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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미국
멀지 않았다! 핵융합에너지 시대

최근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1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전년대비 6% 높은 363억t으로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다고 발표했다. 탄소 걱정 없는 새에너지원의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다. 다행히 바닷물에 풍부한 수소로 장기 방사성폐기물이나 탄소 배출 없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한 핵융합기술이 주목할 만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소형 융합로를 개발 중인 민간기업들의 기술적 도약과 함께 벤처투자가 늘면서 핵융합기술은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고 있다.

핵융합 난제 돌파구가 보인다

핵융합기술은 가벼운 원자들의 원자핵이 융합해 더 무거운 원자를 만들 때 방출하는 막대한 에너지를 이용하는 기술이다. 단 1g의 연료에서 석탄 11t 상당의 엄청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지만, 태양과 별의 동력이 되는 핵융합반응을 지구상에서 유도하기는 매우 어렵다. 태양 중심 온도를 수 배나 뛰어넘는 1억℃ 이상의 높은 온도나 압력 조건에서만 원자핵에서 분리된 전자와 양성자가 떠다니는 플라즈마를 생성시켜 융합을 유도할 수 있는데, 이 과정에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얻어낼 융합에너지는 그보다 더 커야 한다. 수십 년간의 연구에도 불구하고 융합에너지 이득은 아직 실현하지 못한 상황이다. 1985년부터 200억 달러 이상의 막대한 비용을 들여 토카막(Tokamak) 융합로를 건설 중인 ITER(International Thermonuclear Experimental Reactor)도 기술적인 난점 때문에 핵융합발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지난 수년간 눈부시게 발전해온 슈퍼컴퓨터와 인공지능, 모델링, 시뮬레이션, 레이저광학, 재료과학 등에 힘입어 대학 또는 연구소와 연계되면서 창립된 민간기업들이 획기적인 성과를 보이기 시작했다. ITER보다 훨씬 더 작고 훨씬 더 저렴한, 다양한 디자인의 소형 융합로로 더 작은 고밀도의 플라즈마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안정적으로 제어하는 데 빠른 진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현재 소형 융합로를 개발하고 있는 민간기업은 세계적으로 30개 기업이 넘으며, 미국에서는 2030년대 전력망에 연결할 수 있는 상용 융합로의 건설을 목표로 커먼웰스퓨전시스템, TAE테크놀로지스, 헬리온에너지 등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확대보기MIT와 CFS가 건설 중인 SPARC 융합로MIT와 CFS가 건설 중인 SPARC 융합로는 융합로 내 플라즈마의 생성과 유지를 통한 융합에너지 이득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출처 : CFS/MIT-PSFC—CAD Rendering by T. Henderson)

확대보기TAE테크놀로지스의 원통형 융합로TAE테크놀로지스의 원통형 융합로는 양쪽 끝에서 플라즈마를 중앙으로 쏘아 결합시키고 이를 중성자 빔으로 안정화시켜 융합반응을 이끌어낸다.(출처 : TAE테크놀로지스)

소형 융합로 10년 내 실용화

CFS는 MIT의 융합에너지 연구에 기반한 소형 토카막, SPARC를 개발하고 지난해 말 현장 건설에 돌입했다. 지름 1.85m, 높이 약 3m의 이 실험용 융합로는 자체 개발한 고온초전도자석을 통합, ITER 토카막의 성능을 40분의 1 크기로 달성할 수 있다고 한다. ITER의 초전도자석보다 두 배 더 강한 자력 덕분에 더 작고 밀도가 높은 플라즈마를 토카막 내에 가두고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2025년 SPARC의 완공과 함께 입력에너지와 동량의 융합에너지를 얻어낸 후 에너지 이득을 11배까지 높인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후 두 배 더 큰 크기의 상용 융합로를 건설해 2030년대 초반에는 140㎿ 상당의 전기를 생산할 계획이다.
한편, TAE테크놀로지스는 토카막 대신 길이 27m의 긴 원통형 융합로 디자인을 채택했다. 수소와 중수소를 연료로, 융합로의 양쪽 끝에서 생성된 플라즈마를 가속시켜 중앙에서 결합시키고, 이를 입자가속기의 중성자 빔으로 회전시켜 생기는 전류와 자장(FRC)으로 더욱 가열, 융합반응을 이끌어내는 방식이다. 이들은 2025년 융합에너지 이득을 달성하고, 10년 내 2억5,000만 달러의 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헬리온에너지의 기술도 길이 12m의 원통형 융합로 내에서 융합을 유도한다. 이 기술은 특히 융합기술에 발전기술까지 통합했다는 장점이 돋보인다. 융합반응 후 플라즈마 내부의 자기장이 융합로 주변에 설치된 자석의 자기장으로 전류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덕분에 방출되는 열로 증기터빈 발전을 고려 중인 다른 기술에 비해 높은 효율의 직접적인 전력생산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들은 지난해 민간기업 중 최초로 플라즈마를 1억℃까지 가열하는 성과를 올렸고, 현재 건설 중인 폴라리스(Polaris) 융합로를 통해 2024년 융합에너지 이득과 전기생산 능력을 입증할 계획이다.
핵융합기술이 미래 에너지 시장의 판도를 바꿀 가능성에 주목한 벤처투자자들도 이들 기업에 큰 힘을 실어주고 있다. CFS는 빌게이츠와 조지 소로스 등으로부터 18억 달러, TAE테크놀로지스는 구글과 골드만 삭스 등으로부터 약 9억 달러를 유치했고, 헬리온에너지는 피터 틸을 포함, 5억 달러 이상의 투자액과 함께 차후 성과에 따라 17억 달러의 추가 투자를 약속받았다. 미국 정부도 융합발전소 건설에 5,000만 달러, 융합과학 지원에 7억 달러 이상을 지원하며 핵융합에너지의 세계 주도권을 잡겠다는 계획이다. 장기 국책사업을 성공적인 민간산업으로 활성화시킨 우주산업의 전례가 핵융합산업에서도 재현될 수 있을지, 이들 기업의 성공에 거는 기대가 자못 크다.

고병희 현지 리포터

조회수 : 2,232기사작성일 : 2022-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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