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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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사람들
오래된 물건이면 뭐든지 상품이 되는 숍
20세기 싸롱

 

언제부터인가 도심 속 골목길에 젊은 층의 발길이 잦아지면서 이름값을 하는 거리들이 나타났다. 압구정 가로수길, 종로구의 북촌과 서촌, 홍대의 연남동길 등은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 1~2년 사이에 새로 등장한 서울의 골목상권을 꼽는다면 ‘우사단길’이 단연 강세다. 이태원 이슬람 사원에서 도깨비시장으로 이어지는 도로다. 마을버스가 겨우 지나다니는 좁은 골목길을 걸어 내려가다 보면 중간지점 왼쪽 편에 이색적인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빈티지숍 ‘20세기 싸롱’이다.
 

비즈니스 노트
창업시기 2013년 4월
투자비용 1,000만 원 미만
입지조건 서울시 용산구 우사단로 10길
점포면적 10평
월세 30만 원
매출액 월 600만~700만 원



입지
우사단길의 얼굴마담이 된 빈티지숍
빈티지숍 ‘20세기 싸롱’은 10평 남짓한 크기의 작은 숍이다. 그나마도 안쪽 공간 3평 정도를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어 실제 면적은 6~7평에 불과하다. 점포에 들어서면 양쪽 벽면으로 요즘 브랜드 의류점에서는 찾아보기 드문 독특한 디자인과 무늬의 옷들이 반긴다. 나머지 공간 구석구석에는 봉제인형, 장신구, 모자, 컵 등의 다양한 소품들이 올망졸망 진열되어 있어 이 또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지금은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버튼 방식의 전화기를 비롯해 선풍기, 지구본 등도 시선을 끈다. 유행과는 상관없는 물건들이 각각 개성을 드러내는 빈티지숍답게 점포내부 또한 인테리어의 화려함이나 세련됨보다는 손대지 않은 자연미가 은은한 조명 속에서 숨을 쉰다.
20세기 싸롱은 자칭 ‘우사단길의 선구자’라고 말할 정도로 우산단길이 유명세를 타기 이전인 지난 2013년 4월에 문을 열었다. 점주인 오세정 대표는 “지금은 다양한 종류의 숍들이 꽤 많이 들어차 있지만, 제가 개점할 때만 해도 이곳에는 디자인, 도예, 예술 관련 젊은이들이 비교적 저렴한 임대료 덕을 보고자 작업실을 마련하던 시기였죠. 지금처럼 이색점포들이나 카페는 서너 곳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니 우리 숍이 이 거리의 얼굴마담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죠”라고 말한다. 실제로 인근의 한 커피점은 20세기 싸롱 고객으로 드나들던 단골이 이곳 상권의 매력에 반해 문을 연 케이스다.
이제 우사단길은 멋과 개성을 즐기는 20대, 30대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TV방송에도 소개되었고, 거리 곳곳에서 각종 매체들의 카메라 플래시도 심심찮게 터진다. 우사단로 10길 일대는 재개발지역으로 묶여 있어 대대적인 리모델링이 불가능한 만큼 최신 인테리어의 카페나 숍은 찾아보기 힘들다. 20~30년 전의 건물에 벽과 바닥, 외관 정도만 수리해서 이용하고, 이 때문에 오히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묘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이색적인 골목길로 입소문을 타고 있는 중이다.
20세기 싸롱은 우사단길의 이런 매력 속에서 유럽이나 일본 뒷골목에서 한 번쯤 봄직한, 빈티지한 분위기가 인상적인 숍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창업과정
저렴한 임대료에 끌려 오픈한 작업실이 인기숍으로 변신
오 대표는 전직 무역회사 해외영업 출신으로, 점포 문을 열기 전에는 영어통역 전문가이드 활동을 하면서 3년 전부터 온라인을 통해 빈티지 가구와 소품을 메인으로 한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해왔다. 해가 거듭될수록 집 안에 넘쳐나는 제품을 감당하지 못해 점포 인근으로 이사를 왔고, 우연히 저렴한 임대료에 눈길이 쏠려 개점 당시에는 작업실 용도로 오픈하게 됐다. 놀랍게도 고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온라인으로 가구와 소품을 판매하고 있었기에 숍에서 매출이 발생할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고 시작했어요. 다만 오가는 이들이 뭐 하는 곳인지 모를까봐 소품들과 빈티지 의류들을 하나 둘씩 걸어두기 시작했는데, 가구나 소품보다 의류를 구입하려는 손님도 많아졌어요. 요즘은 되레 의류가 메인 아닌 메인이 됐죠.”
빈티지숍의 특성을 살리고자 창업 시 인테리어에 손을 대지 않고 100여만 원 정도로 조명작업만 한 것도 주효했다. 들어오는 손님들마다 사진촬영을 즐길 정도로, 화려하지 않은 이미지가 오히려 빈티지 콘셉트에 잘 통한 셈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숍의 매출 비중은 2년 전만 해도 8 대 2 수준이었는데 이제는 5 대 5의 비율로 바뀌었다. 소품과 가구는 주로 온라인을 통해 20~40대에게 팔리지만, 의류는 점포에서 20대, 30대 젊은 층이 주요 고객이다. 시간여행을 즐기는 호기심 많은 젊은이들의 발길이 잦아지면서 초기에는 상호의 매력에 이끌려 매장에 들어와 이것저것 구경하다가 사진을 찍고 가는 이들이 많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들이 자연스럽게 단골이 되어갔다.
이렇게 20세기 싸롱은 우사단길에서 빼놓을 수 없는 빈티지숍으로 불리게 되었고, 단골이 늘어나면서 매출이 증가했다. 2년 전부터 매월 마지막주 토요일에 열리는 우사단길 프리마켓(예전엔 ‘계단장’)도 이 점포가 입소문을 타고 널리 알려지는 데 한몫했다.
의류는 주로 일본에서 들여오는데, 옷의 원산지(?)는 미국, 유럽 등 다양한 편이다. 연 2회 정도는 직접 출장을 가서 구입해오기도 하고, 바쁠 때는 현지의 지인을 통해 사입하는 쪽을 택한다. 가구와 소품은 이메일이나 SNS를 통해 먼저 사진을 받은 후, 사입한 제품은 공동 물류를 통해 받는 방식을 택했다. 사업 초보에게는 제품 확보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젊은 시절 해외 마케팅 경험을 통해 나름대로 제품을 보는 눈과 사입 방법에 노하우가 쌓인 오 대표에게는 어렵지 않은 일이다.

