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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미국
탄소 배출 없이 화석연료로 발전한다

석탄과 천연가스를 이용하는 화석연료 발전이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그동안 태양광, 풍력, 지열 등 친환경 재생에너지 발전의 확산이 장려되어왔지만, 기후변화라는 사안의 중대함에 비해 그 속도는 부진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넷파워라는 기업이 화석연료를 이용하면서도 대기로의 이산화탄소 배출이 전혀 없이 전기를 생산하는 혁신적인 차세대 발전기술을 개발해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기술의 사업성이 입증된다면 화석연료 발전과 재생에너지의 장점을 통합한 가장 확실한 에너지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확대보기넷파워 발전소 전경미국 텍사스주 라포트에 건설된 넷파워 발전소는 초임계 이산화탄소를 동력유체로 이용, 최초로 탄소포획 공정을 천연가스 발전 공정에 통합해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혁신적인 발전기술을 시험 중이다(출처 : NET Power LLC).

증기 대신 이산화탄소로 전력 생산
넷파워(NET Power)는 기술 투자사인 8 리버스(8 Rivers Capital), 시카고의 친환경 전력회사인 엑셀론(Exelon Generation), 에너지 분야 기술공학건설 회사인 맥더모트(McDermott International)가 주축이 되어 추진하고 있는 전기 생산 프로젝트이다. 이들은 석탄, 천연가스와 같은 화석연료를 사용하면서도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 기존의 발전 비용에 맞먹는 저렴한 비용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새로운 발전기술의 개발을 목표로 삼았다. 그 핵심은 터빈을 돌리는 동력유체로 이산화탄소를 이용한다는 것이다.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대신, 이를 기존 공정에서보다 훨씬 효율적인 동력유체로 사용함으로써 동시에 에너지 전환 효율도 높인다는 혁신적인 구상이다. 이와 함께 연료의 연소에는 기존의 발전 공정에서 사용되는 공기 대신 순수한 산소를 사용해서 산화질소와 같은 유해한 배출 가스 없이 깨끗한 물과 순수한 이산화탄소만을 부산물로 얻도록 했다.
석탄과 천연가스를 이용하는 기존의 화석연료 발전에서는 터빈을 돌리는 동력유체로 수증기가 이용된다. 석탄 발전의 경우, 석탄을 태워 물을 끓이면 생기는 수증기가 증기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고 다시 물로 전환되는 과정을 반복하는 방식이다. 이 공정은 효율이 매우 낮아서 석탄에서 전기로 전환되는 에너지 효율이 38%밖에 안 된다. 증기를 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에너지가 대량 낭비되기 때문이다.
한편, 미국 내에서 석탄보다 더 저렴하고 풍부한 연료로 선호되는 천연가스는 이보다 효율이 훨씬 높다. 압축공기와 천연가스를 연소할 때 폭발적으로 팽창하는 가스로 가스터빈을 우선 돌리고, 남는 고열로 수증기를 만들어 증기터빈까지 돌리는 복합발전 공정을 적용하는 덕분에 에너지 전환 효율이 60%까지 높아진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석탄보다 반 이상 더 적다는 장점이 있어 천연가스는 미국 내 총발전량의 32%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선호되는 에너지원이다. 그러나 재생에너지보다 10여 배는 더 배출량이 많은 화석연료로서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대폭 줄여야 한다는 사실은 총발전량의 30%를 차지하는 석탄과 다를 바 없다.
현재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는 이산화탄소를 따로 포집해서 땅속 깊이 저장하거나 다른 산업활동에 활용하는 CCS(Carbon Capture and Storage) 기술이 장려되고 있다. 그러나 이 방법은 기존의 발전소나 공장에서 후처리 공정으로 추가해야 하는 데다, 에너지 소모가 크고 비용이 많이 들어 현실화하기가 만만치 않다. 실제로 미국 내에서 CCS 공정을 통합해 운영 중인 대규모 화석연료 발전소는 미국 정부의 막대한 지원으로 텍사스주에 건설된 페트라 노바(Petra Nova) 프로젝트가 유일하다.

확대보기알람 사이클 흐름도알람 사이클은 공기에서 분리한 순수한 산소와 천연가스를 연소시켜 고온, 고압의 초임계 이산화탄소로 터빈을 돌린다. 부산물로 소량의 이산화탄소와 깨끗한 물이 생기는데, 압축 과정을 거친 이 이산화탄소는 추가 공정 없이 바로 지하에 매립하거나 석유 생산에 투입할 수 있다(출처 : NET Power/도시바).

