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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미국
배양육 드디어 식탁에 오른다

지난 2019년 UN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축산업을 온실가스 배출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적하며 육류 섭취를 줄일 것을 권장했다. 해양업의 위기도 만만치 않다. 수십 년에 걸친 무분별한 남획으로 일부 어종의 고갈이 염려되는 상황. 이에 대한 해결책의 하나로 동물의 세포를 배양시켜 식용 육류나 해산물로 키워내는 배양육이 최근 상용화 소식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환경 폐해를 줄이면서 효율적으로 동물성 단백질을 공급할 수 있는 배양육이 마침내 현실적인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확대보기배양육 닭고기 요리아텔리어 크렌의 수석요리사인 도미닉 크렌이 업사이드푸드의 배양육을 검증하며 시범을 보인 닭고기 요리(출처 : 업사이드푸드)

대규모 배양육 공장 가동 임박

지난해 11월 샌프란시스코 근교 에머리빌에 미국 내 처음으로 상용 규모의 생산시설을 갖춘 배양육 공장이 문을 열었다. 업사이드푸드(Upside Foods)의 에픽(EPIC) 공장이 그 주인공이다. 업사이드푸드는 2015년 멤피스 미츠라는 이름으로 창립되어 미트볼과 닭고기, 오리고기 등의 배양육을 선보인 미국의 선두적인 배양육 개발사로서 지금까지 2억6,7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에픽은 현재 배양육 생산 공장으로는 세계 최고의 생산 용량을 보유한 공장으로 알려져 있다. 규모 4,900㎡의 공장에서 닭, 소, 오리 등의 배양육이 연간 22.6t, 궁극적으로는 181.5t까지 생산된다. 공장 운영에 100% 재생에너지가 사용되며, 대도시 근교에서 육류와 해산물을 생산해 신선한 제품을 바로 공급한다는 친환경 모델도 관심을 받고 있다.
배양육은 동물 세포를 배양해서 만드는 동물성 단백질을 일컫는다. 일반적인 생산 공정은 다음과 같다. 우선 가장 우수한 식용 등급의 살아 있는 소, 닭, 돼지, 생선 등으로부터 작은 조직을 떼어내어 줄기세포를 추출한다. 이를 근육세포, 지방세포 등의 안정된 세포주로 증식시킨 후 바이오리액터 내에서 온도와 압력을 맞추면서 설탕, 소금, 지질, 비타민, 아미노산 등으로 구성된 영양분과 배양액 등을 투입해서 성장시킨다. 수주 후에 적당한 크기와 밀도에 도달하면 다짐육, 또는 3D 지지대를 통해 특정 형태로 키운 덩어리 고기로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생산 공정 덕분에 배양육은 실제 동물의 도축 없이 식용으로 필요한 부위만 수주 내에 키워낼 수 있는 효율적인 생산 방법으로 꼽힌다. 또한 배양육은 기존 축산업의 환경 폐해를 배제한 환경친화적 대안이면서 항생제의 남용이나 질병의 우려 없는 깨끗한 동물성 단백질이라고 평가된다. 지난 수년간 다양한 배양육이 개발되고 제조공정이 개선되면서 배양육은 이제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맛과 식감에서도 자연산 고기나 생선과 우열을 가릴 수 없을 만한 수준이라고 한다. 단, 식용 제품에 적당한 크기로 대량생산을 해야 하고 생산비용을 낮춰야 하는 점은 아직도 숙제로 남아 있다. 우선은 다짐육이나 치킨너겟 같은 작은 크기의 제품 생산이 선호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업계에서는 비용 절감을 위해 값비싼 소태아혈청(FBS : Fetal Bovine Serum) 대신 온전히 식물성 원료로만 구성된 배양액을 이용하기 시작했으며, 앞으로도 계속 비용을 줄일 방법을 찾고 있다.

확대보기업사이드푸드의 에픽 공장업사이드푸드의 에픽 공장에서는 바이오리액터 내에서 동물세포를 배양, 성장시켜 2~3주 만에 청정 배양육을 생산할수 있다.(출처 : 업사이드푸드)

FDA 승인만 남았다

이제 상용화의 마지막 관건으로 남은 것은 미국 정부기관의 승인이다. 업계에서는 수년 전부터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농무부(USDA)의 승인을 위해 이들 기관과 배양육에 대한 논의를 활발히 진행해왔고, 그 결과 이제 곧 정부 승인이 임박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배양육 기업들의 공장 설립 계획도 분주해졌다. 이미 2020년 싱가포르 정부의 승인을 받고 음식점에 자사의 치킨너겟 배양육을 공급하고 있는 잇저스트는 미국 정부의 승인을 기대하며 미국 내에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한편, 가격경쟁력이 있는 사시미 등급의 고급 해산물을 목표로 지난해 여름 와일드타입푸드가 샌프란시스코에 연어 배양육 생산 공장을 완공했고, 핀리스푸드도 참다랑어 생산을 위한 배양육 공장을 건설 중이다. 최근 업사이드푸드는 해산물 배양 업체인 컬처드데카당스를 인수 합병하면서 해산물로 품목을 확장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 회사는 성장에 8년이 걸리는 자연산 랍스터 대신 8주 만에 식용 부위의 랍스터 살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배양육 생산을 준비 중인 업사이드푸드의 에픽 공장에서는 우선 시험적으로 소규모의 치킨너겟을 생산하면서 공장 견학과 제품 시식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생산은 정부 승인이 떨어지는 대로 가동해 우선 닭가슴살 생산에 주력할 것이라고 한다. 이 제품은 작년 여름 미슐랭 3스타 아텔리어 크렌의 수석요리사가 그 맛과 품질을 검증한 바 있고, 이를 포함한 고급 음식점들에 공급 계획이 잡혀 있다. 더 나아가 에픽 공장에서는 앞으로 오리고기, 소고기, 그리고 랍스터 등을 포함한 해산물도 생산할 계획이다. 이렇게 배양육 기업들이 본격적인 생산 태세에 접어들면서 배양육은 동물성 단백질의 주요 공급원으로서 앞으로 확고한 자리를 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고병희 현지 리포터

조회수 : 551기사작성일 : 2022-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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