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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는 디지털 리뉴얼 중
유통의 미래, 리테일테크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쇼핑 경험이 펼쳐지는 세상이다. 무인점포나 서빙로봇은 이제 더 이상 신기하지도 않다. 결제방식은 간편해지고,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계는 점점 희미해지며, 배송은 날이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이런 변화의 중심에 리테일테크가 있다. 앞으로는 기술과 데이터의 쓰임새를 찾는 능력이 소매 비즈니스 운영의 핵심이 될 것이다.

확대보기리테일테크 일러스트

위기에서 기회

소매 위기를 극복할 구원투수, 리테일테크

무인점포. VR상점, 자동결제, 비접촉 키오스크, AI휴먼. 이미 경험했거나 한 번쯤 들어본 단어들이다. 소매업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고 있는 리테일테크는 이미 우리 일상 깊숙이 들어와 있다. 리테일(retail)에 기술(tech)이 결합한 리테일테크(retail tech)는 유통산업에 IT 기술이 접목된 것을 의미한다. 많은 분야에서 혁신을 이끌어온 IT 기술이 가장 늦게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하고 있는 곳이 바로 유통 분야, 그 가운데서도 오프라인 상공간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변화가 앞당겨졌을 뿐 소매업의 변화는 이전부터 감지됐다. 2017년 9월 미국의 유명 완구 유통기업인 토이저러스가 파산 신청을 했고, 2018년 1월 글로벌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이 세계 최초의 무인 편의점 ‘아마존고(Amazon Go)’를 오픈했다. 넉 달 간격으로 벌어진 이 상반된 두 사건은 전통적인 소매업의 개념과 역할이 변화하고 있음을 암시했다. 누군가는 난공불락 같았던 거대 기업이 무너질 만큼 유통 업계를 둘러싼 환경이 빠르게 온라인 세상으로 달려가고 있다고 느꼈을 것이고, 좀 더 예민한 촉을 가진 누군가는 이커머스 강자인 아마존이 굳이 오프라인에 매장을 낸 이유를 곰곰이 들여다봤을 것이다.
2021년 현 시점에서 이 두 사건은 전통적인 유통 업계든 이커머스 업계든 살아남기 위해서는 리테일테크를 도입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실제 테크놀로지는 유통 현장을 빠르게 변화시켰다. 변화가 빨랐던 것은 변화의 이유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MZ세대의 비대면 선호,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이라는 이유에 ‘감염병 대응’이라는 절박한 이유가 더해지면서 소매업계가 빠르게 테크놀로지에 마음을 열고 있다.

입지에서 흐름으로

계산부터 배송까지 테크로 척척

코로나19가 유통 업계에 가져온 가장 큰 변화는 역시 언택트다. 소비 행태가 비대면으로 이뤄지면서 오프라인 공간들이 소비자에게 안전성과 편의성을 제공하기 위해 키오스크, 셀프계산대, 서빙로봇 등을 도입하고 있다. 여기에는 보다 근본적이고도 중요한 변화가 숨어 있다. 지금까지는 얼마나 좋은 입지에 위치했는지, 얼마나 다양한 상품을 구비하고 있는지가 유통 사업의 성패를 갈랐다. 그러나 지금은 이 두 가지가 통하지 않는다. 언택트 시대에는 입지나 상품 개수보다는 신속한 배송과 물류, 즉 ‘흐름’이 중요하다. 오프라인에 뿌리를 둔 유통 대기업들이 매장 내에서 이뤄지는 대면 서비스의 비효율을 줄이고 구매, 주문, 서빙, 배송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에 다양한 IT 기술을 적용하기 시작한 것은 이 때문이다.
아마존과 테스코, 월마트 같은 글로벌 유통사의 매장은 물론이고 국내 대형 유통사의 매장들이 속속 무인점포로 탈바꿈하고 있다. 매장관리부터 결제, 배송까지 모두 무인으로 처리하는 스마트 점포도 이젠 드물지 않다. 상품을 들고 나가면 앱으로 자동 결제되는 비전앤픽(vision and pick), 스마트폰으로 상품을 직접 스캔해서 결제할 수 있는 스캔앤고(scan and go) 등 다양한 기술이 무인점포를 뒷받침하고 있다.
바이오 결제, 키오스크 등도 속속 매장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복합쇼핑몰에 가야만 볼 수 있었던 키오스크가 동네 김밥가게에도 설치될 만큼 보편화됐다. 직접 화면을 터치하지 않고 손동작으로 키오스크를 제어할 수 있는 베오텍의 에어터치 기술, CES 2021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AI 스타트업 브이터치의 가상터치 패널 기술은 비대면에서 ‘비접촉’으로 한 단계 더 진화한 기술이다. 서울 가산동 롯데정보통신 사옥 내 세븐일레븐 매장에서 직원 역할을 하고 있는 ‘AI 휴먼’ 솔루션은 음성합성, 영상합성, 자연어 처리, 음성인식 등이 융합되어 사람과 유사한 수준의 고객 안내 서비스를 제공한다.
유럽 등에서 먼저 상용화된 로봇 배달 서비스도 국내에 상륙했다. GS25는 자율주행 로봇 스타트업과 손잡고 지난해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 이어 올해 역삼동 GS타워 매장에서 스마트폰으로 주문받은 상품을 AI 로봇이 배달해주는 비대면 로봇 배달 서비스를 확대 실시했다. 오프라인 상공간의 무인화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확대보기GS25는 배달로봇 ‘딜리오’지난해 12월 GS25는 배달로봇 ‘딜리오’를 이용해 로봇이 물건을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출처 : GS리테일)

