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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작 Q
친환경 고효율 단열재 대명사
일신산업 저방사단열재

일신산업의 로이단열재는 국내 최초의 저방사단열재다. 엄밀히 말하면 보조단열재가 아닌, 친환경 고효율 성능을 자랑하는 주 단열재다. 로이단열재 등장은 국내에 저방사단열재라는 제품군을 만들고 시장 개척으로 이어졌다. 일신산업의 건축용 단열재 브랜드 로이(Low-E)가 오늘날 저방사단열재의 대명사로 통하는 것이 이런 이유에서다. 국내 최초에서 최고의 위상에 오르기까지, 일신산업 송정곤 대표의 내공이 만만치 않다.

확대보기일신산업 로이단열재

단열은 사계절 내내 빠지지 않는 화두다. 물체와 물체 사이에서 열의 이동을 막는 것으로, 에너지 효율성과 함께 건축물의 생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쟁점 사항이다. 추운 겨울과 더운 여름에는 더 도드라진다. 겨울에는 차갑고 시린 외부 공기를 막고 따듯한 내부 온도를 지키며, 여름에는 더운 외부 공기를 막고 시원한 내부 온도를 지키는 것이 단열재의 임무가 된다.
건축물의 에너지절약 설계기준에 따라 건축 시공 시 필수로 사용해야 하는 만큼 단열재 종류도 다양하다. 대개 스티로폼으로 통하는 발포폴리스티렌을 이용해 만드는 비드법 보온판, 폐유리를 섬유처럼 뽑아내 만드는 글라스울, 알루미늄 필름을 래핑한 PF보드, 경질 우레탄폼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 단열재 시장은 종류가 다양한 만큼 대기업부터 소기업까지 진출해 경쟁 또한 치열하다. LG하우시스는 PF보드로, KCC는 글라스울로, 벽산은 압축스티로폼(아이소핑크)을 주력으로 시장을 장악했다.
이처럼 치열한 경쟁을 뚫고 10여 년 전부터 새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 저방사단열재다. 열을 100% 흡수하는 완전흡수체(흑체) 방사율을 1.00이라고 할 때 저방사단열재는 방사율 0.04, 즉 복사열을 4%만 흡수하고 96%를 반사하는 고반사·저방사 성능을 자랑한다. 국내에서 최초로 저방사단열재를 출시한 곳이 일신산업(대표 송정곤)이다. 2008년에 출시한 로이(Low-E)단열재가 그 주인공. 로이단열재는 독자 개발한 기술로, 표면에 부식방지 코팅 처리를 한 고순도의 알루미늄 박판에 독립된 공기셀이 그물망처럼 형성된 폴리에틸렌폼 원단을 결합해 만든 친환경 고효율 단열재다. 부식방지 코팅 처리로 알루미늄 필름 반사 성능을 높였음은 물론, 화재 발생 시 화염 전파 속도를 늦추고 유해가스 피해를 줄인다고 평가받았다. 무엇보다 로이단열재는 국내 최초인 만큼 저방사단열재 제품군을 형성하고 시장을 새로 연 시초가 됐다. 이후 한국수력원자력공사, 하나금융그룹 통합데이터센터, 청원오송생명과학단지 유전자생명과학센터, 김천문화원, 원주시립도서관 등 전국 곳곳의 주요 건축물에 적용되며 시장 장악력을 높이고 있다.

확대보기로이단열재 그물망 공기셀폴리에틸렌폼 원단에 칼집을 넣어 독립된 공기셀을 그물망처럼 형성한 로이단열재. 열의 전도, 대류, 복사를 최소화해 우수한 단열성을 자랑한다.

확대보기이달의 산업기술상 상패일신산업은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성능을 높이고 신규 기능을 추가하며 로이단열재 선두기업으로 자리를 공고히 했다.

Q1 작업자가 편하게 시공할 수 있는 단열재가 없을까?

