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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가치 소셜임팩트
청년공간을 심다
청춘목공소

소재의 자연친화적인 매력, 나만의 물건을 만든다는 특별함,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사회적기업의 토대. 다름 아닌 목공 이야기다. 동네마다 하나씩은 있었던 목공소가 그랬듯, 목공은 과정 자체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따뜻한 기술이자 교육이다. 청춘목공소는 목공에 청년을 더해 새로운 유형의 소셜 임팩트를 창조해내고 있다.

확대보기청춘목공소 임직원들

젊은 목공 장인이 택한 대전행

대전시 대덕구에는 청년들이 마음을 기댈 마을과 같은 공간, ‘청년벙커’가 있다. 이곳은 청년들이 사회라는 큰 세상으로 나가기 위해 서로의 목적과 과정을 공유하고 미션(퀘스트)을 제공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공유공간이다. 이곳을 대덕구청으로부터 위탁받아 기획하고 운영하게 된 기업이 청춘목공소(대표 박기태)다.
도시재생을 위한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인정받은 청춘목공소의 박기태 대표가 청년을 위한 공간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창업시점부터다. 박 대표는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서 금메달을 수상한 ‘joinery(소목, 이음맞춤)’ 분야 숙련기술자로, ‘나무로 바꾸는 건강한 삶’을 모토로 청춘목공소를 창업했다. 원목 중심의 리모델링, 인테리어, 가구, 생활소품, 취미공예품, 목재문화체험상품 등을 기획/개발/디자인/시공/체험하는 공간을 구상했던 그는 본래 주식회사 박기태로 개인사업자를 냈지만 지난 2019년에 사명을 청춘목공소로 바꾸고 다시 법인 창업했다.
청춘목공소는 박 대표가 인생 로드맵의 제자리를 찾는 과정이기도 했다. 지난 2018년 서울생활을 청산하고 조금은 느리지만 가족과 함께하는 여유 있는 삶을 바라던 박 대표는 처가가 있는 대전행을 택했다. 이후 그는 한남대학교 정문 앞에 목공을 기반으로 하는 체험형 DIY 카페를 차렸다. 누구나 목공 체험을 해볼 수 있는 카페는 박 대표가 어린 시절 동네 목공소를 들여다보는 호기심과 재미를 연상해 공간을 꾸몄다. 이후 카페는 청소년 취약계층이나 장애인 등 지역민들의 목공 동호회 활동을 지원하고, 청년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 메이커 공간으로 기능하기 시작했다.
대전은 박 대표가 20여 년 동안 해온 목공 기술 기반의 사업을 실행하기에 제격이었다. 전국 어디를 가더라도 3시간이면 접근이 가능한 대전은 남들이 하지 못하는 특이한 원목구조물이나 가구목공 작업이 가능했고, 전국에서 청춘목공소의 명성을 듣고 찾아오는 클라이언트들의 오더메이드를 소화하기에도 안성맞춤이었다.

확대보기박기태 대표박기태 대표는 ‘나무로 바꾸는 건강한 삶’을 모토로 청춘목공소를 창업했다.

확대보기교육실청춘목공소는 원목 중심의 리모델링, 인테리어, 가구, 생활소품, 취미공예품, 목재문화체험 상품 등을 기획/개발/디자인/시공/체험하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청년공간 디렉터로 부름받다

