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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미국
3D프린터가 열어갈 맞춤의료 시대

인체 조직과 장기를 3D프린터로 인쇄하는 3D 바이오프린팅의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이미 피부나 연골, 뼈 등의 간단한 신체조직은 3D프린터로 출력해 동물에 이식하는 실험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술 과제는 여전히 많이 남아 있지만, 가까운 미래에 인간의 몸에도 3D프린터로 인쇄한 조직을 이식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미국의 장기기증 관리 단체인 UNOS(United Network for Organ Sharing) 에 따르면, 현재 거의 13만 명의 미국인이 장기이식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작년에만 3만 3,600건의 장기이식 수술이 실행되었지만 대기자 명단은 아직도 매 10분마다 한 명씩 늘어나고 있다. 장기의 수요는 커지는데 실제로 기증되는 장기는 턱없이 부족한 탓에, 결국 매일 22명이 제때 장기를 얻지 못해 사망에 이른다고 한다. 타인의 불운한 사고와 선의를 바라면서 마냥 장기를 기다려야 하는 이러한 상황을 해결할 방법은 없는 걸까? 손상된 장기를 치료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은 없을까?
이러한 가능성을 두고 재생의학(Regenerative Medicine) 또는 조직공학(Tissue engineering) 분야에서는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어왔다. 특히 조직과 장기를 3D프린터로 인쇄하는 3D 바이오프린팅(Bioprinting) 기술의 도입 후 획기적인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평가이다. 피부나 연골, 뼈 등의 간단한 신체조직은 이미 3D프린터로 인쇄하여 동물에 이식하는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 수 년 내에 인간의 몸에도 이렇게 인쇄된 조직의 이식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아직은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신장, 간, 심장 등 복잡한 구조의 장기도 궁극적으로는 3D 인쇄기술로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3D 바이오프린팅 기술 상용화 속도 빨라져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은 3D프린터를 이용, 살아 있는 세포를 포함한 바이오잉크를 층층이 쌓아 올려 신체조직이나 장기의 형태로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하이드로젤에 살아 있는 세포를 혼합한 바이오잉크는 프린터 노즐을 통해 정확한 위치로 배치되고, 온도나 압력 등의 변화를 통해 굳어지게 된다. 전체적인 형태가 완성되면 인큐베이터에서 영양분과 성장인자를 공급하여 조직으로 성장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은 개개인의 신체조직이나 장기의 3D 스캔을 기반으로 맞춤형 인쇄가 가능할 뿐 아니라 고성능 프린터를 통해 더욱 빠른 속도로, 그리고 더욱 정밀한 구조의 더 많은 조직을 만들어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사고로 턱뼈가 망가진 환자라면 손상된 부분을 스캔해서 손실된 부분을 정확히 인쇄해 보완할 수 있고, 화상으로 피부이식이 필요하다면 고통스런 기존의 피부이식 대신 새로운 피부조직을 만들어서 대체할 수 있게 된다. 이때 사용되는 세포는 환자 자신으로부터 채취되기 때문에 체내 거부반응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신체부분 중 뼈와 연골, 피부 같은 간단한 신체조직은 이미 바이오프린팅을 통해 인쇄가 가능하다. 일부 신체조직은 이미 상용화된 바도 있다. 미국 샌디에이고의 재생의료기술업체 오가노보는 프랑스의 로레알과 협약을 맺고 3D로 인쇄된 피부조직을 공급할 계획이다. 인간의 피부 형태와 기능을 갖춘 이 피부조직은 화장품의 개발과정에서 동물실험을 줄이고 더 정확한 신뢰도로 안전성을 시험할 수 있게 된다. 특히 3D 인쇄 기술은 피부조직을 다량으로 만들어낼 수 있을 뿐 아니라, 피부 타입과 살결까지 다르게 인쇄할 수 있어 실제 효과를 보다 정밀하게 시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독일의 바스프와 미국의 P&G 등이 화장품의 성능 시험용으로 피부조직의 3D 인쇄기술을 도입했다고 한다.

