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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 도시제조
나의 공간 옆에 너의 공간
호우디자인

경기도에는 가구산업을 특화산업으로 지정한 지역이 몇 군데 있다. 경기 북부의 파주와 포천, 마석 등이 대표적이다. 이 지역은 가구특화산업으로 지정되어 적극적인 육성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영세 기업들이 대부분이어서 사실상 지원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포천의 경우 100여 곳이 넘는 제조사가 조업 중임에도 특화산업의 혜택을 기대할 수 없다. 호우디자인 박서웅·김성규 대표는 미국의 디트로이트시티를 모델로 무너지고 있는 포천가구단지의 영세 가구제조 기업과 협업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호우디자인이 만드는 제품은 1인 가구의 주거환경을 반영한 반려동물 원목가구다. 반려동물의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가구로 가구 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확대보기박서웅· 김성규 대표

반려동물과 사람이
함께하는 공간을 만드는
박서웅·김성규 대표

확대보기캣타워의 고양이

펫, 사람, 그리고 가구

한 분은 금속공예를 전공했고, 한 분은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전공하셨는데, 반려동물 가구를 만들게 된 계기가 있나?
금속공예라고 하면 주얼리나 테이블웨어를 만드는 걸 생각하겠지만 분야가 크게 세공, 중공, 대공으로 나뉜다. 그중에서 대공이 가구를 만드는 분야다. 세공이나 중공에서는 매력을 못 느끼다가 가구를 만드는 데 재미를 느끼게 됐다. 직접 사용하는 무언가를 만들다 보니 계속 만들고 싶어졌고, 김성규 대표와 뜻을 함께하면서 반려묘를 위한 가구를 만들게 됐다(박서웅 대표).
독립을 하면서 반려묘와 함께 생활하게 됐다. 자연스럽게 캣타워에 관심이 가더라. 그런데 시중에 나와 있는 제품들이 맘에 드는 게 없었다. 완제품이 아니라 조립을 해야 하는 조악한 제품이 많았고 안전하지도 않았다. 사람과 함께 사는 공간인데 뭔가 어울리지 않는 게 들어오는 느낌이 들어 직접 만들기로 했다. 전공 분야는 다르지만 프로그래밍은 시장조사에서부터 제품의 기획이나 생산관리, 마케팅 등 경영 전반에 도움이 됐다(김성규 대표).

호우디자인에서 만드는 반려동물 가구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특징은 무엇인가?
제일 처음 만든 제품이 하임 캣타워다. 와디즈 펀딩을 통해 만들었다. 크게 기대하진 않았는데, 첫 펀딩에서 2,800%를 달성했다. 기존 캣타워의 단점을 보완하고 사람의 공간에 들어왔을 때 이질감이 없는 제품을 만들어야겠다는 우리 생각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게 증명된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하임 캣타워는 시중에 나와 있는 기존 캣타워 대비 30%의 면적만 차지해 어디에 놔도 인테리어로서 손색이 없다. 원목 중에서도 단단하고 부식에 강한 하드우드를 사용해 무게감 있고 안전한 게 가장 큰 장점이다. 하임 캣타워 사용자들의 평점이 좋은 편이다. 후기를 꼼꼼히 체크해 디자인이나 기능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는데, 고양이들의 추가 동선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많아 후속 제품으로 하임 슬라이드와 하임 미니, 하임 미니 플러스를 추가했다. 요즘엔 하임 미니와 하임 미니 플러스 제품의 호응이 제일 좋다. 이 두 제품을 모듈 가구 형태로 추가 구매하시는 분들도 많다.

확대보기반려견 전용 가구 ‘하임 스테어’캣타워 시리즈 후속으로 선보인 반려견 전용 가구 ‘하임 스테어’

영세 가구제조 공장들과의 협업

포천가구단지의 소규모 가구제조 공장들과 협업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취지의 기사를 봤는데, 제조 기반은 포천에 있나?
첫 펀딩의 반응이 너무 좋아 의도치 않게 대량생산을 하게 됐다. 당시에는 공방에서 모든 일을 수작업으로 하다 보니 인력으로 안 되더라. 결국 배송에 차질이 생겨 고객에게 양해를 구하는 일을 겪으면서 공장을 알아보게 됐다. 초기에 시제품 샘플링을 인천에서 했는데 비교적 가까운 포천에 소규모 가구단지가 있었고, 어렵게 협업 공장을 찾을 수 있었다.

