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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미국
트럼프보다 무서운 아마존

아마존의 성장이 심상치 않다. 1997년 상장 후 12년 동안 100달러를 넘어본 적이 없던 아마존의 주가는 최근 1,140달러까지 치솟았고, 시가총액은 2015년에 이미 월마트를 넘어섰다. 시장조사기관인 이마케터(eMarketer)는 온라인전자상거래에서 아마존의 점유율이 올해 43.5%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5만 개 이상의 고급 일자리를 제공할 제2사옥을 건설하겠다는 아마존의 발표에 애틀랜타, 오스틴, 보스턴, 토론토를 포함한 북미 238개 도시들이 다양한 혜택을 내세우며 아마존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 창립 이후 오랫동안 적자에 허덕였던 아마존은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이제는 더 낮은 가격의 상품을 더 빨리 제공하는 세계 최대 온라인 소매상으로 자리 잡았다. 더 나아가 아마존은 최근 수년간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광범위한 영역에서 혁신을 불러일으키며 그 세력을 넓혀가고 있다.

유통 공룡의 이유 있는 성장
확대보기 창고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아마존은 2012년 창고용 로봇 개발업체인 키바 시스템(Kiva Systems)을 인수했으며, 현재 수백 곳의 창고에서 3만 대의 로봇을 활용하고 있다(출처 : Amazon.com, Inc.). 지난 2월, 미국의 경영 관련 월간잡지 『패스트컴퍼니(Fast Company)』는 2017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최고의 기업으로 아마존을 최상위에 선정했다. 더 많은 상품을 더 빨리, 더 스마트하게 제공한다는 이유였다. 23년 전 작은 온라인 서점으로 출발한 아마존은 현재 전자제품, 의류, 식품, 자동차 부품, 사무실 집기, 수제품을 망라한 광범위한 분야에서 3억 5,000만 종류의 상품을 판매한다. 이를 위해 밖으로는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아마존 외 셀러들의 판매처를 제공함과 동시에 안으로는 킨들, 에코 스피커, 파이어 TV 등의 자체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켰고, 의류와 유아용품, 식품류에서도 자체 브랜드를 점점 늘려가고 있다. 영화와 웹드라마와 같은 디지털 콘텐츠도 자체 제작하고 있으며, 앞으로 전문 의료장비 사업과 의약품 판매, 더 나아가 온라인 금융대출사업으로의 진출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미국내 아마존 상품의 배송 시간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 대부분의 상품은 이틀 내에 배송되며, 일부 지역에서는 한 시간 내 상품배송도 가능하다.
아마존은 아마존 프라임 멤버십과 혁신적인 배송 시스템, 그리고 클라우드 시스템을 비롯한 막강한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이러한 성장의 기반을 마련했다. 프라임 멤버십은 연 79달러에 대다수 상품의 2일 내 무료배송을 보장하는 회원제 서비스로, 2005년에 선보였다. 땅덩어리가 큰 미국 대륙에서 2일 내 배송 보장은 당시 꽤 혁신적인 것이었다. 현재는 99달러의 연회비에 무료 스트리밍 음악과 영화, e북, 비디오 게임채널, 무제한 사진 저장, 무료 음식 배달 등의 혜택까지 추가되었는데, 이 프라임 멤버십은 아마존의 회원 수를 폭발적으로 늘리고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데 막중한 역할을 했다.
시장조사기관인 CIRP(Consumer Intelligence Research Partners)에 따르면, 2017년 9월 기준으로 미국 내 아마존 프라임 멤버는 9,000만 명에 달하며, 이들은 아마존에서 연간 평균 1,300달러 정도를 구매한다고 한다. 이 멤버 수는 2년 전에 비해 거의 두 배가 증가한 것으로, 이들 중 95%는 앞으로도 계속 프라임 멤버십을 유지할 계획으로 추산된다. 미국 인구의 55%가 아마존에서부터 온라인 쇼핑을 시작하다는 통계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아마존의 물류혁명은 어디까지?
확대보기 효율적이고 신속한 배송 시스템은 아마존이 지속적으로 추구하고 있는 숙제이다. 앞으로 무인운행 기술과 드론 기술도 이에 통합할 계획이어서 머지않아 배송과 물류 영역에서도 막강한 경쟁자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출처 : Amazon.com, Inc.). 이렇게 막강한 고객 베이스를 구축함과 동시에 아마존은 신속한 배송에도 집요한 노력을 기울였다. 이는 아마존 자체 상품의 배송뿐 아니라 아마존 외 셀러의 상품 배송에도 해당된다. 셀러에게서 커미션을 받고 아마존의 창고 이용은 물론 주문과 상품 준비, 2일 내 프라임 무료 배송을 제공하는 아마존 대행(Fulfillment by Amazon) 프로그램은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이렇게 통합된 엄청난 배송 물량 덕분에 UPS와 페덱스, 미국 우체국을 비롯한 기존 배송업체로부터 배송비를 대폭 할인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마존은 물류 주도권을 갖고 보다 더 효율적으로, 더 빨리 상품을 배송하기 위해 배송서비스 사업에도 직접 뛰어들었다. 수천 대의 트레일러를 포함한 자체 배송 시스템에 올해 4월부터는 켄터키주의 핵심 거점 공항을 중심으로 40대의 프라임 에어(Prime Air) 화물기가 아마존의 화물을 수송하고 있다. 더 나아가 아마존은 화물트럭과 무인 드론을 연계해 주문 후 30분 만에 드론으로 상품을 배송하는 방법도 시험 중이다. 또한 앞으로 무인자동차 기술을 적용하여 미국 대륙을 가로지르는 배송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는 무인 화물트럭의 운행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고객의 만족과 비용 절감을 위한 아마존의 노력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아마존은 최종 도착지에 상품이 배송된 후 종종 생기는 절도나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자동차의 스마트박스를 이용, 상품을 고객의 자동차 트렁크 안에 넣어두거나 비어 있는 집 안에까지 배달하는 아마존 키(Amazon Key) 프로그램도 선보였다.
이 중 아마존 키는 아마존이 최근에 시판한 실내용 클라우드 캠과 스마트락에 기반하여 배달원이 고객의 집에 접근하면서 상품을 스캔하면 클라우드 캠이 녹화를 시작함과 동시에 아마존 클라우드로부터 승인을 받아 문을 열고 상품을 집 안에 밀어넣은 후 닫히게 하는 서비스로, 우선 미국 내 37개 도시에서 프라임 회원을 대상으로 시행될 계획이다. 아마존은 앞으로 아마존 키가 아마존 전문 서비스 네트워크를 통해 연결되는 청소도우미나 수리공들이 고객의 집을 드나드는 데도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아마존에 대한 신뢰가 사생활 침해와 데이터 수집에 따른 우려를 어떻게 넘어설 수 있을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 투자 가속
확대보기 아마존은 최근 클라우드 캠과 스마트락에 기반해서 배달원이 집안으로 상품을 들여놓고 고객에게 이를 녹화 영상으로 알려주는 아마존 키 프로그램을 선보였다(출처 : Amazon.com, Inc.). 한편, 아마존 웹 서비스(Amazon Web Service, AWS)도 아마존의 성장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AWS는 아마존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로서 현재 GE, 에어비엔비, 컴캐스트, 나스닥, 넷플릭스, NASA, CIA 등을 포함하여 수많은 기업과 정부기관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며 공공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의 독보적인 위치를 확립하였다. IT 연구조사기관인 가트너에 따르면, AWS는 2016년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시장의 44.2%를 점유함으로써 7.1%로 2위를 기록한 마이크로소프트를 월등히 앞서고 있다고 한다. 아마존은 2016년 AWS 사업에서 130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는데, 올해는 그 수치가 16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부적으로 AWS는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뿐만 아니라 아마존의 인공지능(AI) 서비스인 알렉사(Alexa)와 아마존 키를 포함한 많은 시스템을 지원하고 있다. 알렉사는 아마존의 에코스피커를 통해 음성만으로 아마존의 디지털 콘텐츠는 물론, 다른 업체들의 장비와 서비스까지 연계하여 총 2만 5,000가지의 기능을 수행한다. 스마트 홈을 지원하고 여행 계획을 도우며, 우버와 리프트를 요청하고 배달음식을 주문하는 데다가, 차에 시동을 걸거나 로봇 청소기를 돌리는 기능도 이에 해당된다. 알렉사를 통해 음성만으로 손쉽게 아마존 상품도 주문할 수 있는데, 최근에는 베스트바이의 상품도 주문이 가능해졌다.
2015년에 처음 선보인 이후 AI 스피커의 선두주자로 자리잡은 아마존의 에코 스피커는 이제까지 2,000만 대 이상이 팔린 것으로 추산된다. 이렇게 알렉사가 일상생활에 자연스럽게 통합되면서 아마존은 영상을 지원하는 다양한 에코 제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스마트폰과 앱을 종식시킬 알렉사 중심의 아마존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다고 한다.

