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Vol. 213
기업나라
2021-09-07

 
임원으로 살아가거나, 준비하거나, 궁금한 당신에게
전문가 인터뷰

최근 전·현직 임원 20명의 심층 인터뷰를 다룬 책이 출간되어 화제다. 기업 현장을 누비고 있는 경영 컨설턴트 11명이 대한민국 전·현직 임원 20명을 심층 인터뷰한 《임원으로 산다는 건》. 이 책에는 임원들의 실제 사례와 생생한 경험담이 담겼다. 그중 김남민, 김부길 두 저자를 만나 우리 시대가 요구하는 임원의 조건과 자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김남민 컨설턴트김남민 컨설턴트 _ 피오피컨설팅 대표컨설턴트이며 경영지도사로 활동하고 있는 김남민 경영 컨설턴트는 2008년부터 인사관리와 리더십 강의 및 컨설팅으로 기업의 발전과 직원의 성장에 도움을 주고 있다

《임원으로 산다는 건》에 따르면, 임원이 되는 비율이 0.8% 밖에 되지 않을 만큼 임원에겐 남다른 자질이 요구된다. 임원에게 꼭 필요한 자질은 무엇인가?
김남민 임원이 되려면 기본적으로 세 가지 자질은 꼭 필요하다. 전문성, 리더십, 애사심이다. 많은 직장인들이 어느정도 직장에서 근속하고 성과를 내면 팀장이 되거나 임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임원이 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단순하게 따져봐도 대학을 졸업하고 사원, 대리, 과장, 차장, 부장까지 거친다면 각 단계별로 대략 4년씩, 빨라야 40대는 되어야 임원이 될 수 있다. 인사평가제도가 어느 정도 갖춰져 있는 기업에서 임원까지 올랐다면 조직을 이끄는 리더로서의 자질을 인정받았다고 할 수 있다.

시대가 달라지면서 과거와 다른 임원의 상(像)과 역할을 요구하는 것 같다.
김남민 과거는 카리스마형 임원이 주도했다면, 지금은 ‘부드러운 카리스마’형 리더가 인정받고 있다. 과거처럼 상사가 아랫사람을 호통치고 저녁에 소주 한 잔 마시면서 달래는 방식은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 과거의 임원은 명령, 지시, 통제형 리더였다면, 이제는 친밀도, 호감, 신뢰관계를 잘 구축할 줄 아는 리더가 인정받고 있다. 기업들이 조직원들의 자발적인 협조와 추종을 이끌어내고, 이때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품성까지 갖춘 임원을 원하고 있다.

과거보다 임원의 자격이 훨씬 복잡해졌다는 얘기인가?
김남민 조직원들이 임원을 두려워해서 따라오게 하는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과거에 임원들은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과정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됐다. 하지만 요즘은 그런 방식이 오히려 갑질 문제를 일으킨다.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경험해봤을 텐데, 상사가 강압적으로 두렵게 해서 성과를 강요한다면 시간이 지나 그것이 쌓여 적개심으로 바뀌고, 더 나아가 세상에 폭로하고 고발해 회사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그만큼 직원들이 일의 의미를 찾고 성장할 수 있도록 잘 가르치는 임원이 더욱 필요해졌다.

구체적으로 임원이 갖춰야 할 품성을 꼽는다면?
김남민 임원에게 꼭 필요한 품성은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먼저 조직원이나 상대방을 배려하고 지원할 때 말을 하는 방식, 즉 소통 능력이다. 소통 능력은 ‘상대방(조직원)을 대할 때 공정하게 대하느냐’, 즉 ‘자신의 기분이나 감정이 아닌 원칙과 기준에 따라 상대방을 대하느냐’, ‘스스로 언행일치를 하고 있느냐’, ‘상대방을 배려하고 지원하고 경청하느냐’ 같은 개방적인 소통 방식을 취하는지 여부를 따져보면 된다. 두 번째는 일관성이다. 여기서 일관성은 전문성과 연계된다. ‘임원이 알고 있는 전문지식을 토대로 그 조직이 얼마만큼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일관되게 기여하느냐’다. 당연히 임원이 뛰어난 성과를 보여주면 아래 조직원들은 따르기 마련이다. 그런데 그 성과를 내는 과정에서 조직원을 배려하고 인정하는 인품까지 갖췄다면 금상첨화다. 임원과 조직원 사이에 탄탄한 신뢰관계를 구축하려면 조직원을 배려하고 인정하는 임원의 일관성이 매우 중요하다.

김부길 컨설턴트김부길 컨설턴트 _ KC퍼실리테이션리더십 대표인 김부길 경영 컨설턴트는 조직개발과 리더십 개발, 인사 및 성과관리 컨설팅에 힘쓰고 있다.