판매에서 머무름으로

물건이 아닌 경험을 판다

오프라인 유통의 비대면화와 무인화는 역설적으로 온라인 유통의 비대면성이 가진 한계를 드러냄과 동시에 오프라인 상공간의 존재 가치를 다시금 생각하게 해준다. ‘점포’라는 물리적인 공간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는 계속 유지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 리테일테크의 확산이라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단지 소비자의 니즈가 ‘구매’에서 ‘경험’으로 변화됐을 뿐이다. 단순히 상품과 서비스를 중개하는 역할을 했던 전통적인 유통기업들은 고객 경험을 개선하며 온라인으로는 전할 수 없는 재미와 감동을 공간에 집어넣기 위해 새로운 실험을 주저하지 않고 있고, 반대로 온라인 기업들은 오프라인의 경험을 온라인으로 가져오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세계적인 의류 브랜드 자라와 레베카밍코프는 IC태그를 활용한 코디 추천 서비스로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데 성공했다. 상품에 부착된 IC태그를 스캔하면 해당 상품과 어울리는 코디 상품이 피팅룸의 ‘스마트 미러’에 뜬다. IC태그 도입 이후 스마트 미러 기능을 활용해 소비자의 30%가 다른 상품을 추가로 구입했고, 레베카밍코프의 매출은 3배 이상 뛰어올랐다.
VR과 AR은 소비자의 경험을 극대화하기에 더 없이 좋은 기술이다. 아마존이 런던 본사 근처에 오픈한 미용실 ‘아마존 살롱’은 거울 앞에 서면 커트, 펌, 염색 후의 자신의 모습을 미리 볼 수 있는 VR 디스플레이로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월마트와 아마존은 물론이고 명품 브랜드인 구찌와 샤넬에서도 도입한 AR 기반의 ‘가상 피팅룸’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연결성을 강화한 리테일테크다. 고객이 오프라인 패션 매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앱에 본인의 사진을 올리면 옷을 입어보고 구매까지 가능한 이 기술은 스마트폰 카메라의 성능 개선, 이미지 처리 기술의 발전에 힘입은 바 크다.

확대보기아마존 살롱VR을 이용한 디스플레이로 자신의 헤어스타일을 미리 감상할 수 있는 아마존 살롱(출처 : 아마존)

전망에서 현실

리테일테크 스타트업에 배팅하는 기업들

테크놀로지를 통한 변신이 유통기업들에게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 된 가운데 대형 유통사들은 리테일테크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스타트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2019년 리테일테크 스타트업 육성 공모전 1기 사업을 진행한 데 이어 지난해 2기 공모를 진행했다. 유통사업에 적용 가능한 기술과 시스템 개발 프로젝트를 함께 수행할 파트너를 찾기 위한 것이다. 이랜드리테일은 공모사업을 통해 의류 기획 솔루션 기업 디자이노블, 영상 기반 고객 행동분석 솔루션 기업 메이아이 등과 협업하며 동반 성장을 이끌어냈다. 신세계그룹은 신세계인터내셔날과 신세계백화점, 센트럴시티가 공동 출자해 자회사 형태로 기업형 벤처캐피탈(VC)을 설립해 무인매장 솔루션 스타트업 인터마인즈에 총 15억 원을 투자했고, 롯데는 2016년 설립한 롯데액셀러레이터를 통해 초기 스타트업 100여 곳에 창업지원금을 제공했다.
이처럼 리테일테크에 돈이 몰리고 있는 것은 유통사들의 미래 전략이 리테일테크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기술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는 않는다. 각자가 처한 환경이나 업종, 목적에 맞게 기술을 취사선택해야 한다. 상권이나 입지를 보는 눈과 함께 기술을 보는 안목이 필요해졌다. 리테일테크는 이제 전망이 아니라 현실이다.

확대보기성장하는 리테일테크 산업 세계 리테일테크 투자액 2020년 1분기 146억 달러 2021년 2분기 315억 달러 세계 배달로봇 시장 2018년 1,190만 달러 2024년 3,400만 달러 중국 무인점포 시장 2017년 389억 달러 2020년 1조8,105억 달러 미국 키오스크 시장 2015년 25억 달러 2024년 44억 달러 (출처 : CB인사이트, 마켓앤마켓, 신한금융투자, 트랜스페어런시 마켓리서치, 아이메이리서치)

임숙경

조회수 : 1,657기사작성일 : 2021-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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