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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미국
물건 들고 지나가기만 하면 장보기 끝~

최근 인공지능 알고리즘과 컴퓨터 비전에 기반해 계산대를 아예 없앤 무인매장 기술에 대한 관심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올해 초, 미국 최대 온라인 상점인 아마존이 ‘아마존 고’라는 무인편의점을 선보인 이래, 그와 유사한 기술들이 다른 업체들에 의해서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덕분에 기존의 일반 상점들도 이 기술을 설치하면 무인매장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움직임이 확산됨에 따라 앞으로 매장에 직접 가서 물건을 보고 고르는 오프라인 쇼핑에도 혁신의 바람이 불어올 전망이다.

계산대 없는 무인점포 시대가 열린다
사람들이 붐비는 주말의 대형 마트. 물건을 다 담고 나왔더니 길게 늘어선 계산대의 줄이 기다리고 있다. 마음은 조급한데 줄은 쉽게 줄어들지 않는다. 무인계산대가 보이지만 장바구니가 가득 차 있을 때는 빠른 손놀림의 캐셔보다 시간이 더 걸리기 일쑤니 차라리 그냥 기다리는 게 낫다. 이러나저러나 대형 매장에서의 계산대는 점주나 캐셔나 이용객 모두에게 스트레스가 높아지는 장소이다. 장을 볼 때 가장 사람이 몰리게 되는 이 과정을 간소화할 수는 없을까?
지난 1월, 아마존은 시애틀 본사 근처에 167㎡의 첫 아마존 고(Amazon Go) 매장을 열어 미래 무인매장의 모델을 보여주었다. 이 매장은 과자, 음료, 샌드위치, 샐러드 등 일반 편의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제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계산대는 없다. 이용객은 스마트폰에 설치된 아마존 고 앱의 QR코드를 스캔해서 개찰구를 통해 매장으로 들어온 후, 필요한 물건을 집어들고 바로 매장을 떠나면 된다. 구매한 물건과 총액은 자동 정산되어 잠시 후 이용객의 앱을 통해 따로 고지된다.
이러한 시스템은 아마존이 ‘저스트 워크 아웃(Just Walk Out)’이라고 지칭한 무인매장 기술을 통해 구현되고 있다. 컴퓨터 비전 알고리즘과 매장 내 천장에 설치된 수백 대의 카메라가 이용객이 매장을 돌아다니면서 집어드는 제품을 추적하고, 각 진열대에 배치된 무게 센서를 통해 제품의 출입을 재확인해서 구매한 물건과 이용객을 조합해내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으로 이용객이 구매한 최종 제품들은 가상 장바구니에 추가되고, 매장을 떠나는 대로 총집계되어 앱에 연동된 신용카드로 청구된다. 이 매장에서 계산대는 존재할 필요가 없다.

확대보기아마존 고 매장 전경계산대가 없어 줄 설 필요가 없는 ‘아마존 고’ 매장은 천장에 설치된 카메라와 진열대의 무게 센서가 이용객이 집어드는 매장 내 제품의 움직임을 추적하여 매장을 떠나는 대로 총액이 자동 정산되는 무인매장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출처 : Flicker/SounderBruce).

올해 안에 아마존 고 6호점으로 확대
아마존은 지난 8개월간 첫 아마존 고 매장을 운영하면서 기술을 개선해왔다. 이용객들의 평가도 좋은 편이다. 온라인 리뷰 사이트 옐프(www.yelp.com)에서 아마존 고는 별점 5점 중 4.5점, 구글 리뷰에서는 4.7점의 호평을 받고 있다. 무인매장 자체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통계조사에 따르면, ‘아마존 고와 같은 무인매장이 근처에 있다면 이용하겠는가’에 대한 질문에 75%가 ‘매우 관심이 있다’고 대답했으며, 85%가 ‘일반 매장보다 무인매장을 더 선호할 것’이라는 답을 내놓았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아마존은 아마존 고의 확산을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우선 8월 말과 9월 초에 연달아 시애틀에만 아마존 고 매장이 두 곳 더 선보였다. 두 번째 매장은 134㎡로 첫 번째 매장보다 크기가 좀 작지만, 세 번째 매장은 195㎡로 셋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이에 더해 아마존은 샌프란시스코와 시카고, 뉴욕시에도 아마존 고 매장을 선보일 계획을 갖고 있다. 결국, 올해 안에 미국 내에 총 6개의 아마존 고 매장이 운영될 것이라는 소식이다.

