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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 썰왕전
누가 누가 연기 잘하나?


 

썰감
영화 「음식남녀」
TV 요리 예능 「삼시세끼」, 「수요미식회」
TV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의 백지연
신간 『백년식당』


알바 모두 안녕? 오늘도 문화계 이슈를 중심으로 시작해볼까요?
쩌니뎁 요즘 방송에서 단연 눈에 띄는 게 음식을 소재로 다룬 프로그램인 것 같아요. 「삼시세끼」, 「냉장고를 부탁해」, 「수요미식회」, 「오늘 뭐 먹지?」 등 아주 많아요. 특히 「삼시세끼」의 인기 캐릭터 ‘차줌마’의 인기가 하늘을 찔러요. 제 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네요. 여자들뿐만 아니라 남자들도 좋아한다네요. 내 곁에도 저렇게 하루 종일 주방에 붙어 있으면서 온갖 요리를 뚝딱 만들어내는 친구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면서 말이에요.
놀란 차줌마…?
알바 깜깜하시네요. 요리의 달인으로 등극한 차승원의 새로운 별명이에요. 냉장고에 처박혀 있던 온갖 재료들이 그의 손만 거치면 근사한 요리로 둔갑하죠. 실제로 먹어보지 않아서 진짜 맛있는지 알 수 없지만.
놀란 맛없을 거야.
안졸리나 멋진 남자가 해주는 요리인데, 무조건 맛있는 거지. 갑자기 배고파졌어.
알바 전 차줌마 같은 남자 있으면 무조건 시집가요! 제가 음식을 못하거든요.
안졸리나 살쪄!
알바 그래도 상관없음.
쩌니뎁 출연자들이 냉장고 속의 재료만 써서 15분 요리 경연을 벌이는 「냉장고를 부탁해」 같은 프로그램도 정말 유익한 것 같아요. 모두 잘 아시겠지만, 대부분의 집 냉장고에는 오랫동안 안 먹고 넣어둔 재료들이 많잖아요. 나중에 대부분 버리죠. 어마어마한 낭비! 그런데 그런 프로그램을 보고 나면 냉장고 속을 한번 뒤져보게 되죠. 나도 차줌마처럼 나만의 요리를 한번 만들어볼까, 하고 말이에요.
알바 전 요즘 시간 날 때마다 「수요미식회」에 소개된 맛집을 찾아다니고 있어요. 떡볶이, 짜장면, 칼국수…. 다니면서 느낀 건데, 대부분 영세한 곳들이어서 정말 언제 문 닫을지 모른다는 것이죠. 요리 비법이 잘 전수될 것 같지도 않고. 그렇다고 무형문화재로 지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안졸리나 그냥 빨리 가서 먹어주는 게 최고지.
놀란 아무리 대단한 요리사도 로봇이 아닌 만큼, 시간이 흐르면 미각이 변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러면 아무리 재능이 뛰어나도 별 수 없는 거죠. 이안 감독의 「음식남녀」란 홍콩영화를 보면, 바로 그런 요리사가 등장합니다. 예전에 유명호텔의 최고 요리사로 이름을 날렸던 그는 홀아비인데, 퇴직한 후에는 다 큰 세 딸들을 위해 정성을 들이며 온갖 요리를 매일 식탁에 올리는 게 일상입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그는 미각을 점점 상실해가는 상태가 됩니다. 그래서 딸들은 그가 만든 음식을 억지로 먹거나 몰래 버립니다. 다행히 영화의 후반부에 요리사는 둘째 딸이 만들어준 국을 먹고 미각을 회복합니다. 그 국은 바로 사별한 아내의 맛이 깃든 음식이었습니다.
안졸리나 그 영화에서 맨 뒤의 반전이 정말 기가 막혔죠. 늙은 요리사가 큰딸의 친구인 금영이란 여자와 결혼 발표를 하는 장면! 가족들은 모두 멘붕에 빠지고…. 그 늙은 요리사를 유혹하려고 애쓰던 금영의 어머니는 실신 지경에 이릅니다. 정말 웃겼습니다.
놀란 그 영화에서 늙은 요리사가 이런 인상적인 말을 합니다. “식욕과 색욕은 인간의 본능이지. 본능은 피할 수 없어. 평생 동안 경험하는 거지.” 이게 그 영화의 주제가 아닐까….
안졸리나 딸들이 하나 둘 집을 떠나는 상황에서 그는 이런말도 했어요. “난 딸들을 이해 못해. 그리고 알고 싶지도 않아. 다 키워놨으니 보내야지. 마치 요리 같은 거야. 다 만들고 나면 입맛이 사라지는….”
알바 멋져요! 요리와 딸이 같다는 비유가.

