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콕콕경제
전력난 부른 중국의 脫탄소

호주산 석탄 수입 금지보다는 중국 정부의 탄소감축 목표 달성 압박과 이를 위한 석탄기업 규제가 전력난의 더 큰 원인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확대보기중국 국기

맑아진 하늘은 중국과 호주 갈등 덕분?

최근 우리나라 하늘이 유난히 맑고 청명했다. 이를 두고 일부 언론에서 중국 정부가 호주와의 외교분쟁으로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하면서 중국의 석탄화력발전량이 줄어들어 나타난 현상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뒤따라 중국 전력난 소식까지 이어지면서 이 이야기는 제법 잘 맞아떨어지는 것처럼 들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분석은 절반 정도만 사실이다. 보통 사실과 거짓이 함께 섞여 있는 경우, 사태의 진위를 파악하는 게 쉽지 않아 잘못된 뉴스를 낳기도 한다. 특히 이번 경우에는 예측이 쉽지 않은 중국 정부와 관련되다 보니 조금 과장된 추론으로 이어진 듯하다.
사태의 전말을 따져보면, 중국 정부가 호주와의 분쟁으로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했다는 것은 사실이다. 중국과 호주는 1972년 수교를 맺은 이후 최대 무역국으로서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런데 2018년 이후 크고 작은 마찰이 일어나면서 두 나라의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여러 원인이 있지만 미·중 패권경쟁 속에서 호주 정부가 미국 정부의 손을 들어준 것이 기폭제가 됐다. 호주 정부는 미국이 주도한 화웨이 장비 무역제재를 가장 먼저 받아들였고, 코로나19 유행 이후에는 중국 정부에 코로나19 발원지 조사를 촉구하는 등 중국에 배타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그러자 중국도 물러서지 않고 무역보복으로 응수했다. 중국 정부는 2020년 호주산 소고기 수입을 중단하고 와인, 석탄, 랍스터 등에 고율 관세를 매겨 수입을 제한했다. 호주 정부도 이를 보고만 있지는 않았다. 호주 정부는 ‘일대일로 협약’을 취소하고 미국과 군사훈련을 강화하는 한편, 철광석 수출을 쥐고 중국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중국에서 수입하는 철광석의 60%가 호주산이라 이 싸움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이런 분위기 탓에 호주산 석탄 수입 금지가 중국에 큰 영향을 가져오지 않았을까 생각해볼 수는 있다. 특히 중국은 전체 전력의 70%를 화력발전에 의존하고, 화력발전에서 석탄 비중이 90%나 되는 나라다. 전체 발전량의 약 60%를 석탄 화력으로 유지하는 셈이다. 석탄 의존 비중이 높기 때문에 석탄도 수입하는데, 수입 석탄의 57%가 호주산이었다. 따라서 호주산 석탄이 줄면 화력발전에 큰 타격이 나타날 것이란 추론이 있음직했다.

확대보기화력발전소 / 시진핑 주석

전력난 원인은 탄소감축 위한 송전 제한

하지만 이 추론에는 가려진 수치가 하나 있다. 중국이 석탄을 온전히 수입만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중국은 2019년 기준으로 전 세계 석탄 생산량(81억t)의 47%인 38억t을 생산하는 국가다. 자급하기에 부족해 수입도 하지만, 수입량은 2억2,000만t에 불과하다. 수입 석탄의 57%가 호주산이라면, 호주산 석탄을 약 1억3,000만t 정도 수입한다는 이야기다. 적은 양은 아니지만 중국 생산 석탄량의 2%에 미치지 못한다. 중국 생산 석탄을 모두 발전용으로 쓸수는 없지만 이 양으로 최근 전력난을 설명하기에는 조금 역부족이다. 이마 저도 최근에는 인도네시아산 석탄으로 호주산 석탄 수입량 대부분을 대체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따라서 호주산 석탄 수입 금지보다는 중국 정부의 탄소감축 목표 달성 압박과 이를 위한 석탄기업 규제가 전력난의 더 큰 원인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최근 시진핑 주석은 2025년까지 비화석에너지 사용 비중을 현재의 15% 수준에서 20%까지 올리겠다는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석탄 의존도가 높은 중국이 2030년 ‘탄소피크’를 거쳐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설정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석탄 생산을 감축하기 위해 광산 수를 인위적으로 줄였는데, 경기회복으로 수요까지 높아지면서 석탄 공급 불균형이 나타나 석탄 가격이 2배 이상 상승했다. 중앙정부가 제시한 감축 할당량을 맞추기 위해 지방정부가 전력 생산을 중단하는 일도 잦았다.
중국 정부는 전력난을 완화하기 위해 자체 석탄 생산량을 더 늘려 석탄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고 대체에너지 생산으로 전력 수급도 개선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다. 원자력발전소를 25기나 건설 중이고,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 단가도 2026년이면 석탄화력발전 단가와 유사한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란 예측이 이런 계획을 뒷받침한다.
하지만 난방 수요가 증가하는 겨울철이 다가오고 있어 석탄 수급 불안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내년 2월까지 중국에 필요한 발전용 석탄 중 약 12~19%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전력난이 지속될 경우 공장 가동이 중단돼 우리에게도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수출 상품을 만들기 위해 중국산 부품을 가장 많이 활용하는 나라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2022년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도 조금씩 하향되고 있다.
중국이 친환경 국가로 거듭나는 것은 반겨야 할 소식이다. 하지만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언제나 치르는 대가가 있다는 사실을 중국 전력난에서도 배울 수 있다.

확대보기전신주

김윤지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연구위원

김윤지 연구위원은 《한겨레신문》이 발행하는 경제주간지에서 산업부·경제부 기자를 지냈고, 서울대 경제학과에서 한국 중소기업의 대기업 종속성과 관련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서 거시경제, 중소기업 정책, 문화콘텐츠 산업 등을 담당하고 있다.
yzkim@koreaexim.go.kr

조회수 : 438기사작성일 : 2021-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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