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Vol. 213
기업나라
2021-09-07

 
이큐포올, 소리를보는통로, 에이유디 사회적협동조합
기술로 듣다

이큐포올
세상의 모든 콘텐츠가 수어로 통하도록

수어번역 앱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궁금해서 한 달 사용해봤는데, 지금도 계속 사용하고 있어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할 때마다 문자와 함께 앱으로 알람이 울려서 경각심을 가질 수 있었어요. 앞으로 수어통 앱이 어떻게 발전할지 기대돼요.
_ 하개월 농인 유튜버

AI 수어번역 플랫폼 수어통

수어로 유튜브를 진행하는 하개월 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수어통’의 사용법을 자세히 설명하면서 “평소에 필요했던 서비스가 나왔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AI 기반의 수어번역 솔루션인 수어통은 문자를 수어 아바타 애니메이션으로 변환해 보여준다. 이 서비스를 개발한 소셜벤처 이큐포올(대표 이인구, 고승용)은 수어통을 이용해 SR열차, 국립과천과학관, 부산과학관 등의 다중이용시설에서 긴급재난문자의 실시간 수어영상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농인(청각장애인)들은 지하철 탑승 시 발생하는 응급상황에 불안해합니다. 버스와 달리 지하철은 외부 상황을 바로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죠.”
이인구 대표는 수어통의 첫 시범사업으로 SR열차를 선택했던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문자통역과 별개로 수어를 제1언어로 하는 청각장애인의 경우,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서는 수어번역이 절실히 필요하다. 실제로 지난 2017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청각장애인을 대상으로 문자언어(필담) 이해도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26.9%가 내용을 거의 이해하지 못한다고 답변했고, 어느 정도 이해한다는 답변은 42.6%에 불과했다. 이 점에 착안해 이큐포올은 자연어 처리 기술을 이용해 자동으로 문자를 수어로 번역한 후 수어 전문가의 감수를 거쳐 수어 아바타로 보여주는 클라우드 기반의 AI 수어번역 플랫폼을 개발했다.
지난 3년여 간 이큐포올의 연구진은 번역 엔진의 정확도와 속도를 높이기 위해 고군분투해 왔다. 수어번역이 필요한 많은 곳에 기술을 접목해 청각장애인들이 비장애인과 다를 바 없는 일상을 누리게 하고 싶다는 일념에서였다.
가장 시급한 재난안전 분야에서 성과를 거둔 이큐포올은 교육, 생활편의, 문화향유를 위한 솔루션으로 수어통을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비장애인 가족과 생활하는 농아동의 정서적 고립과 발달 지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 셋톱박스로 가족이 함께 수어를 배울 수 있는 ‘농가족 수어 교육 플랫폼’을 개발 중이며, 문화향유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박물관이나 전시장 등에서 활용될 수 있는 3D 아바타 수어 해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 대표는 “우리의 모든 노력은 기술의 융합을 통해 농인들이 생애주기에서 다른 사람들과 동등한 기회를 가질 수 있는 ‘Equitable(공정한)’ 사회를 구현하겠다는 의지에서 출발한다”고 설명했다.

수어통 화면

수어통 앱 사용자

소리를보는통로
소통이 필요한 모든 순간을 함께

소보로를 만나기 전에는 회사 교육이나 특강 때 내용을 알아듣지 못해 가만히 있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런데 이제는 강사님 농담을 알아듣고 실시간으로 웃을 수 있게 됐어요. 알아듣지 못하면 어쩌지, 입 모양이 안 보이면 어쩌지, 늘 걱정했었는데. 이제 마음이 편해요. 다른 사람 도움 없이도 제가 활동할 수 있는 무대가 넓어진 것 같아요.
_ 이정선 한국남동발전 건축기사