귀, 혈관, 피부도 3D프린터로
일부 과학자들은 3D 바이오프린팅 기술로 인쇄한 신체조직을 체내에 이식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미국 웨이크포레스트대학 재생의학연구소의 안토니 아탈라(Anthony Atala) 박사 팀은 자체 개발한 ITOP(Integrated Tissue and Organ Printing) 시스템으로 귀와 뼈, 근육 조직을 인쇄해서 실험용 쥐에 이식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ITOP 프린터는 세포를 함유한 하이드로젤과 생분해성 폴리머를 한 층씩 번갈아 인쇄함으로써 세포와 지지구조를 동시에 인쇄하는데, 완성되면 폴리머 미세관이 통합된 수세미 같은 구조를 갖추게 된다. 주목할 점은, 이 미세관을 통해 영양분과 혈액을 인쇄된 조직 구석구석에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전까지는 인쇄된 조직에 충분한 영양분을 공급하지 못해서 오랫동안 살아 있게 할 수 없었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게 된 것이다.
이 미세관 덕분에 인쇄된 조직들은 이식 전 수개월 동안 저장이 가능하고, 이식 후에도 체내에서 성장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쥐의 체내에 이식한 후 폴리머가 분해되어 소멸되면서 세포가 만든 단백질 구조가 이를 대체하고, 새로운 혈관과 신경이 형성되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더구나 이렇게 인쇄된 조직들은 인간 체내에 이식될 수 있을 정도의 크기와 강도를 갖추었다는 평가이다.
이 밖에도 연구진은 폭탄이나 파편 등으로 파손된 환자의 피부를 스캔해서 환부에 직접 피부조직을 인쇄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 이 경우 환부 크기와 깊이를 측정하고 피부층에 따라 서로 다른 피부세포를 투입함으로써 기존의 피부이식보다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게 된다. 연구진은 이 방법으로 동물에 대한 이식실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으며, 앞으로 FDA의 승인 신청 과정과 인간에 대한 임상시험을 계획 중이다. 아탈라 교수 팀은 이 밖에도 두개골, 얼굴, 비뇨기관 등을 포함하여 총 35종류의 인체 조직을 재생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인공장기 프린팅 시대, 환자들에게 희망 될까
더 나아가 3D 바이오프린팅의 궁극적인 목표인 장기를 만드는 방법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뼈, 연골, 피부처럼 간단한 조직과는 달리, 훨씬 복잡한 구조에 수십 종류의 다양한 세포가 필요한 장기를 만들어내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각 장기의 기능을 모방하려면 그 장기에 대한 생물학적, 세포학적 지식도 필요하다.
일부 과학자들은 손상된 장기 부위에 부착해서 특정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작고 얇은 장기조직을 개발하는 방법을 취하고 있다. 예를 들어,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 생물공학과의 이브라힘 오즈볼라트(Ibrahim Ozbolat) 교수 팀은 제1형 당뇨병의 치료를 위해 췌장세포로부터 인슐린을 생성하는 부위인 랑게르한스섬을 인쇄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오가노보의 경우는 지난 12월, 인간의 간 조직을 인쇄해서 쥐에 이식하는 성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 조직은 이식 일주일 후 쥐의 체내에서 혈관을 만들고 골수에 융합되었으며, 인간의 간 단백질과 효소를 만들어냈다고 한다. 오가노보는 앞으로 3~5년 내에 인간에 대한 임상시험을 계획 중이며, 이를 통해 만성 간질환이나 선천성 아동 간질환 등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D 바이오프린팅을 통해 장기 자체를 만들겠다는 야심찬 시도도 눈에 띈다. 특히 신장에 대한 관심이 높다. 신장은 대량의 혈액을 여과해서 영양분만 다시 흡수하고 노폐물은 걸러내는 기능을 한다. 구조적으로도, 기능적으로도 실제로 만들기에 난이도가 가장 높은 장기 중 하나이다. 그러나 신장은 13만 명의 장기이식 대기자 중 10만 명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수요가 아주 많은 장기이기도 하다. 신장의 기능 중에서 일부만 담당할 수 있어도 수많은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다.
지난 1월, 오가노보는 호주 머독 아동연구소(Murdoch Childrens Research Institute)의 연구진과 함께 줄기세포로부터 정교한 구조를 가진 신장을 만들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하버드대학 재료공학과의 제니퍼 루이스(Jennifer Lewis) 교수팀도 실제로 체내에 이식할 수 있는 신장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들은 현재 신장의 구조와 기능의 기본 단위가 되는 네프론을 만들고 있다. 이미 지름 100마이크론 정도의 근위세뇨관과 혈관이 매우 근접하게 배치된 길이 5㎝, 두께 6.35㎜의 작은 조직을 인쇄했는데, 이 조직이 네프론의 근간이 될 것이라고 한다. 연구진은 이 조직의 근위세뇨관에서 영양분을 여과시켜 혈관으로 이동하게 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이제 막 첫걸음을 뗀 이 프로젝트에서 실제로 기능하는 완전한 신장을 만들기까지는 아직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앞으로 수 년 내에는 이렇게 만들어진 신장 조직이 신약의 독성 테스트 또는 체외에서 기존의 신장투석 과정을 돕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3D로 인쇄된 신장 조직이 그 역할만 할 수 있어도, 다른 방법 없이 장기이식만을 기다리는 이들에게는 매우 긍정적인 소식이 될 수 있을 듯하다.

고병희 미국 현지 객원기자​

조회수 : 1,667기사작성일 : 2017-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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