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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미국
NASA까지 나선 한국의 미세먼지 문제

한국의 대기오염이 최근 외신 보도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한국을 자주 오가는 방문객들도 공기가 예전보다 부쩍 나빠졌다고 입을 모은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항공우주국(NASA)이 한반도의 대기질을 총체적으로 연구하는 한미 협력 프로젝트 ‘KORUS-AQ’를 진행하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이를 통해 한반도 상공의 대기오염 원인과 실태를 낱낱이 밝히는 한편, 앞으로 우주에서 세계의 대기오염을 관측할 수 있는 국제관측시스템 개발을 위한 과학적 토대를 마련하게 될 전망이다.

한미 손잡고 한반도 미세먼지 연구에 돌입
지난 6월 초 CNN 뉴스에 이어 미국의 공영방송 PBS는 심각한 한국의 대기 질과 이에 대한 종합적인 원인분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을 자주 오가는 방문객들도 한국의 대기질이 예전에 비하면 많이 나빠졌다고 입을 모은다. 이제는 마스크를 쓰고 외출을 줄인다고 해서 미세먼지를 피할 수 없는 듯하다.
한국의 대기오염은 흔히 봄철에 일어나며, 중국과 몽골의 사막에서 불어오는 황사와 이에 실려오는 중국 공장지대의 오염물질이 주원인으로 간주되곤 했다. 그러나 대기오염이 어디서 어떻게 비롯되는지를 정밀하게 측정하고 분석하기는 쉽지 않다.
지난 수 년 동안 뚜렷이 악화된 것으로 보이는 한반도 상공의 대기오염은 도로를 가득 채운 자동차 매연과 상당한 유해가스를 발생시키는 화력발전소, 한국의 산업을 떠받치고 있는 공업시설 등 국내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의 역할도 상당할 것이라는 추측을 불러일으킨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항공우주국(NASA)이 한반도의 대기 질을 총체적으로 연구하는 한미 협력 프로젝트 ‘KORUS-AQ’를 시작했다. 거의 600명에 이르는 한국과 미국의 과학자들이 참여하는 이 대규모 프로젝트는 지난 5월부터 6월 중순까지 과학항공기 세 대와 해양과학선 두 대 등을 투입해 한반도 상공의 오염물질을 상세히 측정했다.
이번 KORUS-AQ 프로젝트는 그동안의 추측에 대한 보다 확실한 해답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한반도 상공의 오염물질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어떻게 분포되어 있고 어떻게 움직이는지, 이렇게 배출된 1차 미세먼지가 어떻게 화학반응을 거쳐 2차 오염물질을 생성하는지를 포함, 다각도의 종합적인 관측과 분석을 통해 보다 체계적인 한반도 상공의 대기오염 상태를 파악할 계획이다.
NASA가 다른 나라와 협력하여 대기오염을 연구하는 것은 이 프로젝트가 처음이다. 한반도가 대기오염을 관측하는 이상적인 장소로 선택된 것은 미세먼지와 공해를 유발하는 다양한 원인과 효과가 혼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선 세계 5위권에 드는 대도시인 서울과 수도권이 자리 잡고 있는데다,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는 상대적으로 한산한 농촌지역이 있어 인공과 자연 배출원에 따른 오염물질의 차이를 가려내기가 쉽다고 봤다. 그 경계에서는 수도권의 인공적인 유해가스가 나무에서 발생되는 자연가스(VOC : Volatile Organic Compounds)나 산불로 인한 연기 등과 만났을 때 생기는 화학반응, 그리고 오존을 포함한 2차 오염물질의 영향도 밝힐 수 있다.
이에 더해 한반도는 삼면이 바다에 둘러싸여 있어 서해와 동해 상공에서 오염물질을 측정하면 중국을 비롯한 외부에서 유입되는 오염물질을 분리해서 그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즉, 얼마나 많은 외부의 오염물질들이 한반도 상공의 대기오염에 영향을 미치고 빠져나가는지 확실한 분석을 할 수 있게 된다.

