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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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지원기관 탐방
환경규제 가로막힌 수출 기업 돕는다
국제환경규제 기업지원센터

 

전 지구적 문제인 환경오염을 해소하기 위해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에서는 1990년부터 자국 내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특히 금세기 들어서는 신화학물질관리규정(REACH), 유해물질사용제한지침(RoHS) 등의 규제를 만들어 수입 물품에까지 적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올 1월부터 화평법과 화관법을 시행, 국내뿐만 아니라 수입되는 화학제품에 대해 엄격한 규제를 시작했다. 그 어느 때보다 환경규제에 대한 정보와 지원이 절실한 상황에 놓인 지금, 국제환경규제와 관련해 국내 유일의 거점센터인 ‘국제환경규제 기업지원센터’를 찾아 중소기업 대상으로 어떤 지원들이 이뤄지는지 알아보았다.

국제환경규제 관련 국내 유일의 정보 거점
기업들의 환경규제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는 요즘,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수출 기업들에게 환경규제와 관련한 정보는 매우 중요해졌다. 국제환경규제 전문 정보제공 사이트인 ENHESA에 따르면, 최근 2010~2013년에 전 세계 환경규제 재·개정 건수가 평균 70%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국제환경규제 기업지원센터가 발간한 「환경규제 영향지수 개발 및 대응현황 조사」에서도 전자, 자동차, 화학 등 우리나라 주력 산업과 관련된 환경규제는 지속적으로 강화되는 추세라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국인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등을 중심으로 규제대상 화학물질의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EU 유해물질사용제한지침(RoHS)의 경우 2019년부터 모든 전기전자제품에 적용할 예정이다.
그간 예외 품목인 의료기기 및 감시제어기 등에 대해서도 대응이 시급한 상황이다. 중국은 2003년부터 159종 이상의 품목에 대해 중국강제인증(CCC, China Compulsory Certification)을 부착하게 함으로써 중고도 성장시대를 맞아 내수 진작을 위한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1월 화평법과 화관법의 시행으로 중소기업들 사이에서 국내 규제에 대해서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REACH나 RoHS 등 국제환경규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관심도가 낮다.
이렇듯 환경규제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중소기업에게 국내외 환경규제 관련 정보를 알리며 선제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국제환경규제 기업지원센터(이하 센터)가 지난 2009년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정을 받아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산하 기관으로 문을 열었다. 기업이 환경규제를 준수하지 못해 겪는 불이익을 미연에 예방하며, 나아가 적절한 규제 대응을 통해 틈새시장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이한웅 센터장은 “환경규제가 점점 강해지면서 기술 인증까지 요구되다 보니 국내의 많은 수출 중소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중소기업의 한계를 공감하면서도 그렇다고 마냥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할 수는 없다고 지적한다. 만약 수출 중소기업이 각 나라의 환경규제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제품의 시장 출시나 판매, 유통 등이 금지되거나, 유통이 된다 하더라도 적발될 경우에는 제품이 회수되거나 추후 수입 금지나 벌과금 등의 제재를 피할 수 없다는 것. 또한 이러한 손실은 1차적으로는 해당 기업에 타격을 주지만, 더 나아가서는 우리나라 무역수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이 센터장은 설명한다. 상황이 이러니 내수시장을 넘어 수출을 하고 있거나 앞으로 수출할 중소기업들에게 각 나라의 환경규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에 대해 적절히 대응하는 것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것이다.