아마존 추격 나선 월마트, MS와 제휴
디지털 마켓 연구기관인 쥬니퍼 리서치(Juniper Research)에 따르면, 아마존 고처럼 계산대가 없는 매장 또는 가상계산대를 통한 매매액이 2018년에는 92억 달러에 이르고, 2022년에는 780억 달러 이상으로 대폭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앞으로 5년 내에 5,000곳이 넘는 매장으로 이런 기능이 확산될 것이라는 예측도 내놓았다.
실제로 무인매장 기술의 개발에 많은 업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로이터통신은 마이크로소프트도 캐셔가 필요 없는 무인매장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쇼핑 카트에 카메라를 장착해서 카트에 채운 제품들을 추적하는 방법을 시험 중이라고 하는데, 그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지난 7월 마이크로소프트와 미국 최대 유통기업인 월마트가 전략적 파트너로서 클라우드 서비스는 물론 인공지능과 기계학습 프로젝트를 위해 협력한다는 기술협약을 발표함으로써 아마존 고와 비슷한 무인매장 기술이 앞으로 월마트 매장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추정을 가능케 한다.
이러한 움직임은 탄탄한 자본을 가진 대기업들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실리콘 밸리의 일부 신생업체들도 카메라를 이용한 컴퓨터 비전과 소프트웨어, 인공지능 알고리즘에 기반한 무인매장 기술을 개발해서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는 중이다. 이들은 아마존 고처럼 매장을 직접 차리고 운영에 직접 뛰어드는 방법 대신, 기존의 소규모 상점들이 손쉽게 설치해서 무인매장으로 변신하도록 하는 기술의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중에는 이미 미니 매장을 통해 자사의 기술을 시험하고 있는 업체들도 있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위치한 이노쿄(Inokyo)는 8월 말부터 일부 베타 이용객을 상대로 음료와 과자, 간단한 욕실용품 등을 갖춘 미니 마트를 시험 운영 중이다. 이 마트에서는 천장의 카메라가 이용객의 체형과 옷을 스캔하고, 이들이 제품을 집어드는 동시에 진열대에 탑재된 카메라가 각 제품의 들고남을 추적해서 가상 카트에 추가한다. 이용객은 매장에 들어가고 나갈 때 모두 스마트폰의 이노쿄 앱을 스캔하고, 나중에 합산이 끝난 디지털 영수증을 받게 된다. 이노쿄는 이 매장의 시험 운영을 통해 제품과 진열 조합이 수익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비롯한 다양한 사업 모델에 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는 중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매장을 직접 운영하거나, 기존 매장에 기술을 적용하거나, 점포용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사업까지 다각적인 수익 모델을 고려하고 있다.

확대보기스탠더드 코그니션의 스탠더드 마켓스탠더드 코그니션은 9월 초 샌프란시스코에 일반인을 상대로 한 스탠더드 마켓을 선보였다. 아마존 고보다 훨씬 적은 수의 카메라로 운영할 수 있으며,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기존의 일반 상점에도 설치하여 무인매장으로 변신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출처 : Standard Cognition).

투자비 부담 없는 미니 무인매장에 도전하는 기업들
아마존 고가 곧 입점을 앞두고 있다는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최근 두 신생업체가 그보다 먼저 계산대 없는 무인매장을 선보여 화제가 되었다. 그 주인공은 지핀(Zippin)과 스탠더드 코그니션(Standard Cognition)으로, 이들은 더 적은 수의 하드웨어로 구성된 각각의 시스템이 비용도 더 적게 들고 설치기간도 짧아 일반 상점의 설치에 적합하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지핀은 8월 말 자사의 사무실 바로 옆 공간에 17㎡의 미니 마트를 개점해서 시험 운영 중이다. 이들의 시스템은 매장 입구의 개찰구와 천장에 장착된 카메라, 진열대의 무게 센서로 구성되는데, 수백 대의 카메라가 필요한 아마존 고의 매장과는 달리 93㎡ 매장의 경우 15대의 카메라로 운영할 수 있다고 한다. 이때 비용은 설치비 포함, 하드웨어에 우선 2만~2만 5,000달러 정도가 들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더해 지핀의 소프트웨어에 대한 서비스 비용이 매월 추가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물론 이 기술의 상용화는 현재 베타 시험 중인 미니 마트의 성공에 달렸는데, 지핀은 우선 9월 중순부터 일반인을 상대로 마트를 개방하고 매장의 크기도 더 확장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스탠더드 코그니션의 경우는 9월 초 샌프란시스코의 마켓 스트리트에 176㎡의 스탠더드 마켓(Standard Market)을 열었다. 이 시험용 무인매장은 아마존 고와 비슷한 크기에 기존의 편의점과 유사한 제품들을 갖추고, 제한적인 시간이나마 일반인을 상대로 운영을 한다. 매장에는 따로 개찰구가 없이 스마트폰의 앱을 열고 입장하게 되며, 천장에 설치된 25대의 카메라와 컴퓨터들로 이용객과 제품을 추적하게 되어 있다. 심화된 기계학습 알고리즘 덕분에 시스템의 정확도는 99.999%에 달한다고 한다. 앞으로는 매장에 게스트 키오스크를 설치해서 앱이 없는 사람도 신용카드, 체크카드, 현금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지불할 수 있는 기능을 포함시킬 계획도 가지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의 새로운 시도
이러한 장점을 가진 스탠더드의 무인매장 기술은 머지않아 일본의 실제 매장에서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지난 7월, 일본 최대의 드럭스토어 공급 업체인 팔탁(Paltac Corporation)과 공식 협약을 맺었는데, 2019년 초 센다이 시에 스탠더드 기술에 기반한 첫 무인매장의 문을 열고 2020년 7월 도쿄올림픽 전까지 3,000개의 매장으로 이를 확산시켜나간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스탠더드는 이밖에도 현재 일본, 영국,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들과도 자사 기술의 적용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무인매장 기술은 계산대를 없애 인건비를 줄이면서 이용객의 원활한 흐름을 유도하는 한편, 실시간으로 보다 정확한 재고관리를 가능하게 하고 매장 내의 절도 행각을 방지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점포의 수익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물론 매장의 이용객들에게도 정확한 정산과 간단한 환불정책을 통해 훨씬 편리하고 효율적인 장보기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무인매장 기술이 이러한 양쪽의 이익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다면, 이 기술은 오랫동안 별다른 변화 없이 답습되던 장보기에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병희 미국 현지 객원기자

조회수 : 2,904기사작성일 : 2018-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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