쩌니뎁 요즘 화제를 모으고 있는 요리연구가 박찬일 씨의 『백년식당』이란 책을 보면, 오래된 유명 맛집들의 공통점에 대한 얘기가 나옵니다. 서울의 종로에 있는, 78년 역사를 가진 해장국집 ‘청진옥’ 등에는 화려하진 않지만 청결하고, 창업주나 승계자가 직접 음식을 만들고, 몇십 년간 떠나지 않고 일해온 종업원들이 있다는 겁니다. 그런 것을 보면 역시 좋은 음식의 비결은 정성인 것 같아요.
알바 화제를 바꿔볼까요? 요즘 대학로 소극장들이 줄줄이 폐관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는데….
놀란 서울 인사동, 홍대앞, 여기에 대학로까지…. 이 세 군데의 공통점이 있어요. 바로 문화예술의 향취가 진동했던 멋진 곳에서 이도 저도 아닌 평범한 상업지구로 전락했다는 거예요. 멋진 예술작품과 공연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몰려들었는데, 결국 그 사람들이 예술을 밖으로 내몰고 있는 형국이죠.
알바 문화를 키우려면 좀 신중해야 한다는 거죠?
놀란 아시겠지만, 1억 원으론 영화 한 편도 못 만듭니다. 그런데 연극은 그 돈으로 10편도 만들 수 있어요. 제가 아는 어느 극단은 해마다 대학로에서 연극 한 편을 올리는데, 그 제작비용이 모두 배우들의 주머니에서 나와요. 제작비가 고작 몇백만 원. 그렇듯 영세하다 보니 적은 자본 앞에서도 무기력해지기 십상이죠. 따라서 문화예술쪽 프로젝트를 진행하려면 늘 기존의 문화예술인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보호장치를 마련해야 해요. 150석 규모의 소극장들은 대부분 그렇듯, 돈 없는 문화예술인들에게 대관해주고 유지해온 거죠. 40년 역사의 ‘삼일로 창고극장’이나 대학로 연극의 산실이었던 ‘대학로극장’이 문을 닫는 것은 그동안 간신히 버텨왔던 소규모 공연의 생태계마저 무너지는 징조로 볼 수 있어요.
안졸리나 소극장의 수효가 줄어들면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해질 거예요. 결국 대자본이 투입되면서 마케팅 역량을 갖춘 극장들만 살아남겠죠. 그렇게 되면 실험적인 예술은 설자리가 없어져요. 그런데 예술적 실험은 왜 지속돼야 할까요? 그 대답은 기업이 연구개발 투자를 해야 하는 이유와 같아요.
쩌니뎁 좀 파격적인 발언인지 몰라도, 제가 볼 땐 문화예술도 결국 비즈니스예요. 예를 들어 관객 없는 연극이 존재할 수 있나요? 결국 관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작품으로 승부해야죠. 그게 답이에요. 얼마 전 극단 골목길의 「경숙이, 경숙이 아버지」를 보러 갔는데, 객석이 꽉 찼더라고요. 중견배우 김소희 씨가 연출한 연극 「갈매기」는 연일 매진이라 볼 수 없었고, 산울림극장에서 했던 「고도를 기다리며」도 연일 매진이었죠.
놀란 쩌니뎁, 그 연극들은 나온 지 꽤 된 것들이야. 그쪽 바닥에선 엄청나게 유명한 작품이고.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이제 막 그쪽 바닥에 뿌려진 여린 씨앗들이야. 영양분, 공기, 햇빛이 있어야 쑥쑥 자랄 수 있는데, 문제는 그게 다 부족하다는 거야.
쩌니뎁 지금 마치 창업환경이 안 좋다는 말로 들리는데, 사실 비즈니스 생태계도 똑같잖아. 열 개 중 한 개꼴로 뿌리를 내린다고!
알바 그만, 그 얘기는 여기서 스톱. 화제를 잠깐 돌려보죠. 요즘 아나운서 백지연 씨가 연기자로 나서서 화제를 모으고 있죠?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에서 개성 있는 재벌가 사모님 역할을 맡았는데.