초임계 이산화탄소로 터빈 돌려
넷파워는 이러한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수증기 대신 이산화탄소를 동력으로 이용함으로써 탄소 포집 공정을 전력 생산 공정 자체에 통합했다는 점에서 혁신적이다. 그 기반이 되는 새로운 발전 공정으로 이들은 ‘알람 사이클(Allam Cycle)’을 채택했다. 개발자인 8 리버스의 로드니 알람(Rodney Allam)의 이름을 딴 것이다.
알람 사이클은 초임계 상태의 이산화탄소(Supercritical CO2)를 이용해서 터빈을 돌리는 공정이다. 초임계 이산화탄소는 이산화탄소가 임계치인 특정 온도(31.1℃)와 특정 기압(7.39MPa)을 넘어섰을 때 기체와 액체의 성질을 모두 가질 수 있는 상태를 가리키는데, 이 상태에서 이산화탄소는 기체처럼 팽창할 수 있으면서도 높은 밀도의 액체처럼 흐를 수 있어 터빈을 동작시킬 수 있게 된다.
알람 사이클은 크게 공기분리장치, 연소실, 터빈, 열교환기, 압축장치와 펌프로 구성되며, 이를 이산화탄소가 초임계 상태를 넘나들면서 순환하게 되어 있다. 그 첫 단계는 공기분리장치를 통해 공기의 80%를 차지하는 질소와 아르곤을 제거하고 순수한 산소만을 걸러내는 것이다. 이 산소가 천연가스와 함께 연소실로 주입, 연소되면 연소실의 94%를 채우고 있던 고온, 고압의 초임계 이산화탄소가 팽창하여 밀려나가 터빈을 돌리고 전력을 생산한다.
한편, 터빈으로부터 빠져나간 이산화탄소는 열교환기와 압축장치, 펌프를 거쳐 다시 가열, 가압되어 연소실로 돌아오고, 처음부터 같은 공정을 다시 반복하게 된다. 이 공정에서의 부산물은 소량의 이산화탄소와 깨끗한 물뿐이다. 동력으로 활용되는 전체 이산화탄소 양에 더해 천연가스가 연소할 때마다 이산화탄소가 추가로 생성되기 때문이다.
또 그만큼의 압축 이산화탄소는 다른 추가공정 없이 바로 포집되어 격리 저장되거나, 다른 활용 과정의 투입을 위해 외부 파이프로 전송할 수 있다. 이러한 압축 이산화탄소는 주로 석유가 거의 고갈된 유정에 투입하여 지질구조 내에 흩어져 남아 있는 석유를 시추하는 데 사용되거나 시멘트, 플라스틱 생산 등에 사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발전효율 높이고, 크기는 절반으로 소형화
확대보기도시바가 개발한 새로운 터빈 알람 사이클에 기반한 넷파워의 새 발전소에서는 도시바가 개발한 새로운 터빈이 고온, 고압의 초임계 이산화탄소를 동력으로 전기를 생산하게 된다(출처 : 도시바). 알람 사이클은 이산화탄소를 대기로 배출하지 않는 것은 물론, 공기분리장치와 이산화탄소 가압 과정으로 인해 에너지를 뺏기는 것을 감안해도 전환 효율이 거의 60%에 달한다는 장점이 있다. 뿐만 아니다. 기존의 천연가스 발전 공정에 비해 전체 공정이 간소화되었고, 터빈을 비롯한 관련 발전장비들이 기존 장비보다 크기가 훨씬 작아서 발전소 자체의 크기도 50%는 더 축소할 수 있다. 즉, 발전소의 건설비용을 상대적으로 낮추는 효과를 얻게 되는 것이다. 대량의 물을 필요로 하는 기존 발전소와는 달리 건조한 지역에서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한편, 추가로 포집되는 압축 이산화탄소는 물론이고, 공기의 분리 과정에서 얻게 되는 질소와 아르곤은 따로 판매해서 수익을 올리게 해준다. 지난 2월에 미국 의회는 이산화탄소의 포획량에 따라 세금공제를 제공하는 새로운 법안을 통과한 바 있는데, 이러한 장점 덕분에 넷파워는 앞으로 더 많은 발전소의 건설로 발전 비용이 낮아지면 넷파워의 발전 공정이 기존 천연가스복합발전소의 건설 비용과 효율에 맞먹는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즉, 기존 천연가스 발전 비용에 준하는 비용으로 재생에너지 발전보다 더 저렴하게 이산화탄소의 배출 없이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텍사스에 시범공장 가동
이러한 분석에 기반한 기술과 사업성을 입증하기 위해 넷파워는 현재 1억 4,000만 달러를 들여 텍사스주의 라포트에 25㎿ 발전 용량의 첫 소형발전소를 완공하고 각 장비와 시스템의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일본의 도시바가 개발한 연소로와 초임계 이산화탄소 터빈의 성공적인 첫 점화 시험을 시작으로, 넷파워는 올해 말까지 모든 테스트를 완결한 후 실제로 전력 생산을 가동시켜 전력망에 전력을 공급할 계획이다. 더 나아가 이들은 300㎿ 용량의 상용 발전소를 건설하여 2021년부터 전력을 공급하는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으며, 천연가스 대신 석탄에서 생성되는 합성가스(Syngas)를 연료로 이용하는 방법도 개발 중이라고 한다.
넷파워는 이 발전 공정을 라이선스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이미 미국, 영국, 카타르, UAE 등의 여덟 지역에서 넷파워 발전소의 건설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지난 2월, MIT의 기술분석 잡지인 『MIT 테크놀로지 리뷰』(MIT Technology Review, www.technologyreview.com)에 의해 2018년의 10대 혁신기술 중 하나로 선정된 넷파워의 새 발전기술은 화석연료를 이용한 최초의 탄소무배출 기술로서 앞으로 그 성공에 대한 기대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고병희 미국 현지 객원기자

조회수 : 4,787기사작성일 : 2018-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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