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202009.24
해외 박람회 참가 걱정하지 말아요
㈜마이페어

“국내 기업과 전 세계 박람회 주최사를 연결합니다.”
‘해외’라는 단어가 넘지 못할 벽처럼 느껴지는 중소기업들에겐 매력적으로 들릴 수밖에 없는 문구다. 소통의 벽, 문서의 벽, 절차의 벽에 거리의 벽까지, 해외 박람회에 참가하기 위해 기업들이 넘어야 할 산은 높기만 하다. 하지만 해외 박람회는 누가 뭐래도 해외 진출의 가장 효과적인 통로임에 틀림없다. 막막한 그 길 앞에 서서 난감해하는 기업들을 돕겠다고 나선 이들이 있다. 17년간 박람회장을 발이 닳도록 돌아다닌 박람회 전문가 김현화 대표와 그가 이끄는 ㈜마이페어의 멤버들은 해외 시장에서 판로를 개척하려는 중소기업들의 박람회 성공을 돕겠다는 한마음 한뜻으로 뭉쳤다. 지난해 2월에 전 세계 해외 박람회 참가신청을 한국어로 할 수 있는 웹서비스 ‘마이페어’를 선보인 데 이어, 올해 2월부터는 해외 박람회 주최 측과의 소통을 대행하는 ‘주최자 커뮤니케이선 서비스’를 시작했다. 참가신청에서부터 부스 인테리어, 운송, 통·번역, 각종 서류 작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매칭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우선 프로그래머, 김희진 마케터, 김현화 대표

모든 서비스의 본질은 고객의 불편함을 해소하는 데 있다. 마이페어의 서비스는 전적으로 고객을 향해 있다. 일방적인 서비스 생산자로서가 아니라 고객이 필요로 하는 길목을 찾아 그곳에 미리 가서 서 있겠다는 것이 이들의 마음가짐이다. 누구나 외치는 구호라 어딘가 미심쩍지만, 반년 동안 박람회장을 돌아다닌 결과물로 남은 박람회 리뷰 수집 자료는 그것에 대한 확실한 물증이고, 인터뷰 후 사진 촬영을 앞두고 걸려온 전화에 30분 가까이 성심성의껏 응대하는 김 대표의 통화내용은 더할 나위 없는 심증이다.

김현화 대표, 김희진 마케터, 이우선 프로그래머김현화 대표 / 김희진 마케터 / 이우선 프로그래머

기업과 박람회를 잇다

진짜로 해외 모든 박람회 참가신청을 ‘마이페어’에서 할 수 있는건가?
김현화 대표 그렇다. 참가하고자 하는 박람회를 마이페어 홈페이지에서 찾아 신청서를 작성하고, 가능한 부스 위치 중 마음에 드는 부스를 선택하면 된다. 참가비만 입금하면 참가신청이 완료된다. 혹시 찾는 박람회가 없어도 마이페어에 요청하면 어느 나라에서 열리는 박람회든 모두 한글로 신청할 수 있다. 마이페어에 회원가입을 하고 한번 참가신청을 한 기업은 다음 번 참가신청 때 30초면 신청을 완료할 수 있다. 참가신청을 하고 나서 제품 정보를 입력하면, 원할 경우 박람회 전문 운송회사의 비교견적, 조립부스를 위한 부스 디자인 상품 매칭 서비스도 신청할 수 있다. 이외에도 고객이 원할 경우 통·번역 매칭, 기타 박람회 준비를 위한 체크리스트도 제공한다.

이런 서비스가 무료라는 사실이 놀랍다.
김희진 마케터 우리로선 이 부분을 고객들에게 납득시키는 일이 가장 어렵다. 기존에 없던 서비스 개념이다 보니 고객들이 잘 이해하지 못한다. 더러는 공공기관이냐고 물어보기도 한다. 일반 에이전시를 통하면 비용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정말 무료인지 몇 번이고 물어보기도 하고,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하니 오히려 불안해하는 고객도 있다.
김현화 대신 올해 2월부터 ‘주최자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유료화했다. 해외 박람회 참가 기업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 주최 측과의 소통이다. 준비할 서류가 만만치 않고, 박람회 전문용어도 생소하다. 언어도 다르고 시차도 있다. 운송, 통역 등 사전에 준비해야 할 부분에 대해 어디에 연락을 해야 하는지조차도 모른다. 그런 부분을 대신해주고 있다.
김희진 특히 기업들이 느끼는 언어 장벽이 생각보다 높다. 주최자가 필요한 사항을 메일로 보냈는데 읽지 않고 있다가 놓치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 주최 측에서 걸려온 전화를 일부러 안 받기도 한다(웃음).