환경경영,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그런데 왜, 중소기업일수록 국내외 환경규제에 민감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해 이 센터장은 세 가지 요인을 지적했다.
첫째, 세계 각국에서 개정되는 환경규제 동향에 대한 정보의 부족을 꼽았다. 정보를 미리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에 상응하는 적절한 대응도 할 수 없는 것이다. 소규모 중소기업일수록 다양한 환경규제에 대해 파악하기 어렵고, 필요한 정보를 어떻게 구해야 하는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센터는 국제환경규제 사전대응 지원시스템(COMPASS)을 위한 홈페이지(compass.or.kr)를 구축해 환경규제의 최신 동향 및 분석자료, 대응 가이드가 담긴 책자 등 약 2,000여 건의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정보와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환경규제와 관련해 궁금한 사항이 있을 경우 전화와 온라인, 현장방문 컨설팅을 통해 도움을 주고 있다. 현재 센터에서 운영하는 홈페이지 DB에 가입한 중소기업은 약 4,200여 업체이며, 개인 회원은 약 1만 2,000명에 달한다.
두 번째로 꼽은 환경규제 관련 전담인력의 부재도 큰 문제다. 실제로 중소기업의 경우 전담부서와 담당자가 없는 경우가 약 60%이며, 나머지 기업도 타 업무와 병행하며 규제 대응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환경규제 대응의 가장 큰 장벽은 기업들의 무관심이다. 중소기업의 63%가 환경규제에 대한 인식과 대응 의지가 부족한 경우로, 그 심각성에 대해 인지하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특히 기업의 규모가 작을수록 환경규제에 대한 인식 수준이 낮으므로, 경영진의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
센터는 환경규제 대응을 위한 인력 양성과 실무교육을 통해 전담인력 부재와 무관심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다. 이것은 센터의 설문조사에서 기업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기도 하다. 작년에 센터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산업계 환경규제 대응 현황 조사에서 국내의 많은 중견·중소기업이 ‘환경규제 전담인력이 부족하다’고 답변했다. 또한 응답자의 약 23.5%에 해당하는 기업만이 국내 환경규제에 대응하고 있었다. 센터는 이러한 기업들의 현실적인 니즈를 해결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에 환경규제 관련 전문가 양성을 제안했다. 그 결과 고용노동부의 고용보험 기금을 활용해 국가 인적자원개발 컨소시엄 사업을 진행했으며, 화학물질 안전사고 예방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환경규제 및 안전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2014년부터 아주대, 인하대, 호서대 3곳에 특성화대학교를 신설했다. 또한 센터 자체적으로도 아카데미 사업을 통해 REACH, RoHS, 유해물질 대응, 산업별 규제 대응과정 등의 정기교육과 현장 맞춤형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지방 중소기업을 위한 지역 순회 교육이 강화되었다.

인력 양성, 시스템 보급으로 선제 대응 유도
중견·중소기업들의 환경규제 선제 대응을 위한 솔루션을 개발, 보급하는 것도 센터의 주요 업무 중 하나다. 특히 국내 화학물질 관련 기업 중 96%가 중소기업인 만큼, 홈페이지(madams.or.kr)를 통해 화학물질 규제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물질정보통합관리시스템(MADAMS)을 배포하고 있다. 중소기업은 화평법, 화관법에 대응할 수 있는 화학물질 공동 등록 지원시스템을 제공받아 화학물질 등록을 간편하게 진행할 수 있다. 센터는 유니소재화 제품 개발, 수출제품에 대한 해외 탄소라벨 인증제도, 물 발자국 인증도 운영 중이다. 특히 유니소재화와 탄소라벨 인증제도 같은 에코디자인 관련 환경 규제는 아직 국제표준(ISO) 인증을 받지 않은 것으로, 우리나라가 먼저 ISO인증을 받을 경우 국제환경규제 선제 대응이 가능하다고 이 센터장은 강조한다.
이를 위해 센터에서는 4~5년 전부터 유니소재화 홍보는 물론이고, 유니소재화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을 발굴해 ‘유니소재 연구 트리’를 만들고 네트워크 기관과 연계해 시제품을 만드는 사업화를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환경규제에 대해 기업 입장에서 필요한 니즈를 파악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그러나 센터가 각각의 기업에 대한 맞춤형 컨설팅을 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 센터장은 전문인력 양성을 통해 민간 컨설팅의 전문성을 제고하고 중소기업이 적절한 컨설팅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화평법, 화관법 시행으로 당장 중소기업이 어려운 것은 사실입니다. 특히 화관법을 위해서는 공장 내 시설을 개선하는 등, 인프라 구축에 상당한 금액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환경경영을 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선 저희 기관뿐만 아니라 정부 유관기관들의 통합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또 한 가지, 센터에서는 한·중 FTA 발효를 앞두고 FTA에 방해가 되는 환경규제가 무엇인지 연구 중이다. 각국의 환경보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FTA의 확산은 각 나라들로 하여금 환경규제를 통해 간접적으로 무역기술장벽(TBT)을 높이는 수단으로서 자국의 산업이익을 보호하려는 현상이 심화되는 추세다. 일례로 우리나라의 화평법에 대해서 미국은 ‘2015년 국별 무역장벽 보고서’에 TBT로 지목하며, 미국의 수출기업 제품에 대한 정보 유출을 우려하기도 했다. 센터가 그동안 환경규제에 대한 교육과 홍보에 중점을 두었다면, 앞으로는 무역에 중점을 두고 중국, 호주, 인도네시아 등 TA를 앞둔 나라들의 환경규제와 이를 통한 TBT 여부에 대해 심층 분석해 중소기업에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하정희 객원기자 사진 김윤해 객원사진기자​

 

조회수 : 1,583기사작성일 : 2015-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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