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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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 맛있는 테크
더 강력하고 얇게 친환경적으로 붙이기
㈜켐코 고세윤 대표

 

생각보다 많은 곳에 점착제가 사용되고 있다. 스마트폰과 가전제품, 자동차는 물론이고 의료, 건물, 식품포장, 항공기 등 쓰임새가 다양하다. 볼트와 너트를 대신할 만큼 점착제의 성능도 눈부시게 발전했다. IT기기의 경박단소화, 자동차의 경량화는 점착제의 진화에 힘입은 바 크다. 더욱이 웨어러블 기기와 플렉시블 디바이스에서 점착제의 활약상은 더욱 눈부시다. 점착제 소재 원천기술과 코팅기술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켐코의 고세윤 대표는 더 강력하고 더 다양한 기능을 가진 점착제를 개발해 쟁쟁한 글로벌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점착제 소재 원천기술과 코팅기술을 동시에 가진 국내 유일의 기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두 가지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지나요?

현재 국내에 점착제를 취급하는 기업은 400여 개에 이릅니다. 거의 대부분 원재료를 구입해 코팅 가공을 하는 회사들이죠. 우리는 소재기술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가 개발한 소재를 글로벌 기업에서도 사용하고 있죠. 소재와 가공기술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어 고객사의 요구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것이 강점입니다. 최근 제품개발 주기가 점점 빨라지면서 점착제 개발에도 속도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경험치로 시간을 줄이기엔 한계가 왔습니다. 특히 소재가공 과정에서 야기되는 다양한 효과와 부작용을 검증하는 데 시간이 상당히 소요됩니다. 소재를 잘 알면 쉽게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죠.


실제로 자동차 점착테이프를 이틀 만에 개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어떻게 그것이 가능했나요?

지난해 자동차 제조사인 H사에서 점착테이프 개발을 의뢰해왔습니다. 미국에 수출하는 차종의 자동차 루프 보강재에 들어가는 점착테이프였는데, 친환경이면서도 초강력 성능이 요구됐습니다. 자동차 루프에는 보강재가 사용되는데, 충돌 사고가 발생할 경우 이 부분이 돌출되어 인사 사고를 일으키는 것이 문제가 됐습니다. 이 부분을 초강력 점착테이프를 사용해 고정하면 사고 시 2차 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 연구팀에서도 2∼3년은 걸릴 거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우리는 이것을 이틀 만에 해냈습니다. 원천 소재를 제가 합성했으니 고객이 요구하는 성능을 구현하기 위해 몇 가지 기능만 업그레이드했을 뿐입니다.


이쯤 해서 점착제와 접착제의 차이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겠는데요,
일반인들은 아직 잘 구별하지 못합니다.

접착제는 붙이기만 하면 되는 반면, 점착제는 붙였다가 다시 떼야 합니다. 한 번의 공정을 더 생각해야 하는 것이죠. 접착제는 액상 상태에서 고화가 이루어지면서 접착 성능을 발휘합니다. 본드나 순간접착제, 풀 등을 떠올리면 됩니다. 당연히 굳기까지 시간이 필요합니다. 산업현장에서는 정확한 접착을 위해 로봇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점착제는 이런 과정이 필요 없습니다. 쉽게 붙이고 쉽게 뗄 수 있고, 접착제와 달리 부착하는 과정에서 형태가 변하지 않습니다.


다시 붙였다가 뗄 수 있는 원리가 참 궁금한데요.

화합물은 고분자일수록 분자 간의 응집력이 강한데, 접착제에 비해 점착제는 분자량이 많습니다. 그러니 피부착면에서 쉽게 떨어지는 것이죠. 물론 접착제에 비해 접착력이 약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최근 접착제 못지않게 강력한 성능을 가진 점착제도 개발됐습니다. 더욱이 접착제는 고화가 되기때문에 웨어러블 기기나 플렉시블 디바이스에 사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받는 스트레스를 견디기가 어렵죠. 생산 과정에서도 접착제는 한번 실수하면 비싼 부품을 버리게 되어 손실이 커집니다. 반면, 점착제는 그냥 떼어버리면 되니까 기껏해야 점착테이프만 교체하면 되죠. 그런 면에서 점착제의 응용 분야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산업계에선 주로 어떤 분야에 사용되나요?

앞에 놓인 스마트폰만 놓고 봐도 터치스크린패널(TSP)을 베젤에 고정하거나, 부품과 부품 사이를 연결하기 위해 수많은 점착제가 사용됩니다. TV의 LCD 충격 방지용으로도 사용되고, 자동차 안에도 내장재나 연결 부위에 충격 흡수나 감압을 위해 다양한 점착제가 사용됩니다. 볼트와 너트, 용접을 대신하는 점착제가 휴대폰과 TV 등을 얇게 하는 데 상당한 공헌을 했죠. 당분간 모든 전자기기는 더 슬림해지고 플렉시블해질 것입니다. 그러다보면 부품소재를 필름 형태로 가공해서 부품화하는 기술이 메가트렌드가 될 것입니다. 당연히 점착제는 앞으로도 더 많은 쓰임새가 있을 것입니다.