대부분의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고 하니 수익 모델이 궁금하다.
김현화 마이페어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박람회를 통해 해외 판로를 개척하려는 국내 중소기업들의 성공을 돕는 플랫폼이다. 기업들이 참가신청을 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받는 과정에서 마이페어에 데이터가 쌓일 것이다. 우리는 그 데이터를 활용해 비즈니스를 만들어내려고 한다. 페이스북이 이용자들에게 돈을 받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지금은 초기 단계이지만, 앞으로 데이터가 모이면 충분히 수익 모델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은 그걸 발견하기 위해 다양한 시행착오를 거치며 여러 시도를 하는 과정이다.
이우선 프로그래머 IT 서비스를 성공시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세상에 나온 수많은 서비스 중에서 소수만이 성공해서 살아남는다. 개발자로서 마이페어 서비스에 대한 기업의 수요가 분명히 있고, 고객이 박람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문제점과 니즈를 마이페어가 충분히 해소하고 있다고 확신한다.

수익 모델을 찾기 위해서는 마이페어의 플랫폼으로 기업들을 많이 유입시키는 게 중요할 것 같다. 그런데 아직 홍보가 잘 되고 있는 것 같진 않다.
김희진 현재로선 마이페어를 통한 참가신청이 많은 건 아니다. 스텝 바이 스텝으로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광고나 푸시 마케팅을 통해서 고객을 유입시킬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기업들이 박람회를 선택하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다리를 놓는 데 주안을 두고 있다. 기업들의 니즈가 발생하는 부분을 찾고,
그 길목에서 마이페어 서비스를 알리는 방법으로 풀어나가려고 한다.
김현화 아직은 시행착오 단계다. 2016년 8월에 개인사업자로 창업해 이듬해 2월부터 마이페어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당시에는 지금과 서비스 내용이 달랐다. 국내 박람회를 대상으로 한 매칭 서비스였다. 고객의 문의가 오면 해당 분야 산업군에서 추천할 만한 박람회 리스트를 제공했다. 수많은 박람회가 열리다 보니 기업들이 어떤 박람회에 참가해야 성과를 거둘 수 있는지 판단하기가 어렵다. 맞지 않는 박람회에 참가해 결과에 실망하는 기업들이 의외로 많다.

박람회를 추천하는 기준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하다.
김현화 창업 초기 매칭 서비스를 준비하기 위해 2016년 8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창업 멤버들과 서울, 경기, 인천 지역에서 열리는 모든 박람회를 하나도 빼놓지 않고 찾아다녔다. 박람회에 참가한 기업 담당자를 일일이 만나 박람회에 대해 평가를 받았는데, 그렇게 모은 분량이 상당하다. 현장에 가보면 주최 측이 공개한 데이터와 실제가 많이 다르다. 일일이 확인하는 작업을 거쳐 기업의 재참가율, 재참가 시 부스 증감률 등의 정량적인 지표를 토대로 우리 나름대로 박람회를 평가했고, 그것을 별점 형식으로 한동안 주간지에 게재한 적도 있다.
이우선 그것 때문에 박람회 주최 측에서 연락이 오는 경우도 있었다. 자기네 별점이 왜 낮은지 항의도 받았다. 은근히 신경을 쓰더라(웃음). 박람회는 IT 분야에서는 관심 밖의 대상이다. IT 개발과 관련된 교육 프로그램 강의를 진행한 적이 있는데, 거기서 우연히 강의를 들으러 온 김 대표와 만났다. 박람회로 사업을 한다고 해서 관심 있게 지켜봤다. 궁금해서 조금 더 알아보니 괜찮은 시장이라는 판단이 섰다. 이런 서비스에 대한 기업들의 수요가 확실해 보였다. 그래서 재빨리 합류했다(웃음).

