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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식과 장그래
장사꾼으로서의 직장인, 좋은 거래를 하고 있는가?

 

직장인들의 세계는 장사꾼의 세계와는 완연히 다를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다만 다루는 품목이 눈에 보이지 않는 ‘당신의 능력’일 뿐, 회사와 거래하고 조직 내의 사람들과 이익 또는 손해를 따지는 면은 정확하게 일치한다. 직장생활을 ‘장사’의 개념에 비추어본다면 많은 것들이 새롭게 보이고 그 안에서의 관계맺음, 행동방식에 대한 색다른 교훈들을 발견해낼 수 있다. 특히 상사에게 인정받고 싶다면 반드시 가슴에 새겨야 할 부분이다. 이는 상사의 캐릭터와는 전혀 무관한, 그러니까 어떤 스타일의 상사에게도 먹히는 철의 법칙이라고 할 수 있다.

상사를 위한 리스크 관리상품을 준비하라
가끔씩 직장인들의 회식 자리에서 상사들이 후배들에게 하는 농담이 있다. “아, 저 녀석은 나한테 도움이 안 돼요~.” 흔히 상사가 주도하는 술자리에서 후배가 눈치 없이 행동하거나, 상사가 뭔가 한마디 하려는데 주변 사람들과 잡담을 하고 있을 때 할 수 있을 법한 농담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장사꾼으로서의 직장인’에 대한 뼈 있는 농담이 담겨 있다. 상사에게 이익, 즉 도움을 주지 않는 직장인은 결코 상사와 거래를 할 수 없다는 점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상사에게 임팩트 있게 이익을 남겨줄 수 있는 첫 번째 방법은 바로 위기에서 구해줄 수 있는 미래의 보고서다. 제갈공명은 오장원 전투에서 끈질긴 지구전을 견디지 못하고 과로로 사망하고 말았다. 공명이 죽은 직후 위연이라는 부하가 반란을 꾀하자 이를 진압하기 위해 강유와 양의가 출정했다. 그런데 제갈공명은 생전에 편지를 넣은 비단주머니를 양의에게 맡겨놓았고, 위급할 때 열어보라고 했다. 전투에 앞서 두려움에 사로잡혔던 양의는 공명의 그 비단주머니를 열어 편지를 꺼내 보았다.
“반란을 일으킨 위연에게 ‘감히 나를 죽일 사람이 누구냐?’라고 세 번 외쳐보라고 요구하라. 또한 그렇게 하면 한중의 땅을 모두 주겠다고 말하라. 만약 그가 정말로 그렇게 외친다면 모든 걱정거리가 사라질 것이다.”
양의가 위연에게 이러한 내용을 제안했고, 위연은 “감히 나를 죽일 사람이 누구냐?”라며 세 번을 외쳤다. 그때 위연의 뒤에 있던 한 장수가 칼을 뽑아 그 자리에서 위연의 목을 내리쳤다. 그는 바로 위연과 반란을 모의했던 마대였다. 제갈공명은 위연이 자신의 사후에 반란을 일으킬 것을 알아챈 후 미리 마대를 위장 투입시켜놓았던 것이다.
실제로 한 직장인은 꾸준히 상사를 위한 ‘리스크 리포트’를 작성한다. 그 내용은 대부분 회사의 리스크와 상사가 저지를 수 있거나 그에게 닥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것들이었다. 물론 솔루션까지 함께 들어 있다. 실제 이러한 일이 닥쳤을 때 그는 상사에게 이를 제시했고, 상사는 빠른 시간 안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예상치 못한 이러한 도움은 상사의 머릿속에 깊은 인상을 남길 수밖에 없다.

상사의 도약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라
도약을 위한 인프라는 스스로 구축할 수도 있지만, 부하가 앞장서서 나설 수도 있다. 이는 상사의 승진이나 약진을 위한 다양한 주변 환경을 만들어내는 것을 말한다. 업무가 분리되어 있다고 내 할 일만 하거나 상사가 지시하는 일만 하는 것으로는 ‘거래관계’가 형성되지 못한다. 상사에게 필요할 것 같은 자료, 정보, 조언 등을 모아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것은 이러한 관계 형성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유방의 군대가 함곡관을 점령했을 때, 적지 않은 약탈이 있었다. 그때 유방의 핵심 참모였던 소하는 부하들을 이끌고 승상부로 향했다. 승상부는 승상들이 있었던 곳이라 어느 정도의 재물이 있음을 예상할 수 있었다. 소하를 따라나선 부하들은 소하의 약삭빠른 재물욕에 감탄하면서 자신도 한 몫 챙길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을 가졌다. 하지만 소하는 승상부에 도착해 재물에는 전혀 손도 대지 않고 문서와 지도, 장부 등을 남김없이 챙겼다. 그 후 소하는 시간이 날 때마다 지도와 각종 문서들을 보면서 연구하기 시작했다. 진나라의 권력체계, 주변 지형, 인구 구성 등을 머리에 넣어두었고 이는 훗날 유방의 각종 전투에 큰 도움이 되었다. ‘공부해서 남 주냐’라는 말이있지만, 이런 경우는 공부해서 상사를 주는 격이다. 자신의 분야에 관련된 공부뿐만 아니라 상사의 위치에서 해야 하는 공부도 함께 한다면 상사에게도 도움이 되고, 더불어 미래에 자신이 상사가 되는 날을 대비한 훌륭한 자기계발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상사의 이미지까지 관리하라
회사에서는 이미지도 자산일 수밖에 없다. 나쁜 이미지는 곧 부실한 자산이고, 이런 상태에서는 승승장구하기도 힘들다. 부하는 상사의 자산이 부실해지지 않도록 관리함으로써 거래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진승과 오광이 진나라에 대항하는 첫 번째 봉기를 일으키기 전이었다. 둘은 ‘백성들을 위해서 싸워보자’고 의기투합했지만,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어느 날 용하다는 점쟁이를 찾아갔다. 점쟁이는 “사람의 힘으로만은 부족하고 귀신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들은 수십 장의 비단에 ‘진승이 왕이 된다’는 글자를 써서 물고기 입 속으로 집어넣은 뒤 그 물고기를 시장에서 팔았다. 수많은 사람들이 물고기에서 나온 흰 비단을 기이하게 여겼으며, 진승이 누군지는 몰라도 한번 워낙 기이하게 들은 이름이라 쉽게 잊히지 않았다. 그리고 이러한 사전작업은 민심을 반란군에게 향하도록 도와주었다.
상사가 불리한 입장에 처하거나 그로 인해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경우, 그 손해는 고스란히 부하에게도 영향을 끼치게 마련이다. 따라서 직속상사의 이미지를 관리하는 것은 자신의 자산을 든든하게 하는 것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당신은 상사를 갑(甲)이라고 생각할 것이고 자신을 ‘을(乙)’이라고 여길 것이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을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갑을관계가 때로 부당한 면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러다보니 위축감은 물론 스스로 주도적이지 못한 느낌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갑을관계를 수평적으로 만들 수 있는 유일한 관계는 바로 ‘거래관계’이다. 거래에서 직책은 상관이 없다. 줄 것이 많은 사람, 상대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는 사람이 갑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 것은, 세상 모든 사람들은 자신에게 이익을 주는 사람을 인정하고 사랑한다는 점이다.

이남훈 전문기자​

 

조회수 : 1,054기사작성일 : 2015-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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