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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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후愛&주말愛
주말엔? 말 달리자!
승마

 

윈스턴 처칠이 말했다. “안장 위에서 보내는 시간에 낭비란 없다!”고. 모르긴 몰라도 처칠 그 양반(?)은 승마의 매력에 푹 빠졌던 모양이다. 소중기 씨(57세 CEO) 역시 어느 맑은 가을날, 말 위에 앉아 깨달았다. 말과 함께 있으니 스트레스가 훌훌 사라진다는 것을. 마치 마(馬)법처럼.

말을 찾아 떠나는 여행
황금 같은 일요일이건만 중기 씨는 쉴 수 없다. 일만해 부장(44세 연구개발팀), 노라라 사원(27세 관리부)과 동행하여 손수 운전까지 해가며 가야 할 곳이 있기 때문이다. 목적지는 대부도에 있는 ‘베르아델 승마클럽’. 세 사람은 지금 ‘2015 가을 워크숍 사전답사’라는 막중한 임무를 띠고 원치 않는 주말회동 중이다. 평소 일밖에 모르는 일 부장은 미리 챙겨온 일거리를 뒤적이고, 주말에 회사 일로 끌려나온(?) 노 사원은 애꿎은 스마트폰만 노려보느라 차 안은 그야말로 적막산천이다. 세 사람의 요상한 동행은 중기 씨의 사소한 질문에서 비롯되었다.
때는 며칠 전 점심시간. “우리, 작년 워크숍 때 뭐 했지?” 중기 씨의 질문에 선뜻 대답하는 직원이 한 명도 없었다. 그런데 중기 씨조차 기억이 가물가물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매년 비슷한 패턴으로 장소만 바꿔왔으니, 어디서 무엇을 했다고 딱 부러지게 생각이 나지 않는 탓이었다. 워크숍이야말로 최고의 가을 이벤트이자 임직원 화합의 장인데 이래서는 안 되겠다고 고민하는 순간, 잘 놀기로 소문난 노라라 사원이 손을 번쩍 들었다. “대표님, 승마 워크숍 어떠세요? 요즘 인기라던데요.” 승마? 그거 괜찮은데! “라라 씨, 이번 주말에 시간 있나?” 그렇게 얼렁뚱땅 사전답사 팀이 꾸려졌다.
베르아델 승마클럽이 자리한 대부남동 ‘말부흥’ 마을은 고려시대부터 말을 키워 육지로 보내던 유서 깊은 지역으로, 현재는 이 일대가 승마의 메카로 유명하다. 2005년 8월에 오픈한 베르아델 승마클럽은 잔디마장에서 바로 대부도 해변으로 이어지는 외승 코스가 일품이라 승마 상급자들이 즐겨 찾는 명소이기도 하다. 승마장 입구에 들어서면 말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는 잔디마장 두 곳과 국내 최대 규모의 골든돔 실내마장이 등장한다. 중기 씨는 굳이 승마를 하지 않더라도 한번쯤 와볼 만한 곳이라는 생각부터 들었다.

말과 사람이 서로를 이해해야 달린다
예약을 해두었던 세 사람은 승마장에서 제공하는 헬멧, 조끼 등의 안전장비를 착용하고 몇 가지 주의사항을 들은 뒤 각자의 말을 배정받았다. 교관의 도움으로 기승(말에 오르는 것)을 하는데, 이게 생각보다 꽤 힘이 든다. 고삐와 안장을 움켜쥔 다음 등자(발걸이)에 왼발을 걸고 오른쪽 다리를 말 등으로 훌쩍 넘기면서 기세 좋게 올라타야 하는데, 초보자가 한번에 성공하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출발할 때부터 투덜거리기만 하던 일 부장이 단번에 기승하는 것이 아닌가! 일 부장은 주말도 없이 일에만 매달리는 전형적인 40대 가장으로, 취미라고는 ‘소주잔 기울이기’가 전부인 인물이다. 그런 그가 여유 있게 말 등에 척 올라타는 모습을 보니 사람마저 달라 보인다.
“잘하셨어요. 승마는 말을 다루는 법이 기본입니다. 말은 눈치가 빨라서 기승자가 겁을 먹으면 바로 무시한답니다. 이분처럼 당당하게 올라타셔야 말이 고집을 부리지 않습니다.” 오늘 강습을 맡은 박두연 교관(35세)의 칭찬이 이어지자, 일 부장은 한층 자신이 붙은 얼굴이다. 중기 씨도 뒤질세라 허둥지둥 기승을 했다. 그러나 당황한 나머지 말의 옆구리를 발가락으로 찌르는 바람에, 놀란 말이 한참 동안 요동을 쳐서 진땀을 뺐다. 박 교관이 “기승할 때 말이 다치지 않게 조심해야 해요”라고 몇 번이나 주의를 줬던 것이 뒤늦게 생각났다.
“자세가 참 좋으시네요.” 이번에는 노 사원이 칭찬 세례를 받는다. 중기 씨가 보기에도 허리를 똑바로 펴고 시선은 정면, 무릎과 종아리를 안장날개에 단정하게 붙이고 야무지게 고삐를 쥔 모습이 꽤 그럴싸하다. 여직원이라 겁부터 먹을 줄 알았더니 제법 잘 타고 있었다. 중기 씨도 자세를 잡아봤지만, 허리를 펴면 고개가 숙여지고 허벅지를 붙이면 손이 풀어지는 통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럭저럭 고삐 쥐는 것에 익숙해지고 나면 교관의 리드 아래 평보를 시작한다.
말의 보법은 평보, 속보, 구보, 습보 네 가지로 나뉘는데, 경주마들의 전력질주를 뜻하는 습보의 경우 시속 60㎞가 넘는다고 한다. 말이 가장 편안하게 걷는 상태인 평보는 사람이 빠르게 걷는 정도의 속도라는데, 초보자에게는 이마저도 빠르게 느껴진다. 말 등이 생각보다 높은 데다가 말이 움직일 때마다 자꾸 떨어질 것만 같아 불안하다. “이번에는 속보를 해볼까요?” 아까보다 말이 더 빨리 걷자 급기야 몸이 통통 튕겨지기 시작한다. 어찌할 바를 모른 채 말 위에서 털썩거리는 중기 씨와는 달리, 노 사원은 반동에 맞춰 몸을 세웠다 앉았다 하면서 부드럽게 전진했다. “보세요! 저렇게 흐르듯이 부드럽게 타는 겁니다. 그냥 보기에도 말과의 호흡이 좋아 보이지요?” 그렇구나! 이것도 팀플레이였어! 중기 씨는 그제야 두려움을 떨치고 말에게 온전히 몸을 맡겼다. 자세가 한결 안정되었다.