운영결과
10평 숍에서 월 매출 700만 원, 순수익 높은 편
반짝 장사(?)가 아닌 안정적인 비즈니스로 롱런하려면 여러 조건이 조화를 잘 이루어야 한다. 20세기 싸롱은 입지가 불러온 시기적인 운과 현대 젊은이들의 빈티지 트렌드, 그리고 점주의 풍부한 해외무역 노하우, 이 삼박자가 잘 맞아떨어진 소자본 점포창업의 성공 사례다. 빈티지 제품은 원가 대비 마진률이 높은 편이다. 월 임대료가 30만 원인 점포에서 점주 혼자 월 매출 600만~700만 원(온라인 포함)을 올린다는 것은 꽤 짭짤한 장사다.
오 대표는 “20대 학창시절부터 언젠가는 꼭 빈티지숍을 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인지 나만의 일을 한다는 즐거움이 큰 편입니다. 장사가 제법 잘되니까 작지만 저의 꿈도 이룬 게 아닌가 싶어요”라고 만족스럽다는 입장을 보인다. 다만 제품을 사입하고 확보한 제품을 촬영하여 온라인에 홍보하고, 매장 디스플레이는 물론 고객에게 배송하는 것까지 일일이 혼자서 다 하다보면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여서 요즘은 힘에 부친다고 한다. 그렇다고 현재로서는 직원을 고용할 정도는 아니기에 고민이다.
사업의 매력은 성취감이다. 점포사업으로 자신감을 얻은 오 대표의 새로운 목표는 다점포화나 확장이 아니다. 옛것이지만 제품 자체가 갖는 매력만으로도 새로운 제품으로 거듭 태어나는 빈티지의 인기가 세계적인 트렌드인 만큼 해외 사이트를 통해 빈티지 의류를 판매하는 글로벌 숍으로 나아가는 일이다. 어학 전공자이기 때문에 언어 소통 문제가 없는데다 다년간 쌓인 노하우가 있는 만큼 그의 야망은 크다.
빈티지 패션은 굳이 색이 바래고 낡은 중고 의상이나 헌옷이 아니더라도 재고가 보관돼 옛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는 옷을 모두 지칭한다. 하지만 본래 ‘빈티지’의 어원은 ‘수확기의 포도’를 의미한다. 즉, 빈티지 패션은 숙성된 포도처럼 편안함을 주는 옷이라는 뜻이다. 우사단길 빈티지숍의 대명사가 된 ‘20세기 싸롱’. 이곳은 숙성된 포도의 그윽한 향처럼 오가는 이들의 시선과 발길을 끄는 특별한 매력이 있다. 이색점포로서의 남다른 프리미엄이 확실하니 우사단길이 존재하는 한 이 점포에는 고객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창업테크닉
골목상권 빈티지숍 창업 노하우

타깃 고객의 성향 맞춰 제품을 확보하라
빈티지의 주 고객은 두 부류다. 나만의 개성을 중시하는 젊은 층과 40대 이상의 여성들이다. 전자는 차별화된 디자인과 독특한 멋을 낼 수 있는 제품을 원한다. 따라서 물건 사입 시에는 디자인의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 후자는 실용적이면서도 가격의 장점을 우선시하므로 그에 맞는 제품 확보가 필수다.

물건에 대한 오너 자신의 욕심을 자제하라
빈티지숍 주인들의 공통점은 대부분 앤티크 마니아들로, 자신의 관심이나 취미를 사업화시킨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자신이 좋아하는 종류의 제품을 만나면 순간적인 기분에 취해서 사들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비즈니스는 자신이 아닌 고객에게 포커스를 맞추어야 하는 일인 만큼 오너 자신의 관심과 욕심을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

SNS 마케팅도 타깃 고객에 맞춰 실행하라
카카오스토리,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과 같은 SNS 마케팅이 매우 중요하다. 단, 타깃 고객에 따라 홍보방법이 달라야 한다. 젊은 층을 겨냥한 제품이라면 상업적인 냄새를 풍기지 말고 재미와 흥미를 전달하는 쪽에 집중하라. 주부가 타깃이라면 가격과 제품의 제조회사 브랜드 등을 강조해야 한다.

거래처 다변화보다는 핵심 거래처에 집중하라
대부분의 물건들을 인터넷상으로 확인한 후 사입하기 때문에 실물과 차이가 날수도 있고, 물건을 받을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한다. 운송과정에서 파손될 염려도 있다. 해외에서 들어오는 물건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문제점을 최소화시키는 방법은 핵심 거래처와 집중적으로 거래하면서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다.



박창수 전문기자 사진 손철희 객원사진기자​

조회수 : 1,270기사작성일 : 2015-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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