점점 소멸되는 지역의 소규모 제조업을 살리는 모범 사례인 것 같다. 소규모 제조사와 협업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어려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만들어주겠다는 공장을 찾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 대부분의 가구제조 공장이 중국이나 인도네시아산 저가 원료와 싼 제품에 밀리고, 대기업 하청을 하더라도 단가를 너무 낮춰 이익률은 크지 않다. 게다가 원자재와 인건비가 같이 올라 이중고 삼중고를 겪고 있었다. 이 때문에 제조를 맡긴 곳이 폐업을 하는 일이 반복됐다. 어렵게 찾은 공장에서는 디자인보다 단가나 실용성을 우선시하다 보니 도면과 다르게 제품이 나오기 일쑤였다. 이 부분을 조율하는 과정이 어려웠다. 하지만 워낙 가구 만드는 장인들이다 보니 디자인이 현실적으로 구현되지 않는 부분들을 배우는 데 도움이 됐다. 우여곡절 끝에 첫 제품을 만드는 데 8개월 정도 걸렸지만, 지금은 안정적인 제조 기반을 확보했다.

확대보기김성규 대표 / 박서웅 대표(좌측) 제품의 기획이나 생산관리, 마케팅 등 경영 전반을 담당하는 김성규 대표 / (우측) 제품 디자인과 설계를 총괄하는 박서웅 대표

따로가 아닌 같이, HOUSE OF US

첫 시작이 펀딩이었고 주요 판매처가 스마트스토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품을 직접 보고 싶어하는 고객도 있을 텐데.
하임 캣타워를 출시한 지 올해로 3년 차다. 아직 매장을 따라 갖추지는 못했지만 오프라인으로 제품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가 되면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성수동 서울숲 앞에 위치한 언더스탠드애비뉴에 팝업스토어를 꾸몄었는데 반응이 상당히 좋았고, ‘궁디팡팡 캣페스타’ 등 관련 전시회에는 해마다 참여해 이제는 알아봐주는 사람이 많아졌다. 올해도 서울에서 두 번 열리는 ‘궁디팡팡 캣페스타’에 참가할 계획이다.
동대문 DDP 디자인스토어의 경우, 2021년 3월부터 올 3월까지 1년간 입점해 있었다. 아무래도 가구라는 제품 특성상 직접 와서 살펴보고 구매하는 사람이 많아 매출에도 많은 도움이 됐다. DDP 디자인스토어는 지난 2020년부터 서울디자인페어에 영디자이너로 선정되어 3년 연속 참여한 것이 계기가 되어 입점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올해는 롯데마트 마산창원점 펫 전용관에 오프라인 매장을 열 계획이다.

현재 구상 중인 차기 제품이 있는지 궁금하다.
반려묘 가구를 전문으로 제조했는데, 반려견 가구는 왜 만들지 않느냐는 문의가 많아서 최근 계단식 반려견 가구를 새롭게 론칭했다. 강아지들이 침대나 소파에서 뛰어내리다 슬개골이 골절되는 경우가 많아 고안한 제품인데 반응이 괜찮다. 현재 호우디자인 제품 라인업으로 방을 채우고 장식할 수 있는 장난감, 커튼, 패브릭 제품 등 데스크테리어 소품도 추가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호우디자인이 지향하는 가치는?
보통 캣타워라고 하면 더 높고 많은 기능을 채울수록 고양이가 좋아할 거로 생각하는데, 사실 반려동물은 기능적인 것보다 사람 옆에서 얼마나 편안하게 있느냐가 중요하다. 사람의 가구와 반려동물의 가구가 한 공간에서 잘 어우러질 수 있도록 만드는 게 호우디자인의 가치다. 또한 원목이 주는 따뜻함이 좋아서 원목으로 가구를 만들다 보니 환경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어차피 쓸 나무라면 조금 비싸더라도 불법으로 벌목하지 않은 나무를 북유럽에서 정식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 제조 과정에서도 깎이는 로스 부분을 줄일 수 있는 프로세스를 채택하는 등 환경의 지속가능성을 지향하고 있다.

확대보기호우디자인 반려묘 제품호우디자인의 반려묘를 위한 제품 라인업

최진희 | 사진 김윤해

조회수 : 363기사작성일 : 2022-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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