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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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 맛있는 테크
21세기 新연금술
3D프린터 ㈜이에이스 반채헌 대표

 

3D프린터로 집도 짓는 시대다. 산업계는 물론이고 일반인들의 관심이 3D프린터가 가져올 혁명적인 변화에 쏠리고 있다. 더욱이 최근 잇따라 핵심 특허가 만료되고 원천기술이 오픈되면서 하루가 다르게 기술이 진화하고 있다. 후발주자로 이 시장에 뛰어든 ㈜이에이스의 반채헌 대표는 3D프린터를 아직 열리지 않은 판도라의 상자와 같다고 이야기한다. 분명 다양한 산업이 연결되어 엄청난 효과를 가져오겠지만, 아직 완성된 기술도 시장도 아니라는 것. 반 대표는 무조건적인 기대로 덤벼들기보다는 소비자의 작업환경과 다양한 응용 분야에 특화된 전문성 높은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 3D프린터를 개발하는 국내 기업들이 늘고 있습니다. 드디어 3D 시장이 열리고 있는 걸까요?

최근 언론에서 그렇게들 보도하지만, 일선에 있는 업체 입장에서는 크게 달라진 것을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3D프린터를 직접 개발한 기업은 아직 20개사에도 못 미칩니다. 3D프린터를 개발하기에는 인프라가 많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일부 오픈 소스로 제공되는 자료가 있어 예전보다 더 편리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원천특허에서 완벽하게 자유롭지는 않습니다. 해외 선두 기업들이 원천특허를 보호하기 위해 수많은 개량 특허를 내면서 견고하게 특허 장벽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죠. 특허를 피하면서 보다 진화된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가 될 겁니다.

후발주자로서 어떤 비전을 갖고 이 분야에 도전했는지 궁금합니다.

반도체 장비의 테스트 단계에서 소모되는 시간과 인력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중 3D프린터를 접하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해외 장비를 들여와서 팔았는데, 기술이 앞서 있는 것에 비해 시장이 쉽게 열리지 않더군요. 시제품 제작과 목업 출력 서비스 사업을 하면서 3D프린터에 대한 가능성을 실감하게 됐습니다. 당시 오바마가 국정연설에서 “3D프린터가 제조업에 혁명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한 것이 화제가 되었을 때입니다. 2013년 10월에 본격적으로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FDM 방식과 DLP 방식 두 가지 기술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데요, 어떤 차이가 있나요?

출력 방법에 따라 나뉩니다. 일반인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방식은 FDM(Fused Deposition Mode)입니다. 필라멘트 타입 재료를 실처럼 가늘게 녹여 바닥부터 한 층씩 쌓아올리는 구조입니다. 열가소성수지를 재료로 사용해 내구성이 상당히 강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층 사이가 매끄럽지 않다는 단점도 있죠. FDM보다 한 단계 더 진화한 것이 DLP(Digital Lighting Process) 방식입니다. FDM이 도트 프린터라면 DLP는 잉크젯 프린터라고 할 수 있죠. 수조에 담긴 액체 상태의 수지를 빔 프로젝터로 한 층씩 굳혀가면서 프린팅을 합니다. 빛이 닿는 부분만 굳는 것이죠. 마치 사진을 찍는 것처럼 면 단위(단층 촬영)로 출력하기 때문에 FDM 방식에 비해 속도가 빠르고, 해상도가 더 높아 출력 결과물이 훨씬 매끄럽습니다. 기자분께 선물로 드린 명패(뒷페이지 사진 참조)도 DLP 방식으로 1시간 만에 완성한 것입니다.

레이저를 광원으로 사용하는 SLA나 SLS 방법도 개발 중인가요?

SLA(Stereo Lithography Apparatus)와 SLS(Selective Laser Sintering) 장비는 특허 문제로 아직 기술 장벽이 높습니다. 그만큼 가격도 비싸죠. 이 두 방식은 광원으로 레이저를 사용한다는 면에서는 같습니다. 다만 SLA가 액상 수지 재료를 사용하는 반면, SLS는 분말 소재를 사용합니다. SLA의 경우 액상수지를 사용하는 면에서는 DLP 방식과 같지만, 광원으로 빔 프로젝트 대신 레이저를 사용해 점 포인트로 조형을 하기 때문에 DLP보다도 더 정밀하고 빠른 프린팅이 가능합니다. 분말소결 방식이라고 불리는 SLS는 분말 소재를 레이저로 녹인 뒤 응고시켜 한 층씩 쌓아올리는 방식입니다.

금속 3D프린팅이 가능한 SLS 방식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할 거라는 얘기가 많습니다.

그렇습니다. SLS는 레이저의 강한 에너지로 소결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3D프린터의 재료로 주로 사용되는 플라스틱뿐 아니라 분말 상태의 금속, 세라믹, 유리 분말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플라스틱을 재료로 고형 물체를 만들어내는 것에서 벗어나 소형 가전제품을 집에서 직접 만들어 쓸 수 있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재료 면에서도 최근 진전이 있습니다. 심지어 3D프린터로 음식도 만들고 있는데요.