조직원들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좋은 임원이 되는 답을 더 빨리 찾을 수 있겠다. 조직원들 입장에서 좋은 임원이 왜 필요한가?
김부길
임원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곧 조직원들의 업무의 질과 효율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 만약 임원이 최고경영진에게 보고하고 돌아오면 보고서의 양이 더 늘어나고 추가로 보고할 일거리만 늘어나게 된다고 생각해보라. 조직원들에게 나의 리더는 울타리가 되어주지 못하고, 오히려 모호한 업무 지시를 내리는 방해꾼으로 인식된다. 그런 임원이라면 조직원들을 심리적으로도 위축되게 만든다. 조직원들이 무엇보다 임원에게 원하는 것은 경영진과 상호 신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임원의 원활하고 합리적인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다. 따라서 임원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리더십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요즘 일선 임원들이 토로하는 가장 큰 고충이나 애로사항은 무엇인가?
김남민 세대 간의 소통 문제다. 앞서 언급했듯 기업에서 임원이 되는 연령은 빨라도 40대 초중반이다. 1970년대 초, 중반에 태어난 이 세대는 절대빈곤을 경험해봤기 때문에 이른바 헝그리정신이 있다. 하지만 새롭게 유입되는 조직원들은 1990년대 이후에 태어난 MZ세대다. 실제로 한국의 기업 조직 구성에서 MZ세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40%에 이른다는 통계가 있다. 리더들이 조직원 간의 소통문제를 잘 풀지 못하면 성과를 만들어내지 못할 만큼 현장에서 소통은 절박한 과제가 되었다. 문제는 조직 구성원들중에 일과 삶의 균형을 의미하는 워라밸을 8시간 대충 회사에서 일하면 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는 월급 루팡도 덩달아 늘고 있다는 것이다. 세대 간의 소통 문제 해결이 임원 역량을 시험하는 새로운 잣대가 되고 있다.

임원은 조직원들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멘토이자 롤모델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워라밸의 솔선수범을 보여주면 조직원과의 소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가?
김남민 물론이다. 임원의 솔선수범은 젊은 세대와 소통하는 좋은 방법이다. 조직원들이 임원의 전문성과 인품을 닮고 싶어 하도록 만들면 조직원들이 성장할 수 있다. 물론 소통의 모범 답안은 좋은 조직원을 처음부터 뽑거나 교육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조직원들의 동기부여 측면에서 대기업만큼 금전적인 보상을 할 수 없는 중소기업은 임원이 조직원들을 위해 윤리교사와 같은 역할까지 해야한다.
김부길 소통을 잘하고 싶다면 한 가지 더 명심해야 한다. 이 시대가 임원에게 디테일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은 작고 사소해 보이는 일들이 회사의 비즈니스에 끼치는 영향력이 굉장히 커졌다. 최근 대기업들이 임원을 발탁하는 기준을 보면, 디테일에 강점이 있는 인재를 등용한다. 즉, 임원에게 그저 흘러가는 것처럼 보이는 일들까지 굉장히 세세하게 파악하고 해결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뛰어난 전문성은 물론이고 엄청난 스트레스를 견디는 내공이 필요해졌다.

도서 임원으로 산다는 건

외로운 리더인 임원들에게 추천해줄 스트레스와 멘탈 관리 방법은?
김남민 임원도 리더이기에 앞서 한 명의 인간이다. 다만 임원은 보다 성숙된 인간의 얼굴이 필요하다. 화가 났을 때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말과 행동으로 순화시켜 표출할 줄 알아야 한다. 물론 타고난 성격을 바꿀 수는 없다. 하지만 리더십 교육을 통해 의도적으로 말과 행동을 일치시키고 순화하는 훈련을 할 수 있다. 〈미생〉을 보면 장그래의 바둑 스승이 장그래에게 “네가 후반에 가서 자꾸 흐트러지는 건 체력이 약해서”라며, “잘하고 싶으면 스트레스를 견뎌낼 체력을 길러라”라고 말한다. 외롭고 스트레스가 큰 임원에게 체력 관리는 필수다. 체력 관리가 멘탈 관리의 시작이다.
김부길 한국의 임원들은 징역살이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임원실이라는 독방에 들어가 있으니 안 그래도 외로운데 더 외롭다는 것이다. 외롭고 스트레스가 많은 임원에게는 자신의 속내를 드러낼 수 있는 대상이 주변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된다. 직접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지라도 속내를 털어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되고, 때로는 말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문제를 정리하고 솔루션을 찾아갈 수 있다.

임원 자리에 오른 새내기 임원들에게 해줄 조언은?
김남민 임원은 조직원을 육성하고 조직원에게 더 많은 일을 위임해야 더 큰 일을 할 수 있다. 그래야 직원들도 성장해서 성취감과 보람을 느낄 수 있다. 컨설팅을 할 때 가장 가슴 아프게 듣는 말이 “이 회사에 입사해서 성장이 멈췄다”, “회사에 나의 롤모델이 되어줄 상사가 아무도 없다”는 이야기다. 임원이 되었다면 무엇보다 조직원들이 인간으로서 성장하고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또 뛰어난 조직원을 견제하기보다, 후계자로 육성하기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김부길 스타트업의 젊은 임원들에게 들려줄 말이 있다. 만약 오너인 CEO와 함께 시작했다면, 현재 발언권도 굉장히 세고 성공 경험에 대한 자긍심도 클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성공의 덫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시간이 흘러도 조직에 방해가 되지 않고 자기 신념에 빠지지 않는 임원이 되도록, 자기인식과 성찰을 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겸손을 배우고 자기성찰을 할 줄 아는 임원이 된다면, 미래에도 오너가 함께 갈지 말지 고민할 필요 없는 멋진 임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박은주 | 사진 손철희



[2021-09-06, 21: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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