박람회 리뷰 수집 자료두꺼운 책으로 묶인 박람회 리뷰 수집 자료. 2016년 8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서울, 경기, 인천에서 열리는 모든 박람회장을 찾아 참가기업 담당자로부터 일일이 받은 평가 코멘트가 빼곡히 적혀 있다.

17년 경험을 담은 세심한 서비스에 고객 ‘감동’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 서비스 방향을 돌린 이유는?
김현화 그런데 막상 서비스를 해보니 정보를 제공받은 고객들이 마이페어에서 참가신청을 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하더라. 그런 이유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박람회는 사전준비가 필수다. 그런데 준비 없이 참가했다가 결과가 좋지 않으면 우리를 탓한다. 그래서 기업들의 박람회 준비를 돕는 서비스 쪽으로 방향을 돌렸고, 2017년 하반기부터 준비해 2018년 2월부터 지금의 해외 박람회 참가신청 서비스를 시작했다.

비즈니스 모델이 바뀐 셈이다. 그래도 박람회라는 끈은 놓지 않고 있다.
김현화 2003년 ROTC 제대 후, 재밌게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지 찾다가 박람회에 관심을 갖게 됐다. 고향이 부산인데, 벡스코를 찾아 아무 사무실에나 무작정 들어가 일자리를 달라고 했다. 그렇게 아르바이트로 일을 시작한 후 2004년에 ㈜한국국제전시에서 본격적으로 전시 업무를 시작했고, 2005년에는 한국교육개발원에서 32억 원짜리 박람회를 맡아 진행하기도 했다. 2006년에 국내 최연소로 국제전시기획전문가 자격증 CEM을 취득했고, 2008년에는 박람회 컨설팅 회사인 ㈜메쎄루이를 설립했다. 박람회장에서 해외 바이어들과 의사소통하는 것이 재밌었다. 바이어와 기업을 매칭시켜 현장에서 계약이 성사되는 보람찬 순간도 잊을 수 없다. 에너지가 넘치는 박람회장의 분위기가 나와 너무 잘 맞았다. 그래서 코엑스 옆에서 4년 동안이나 살았다(웃음).
김희진 매칭 서비스를 했을 때도 우리의 고객들은 다른 서비스와 확연하게 차별성을 느꼈다. 지금도 따로 영업을 하지 않아도 알음알음으로 고객들이 찾아온다. 전적으로 창업자의 전문성 덕분이다. 박람회 주최 측은 운영자의 입장에서 박람회를 바라본다. 부스를 얼마나 더 많이 채울지에 집중한다. 그러다 보니 참가기업이 어떤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지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낮다. 인턴으로 전시 관련 일을 하던 사회 초년생 때 이 부분에서 아쉬움을 느꼈다. 어떤 서비스든 그것이 살아남으려면 고객을 생각하고, 고객과 커뮤니케이션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고객지향적인 자세는 배운다고 되는 게 아니다. 생각의 틀이 잡혀 있어야 하는데, 김현화 대표는 그 덕목을 갖고 있었다. 이런 분이라면 고객이 진짜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만들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동참하게 됐다.

서비스를 하다 보면 기업들의 목소리를 많이 들을 것 같다. 해외 박람회를 참가하면서 어떤 부분을 가장 어려워하나?
김현화 해외 박람회의 경우 박람회 홈페이지를 찾는 것부터가 쉽지 않다. 찾았다고 해도 박람회 전문용어가 익숙하지 않아 헤매는 경우도 있다. PDF 파일로 되어 있는 참가신청서를 작성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는 얘기도 많이 한다. 그밖에도 운송, 부스 인테리어, 통역 등 준비해야 할 사항이 수두룩하다. 그런데 실제로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는 기업들이 많다.

