른 것. 팀워크를 중시하는 출판 전문가인 만큼 함께 일하던 직원들도 그를 따라 움직였다.
“이제는 친구들 중에 직장인이 없습니다. 적지 않은 나이에 이직을 했으니 긴장도 됐어요. 그래서 새로운 다짐을 했죠. 초심으로 돌아가자고요.”
입사해 첫 디렉팅을 맡은 책이 지난 6월 말에 출간한 《아무것도 없는 책》이다. 자신의 꿈을 담아 성장하는 소녀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또 최근에 선보인 《WILD 고양이와 함께한 날의 기적》은 할아버지와 손자의 따뜻한 이야기로, 집 나간 고양이를 찾으러 길을 나서고 신기한 야생 정글 모험을 한 후에 현실로 돌아오는 판타지 그림책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몸도 마음도 갑갑한 어린이 독자들의 반응이 좋다. 앞으로 그는 매월 4권 이상의 주니어 신간을 펴낼 계획이다.
“구성원 모두 각 분야의 전문가들입니다. 다만, 조직이기에 저로서는 실무 못지않게 임원으로서의 역할도 중요하죠. 구성원들을 챙기고 타 부서와의 협업도 신경 써야 하고, 경영자가 기대하는 성과도 내야 하니까요. 부담이 없는 자리라면 거짓말이죠.”
예나 지금이나 리더로서 그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직원 각자가 지닌 능력을 끌어내서 보여줄 수 있게 유도하고, 그 판을 만들어주는 일. 다만 남다른 냉엄함도 있다. 같은 실수를 두 번까지는 넘어가지만, 세 번째는 용서하지 않는다. 매사에 조근조근 자상하게 말하는 스타일이지만 때로는 무서운 이사이기도 한 이유다. 그래서 그에게 붙은 닉네임이 ‘김욱정’이다.
‘어린이책은 주니어RHK’라는 공식을 만들어놓겠다는 야심을 품은 김 이사. 그는 ‘어린이들이 성장하는 길목에서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책을 만들자’는 일념을 고집한다. 태어나는 아이들이 줄어들어 시장은 작아질 수 있겠지만 그만큼 좋은 책, 경쟁력 있는 책은 반드시 선택받을 거라고 믿는다. 그리고 그는 조직에서의 원만한 소통과 협업이야말로 개인의 능력이자 곧 리더로 가는 길이라고 전한다.

박창수 | 사진 김성헌

조회수 : 455기사작성일 : 2021-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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