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콕콕경제
장단기 금리 역전의 의미

금리 역전에 경기 침체 ‘긴장’

최근 미국의 장단기 국채 금리 역전이 나타나면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었다. 보통 금융상품의 이자는 단기보다 장기가 더 높은 것이 일반적이다. 같은 금액의 돈을 빌리더라도 2년 뒤에 갚는 것과 10년 뒤에 갚는 조건이 있다면 10년 뒤에 갚는 조건의 상품 이자가 조금 더 높을 수밖에 없다. 돈을 빌려 오랫동안 가지고 있으면 그 돈으로 여러 수익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미국 채권 시장에서 2년 만기 국채수익률(2.44%)이 10년 만기 국채수익률(2.38%)을 앞질렀다. 보통 장단기 금리를 비교할 때는 단기인 2년물과 장기인 10년물을 비교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 그 두 상품의 금리가 서로 어긋난 것이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경기 침체의 전조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아 이번에도 많은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금리 차이가 나타나는 것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까닭은 금리가 경기 상황과 전망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국채’ 금리에 대해 간략히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채는 국가에서 발행하는 채권이다. 국가가 민간에서 돈을 빌리며 써주는 차용증이 채권인데, 이때 차용증의 실질이자율을 금리라 할 수 있다.
국채는 국가가 발행하기 때문에 가장 안전한 자산 가운데 하나다. 때문에 국채 금리는 일반 시중은행 금리보다 낮은 것이 일반적이고, 국가의 신용 등급에 따라 금리 수준이 결정된다. 국가의 신용도가 떨어져 위험도가 높아지면 금리가 올라가고, 위험도가 낮아지면 금리가 내려가는 식이다. 국가에 돈을 빌려주는 것이므로 돈을 떼일 가능성이 높아지면 이자가 높아지고, 돈을 떼일 가능성이 낮아지면 이자도 낮아진다.
여기서 하나 더 이해해야 할 부분은 국가의 신용도 외에 국채 수요와 공급에 의해 국채 금리와 가격이 변화한다는 점이다. 국채는 차용증과 같아 매매할 수 있다. 국채도 채권 상품이기 때문에 채권을 사려는 사람이 많아지면 채권 가격이 올라가고 채권 인기가 떨어지면 가격이 내려간다. 그런데 국채 가격이 올라가면 국채의 금리인 실질이자율은 내려간다. 예를 들어 1만 원짜리 국채에 이자 1,000원을 주기로 했다면 이 국채의 금리, 즉 실질이자율은 10%다. 그런데 사람들이 이 국채를 많이 보유하고 싶어 국채 가격이 2만 원으로 올랐다면 이 국채의 금리(실질이자율)는 5%가 된다. 따라서 국채 인기가 높아져 국채 가격이 상승하면 국채 금리는 하락한다.
일반적으로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 장기 채권 가격이 상승한다. 경기에 대한 비관적 인식이 높아지면 주식보다는 채권을 선호하고, 기왕이면 장기 채권을 더 찾게 되기 때문이다. 즉, 경기가 침체될 것으로 보이면 장기 채권 수요가 높아져 채권 가격이 오르고 채권 금리는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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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금리 상승했지만 침체는 ‘아직’

이런 점들을 이해한 뒤 다시 금리 역전으로 돌아오면, 장단기 금리는 두 가지 경우일 때 역전하게 된다. 하나는 단기 금리가 상승하는 경우이고, 또 하나는 장기 금리가 하락하는 경우다. 두 가지의 원인은 조금 다르다. 단기 금리가 오르는 경우는 주로 기준금리의 영향일 가능성이 높다. 기준금리가 상승하면 단기 금리도 함께 올라가기 때문이다.
물론 기준금리가 오르면 장기 금리도 상승한다. 하지만 약간의 시간 차이가 있기 때문에 장기 금리에 비해 단기 금리가 기준금리에 더 빠르게 반응한다. 반면, 장기 금리가 하락하는 것은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사람들이 경기를 좋지 않게 보는 시각이 많아질 때다. 경기가 불확실해짐에 따라 안전한 장기 채권으로 수요가 몰리고, 채권 수요가 오르면 채권 가격이 상승하면서 채권 금리는 하락한다.
최근 장단기 금리가 역전한 것은 경기 전망이 불투명해 장기 금리가 하락했다기보다는 단기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나타난 측면이 강하다.
과거에는 대부분 장기 금리가 하락하면서 장단기 금리 역전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다. 때문에 장단기 금리 역전이 나타나면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두 금리 차이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곤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미국 국채의 장기 금리가 계속 낮게 유지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등의 영향으로 기준금리가 빠르게 상승할 것이 예고되면서 단기 금리가 올랐다. 과거와는 조금 패턴이 달랐고, 이에 따라 장단기 금리 역전을 과거와 같이 경기 침체의 전조로 보기에는 조금 어렵다는 주장이 많다. 때문에 최근의 상황을 정확히 판단하기 위해서는 금리만 볼 것이 아니라 경기선행지수와 같은 다른 경기 지표들을 함께 참고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우리 주변에 나타나는 경제현상 가운데에는 겉에서 보기엔 동일한 변화처럼 보이지만 그 움직임을 만드는 힘은 다를 때가 많다. 따라서 특정한 현상에 대해 기계적으로 해석하기보다는 근본적인 원인을 식별하는 눈을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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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지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연구위원

김윤지 연구위원은 《한겨레신문》이 발행하는 경제주간지에서 산업부·경제부 기자를 지냈고, 서울대 경제학과에서 한국 중소기업의 대기업 종속성과 관련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서 거시경제, 중소기업 정책, 문화콘텐츠 산업 등을 담당하고 있다.
yzkim@koreaexim.go.kr

조회수 : 220기사작성일 : 2022-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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