마이페어에 그런 내용들이 반영되었을 것 같다. 서비스를 받아본 고객들의 반응은 어떤가?
김현화 (휴대폰을 보여주며) 마이페어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들이 종종 문자를 보내온다. 주최자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덕분에 수월하게 해외 박람회에 참가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 짧은 준비기간에도 운송과 부스 인테리어 등 복잡한 일정을 수월하게 해결할 수 있다는 내용들이다.
김희진 감동적이라는 반응이 많다. 사전에 체크리스트를 보내고, 마이페어에서 어려운 부분을 해결해주니 너무 편하다는 의견이 많다. 다른 기업에 추천하고 싶다고 자발적으로 먼저 연락해오는 고객도 있다.
김현화 박람회는 사전준비가 중요하다. 참가신청만 해놓고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는 것은 로또에 당첨되기를 기다리는 것과 같다. 그래서 고객들에게 사전에 바이어 미팅 일정을 잡으라고 꼭 조언을 한다. 얼마 전 베트남 전시회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 자동차 광택 전문회사가 좋은 예다. 주최자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사인데, 참가 전에 바이어 사전 미팅을 잡으라고 조언하면서 다양한 팁을 제공했다. 실제로 열심히 준비한 해당 기업은 전시회에서 좋은 성과를 올렸다. 방문객이 쇄도해 전시기간 내내 숨 쉴 틈이 없었을 정도였고 베트남 현지 바이어와 방문 약속도 잡았다고 한다. 사전준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예다.

프로그래머 입장에서는 그런 고객들의 소리와 김 대표의 요구사항을 서비스에 반영하는 일이 만만치 않겠다.
이우선 그래서 김 대표와 대화를 많이 한다. 원하는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데이터가 필요한데, 그걸 어떻게든 끌어와야 한다. 변수도 엄청나게 많다. 부스비 등록 시스템만 놓고 봐도 독립부스인지 조립부스인지에 따라 각각 다르고, 각 박람회마다 부스 할인율도 제각각이다. 전 세계 박람회의 가격 체계도 다 다르다. 머릿속에 있는 것과 실제로 구현하는 것 사이에 엄청난 간극이 있다. 그걸 줄이는 게 나의 미션이다.

㈜마이페어의 멤버들전 세계 모든 기업에게 박람회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박람회 데이터 플랫폼으로 ‘마이페어’를 발전시키고 싶다는 ㈜마이페어의 멤버들

글로벌 박람회 데이터 플랫폼을 목표로

홈페이지만 봐서는 마이페어 서비스의 개념을 확실하게 잘 모르겠더라. 이 부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할 것 같다.
이우선 전 세계 해외 박람회 참가신청이 가능하다는 것이 홈페이지에 친절하게 나와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 고객 입장에서 보면 마이페어를 통해 어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 명확하게 아는 게 중요한데, 그동안 그 부분을 놓치고 있었다. 그런 점에서 홈페이지 개편이 필요하다. 그걸 개선하기 위해 실제로 오늘 오전부터 회의를 시작했다. 참가신청을 쉽게 할 수 있는 서비스에 집중하려고 한다.
김희진 서비스를 만들어서 제공하는 생산자의 개념으로서가 아니라 고객이 가지고 있는 니즈를 파악하고 고객과 커뮤니케이션하면서 서비스를 변화시켜나가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틀에 박힌 마케팅을 지양하려고 한다. 소셜미디어의 시대라고 하지만, 고객들이 움직이는 행동을 잘 살펴보면 우리 고객들은 SNS를 많이 이용하지 않는다. 고객들이 어느 길목에서 우리를 필요로 하는지를 파악해서 그 길목에 서서 자연스럽게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하는 게 앞으로의 미션이다. 궁극적으로 고객들이 돈을 낼 만큼의 가치 있는 서비스로 발전시켜나가고 싶다.
김현화 마이페어를 통해 전 세계 모든 박람회에 대한 정보를 오픈하고, 고객들이 편하게 사이트에서 참가신청을 하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고 싶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기업, 그중에서도 제한된 품목의 수출에 의존하는 나라다. 좋은 기술을 가진 중소기업이 글로벌 무대로 나가서 자리를 잡아야만 우리 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 그런 부분에서 도움이 되고 싶다. 당장에는 국내 기업 고객을 늘리는 것이 목표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서비스를 확대해 전 세계 모든 기업이 마이페어의 서비스를 받는 글로벌 박람회 데이터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고 싶다.

임숙경 전문기자 사진 김윤해 객원사진기자

[2019-12-05]조회수 :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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