식품체인 인수, 또 뭔가를 꾸미고 있다
이와 함께 아마존은 오프라인으로도 진출, 고객과의 거리를 좁혀나가기 시작했다. 그 첫 시도는 2015년에 선보인 서점 ‘아마존 북스(Amazon Books)’로, 현재 미국 내 대도시 13곳에서 아마존의 인기 서적과 아마존 자체 브랜드 전자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2016년 말에는 시애틀에서 ‘아마존 고(Amazon Go)’라는 무인편의점을 시험적으로 선보였다. 클라우드 컴퓨팅과 기계학습, 음성제어, GPS 등을 적용한 이 편의점에서는 입구에서 스마트폰을 통한 바코드 스캔으로 고객을 확인한 후, 고객이 집어 드는 상품들을 디지털 카트에 담고 상점을 나설 때 자동 결제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올해 가장 화제가 된 것은, 지난 8월 아마존이 고급 식료품 체인인 홀푸드(Whole Foods)를 137억 달러에 인수했다는 소식이었다. 이를 통해 아마존은 식료품 업계에 쟁쟁한 경쟁자로 부상했을 뿐 아니라 홀푸드의 450여 곳 매장을 다양한 아마존 오프라인 사업의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더 나아가 9월에는 미국 내 대형 할인점 체인인 콜스(Kohl’s)의 일부 매장이 아마존 자체 브랜드를 판매함과 동시에, 아마존 상품의 반환장소로 이용될 것이라는 소식도 보도된 바 있다. 이러한 움직임을 통해 아마존은 온라인,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앞으로의 성장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쌓아온 아마존의 효율적인 시스템 경험은 무인자동차, 드론, AI 등의 첨단기술과 맞물려 앞으로 더욱 다양한 영역에서 또 다른 혁신의 파도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확대보기지난 8월 아마존은 450여 곳의 매장을 가진 식료품 체인인 홀푸드를 인수했다. 이 오프라인 매장들을 각종 아마존 사업의 시험장소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출처 : Fliclr/Phillip Pessar).

고병희 미국 현지 객원기자

조회수 : 2,401기사작성일 : 2017-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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