현재 3D프린터의 재료로는 주로 ABS, 우레탄(고무), PP(폴리프로필렌)와 같은 플라스틱 계열 재료가 사용되지만, 최근에는 금속, 목재 등은 물론이고 인공장기 등을 출력할 수 있는 바이오 소재, 더 나아가 커피 찌거기로 만든 필라멘트까지 등장했습니다. 3D프린팅 기술의 효용 범위가 넓어지려면 다양한 소재가 개발되어야겠죠. 우리도 국산 고성능 레진을 개발하는 한편, 대학과 연계해 친환경 소재를 개발 중입니다. 3D프린터로 만든 제품의 안전성을 더욱 높이기 위한 것이죠.

3D프린터 핵심 기술들이 오픈소스로 공개되면서 너도나도
만들겠다고 나서고 있습니다. 차별화 전략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3D프린팅 관련 서비스 사업을 병행하다 보니 고객들의 니즈를 보다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었습니다. 빈번한 고장이 국내 사용자들의 가장 큰 불만이었죠. 우리는 3D프링팅 결과물의 질을 높이기 위해 견고성과 작업환경의 안정성에 주목했습니다. 아무리 좋은 장비도 주변 환경의 영향으로 제대로 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FDM 방식 3D프린터 ‘ECO’의 경우, 하부 프레임의 안정성에 초점을 맞춰 개발했습니다. 100만 원도 안 되는 중국산 제품이 몰려드는 상황에서 저렴하게 만들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2014년 5월에 출시했는데, 아직 한 건의 A/S도 없었습니다.

3D프린터로 조형하는 모습을 보면 실패율도 상당히 높습니다.
결국 정밀도가 문제일 텐데요.

3D프린터가 보급되려면 정밀도와 함께 작업속도 향상이 필수적입니다. 실패율을 낮추기 위해 우리는 FDM 장비에 외부 케이스를 달았습니다. 온도와 습도 등이 작업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입니다. 물론 하부 프레임이 견고하기 때문에 진동 등의 영향을 잘 받지 않아 오차도 대폭 줄였습니다. 정밀도도 문제지만, 결국 3D프린터가 제조업에 혁명을 일으키려면 작업속도가 빨라져야 합니다. 그래야 경쟁력이 생기죠. 작업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의 기술 발전이 동반되어야 합니다.

DLP 방식 3D프린터 ‘직지’의 출시를 앞두고 있는데,
이에이스만의 차별화 전략은 무엇인가요?

현재 국산 DLP 방식 3D프린터는 모형이나 시제품 제작 등 주로 산업용에 쓰이는 기종입니다. 우리는 보급형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귀금속, 치기공 재료, 보청기 등 작고 정밀한 제품에 특화된 제품입니다. DLP 기종의 경우 FDM 기종에 비해 매끄럽고 정밀한 조형이 가능하지만, 그만큼 기술적으로 구현이 어렵습니다. 빔 프로젝트로 굳히는 방식이기 때문에 거리를 잘 맞춰서 정확한 위치에 정확한 양의 빛을 쏴야 하죠. 형상이 맺히려면 초점도 잘 맞춰야 합니다. ‘직지’는 두께치수를 최소 0.01㎜까지 줄였습니다. 이 두께가 낮을수록 더 정밀한 조형이 가능합니다.

결국 타깃을 좁혀서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국내 3D프린터 기술 수준을 한 단계 더 높이려면 ‘뭐든지 만들어주는’ 제품보다는 전문성을 가지고 특화된 제품에 집중해야 한다고 봅니다. 치기공 전용이나 문화재 복원 전용, 의수나 의족 전용 제품 등 전문성을 강조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그래야 시장도 형성됩니다. 한 대의 프린터로 모든 것을 만들 수는 없습니다. 프린팅 결과물의 완성도를 높이려면 각 기종별로 최적화된 소재를 찾는 것도 중요합니다.

3D프린터가 바꿀 세상의 모습이 대표님 머릿속에 어떻게 그려져 있는지 궁금합니다.

물체를 입체적인 형태로 인쇄한다는 것 자체는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아직 사람들이 3D프린터에 거부감과 불신을 품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앞으로 가격이 저렴해지고 사용법이 간략해지면 산업용은 물론이고 가정에서도 가전제품처럼 3D프린터를 사용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겁니다. 가령 문고리가 고장 나면 3D프린터로 출력해서 직접 고칠 수 있게 됩니다. 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크죠. 1인 제조시설이 증가하고, 공장 생산라인의 스마트화가 이루어질 겁니다. 해외에서 출시된 제품을 데이터 전송을 통해 한국에서 바로 출력할 수도 있겠죠.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아프리카나 오지 등 물류비용이 많이 발생하는 지역에서는 3D프린터를 이용해서 간단한 제품을 직접 제작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세계가 동시간
대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생성되는 것이죠. 이것이 바로 3D프린터가 21세기 연금술이라 불리는 까닭입니다.

㈜이에이스는?
원래 반도체와 태양광 열처리 장비에 사용되는 소모품을 공급하던 업체였다. 반도체 장비 개발 과정에서 소모되는 시간과 인력, 비용 절감 등을 모색하던 중 3D프린터를 접한 반채헌 대표는 후발주자로 직접 3D프린터 개발에 뛰어들었다. 2013년 오픈소스 방식의 FDM 장비를 자체 기술로 개발한 데 이어 최근에는 이보다 한 단계 더 진화한 DLP 방식의 3D프린터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3D프린터에 사용될 친환경 소재를 개발하기 위해 대학과 협력하고 있다.

임숙경 전문기자 사진 김성헌 객원사진기자​

조회수 : 2,057기사작성일 : 2015-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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