같이 배우니까 더 즐겁다
“워어, 워어~.” 마치 영화에서처럼 고삐를 당기면 말이 즉각 멈춰 서고, 다시 양발 뒤꿈치로 말의 옆구리를 차면 알겠다는 듯 또각또각 출발한다. 진행을 원하는 방향이 있으면 그쪽으로 고삐를 약간 세게 당기기만 해도 알아서 방향도 튼다. “허어, 이놈 참 신통방통하네!” 말이 사람의 의사표현을 알아듣고 예민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니 점점 재미가 느껴진다. 일 부장도 “허벅지에 힘을 얼마나 줬는지 얼얼할 지경”이라면서도, 말에서 내려온 뒤로 한동안 자기가 탄 말이 얼마나 똑똑했는지 자랑을 늘어놓는다. 나이 많은 상사들과의 동행 길에 그야말로 꿀 먹은 벙어리 같던 노 사원도 “승마 계속 배우고 싶다”며 환하게 미소 지었다.
“말을 타본 사람들은 말이 사람의 마음을 얼마나 따뜻하게 위로해주는지 잘 안답니다.” 15년째 말을 탄다는 베르아델 승마클럽 김영숙 이사(52세)가 승마 체험을 마치고 흥분한 세 사람에게 다 이해한다는 듯 이야기를 건넨다. “승마는 전신운동으로 운동효과도 상당하지만, 심신을 안정시키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도 좋습니다. 예전부터 외국계 기업이나 CEO 모임 등 단체연수 프로그램으로 인기가 높았어요.” 베르아델 승마클럽에는 승마 워크숍 프로그램이 따로 마련되어 있고, 전망 좋은 숙소부터 식당, 세미나실까지 잘 갖추어져 있었다. 승마 체험부터 시작해서 꼼꼼하게 시설을 둘러본 중기 씨는 ‘그래, 이번 가을 워크숍 테마는 승마다!’ 하고 흔쾌히 결정을 내렸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일 부장은 일거리를, 노 사원은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승마 이야기로 꽃을 피운다. 생전 말이라곤 없던 일 부장이 “소 대표님, 생각보다 말을 무서워하시던데요”라며 키득거리기도 하고 “라라 씨가 한 건 했다”며 추켜세우는 모습을 보니 중기 씨가 괜히 뿌듯하다. 이번 워크숍을 계기로 부디 내년에는 “작년 워크숍 때 뭐 했더라?” 하지 말고 “올해는 또 어떤 일에 도전해볼까요?” 하고 씩씩하게 질문하는 열정적인 직원들이 모쪼록 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베르아델 승마클럽
위치 안산시 단원구 대부남동 말부흥 7-11
승마체험 30분에 6만 5,000원(주말 요금), 50분에 12만 원(VIP 집중 레슨)
워크숍 프로그램 1인당 10만 원 선(1박2일 코스, 가격 문의 요망)
문의 032-882-2255, www.horseride.co.kr

배워볼까요?
승마에 꼭 필요한 장비는?

헬멧
승마할 때 제일 중요한 것은 첫째도 둘째도 ‘안전’이다. 따라서 제대로 된 헬멧은 필수로 구비해야 한다. 인증받은 디자인인지, 안전기준에 적합한지 꼼꼼히 확인할 것. 머리에 잘 맞는 사이즈로 구매해야 함은 물론이다.

부츠
가죽으로 된 롱부츠가 이상적이다. 부츠는 다리에 딱 맞아야 하며, 밑창이 부드러운 재질로 되어 있어 등자에 붙지 않는 것이 좋다. 초보라면 다소 저렴한 부츠를 살 수도 있지만, 오래 사용할 계획이라면 투자한다는 생각으로 제대로 된 부츠를 구매해두는 것이 여러모로 경제적이다.

승마바지
승마바지는 기승자를 위해서 특별히 디자인된 바지로 몸에 딱 달라붙고 탄력이 우수한 제품이 좋다. 허벅지, 종아리, 엉덩이 등 마찰이 많은 부위가 덧대어져 있는 것을 고를 것. 평보를 배우는 초보자라면 두꺼운 재질의 청바지나 면바지도 무방하다.
안전조끼
만약의 사고를 대비해서 반드시 착용해야 하는 안전조끼는 입기 편하고 몸을 잘 보호해주는 제품으로 구입하면 된다. 승마장에 문의해서 추천을 받아 구매하면 실패가 없다.

장갑 고삐를 잡을 때 손이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하고 물집과 상처가 나지 않도록 보호해주는 장비다. 손바닥 쪽에 고무 돌기가 있는 장갑이 쥐는 느낌도 좋고 미끄러짐도 없다.

박성연 객원기자 사진 김윤해 객원사진기자

조회수 : 3,228기사작성일 : 2015-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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