안졸리나 탤런트 하고 싶어 하는 사람도 많은데, 왜….
쩌니뎁 담당 PD가 출연해달라고 설득했다고 하던데, 결과적으론 성공을 거둔 것 같아요. 김태희보다 연기 더 잘한다는 얘기까지 들리고. 또 극을 통해 차가운 이미지를 벗었잖아요.
알바 아나운서 출신 배우가 의외로 많더라고요. 「마마」의 최송현, 「별에서 온 그대」의 오상진, 「태양의 도시」의 김성경, 「징비록」의 김혜은 등등.
놀란 아나운서들이니까 아무래도 대사 처리 능력이 좋죠. 발음도 정확하고. 사실 연기력에 있어서 목소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으니까 그만큼 유리하다고 봐야죠. ‘청춘예찬’ 등으로 유명한 연출가 박근형 씨는 말하는 능력이 연기력의 70%를 차지한다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죠. 하지만 이건 알아야 돼요. 누구나 배우가 될 수 있죠. 하지만 진정한 배우가 되는 것은 아주, 아주 어렵답니다.
알바 연기 얘기가 나온 김에 우리나라 배우 중에 연기 잘하는 배우로 누구를 꼽을 수 있죠? 각자 한 사람씩 말해주시겠어요? 영화배우, 연극배우, 탤런트 통틀어서.
쩌니뎁 연기 잘하는 배우는 많지. 꼭 한 사람만 꼽으라면 나는 흥행성 있는 배우를 택하겠어. 그렇다면… 송강호지.
안졸리나 말론 브란도, 숀 팬, 다니엘 데이 루이스, 알 파치노, 이자벨 위페르, 메릴 스트립, 잭 니콜슨, 로버트 드니로 등 외국 스타 중에서 고르라면 금방 떠오르는데, 한국 배우들 중에선 바로 안 떠오르는 이유가 뭐지? 장영남, 문소리, 김윤석, 최민식, 김혜수…. 그래, 전도연에 한 표! 그녀 연기는 가끔 아주 진짜 같아서 좀 징그럽거든.
놀란 나는 연극계에서 한 분으로 배우 김소희. 연희단거리패를 이끌고 있는 인물인데, 최근 「고곤의 선물」, 「혜경궁 홍씨」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줬지.
쩌니뎁 알바도 한 사람 뽑아야지. 재미로 하는 거니까.
알바 그럼 전… 국민배우 안성기.
안졸리나 난 그 ‘국민’이란 표현 질색이야!
알바 죄송.
쩌니뎁 안성기 정도면 국민배우라 할 만하지. 누구나 좋아하잖아.
안졸리나 누구나, 라니…. 난 안 좋아하는데? ‘국민’이란 말을 붙일 수 있는 배우가 누가 있어?
쩌니뎁 김혜자는 어때? 국민엄마.
안졸리나 강부자가 삐져.
쩌니뎁 국민MC 유재석은 괜찮나? 이 분은 안티가 없잖아. 국민여동생 김연아, 국민가수 조용필은? 이 정도면 붙여도 되잖아.
안졸리나 누구나 좋아하면 좋은 건가? 그건 인간이 아니라 신이지. 나는 ‘국민’ 자를 붙이고 다니는 아티스트가 불쌍해. 무대 위에서나 아래에서나 늘 따듯한 미소를 지으며 싫어도 아닌 척해야 하잖아. 마치 건널목을 지날 때 서 있는 미소 경관 인형과 다를 바 없잖아. 국민이란 말에 짓눌린 영혼에 대해 생각해봤냐고!
알바 그러고보니 김혜자 씨가 어느 인터뷰에선가 국민엄마란 말이 무척 부담스럽다고 고백한 적이 있었어요.
쩌니뎁 너무 예민한 거 아니야? 그냥 국민은행, 국민대학교, 국민일보 같은 걸로 생각하면 안 되나.
안졸리나 야 쩌니뎁, 너랑 말장난하고 싶지 않거든.
알바 아 그만, 그만. 오늘은 여기까지…. 그럼 모두 다음에 만나요.

김진우 소설가​

 

조회수 : 1,431기사작성일 : 2015-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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