AI 문자통역 서비스 소보로

학창시절은 물론이고 건축기사 시험 준비 당시 녹음해온 강의를 부모님이 입력해주어야만 공부가 가능했다는 이정선 씨의 말처럼 많은 청각장애인들은 크든 작든 학습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소셜벤처 소리를보는통로(대표 윤지현, 이하 소보로)의 AI 문자통역 서비스 ‘소보로(SOVORO)’는 청각장애인들이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개발됐다. 음성을 실시간으로 번역해 자막 형태로 보여주기 때문에 번역 소프트웨어가 깔린 PC나 번역 앱이 깔린 태블릿만 있으면 통역 없이도 누구나 학교 수업, 세미나, 인터넷 강의를 이용할 수 있다.
공학기술이 선(善)하게 사용될 수 있는 길을 찾았던 윤지현 대표는 대학 시절 프로젝트 과제로 구상했던 문자통역 프로토타입을 뚝심 있게 발전시켜 2018년 5월 PC 버전인 ‘PC 소보로’의 상용화에 성공했다. 이어서 2019년 태블릿 버전인 ‘소보로 태블릿’을 발표하며 장소와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병원진료, 관공서 상담 등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실시간 자막을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업무 환경에서 소통을 돕는 ‘소보로 탭 비즈니스’, 수업 시간에 과목별 맞춤 변역을 제공하는 ‘소보로 탭 에듀’ 등 사용 환경별로 특화된 제품을 라인업하는 한편, 음성인식률을 높이기 위해 엔진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해왔다.
현재 한국어뿐 아니라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 독일어 등 6개 국어를 지원하며, 일부 제품에는 의사소통을 위한 필담 기능, 텍스트를 입력하면 소리로 말해주는 기능까지 탑재됐다. 현재까지 소보로는 약 600곳의 기관, 학교 등에 도입되어 청각 편의 시스템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누적 사용 시간은 약 35,500시간에 달한다.
소보로는 지난해 8월 비장애인의 녹음파일, 영상 자막 등의 스크립팅 요청에 대응하는 ‘typeX’를 론칭하며 유니버설한 솔루션을 공급하는 회사로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윤 대표는 “언제 어디서든 최적의 문자통역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소통의 장벽을 허물기 위해 앞으로도 꾸준히 다양한 시도를 이어갈 계획임을 밝혔다.

소보로 화면

에이유디 사회적협동조합
소리를 보여드립니다

‘쉐어타이핑’ 덕분에 면접 컨설팅을 알차게 받았고, 면접 현장에서도 문자통역사의 도움을 받았어요. 덕분에 1년 반 넘게 준비했던 경찰청 면접에 통과했죠. 쉐어타이핑은 저에게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문을 열어주었어요.
_ 이재정 조합원

IT 기반 실시간 문자통역 플랫폼 쉐어타이핑

IT 기반의 실시간 문자통역 플랫폼 쉐어타이핑. 기관이나 개인이 쉐어타이핑 문자통역을 신청하면 국가공인 전문 속기사 자격증을 가진 문자통역사가 현장에 파견되어 각종 행사에서 소리로 전달되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타이핑해 쉐어타이핑 웹(sharetyping.com)이나 앱을 통해 그 내용을 이용자에게 전달한다. 이 서비스는 ‘모두가 행복한 소통’을 슬로건으로 청각장애인의 의사소통을 지원하는 에이유디 사회적협동조합이 운영하고 있다. 쉐어타이핑의 가장 큰 특징은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PC뿐 아니라 스마트폰, 태플릿 등 다양한 기기를 통해 문자통역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문자통역이 필요할 경우 문자통역사 옆에 앉아 노트북을 보면서 문자통역 내용을 인지해야 했고, 원활한 청음을 위해 문자통역사와 같이 앞자리에 앉아야 하는 제약도 있었다. 쉐어타이핑은 인터넷에만 연결되면 문자통역사 옆에 앉지 않아도 어디서든 실시간으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편리하다.
에이유디 조합운영팀의 김소희 매니저는 “농인의 모국어(제1언어)가 수어일 때는 수어통역이, 음성언어(한국어)일 때는 문자통역이 필요하다”며, “수어통역 서비스는 수어통역센터 구축 등을 통해 국가적인 지원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 반면, 문자통역 서비스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민간 차원에서 실시간 문자통역 플랫폼을 개발해 제공하게 됐다”고 쉐어타이핑의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쉐어타이핑은 강의, 포럼, 세미나, 회의뿐 아니라 실생활 영역까지 분야에 제한 없이 사용되고 있고, 작년까지 총 889개 기관과 155명의 개인에게 서비스가 제공됐다. 또한 초·중·고등학교 청각장애인 학생들에게 학습 지원 문자통역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쉐어타이핑의 활용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줌, 유튜브 라이브 등 온라인 화상회의 화면 하단에 쉐어타이핑을 삽입해 실시간으로 원격 문자통역이 가능하다. 김 매니저는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AI 기술을 도입하고 언제 어디서나 소통이 가능한 유니버설 디자인 환경과 서비스를 구축해나갈 계획임을 밝혔다.
“AI와 음성인식 기술이 발전하고 있지만 아직은 오류가 발생하기 때문에 문자통역사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정확도가 떨어지는 음성인식 오류는 문자통역사가 바로잡아주고, 물리적인 요인으로 문자통역사를 배치할 수 없는 상황에선 자동 문자통역 플랫폼이 뒷받침해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상호 보완해나간다면 모두가 바라는 청각의 보편적 설계가 실현될 수 있을 것입니다.”

문자통역사

문자통역사와 함께하는 회의



[2021-09-06, 17:2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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