DIY 체험형 카페가 지역사회의 메이커스 공간으로 입소문을 타던 지난 2020년 박 대표에게 의외의 컨설팅 요청이 들어왔다. 당시 대덕구청에서 청년공간을 운용하고 프로그램을 기획할 마땅한 위탁사업자를 물색하던 중, 관련 사회적기업이나 위탁사업체를 찾지 못해 박 대표를 찾은 것.
그렇게 컨설팅을 진행하면서 공간의 쓰임새를 고민하는 사이 대덕구청에서는 아예 위탁사업 공모에 참여해달라고 제안을 했다. 그게 운명이었을까? 당시에 막 시작된 코로나19도 청춘목공소의 DIY 카페 중심의 사업모델 변화를 요구했다. 쉽사리 팬데믹이 끝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박 대표는 그해 4월 DIY 카페를 닫고, 그 대신 청년벙커에 집중하면서 지역의 청년정책 활동을 실현하는 주요 공간과 프로그램 등을 계획했다. 또 청춘목공소는 기존의 오더메이드 사업을 지속하며 사업의 이원화를 택했다.
박 대표에게 지역사회를 위한 청년공간 기획과 운용(運用)은 의외의 사업 영역이었다. 하지만 오히려 이 새로운 도전은 청춘목공소가 소셜벤처로 거듭나는 반전의 기회로 작용했다. 박 대표가 그해 8월에 만들어진 청년기본법을 세 번이나 정독한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공간에 대한 정체성이 좀처럼 잡히지 않았던 박 대표는 직접 발품을 팔며 청춘목공소 스타일의 청년공간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다행히 청춘목공소로 들어오는 전국 각지의 의뢰 덕분에 기회가 닿을 때마다 전국 각지의 청년공간을 탐방하는 기회를 얻었다.
그렇게 청년들에게 어울리는 공간에 대해 학습하고 분석한 끝에 박 대표는 청춘목공소가 만들 청년공간의 정체성을 ‘대전 시민과 청년을 위한 목공소’로 잡았다. 진로 고민이 많은 청년세대에게 무언가 창작할 수 있는 메이커 공간으로 청춘벙커를 제공함으로써 청년이나 지역민들이 그곳에서 진로 스트레스도 해소하고 성취감을 얻을 수 있게 하겠다는 생각이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청년벙커는 팬데믹을 겪는 동안에도 월 300명 이상이 찾는 청년 커뮤니티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박 대표는 “현재 청년벙커는 청춘목공소가 잘할 수 있는 지역사회를 향한 나눔 활동을 위한 공간이자 지역 청년들이 자립하고 자신의 진로를 탐색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애초의 계획대로 제자리를 잡았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현재 전 직원이 청년 세대인 젊은 기업이라는 점에서 청춘목공소가 가지는 소셜 임팩트가 크다. 법인설립 당시 2명이던 직원이 16명으로 늘어나는 비약적 성장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박 대표는 만족스럽다고 한다.
“우리 구성원들이 앞으로 독립과 이직, 근속 가운데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인생 진로를 정할 때 청춘목공소가 의미 있는 징검다리가 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궁극적인 저의 바람은 구성원들이 함께 사는 메이커 마을을 이곳 오정동에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느 날 갑자기 제가 ‘축구 하자!’고 하면, 이곳을 거쳐간 구성원들이 거리낌없이 모여서 신나게 운동장을 뛸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확대보기청춘목공소 직원들청년벙커나 청춘목공소에서 목공 기술을 접한 2030 청년 16명은 청춘목공소에 입사해 자신의 진로를 개척해나가고 있다.

목공 소셜벤처로 한걸음 더

앞으로 5년 안에 직원들 중 누군가는 메이커 마을에 집을 짓고, 누군가는 작업장을 만들고, 또 누군가는 평생직장을 열어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그렇게 살아가기를 바란다는 박 대표. 그는 이 꿈이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청춘목공소가 대전을 대표하는 소셜벤처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술개발에 성공하며 자신감이 붙었다.
얼마 전 청춘목공소는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히는 플라스틱 카드를 나무로 대체하는 기술개발에 성공했다. 신용카드, 출입카드, 전자명찰(명함) 등에 버려지는 토종나무를 업사이클링해 IC카드를 심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만든 원목카드로, 두께는 불과 0.8㎜. 얇으면 쪼개지는 나무의 특성상 목공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1㎜ 이하로 부러지지 않는 나무카드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던 영역이었다. 그런데 청춘목공소가 이 꿈의 두께를 실현한 것은 물론이고, 당장 상용화할 수 있는 가격경쟁력까지 확보한 것이다.
“나무카드는 IT 기술과 약간만 융합하더라도 쓰임새가 정말 다양해질 수 있습니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나무카드란 것도 매력적이지만, 우리나라 각 지역을 상징하는 산지별 특색이 있는 나무로 지역화폐를 만들어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도 있죠. 나무카드의 상품성은 무궁무진합니다. 이미 국내 특허를 출원했고, 해외 특허도 출원해서 수출해볼 생각입니다.”
박 대표는 메이커 마을도 머지않아 만들어질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청춘목공소의 영향을 받아 생겨난 지역 내 청년 기업이 벌써 6개나 된다고. 분명한 것은 목재가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자연소재이며, 우리 일상생활에 좋은 기운을 주고 건강한 삶을 뒷받침한다는 사실이다. 목재로 탄소중립 시대를 앞당기고, 더 나아가 친환경 목재친화도시를 건설하는 일은 그저 이상적인 꿈이 아니다. 도시재생 예비사회적기업으로 발을 디딘 청춘목공소가 소셜 벤처로도 성장하며 목재친화도시를 만드는 소셜 임팩트를 발휘할 날이 머지않았다고 기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확대보기원목카드청춘목공소는 버려지는 토종나무 업사이클링으로 신용카드, 출입증, 명찰, 전자명함 등을 대체할 수 있는 원목카드를 만들었다.

박은주 | 사진 손철희

조회수 : 340기사작성일 : 2022-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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