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콕콕경제
더블 아이리시 더치 샌드위치?

 

구글의 복잡한 조세회피 전략
최근 유럽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구글세’ 제정 여부가 이슈다. 구글이나 애플 등 인터넷·디지털 기업들이 엄청나게 매출을 올리면서도 국내에 세금을 적게 내는 것을 보완하자는 의미에서다. 예를 들어 영국의 경우 구글이 현재 검색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90%로, 구글이 영국에서 벌어들이는 매출액은 33억 파운드(약 5조 7,000억 원)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구글이 영국에 납부한 법인세는 약 2,040만 파운드(약 355억 원)로, 매출액의 1%가 되지 않는다. 유럽의 평균 법인세율이 매출액의 20~30%인 것과 비교하면 구글은 거의 세금을 내지 않은 셈이다. 영국뿐 아니라 프랑스, 독일, 호주 등에서도 이런 문제가 불거지면서 각국의 정부들은 ‘구글세’라는 형태로 구글이 덜 낸 세금을 추징하려 하고 있다.
구글이 이렇게 법인세를 조금만 낼 수 있었던 것은 법인세율이 낮은 나라로 세원을 이전하는 조세회피 수법, 이른바 ‘더블 아이리시 더치 샌드위치’ 전략 덕분이다. 맛있는 간식 이름처럼 들리는 ‘더블 아이리시 더치 샌드위치’는 두 개의 아일랜드 법인과 하나의 네덜란드 법인을 이용해 세계 어느 곳에서도 세금을 내지 않고 피해나가는 복잡한 조세회피 전략이다. 수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구글은 각 나라별로 국가 법인을 세워 영업을 한다. 구글이라는 브랜드와 사이트는 공유하고 있지만 각 나라별로 광고 영업, 마케팅 등을 별도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구글코리아가 국내 영업을 총괄하고 있다. 이런 경우 각 나라별 법인 앞으로 매출이 쌓이게 되고, 그 나라에서 벌어들인 돈에 대해서는 그 나라 정부에 세금을 내야 한다. 하지만 구글은 법인세율이 낮은 아일랜드에 ‘구글아일랜드’를 세우고, 이 법인에서 각 국가별 법인들로부터 ‘구글 라이선스’ 비용을 거둬들인다. 국가 법인들은 돈을 벌어도 막대한 라이선스 비용을 ‘구글아일랜드’에 지불하고 나면 장부상 이익이 남지 않게 된다. 따라서 매출액이 높아도 법인세를 낼 근거가 사라진다.
다음 2단계로 구글은 ‘구글아일랜드’를 ‘구글네덜란드’의 자회사로 귀속시킨다. 아일랜드 세법에서는 주주에 대한 배당금을 지급하고 남은 수익에 대해서만 세금을 내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면 구글아일랜드는 이익금의 대부분을 구글네덜란드에 주주 배당금으로 배당해서 아일랜드에 세금을 거의 내지 않게 된다.
마지막 3단계로 ‘구글네덜란드’는 거둬들인 배당금을 다시 조세회피처로 유명한 버뮤다 소재의 ‘구글아일랜드 지사’에 입금한다. 아일랜드 세법은 본사가 아닌 지사의 이익에 대해서는 세금을 부과하지 않기 때문이다. 즉, 유럽에서 벌어들인 돈이 구글아일랜드로 갔다가 다시 구글네덜란드로, 또다시 버뮤다의 구글아일랜드 지사로 가면서 세금은 거의 사라지게 된다. 구글은 이런 방식으로 유럽 어느 나라에서도 세금을 내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렇게 기업들이 세금을 회피하기 위해 이용하는 지역들을 ‘조세회피 지역’으로 지정하고 있는데, 세계적으로 50~60곳 정도가 해당한다. 소득이나 재산 관련 직접세가 전혀 없는 버뮤다, 케이만 군도, 바하마 같은 극단적인 곳들도 있고, 과세는 하지만 세율이 매우 낮은 저지 섬, 싱가포르, 바레인, 이스라엘, 버진아일랜드 같은 곳도 있다. 해외에서 발생하는 소득에 대해서는 세금을 면제해주는 홍콩, 특정 부분에 한해 세제혜택을 주는 아일랜드나 룩셈부르크 등도 이에 해당한다. 물론 이와 같은 수법이 인터넷·디지털 기업들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많은 다국적기업들이 페이퍼컴퍼니를 세우고, 위장 회사를 세워 이와 같이 세금을 탈루하곤 한다. 하지만 인터넷·디지털 기업들은 제조업체와 달리 고정 사업장이 없어 법인세 세원 확보가 더 어렵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특히 이들 기업은 특허, 브랜드 등 인터넷·디지털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더 풍부하게 보유한 지식재산을 세금 세탁에 십분 활용한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다국적기업의 편법 조세회피 막을 묘안은?
많은 나라에서 구글세를 추진하고 있지만 실효성 있는 방안이 마련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조세회피 문제의 경우, 여러 나라가 얽혀 있어 개별적으로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대규모 공적자금을 쓰며 재정 건전성이 나빠진 각국 정부들도 조세회피를 막기 위한 여러 대응을 펼쳐나가고 있다. 미국의 경우 해외계좌 조세준수법(FATCA)을 제정해 모든 해외 금융기관에 미국 고객 정보를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고, 유럽 국가들도 협력하고 있다. 이 때문에 비밀주의로 유명한 스위스 은행도 미국에 고객 정보를 보내면서 부자 고객들이 스위스 은행에서 이탈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편으로는 조세조약의 적용 범위를 엄격하게 하는 움직임도 있다. 조세조약은 국가 간의 이중과세 문제를 해결하고 탈세를 방지할 목적으로 맺는 협약이다. 조세조약의 혜택은 원칙적으로는 양국의 거주자에만 한정한다. 그런데 많은 경우 비거주자가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조세조약의 혜택을 누리고 있어, 거주자 범위만 엄격하게 적용해도 조세회피 사례를 상당히 차단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OECD를 중심으로 다국적기업들의 조세회피를 차단하기 위한 종합 액션 플랜을 마련하기 위해서 ‘세원잠식과 이익이전에 대한 액션 플랜(BEPS Action Plan) 프로젝트’를 결성하기도 했다. 이 프로젝트는 디지털 경제에서 나타나는 사업 특성을 파악하고 이에 걸맞은 조세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OECD는 이 프로젝트에서 합의한 결과를 다자간 협약 등의 형태로 내놓을 전망이며, 회원국들이 이 협약을 국회 비준을 통해 이행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자유로운 경제활동에서도 정부의 역할은 필요하다. 보이지 않는 손은 계속 보이지 않은 채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윤지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조회수 : 3,530기사작성일 : 2015-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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