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콕콕경제
줄어드는 민간소비, 늘어나는 주택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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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 대비 민간소비 역대 최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소비 비중이 역대 최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GDP 대비 민간소비 비중은 48.1%로 2016년보다 0.6%p 하락했다. 한국은행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70년 이래 민간소비의 비중이 최저 수준으로 낮아진 터라 관련 보도도 많았다. 그런데 이와같이 비중과 관련된 통계를 접할 때면 다른 항목에 대한 언급이 없어 비교가 쉽지 않을 때가 많다. 민간소비가 48.1%라면, 다른 어떤 항목이 나머지라는 것인지 파악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GDP에 대한 민간소비의 비중은 ‘국내총생산(GDP)에 대한 지출’이란 항목을 통해 집계된다. GDP는 ‘경제 활동별 국내총생산’이라는 항목을 통해 산업별 생산 구조를, ‘국내총생산에 대한 지출’이라는 항목을 통해 생산한 재화가 어떤 방식으로 쓰였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국내총생산에 대한 지출은 민간과 정부의 ‘최종소비지출’, 민간과 정부의 ‘총고정자본형성’, 그리고 ‘재화와 서비스의 수출입(수출-수입)’으로 구성된다. 한 나라에서 생산한 재화들은 민간이나 정부가 ‘소비’하거나 자본형태로 ‘투자’가 되고, 남은 것은 ‘수출’한다는 의미다.
GDP 대비 민간소비의 비중은 이 최종소비지출에서 구해지는 항목이다. 최종소비지출의 비중이 GDP의 63.4%인데, 이 가운데 48.1%는 민간이, 15.2%는 정부가 소비했다는 이야기다. 투자에 해당하는 총고정자본형성의 비중은 GDP의 31.1%인데, 이 가운데 민간이 26.6%를, 정부가 4.5%를 차지했다.

수출·수입과 GDP
이렇게 분류를 하다 보면 의문이 하나 떠오를 수 있다. 우리나라 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대략 40~50%라고 알려져 있는데, 그럼 이 몫은 어디에 들어가는가 하는 점이다. 예컨대 지난해 GDP에서 ‘재화와 서비스의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3.1%다. 하지만 GDP에서 ‘최종소비지출’과 ‘총고정자본형성’이 차지하는 비중만 계산해도 이미 94.5%(63.4%+31.1%)다. 어디에서 문제가 생긴 것일까?
그 이유는 수입을 감안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3.1%이지만, 수입 비중도 37.6%나 된다. 따라서 국내총생산에 대한 지출항목, 즉 생산한 재화가 어떻게 쓰였는지를 구할 때에는 해외에서 사온 수입 부분은 빼야 한다. 즉, 국내에서 생산한 재화는 소비와 투자에 각각 63.4%, 31.1%가 쓰였고, 남은 것은 수출했지만 수입하는 데 쓴 돈은 제하고 남은 5.5%만 수출한 셈으로 계산에 반영한다는 의미다.
이런 까닭에 “GDP에서 민간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48.1%밖에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와, “GDP에서 수출이 43.1%나 차지한다”는 이야기는 모두 틀리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표현 때문에 우리 경제가 과도하게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측면도 있다. 국제 무역 활동 속에서 수출을 하는 만큼 수입도 많이 하고 있어 순수하게 수출로 벌어들이는 몫, 즉 순수출(수출-수입)은 5.5%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빚내서 집 사느라… 소비 발목 잡는 가계 부채
다시 민간소비로 돌아오면, 민간소비 비중은 1970년대 초에는 GDP의 70%대에 달할 정도로 높았다. 투자와 수출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제성장으로 투자와 교역 비중이 커지면서 2000년대에는 민간소비의 비중이 50%대로 하락했다. 이후 이 비중은 2015년에 50% 미만으로 떨어지기 시작해 지난해에는 48.1%까지 하락했다. 선진국의 경우, 이 비중이 미국은 68.1%, 영국은 64.9%, 일본은 56.6% 정도다.
민간소비의 몫이 줄어드는 것은 문제지만, 나머지 몫이 투자와 순수출인 까닭에 상대적 비중보다는 각각의 증가율을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민간소비가 충분히 늘었는데, 다른 몫이 더 크게 늘어 비중이 줄어들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민간소비는 4.2% 증가했고, 총고정자본형성은 10.5% 증가해 소비 몫이 줄어드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은 투자 부분이었다.
그런데 투자는 건설투자, 설비투자, 지식생산물투자 등으로 나뉜다. 설비투자의 경우 2016년에 0.1%밖에 늘지 않았던 터라 2017년에 13.4%로 크게 늘었다. 기업들이 전년에 못한 투자를 그 다음 해에 많이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건설투자는 2016년에도 10.7%, 2017년에도 11.2%나 늘었다. 가열차게 들어서고 있는 새 아파트들로 인한 주택 가격 상승 등으로 민간소비의 몫이 줄어들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최근 가계 저축률 상승원인 및 시사점」이란 보고서도 이러한 시각에 힘을 더한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높은 주거용 건설투자가 가계에 부채 상승을 유발해 민간소비의 몫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소득 증가율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주택 구입을 위한 부채가 늘어나 소비에 쓸 돈이 줄고 있다는 이야기다.
특히 30대와 60대에서 이런 성향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 결혼을 막 시작한 30대와 이런 30대 자녀에게 주택 자금을 보태주거나 은퇴 준비를 하는 60대가 모두 부채를 크게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1년 미만 신혼부부의 주택 자가 비중이 37.7%로 전세 비중 35.1%를 넘어섰다는 통계도 이런 현실을 보여준다. 신혼부부가 부모의 도움 없이 자가 주택을 보유하는 것은 매우 어려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오르는 주택 가격 때문에 소비도 줄이고, 내집 마련을 하기까지 결혼도 늦추며, 결혼하는 자녀에게 주택 자금을 내주기 위해 부채를 늘리는 부모. 국민 계정에서도 이런 모습이 드러나고 있다.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주거 환경이 개선되는 것은 필요하지만, 부족한 경제 자원이 비생산적인 부분으로 과도하게 흐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때이다.

김윤지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조회수 : 1,799기사작성일 : 2018-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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