대기업이 공고하게 장악한 기존 단열재 시장에서 로이단열재가 빠르게 점유율을 높일 수 있었던 것은 시공 현장 작업자들 사이에서 빠르게 입소문을 탔기 때문이다. 기존 단열재는 종류가 다양해도 모두 판상형이었다. 부피가 크고 무거워 나르기가 쉽지 않고, 꺾인 부위에 적용하기도 수월하지 않아 시공하기 까다롭다는 게 단점이었다.
1996년 일신건축 창업으로 건축업계에 발을 들인 송정곤 대표는 이 점을 놓치지 않았다. 얇고 가벼우면서도 부드러워 구부릴 수 있는 단열재가 있다면 작업자들이 편하게 시공할 수 있지 않을까? 이후 건축박람회에서 우연히 발견한 복사열 차단재에서 그는 힌트를 얻었다. 복사열 차단재는 알루미늄 증착 필름 등으로 보강한 보온 방습지로, 복사율 반사율이 95% 정도여서 실내에 들어오는 열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다만, 한쪽 또는 양쪽에 알루미늄 필름을 적용한 보조 단열재여서 주 단열재 중심으로 성장한 국내 건축 환경에는 그다지 적합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 보조 단열재를 응용해 주 단열재로 만들면 어떨까? 로이단열재는 송 대표의 이 같은 생각에서 탄생했다.
5년여 동안 연구개발 끝에 출시한 로이단열재는 독립된 밀폐공기층을 확보해 열의 전도, 복사, 대류를 최소화함으로써 기존의 부피단열재보다 두께가 얇으면서도 2~3배 이상 우수한 단열성을 자랑했다. 즉, 건축 설계기준이 강화됨에 따라 부피단열재가 100㎜ 이상의 두께를 넘어 현재 140㎜ 남짓 적용해야 하는 법적 기준을 적용해도 로이단열재는 60~80㎜의 두께로 단열기준을 만족시켰다. 또 스티로폼 대비 약 60%, 글라스울 대비 약 38% 더 가볍고, 연질의 롤 타입이라 기존 판상형 단열재와 비교해 시공성이 탁월하게 높았다. 시공성이 높은 만큼 공사기간을 단축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확대보기로이단열재 표면로이단열재의 시그니처인 파란색 표면

Q2 건축 외에 단열재가 필요한 분야가 어디일까?

건축 현장에서 사랑받던 로이단열재는 2015년을 기점으로 농업분야로도 보폭을 넓혔다. 2012년 에너지절약형 녹색 건축물 조성지원법 시행으로 세부 건축 기준인 건축물의 에너지절약 설계기준이 바뀐 것이 계기가 됐다. 복합단열재의 경우 실제 건축물과 같은 조건으로 열관류율을 시험해야 한다는 조항이 붙었다.
“설계단계부터 적용해야 하는 건축 시장에서 실제 건축물과 동일한 조건으로 테스트해야 한다는 조항이 로이단열재 같은 복합단열재 사용을 꺼리는 요소로 작용할 것은 명약관화했습니다. 성장에 제동이 걸리기 전에 대안을 찾아야 했어요. 건축 외에 단열재가 필요한 시장이 어디일까, 찬찬히 고민한 끝에 찾은 것이 농업분야였습니다. 농업은 건축 못지않게 시장이 커요. 비닐하우스를 사계절 내내 사용하니까 시장을 뚫을 수만 있다면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송 대표는 망설이지 않았다. 시장조사를 통해 농촌에서는 대부분 섬유 원단과 솜을 겹겹이 누빈 다겹 보온커튼을 단열재로 사용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다겹 보온커튼은 무겁고 부피가 크며 습기에 약해 곰팡이가 생길 위험성이 크다는 문제가 상존했다. 그렇다면 가볍고 습기에 강하며 단열성이 우수한 보온재를 만들면 시장을 뚫을 수 있지 않을까? 이에 송 대표는 섬유 원단과 솜 양을 줄이는 대신 알루미늄 필름을 적용하고, 재봉 방식이 아닌 고주파로 눌러 무게를 줄이고 단열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단열재 개발을 진행했다.
물론 과정이 간단치는 않았다. 한 번 설치로 완성되는 건축용 단열재와 달리, 농업분야에서는 필요하면 아침저녁으로 몇 번이라도 접었다 펴기를 반복해야 한다. 또, 그 과정에서 물방울이 맺히거나 습기가 차지 않고 곰팡이가 생길 위험성을 배제해야 한다. 인장강도나 단열성이 우수해야 함은 물론이다. 이런 조건을 고려해 일신산업은 2년여 연구개발 끝에 농업용 단열재를 완성, 자사 브랜드 ‘포그니’로 론칭했다. 단열 성능이 뛰어난 것은 물론이고 섬유 원단과 솜 양을 줄여서 가벼운 데다, 알루미늄 필름을 적용해 습기에 강하며, 단열재를 접거나 말아도 기존의 다겹 보온커튼 부피의 10분의 1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인정받았다.
그런데 농업용 단열재 개발은 시작에 불과했다. 시장 개척은 또 다른 문제였던 것. 단열 문제로 자칫 한 해 농사를 망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구태여 새로운 단열재로 모험을 하려는 농업인이 많지 않았다. 송 대표는 이 공고한 시장을 뚫고 현재 점유율을 꾸준히 높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농업분야에 진출한 지 5년째입니다. 그동안 테스트하는 심정으로 지켜본 농민들이 적지 않고요. 이제 제품을 검증받았으니 앞으로 성장할 일만 남았습니다. 아직은 미미하지만, 앞으로 농업분야가 저희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것입니다. 건축 시장에서 위기를 느낀 것이 전화위복이 된 셈입니다.”
현재 일신산업은 내년 출시를 목표로 또 다른 제품 개발도 진행 중이다. 로이단열재 구조를 응용해 방화문에 들어가는 단열재를 개발 중인 것. 특히 종이가 산소와 접하면 재가 되지만 산소가 없으면 탄화돼 숯이 되는 원리를 이용해 특수가공한 종이를 격리제로 사용한다고 밝혔다. 종이를 사용해 더 가벼우면서도, 고열을 가하면 그 자체로 탄화되어 방화성능, 차열, 결로, 단열성이 뛰어난 방화재가 된다는 설명이다. 송 대표는 이 또한 히트작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확대보기로이단열재 / 송정곤 대표1_ 친환경 고효율 저방사단열재의 대명사, 로이단열재
2_ 송정곤 대표는 로이단열재를 모방해 유사제품을 출시한 경쟁기업을 시장을 함께 키우는 파트너로 보고 선의의 경쟁을 폈다.

