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똑똑 스마트 공장
잠자고 있던 50년 노하우를 깨우다
㈜하트만

공장을 풀가동해 생산하고 있는데도 매출이 올라가지 않는다면 영업부를 독려할 것이 아니라 생산현장을 돌아봐야 한다. ㈜하트만의 고민은 이 지점에서 시작됐다.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함이 50년 된 기업을 움직였다. 변화에 거창한 ICT기술이 필요했던 것은 아니다. 가장 기본적인 스마트 공장을 구축했을 뿐인데도 관리시스템 부재로 잠들어 있었던 50년 노하우가 손에 잡히기 시작했다. 제조업의 스마트한 경영은 스마트한 현장에서 나오고, 현장의 변화는 도입하는 기술의 수준이 아니라 의지의 강도에서 그 성패가 갈린다.

 

point 1
종이 없는 현장
종이를 이용한 관리 업무를 최소화했다. 예전에는 각 공정별로 작업지시서를 작업봉투에 넣어 전달했지만, 입력 누락과 오류가 잦았다. 수기를 바코드로 대신하고, 현장에 키오스크를 도입해 작업지시서를 바로 출력하거나 변경작업 지시사항도 바로 체크할 수 있게 되어 생산 스케줄 관리가 쉬워졌다.

point 2
재공품 및 BOM 관리 체계화
제품 생산에 필요한 모든 자재와 재공품, 공정에 코드를 부여하고, 이를 토대로 자재관리시스템인 BOM을 구축했다. 완제품 생산에 필요한 자재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되어 쓸데없는 자재 낭비가 줄었고, 해당 제품의 공정 진행 상황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적정 재고 관리도 가능해졌다.

 

50년 차 기업의 새로운 도전
50년 된 기업에게 변화가 쉬웠을 리야 없다. ㈜하트만(대표 김동찬)은 1965년 설립된 신성디젤기기제작소를 시작으로 50년간 디젤엔진 부품 외길을 걸어온 기업이다. 부친의 뒤를 이어 2세 경영인으로 지난 2013년부터 회사를 이끌어오고 있는 김동찬 대표에게 하트만의 50년 역사는 자부심이기도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기도 했다. 어느 모로 보나 하트만에게는 과도기였다. 호황을 누리며 세계 1위의 자리까지 올라섰던 국내 조선 경기가 몇 년 전부터 얼어붙기 시작한 데다, 생산현장에서는 신구 세력 간의 보이지 않는 불협화음이 존재했다. 조선 경기가 좋을 때야 관리가 잘 되지 않아도 그럭저럭 넘어갈 수 있었다. 워낙 바쁘다보니 불량이 발생해 손실이 나도 그 원인을 밝히는 것보다는 하나라도 더 생산하는 것이 이득이었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상황은 달라졌다. 인건비는 계속 상승하는데 제품 가격은 10년 전보다 더 떨어졌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매출이 오를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이익률은 더 나빠졌다. 다품종 소량생산 품종인 탓에 생산공정을 완전 자동화 할 수 없으니 숙련공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인건비를 줄일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안살림을 튼튼히 하지 않으면 아무리 바깥살림을 잘해도 소용이 없다고 판단한 김 대표는 생산관리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할 것인가를 고민했고, 그 해답을 스마트 공장 구축에서 찾기로 했다.
“지금 현장에는 50, 60대의 경력자들과 새롭게 입사한 젊은이들이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신구 세대가 교체되는 시기이다 보니 작업 패턴이 서로 맞지 않을 수밖에 없죠. 그 갭을 해소할 만한 관리시스템이 없으니 작업자들은 작업자들대로, 관리자들은 관리자들대로 애를 먹는 상황이었습니다. 생산현장이 투명하게 관리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죠.”