더 얇게 하면서도 점착 성능을 높이는 것이 기술의 관건이겠군요.

점착제가 얇아지면 당연히 점착 성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3M 등의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려면, 그들과 동등한 기술을 개발해선 승산이 없습니다. 우리는 더 진보된 기술을 개발해야 했는데, 대표적인 것이 점탄성체 점착테이프입니다. 스마트폰 점착테이프의 경우 1세대 우레탄폼, 2세대 폴리에틸렌폼을 거쳐 현재는 3세대에 와 있습니다. 특수 발포폼 기술이 적용된 점착테이프가 바로 그것입니다. 얼마 전 갤럭시S6의 내구성 테스트 동영상이 화제가 됐는데요. 바닥에 폰을 내던졌는데도 별다른 파손 흔적 없이 멀쩡하게 정상적으로 작동했습니다. 충격을 흡수하는 점착테이프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얘기죠. 우리는 이보다 앞선 4세대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점탄성체를 적용한 제품인데, 일종의 엘라스토머라고 보면 됩니다. 지금까지 나온 제품 중 내충격성이 가장 좋습니다.


최근 개발되는 점착제는 얇으면서도 다양한 부가기능이
요구되는 것 같습니다. 켐코에서도 방열 기능이 있는
열압착테이프를 선보였는데, 어떤 제품인지 궁금합니다.

휴대폰 제조사인 S사와 공동으로 특허를 출원한 제품입니다.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등의 모바일 기기는 내부 열을 떨어뜨리기 어려운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특히 회로부분의 발열이 문제인데, 여기서 발생하는 열을 전체로 확산시켜서 온도를 떨어뜨려야 합니다. 열원과 방열 소재가 접착되려면 양면테이프가 필요한데, 기존의 양면테이프는 열을 통과시키지 못합니다. 그동안 휴대폰 제조사에서 이 테이프에 대한 요구가 많았습니다. 점착제 도포 두께가 점점 더 얇아지는데, 여기에 방열 재료까지 넣어 성능을 발휘하는 것이 관건이었죠. 특허에도 공개하지 않은 기술이라서 자세한 내용을 밝힐 순 없지만, 당초 휴대폰 온도가 0.5℃만 떨어져도 의미 있는 결과라고 봤어요. 그런데 우리 기술로 최대 3.5℃가 떨어지는 것을 공신력 있는 시험기관에서 확인했습니다. 올해 이 제품으로만 200억 원의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점착제의 경우 인체유해성 문제가 꾸준히 대두되어 왔습니다.
이에 대한 대응도 중요할 것으로 봅니다.

접착제와 점착제는 새집증후군이나 새차증후군의 주범으로 낙인 찍혀온 것이 사실입니다. 대표적인 물질이 ‘톨루엔’이죠. 점착제의 희석용제로 오랜 기간 사용되어왔는데, 가격이 저렴하고 생산성이 우수해 이를 대체할 만한 물질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업계에서는 점착제를 건조하는 과정에서 톨루엔이 다 휘발된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작업 조건이 다양하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안전하다고 하긴 어렵습니다. 자동차에선 특히 더 문제가 되는데, 내부 온도가 올라가면 톨루엔이 용출되어 새차증후군을 일으키게 됩니다. 해외는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점착제의 환경호르몬 문제가 대두되어 창업 초기부터 친환경 점착제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인체에 사용하기 때문에 톨루엔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의료용 점착제의 고분자 합성법을 산업용 고분자 합성에 응용해서 톨루엔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점착테이프를 개발했습니다.


창업 후 짧은 기간에 상당히 다양한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다음 단계를 위해 준비 중인 기술이 벌써부터 기대되는데요.

최근 개발한 점접착제 얘기를 안 할 수가 없군요. 접착제와 점착제의 장점을 고루 갖고 있는 제품입니다. 접착제 수준의 접착력을 발휘하면서도 잘 떨어집니다. 점착테이프의 한계를 뛰어넘은 제품이죠. 보통 5,000kgf 이상이면 접착제로 구분하는데, 7,000kgf를 구현했습니다. kgf는 1인치의 점착테이프가 견딜 수 있는 반발력을 말합니다. 결국 7,000kg의 힘에도 견딘다는 얘기죠. 점접착제로는 세계 최초라고 감히 자부합니다.


㈜켐코는?

학에 기술적인 기초를 두면서도 부품소재 기업을 지향하는 점착제 전문 연구개발 기업이다. 대표이자 연구소장직을 맡고 있는 고세윤 대표는 원천소재인 고분자 합성기술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연구자로, 창업 후 짧은 기간 안에 아이디어와 기술력이 돋보이는 다양한 점착제를 개발했다. 친환경 톨루엔프리 점착제로 ‘2015 대한민국 프론티어 대상’을 수상하는 등 대외적으로도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연구개발 투자로 인해 적자를 기록하면서도 벤처 정신을 통한 새로운 성공신화를 만들기 위해 연구개발의 속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임숙경 전문기자 사진 김성헌 객원사진기자​

조회수 : 2,487기사작성일 : 2015-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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