Q3 경쟁기업을 시장을 키우는 파트너로 보면 어떨까?

로이단열재가 단열재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 잡기까지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경쟁기업의 등장이다. 제품을 개발한 중소기업이 시장까지 개척하며 성장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 우후죽순으로 등장한 경쟁기업은 어떤 역할을 할까? 송 대표는 로이단열재 구조를 모방해 유사제품을 쏟아내는 경쟁기업의 등장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오히려 시장을 키우는 선의의 경쟁자로 인식했다. 외형을 모방할 수는 있어도 정확한 설계 데이터에 기초한 로이단열재의 성능까지 모방할 수 없다는 자신감이 있었던 것. 이런 이유로 경쟁기업을 견제하기보다 그 존재를 인정하고, 대신 품질과 성능에서 차별화하는 데 주력했다.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성능의 개선 및 신규 기능의 추가 기술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관련 지식재산권을 총 46건 확보하면서 브랜드 파워를 키워나갔다. 특히 알루미늄 박판 부식방지 코팅 처리에 파란색을 첨가해 로이단열재만의 시그니처로 특화했다.
“경쟁기업이 등장했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성과 성장성을 인정받았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자연스레 시장이 커지고요. 경쟁 관계에 놓여 있어도 관점에 따라서는 시장을 함께 키우는 선의의 경쟁인 거죠. 선두기업으로 경쟁력을 잃지 않으면 시장을 잠식당하진 않을 거라고 판단했습니다.”
송 대표는 마케팅에도 정공법을 택했다. 경상북도 에너지절약촉진대회 지식경제부장관 표창, 한국건축산업대전 국토해양부장관 표창, 이달의 산업기술상 등을 수상하고 대한건축사협회 추천 자재 1호로 선정됐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리며 소비자의 신뢰를 구축하고 철저한 품질 관리로 신뢰에 응답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온라인마켓에 주력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자체 쇼핑몰을 구축하고 쿠팡,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 오픈마켓에 입점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겠다는 행보다. 소규모 인테리어 기업이나 건축자재 유통기업 외에 DIY 인테리어 및 리모델링을 즐기는 일반 소비자까지 공략하기 시작했다. 특히 온라인마켓에서는 롤 단위가 아니라 소량으로 판매하며 시대 흐름에 맞춰 소비자가 원하는 것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또, 2년 전부터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 일본 시장에서는 이미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에 송 대표는 코로나19 감염 위기를 벗어난 후 앞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독보적인 기술로 기존 단열재 시장에서 점점 더 파이를 키워나가는 로이단열재의 저력이 국내를 넘어 세계로 뻗어나갈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송정곤 대표의 히트작 메이킹 노하우

시공성
로이단열재가 출시되자마자 히트한 가장 큰 동력은 높은 시공성 때문이다. 종류가 다양해도 판상형이라 현장에서 작업하기가 쉽지 않았던 기존 단열재와 달리, 로이단열재는 연질의 롤 타입으로 가벼울 뿐 아니라 꺾인 부위에도 시공하기가 편해 작업자들 사이에서 빠르게 입소문을 탔다.

소비자 관점
기업에서 원하는 제품을 만들고, 판매자가 수월한 대로 판매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 송정곤 대표의 생각이다. 기업에서 원하는 제품이 아니라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제품을 만들고, 판매자가 팔고 싶은 대로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필요한 대로 맞추어야 한다는 것. 이 같은 생각은 작업자의 편의성을 극대화한 로이단열재를 만들고 온라인마켓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만큼의 소량 판매로 이어졌다.

시그니처
유사한 저방사단열재 대다수 표면이 은색인 반면에, 로이단열재 표면은 파란색이다. 부식방지 코팅 처리에 파란색을 더해 시그니처로 삼은 것. 이는 유사 제품과의 차별화에 성공하고 로이단열재의 브랜드 파워를 높이는 데 톡톡히 한몫했다.

이은정 기자, 사진 김성헌 기자

조회수 : 1,885기사작성일 : 2020-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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