 

50년 노하우 녹여낼 컨트롤타워를 찾아라!
현재 하트만에서 한 분기에 생산하는 품목만 해도 300가지가 넘는다. 워낙 제품 개수가 많다보니 원자재 입고에서부터 가공, 검사, 출하에 이르는 모든 공정을 현장관리자가 일일이 다 관리하기는 어려웠다. 가령 100만 원어치 원자재로 100개의 제품을 만들어야 할 것을 불량으로 인해 50개밖에 만들지 못했어도, 그것을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었다. 공정관리는 물론이고 재고관리, 재공품관리, 외주관리 등 회사 경영의 중요한 히스토리를 추적할 방법이 없으니 한마디로 현장은 캄캄한 안개 속이었다.
현장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2008년부터 ERP를 도입하고, 작업지시서를 엑셀로 데이터화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결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 수기로 작성한 작업지시서를 출력해 현장에 비치하다보니 분실되는 경우가 허다했고, 수기로 작성한 것을 일일이 엑셀로 옮기는 과정에서 입력 오류가 발생하거나 그나마도 담당자가 빼먹는 경우가 있었다.
사람에게 의존하는 관리로는 현장을 바꿀 수 없다고 판단한 김 대표는 50년 노하우를 관리할 컨트롤타워 구축에 나섰다. 변화는 2015년 7월에 시작됐다. 마침 녹산산업단지로의 공장 이전 계획을 앞두고 있었다.
하트만이 도입한 것은 스마트 공장의 가장 기본적인 툴인 MES(생산관리시스템)이다. 생산 전 공정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기 위한 방안이었다. MES가 도입되고 나서 우선은 현장에서 종이가 점차 사라졌다. 일일이 수기로 작성해 엑셀에 옮기던 작업은 바코드로 대체됐다. 작업지시서에 붙어 있는 바코드에 리더기만 가져다 대면 해당 제품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와 부품, 재공품 현황은 물론이고 공정 진행 상황을 현장 키오스크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작업자들은 일일이 수기로 작성해야 하는 수고를 덜고, 관리자들은 생산 프로세스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됐다. 구두로 전달되던 공정 정보를 키오스크를 통해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되면서 작업자간의 생산 스케줄 관리도 훨씬 더 쉬워졌다.

코드화와 BOM 도입으로 투명해진 현장
다품종 소량생산 기업의 가장 큰 어려움인 재공품과 재고관리 문제는 코드화를 통해 해결했다. 완제품을 하나 만들기 위해서는 다양한 부품과 공정이 필요한데, 현장에서는 같은 부품과 재공품을 놓고도 부르는 이름이 대여섯 가지가 넘는 경우가 흔했다. 신구 세대 간, 사무실과 현장직원들 간에 부르는 명칭이 각각 다르다보니 혼선을 빚는 경우가 잦았다. 그래서 아예 각 자재와 재공품, 공정에 ‘이름표’ 역할을 하는 코드를 부여했다.
이를 바탕으로 BOM(Bill of Material, 자재관리부품구성표) 관리시스템을 구축했다. BOM 관리란 완제품을 하나 만드는 데 쓰이는 부품의 종류, 수량 등의 정보를 활용해 제품의 생성부터 폐기까지의 정보와 속성을 공유하는 관리시스템을 말한다. 영업직원이 자재구매 발주를 할 때부터 BOM을 작성하기 때문에 현장 작업자는 작업지시서 안의 바코드만 찍으면 어떤 공정에 어떤 자재가 필요한지를 알 수 있고, 공정이동표의 바코드를 찍으면 해당 제품의 공정 진행 상황을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자재 소요에 대한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되어 쓸데없는 자재 낭비가 줄어들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하트만의 오랜 고민거리였던 재고관리도 가능해졌다. 다품종 소량생산 품목을 취급하는 하트만은 고객사의 요청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 늘 재고를 쌓아둘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문제는 악성 재고였다. 재고의 종류와 양에 대한 정보가 데이터화되지 않다보니 재고관리가 안 되었다. 그런데 BOM 관리시스템이 구축되면서 적정 재고 이상으로 생산하는 것 자체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졌다. 데이터를 토대로 적정 재고 수준에 대한 의사결정 구조를 뒷받침할 수 있는 통계시스템이 구축되었기 때문이다.
하트만의 스마트시스템 구축을 맡아온 ㈜에스씨티의 서창성 대표는 “스마트 공장 구축을 통해 하트만의 50년 노하우가 비로소 제 기능을 발휘하기 시작한 것이 가장 큰 성과”라며 “가장 기본적인 스마트 공장을 구축했는데도 하트만이 부산 테크노파크의 현장투어 심사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약점을 정확하게 파악한 후 거기에 맞는 적절한 시스템을 구축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공장을 스마트하게 만드는 데 반드시 고도의 ICT기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RFID, 각종 첨단센서가 공장으로 들어오고 있지만, 이것들이 성공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현장을 제대로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변화에 대한 경영진의 의지, 왜 변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공감대 형성,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에 대한 철저한 원인분석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얘기다.