미세먼지 정체 밝히려 항공기, 선박 총동원
그 광범위한 연구를 위해 국립환경과학원(NIER),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을 포함, 한국과 미국의 72개 대학과 연구기관이 함께 참가하고 있다. 항공 측정은 물론, 국내 300여 지상관측소에서의 데이터와 해양 실측 데이터도 수집된다. 항공 측정을 위해서는 NASA의 과학항공기인 DC-8과 킹에어 UC-12B, 한서대학교의 킹에어 항공기가 투입되었다. 특히 일반 항공기를 ‘날아다니는 실험실’로 개조한 DC-8은 25종류의 다양한 첨단 대기측정장비와 34명의 과학자들을 탑승하고 매일 8시간 이상씩 한반도 곳곳의 상공을 날며 오염물질을 측정했다.
다양한 조건의 변화를 위해 DC-8은 나선형, 직선형, 계단형으로 비행하면서 수도권과 농촌지역, 공단지역 등 배출원에 따른 데이터는 물론, 300m에서 7.6㎞까지 고도에 따른 데이터, 같은 장소에서 하루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달라지는 다양한 오염물질의 측정도 시도했다. 또, 서해와 동해 상공에서의 측정을 통해 중국발 오염물질과 한반도를 거쳐 동쪽으로 움직이는 이동경로에도 주목했다. 지상관측소 중에서는 경기도 광주의 태화산 관측소와 서울 올림픽파크 관측소가 주요 관측소로 지정되었다. 이곳에는 오염물질 측정을 위한 다양한 장비가 추가로 투입되었으며, 그 상공에서의 항공측정도 함께 시행해 지표로부터 8㎞ 상공의 대류권까지 오염물질의 수직적 분포 상태를 분석하게 된다.
바다에서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한미 과학자들이 두 대의 해양과학선을 앞세우고 18일간 해양에서의 오염물질 실측에 나섰다. ‘KORUS-OC(Ocean Color)’라고 명명된 이 연구의 주요 연구 대상은 지구의 탄소 주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식물성 플랑크톤이다. 플랑크톤은 대기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산소를 발생시키고, 죽을 때는 탄소를 품은 채 해저로 가라앉음으로써 대기에서 탄소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다양한 종류의 플랑크톤이 어디에, 얼마나 존재하는지를 연구하는 것도 대기오염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NASA는 우주에서 플랑크톤의 존재를 관측하기 위해 바다의 색을 관찰하는 방법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2010년 발사된 천리안 위성에 GOCI(Geostationary Ocean Color Imager)라는 해색관측장비를 탑재해 운영하고 있는데, 이는 현재 정지궤도의 고정지점에서 매일 8회씩 매시간마다 바다의 색을 관측할 수 있는 장비로는 세계에서 유일하다.
NASA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GOCI의 데이터를 검증하고, 필요 기능과 스펙, 민감도 등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여 수년 내에 발사할 보다 정밀하고 정확한 자체 해색관측장비의 개발에 반영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이들은 해수의 염도, 온도, 오염물질 농도, 용해가스 등을 관측하며, 배의 항로를 따라 DC-8 항공기도 함께 비행하면서 바다의 색과 해상의 대기 관측도 병행한다.

대기오염 관측할 위성 띄운다
NASA는 이번 대기오염 데이터를 기반으로 2019년까지 우주의 정지궤도에서 지구의 대기오염을 관측할 수 있는 차세대 환경위성군단을 가동시킨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기상위성이 구름과 태풍을 통해 기후를 관측하는 것처럼 정지궤도에서 오존, NO2, SO2, 포름알데히드, 에어로졸 등을 포함한 대기의 여러 가지 오염물질을 관측하게 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대기관측위성이 위치한 지구저궤도보다 훨씬 높은 3만 5,000㎞ 상공의 정지궤도에서는 고정지점에서 고해상도로 매시간마다 관측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 국제관측시스템 개발에는 한국과 유럽도 함께 참여하여 지구 북반구를 아우르는 대기오염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는 NASA의 TEMPO(Tropospheric Emissions : Monitoring of Pollution) 위성이, 한국과 아시아는 한국우주항공연구소(KARI)와 미국의 볼 우주항공(Ball Aerospace & Technologies Corp.)이 공동 개발하는 GEMS(Geostationary Environment Monitoring Spectrum) 위성이, 유럽 지역은 ESA(European Space Agency)의 센티넬-4(Sentinel-4/UVN) 위성이 관측을 담당하게 된다. 이번 프로젝트에 투입된 NASA의 UC-12B 항공기는 DC-8보다 높은 8.53㎞ 상공을 비행하면서 위성으로부터의 측정을 가정한 원격센서 데이터를 수집한 바 있다.
KORUS-AQ 프로젝트는 2,000만 달러의 예산으로 3년 동안 진행된다. 한반도 상공에서의 실측을 통해 6월 안에 데이터 수집이 완료되면 이번 프로젝트에 참가한 연구기관들에서 상세한 분석이 시작될 계획이다. 그 결과를 토대로 한국은 대기오염물질을 효과적으로 감축할 수 있는 보다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대책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세계의 대기오염을 감축하기 위한 보다 정확한 국제관측시스템 개발에 공헌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이번 프로젝트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고병희 미국 현지 객원기자​

조회수 : 1,569기사작성일 : 2016-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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