현장이 보이니 경영도 스마트하게
올해 초 스마트 공장 구축이 완료되었지만, 하트만의 현장에서는 구축된 시스템의 현장 최적화작업이 한창이다. 신중하게 구축한 만큼 앞으로도 차근차근 점검해 시스템과 현장의 괴리를 줄여나갈 생각이다.
첫술에 배부를 수야 없지만, 김 대표는 직원들에게 열심히 일하고자 하는 동기부여가 된 것이 스마트 공장의 가장 큰 성과라고 말한다.
“현장이 투명해지고 나서는 직원들의 의식이 변해가는 것을 피부로 느낍니다. 예전에는 누가 열심히 일하고 누가 꾀를 부리는지 알 수 없었지만, 지금은 데이터가 모든 것을 말해줍니다. 똑같은 일을 해도 마음가짐에 따라 결과가 30% 이상 차이가 납니다. 그동안 열심히 일했던 직원들은 자신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 좋아합니다.”
이제 막 변화의 첫발을 내디딘 김 대표는 이번에 구축된 스마트시스템을 바탕으로 각종 데이터를 분석해 인별 작업현황, 제품별 적정단가 등 보다 정확한 원가관리가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해나갈 계획이다. 결국 스마트 공장을 통해 오너 개인에게 의존하지 않고 시스템에 의해 체계적인 경영이 가능한 ‘스마트 경영’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김 대표의 최종 목표다.

 이렇게 변했어요!  국내영업 최민영 차장
밤새는 이유요? 내가 편해지니까요
작년 7월부터 주말도 없이 일했습니다. 스마트 공장 구축 담당자로서 SI 업체에 우리 측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의견을 교환하면서, 계속해서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고 있습니다. 주말은 물론이고 새벽까지 일하는 경우도 허다했습니다. 한마디로 저를 내려놓은 기간이었죠. 힘들었지만 보람이 더 큽니다. 현장 분위기가 바뀐 것을 피부로 체감하니까요. 예전에는 현장과 커뮤니케이션하기 위해 하루에 전화를 200통 이상씩 해야 했습니다. 계속해서 생산이 잘 되고 있는지 묻고 또 물어야 했죠. 그 방법밖에 확인할 길이 없었으니까요. 지금은 현장을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게 되어 통화가 반의반으로 줄었습니다. 대신 영업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을 수 있게 됐죠. 이제 막 첫발을 내디뎠을 뿐이니 계속해서 더 효율적인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나갈 겁니다. 그래야 제가 더 편해질 테니까요.

임숙경 전문기자 사진 김윤해 객원사진기자​

조회수 : 2,864기사작성일 : 2016-06-28
기사 만족도 평가
별 개수를 클릭하여 기사에 대한 만족도를 평가해 주세요.
이 기사의 별점
평균 5점 / 11
  • 매우 불만족
  • 불만족
  • 보통
  • 만족
  • 매우 만족
별 5개 / 매우 만족

의견글 작성
  • (삭제 시 필요)
* 불건전한 내용이나 기사와 관련 없는 의견은 관리자 임의로 삭제될 수 있습니다.
메뉴 열기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