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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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 스마트 공장
유기농임을 증명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
㈜콧데

어쩐지 내 몫의 할당량이 더 작다고 느껴질 때 필요한 건 급조된 아량이나 성급한 체념이 아니다. 성능 좋은 저울이다. 공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정확한 양을 다뤄야 하는 공장에서는 물건을 만드는 쪽과 받는 쪽 사이에 의심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 간격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객관화가 가능한 데이터다. 스탠더드는 결국 객관적인 합리화이고, 유기농 화장품을 만드는 ㈜콧데의 스마트 공장은 그것을 데이터로 증명해 보이겠다는 의지의 결과물이다.

 

point 1
칭량 제조관리 시스템
10%의 유기농 성분과 95%의 천연재료가 들어가야 하는 유기농 화장품은 원료 칭량이 핵심이다. 원료통에 일일이 바코드를 달고, 원료 칭량 공정에 스마트 저울을 도입해 칭량 제조공정의 정확성을 높였다. 원료가 바뀌거나 투입량이 잘못되어 발생하는 불량을 미연에 방지하며, 수기 작업이 필요 없어짐에 따라 작업자들의 작업성 또한 대폭 향상됐다.

point 2
생산제품 이력 관리의 데이터화
생산제품의 로트 이력 관리를 위해 바코드가 도입됐다. 원료 추적에서부터 원료 칭량, 충진, 포장 등의 공정 흐름이 실시간으로 관리된다. 관리자는 물론이고 현장 작업자는 공정 상황에 대한 실시간 감시가 가능하며, 문제가 발생했을 때 즉각적으로 대응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객관적인 지표를 얻을 수 있게 됐다.

 

신뢰받는 회사로 거듭나기 위한 고민
유기농의 생명은 고객의 신뢰다. 고객의 신뢰가 없으면 존재 자체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유기농 제품을 만드는 사람과 이를 소비하는 사람 사이의 신뢰를 쌓는 일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지난 2009년, 제주도에 지사를 세우고 유기농 화장품 사업에 뛰어든 ㈜콧데의 장동일 대표의 고민도 이 지점에 있었다. 제주도에서 나는 유기농 재료를 엄선해 만든 ‘메이드 인 제주도’ 화장품이라고 아무리 설명해도 바이어들이 쉽게 믿어주지 않았다. 장 대표에게는 자연과 인간 존중의 가치를 실현하는 유기농 화장품 전문 브랜드를 정직하게 키워보겠다는 명확한 목표가 있었지만, 그것을 증명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
유기농 화장품과 일반 화장품을 가르는 중요한 기준은 유기농 성분의 함량이다. 전체 내용물의 10% 이상이 유기농 성분이어야 하고, 또 95% 이상이 천연 재료로 만들어져야 한다. 더욱이 제주도에서 나는 재료를 내용물의 10% 이상 사용해야만 화장품 제조공장 설립이 가능한 제주도에서는 원료의 추적성과 함께 정확한 함량 계측이 중요하다.
실제로 콧데의 유기농 화장품 브랜드인 ‘오썸(o’sum)’은 생태적으로 다양성이 보존된 제주산 원료를 기반으로 제조된다. 공룡이 마셨다는 30만 년 전의 용암해양수를 비롯해 아스파라거스, 레몬밤, 보리지, 오렌지 등 오염되지 않은 청정제주의 다양한 생태에서 나는 유기농 재료를 사용한다. 당연히 먼 곳에서 재료를 가져와 대량 생산하는 화장품들과는 생태적인 개념에서 차별화된다. 하지만 직접 공장까지 보여줘도 해외 바이어들은 쉽게 신뢰하지 않았다. 장 대표 스스로도 각종 인증과 서류만으로는 신뢰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제품이 제조되는 순간에 현장에 있지 않는 한, 유기농 원료가 정량 투입됐는지 알 방법이 없습니다. 사람이 하는 일이다보니 실제 처방과 달리 1g이 덜 들어가고 더 들어갈 수도 있으니까요. 더욱이 재료가 진짜 유기농인지를 확인하기는 더 어렵죠. 기관에서 나와 검사를 할 때도 서류만 보기 때문에 허점들이 있을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재료 원산지부터 공정까지 데이터로 한눈에
바이어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보다 확실하고 객관적인 방법이 필요했던 장 대표에게 스마트 공장은 고민을 단번에 해결해줄 제조 콘텐츠로 다가왔다.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의 스마트 공장 지원사업에 참여해 지난 7월에 시스템 구축을 완료한 콧데는 이제 유기농 화장품임을 증명하기 위해 애를 쓸 필요가 없어졌다. 실시간으로 현장에서 수집되는 데이터를 보여주기만 하면 된다.
가장 많이 달라진 부분은 역시나 칭량 공정이다. 화장품 제조공장에서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원료창고다. 그만큼 원료의 관리와 정확한 칭량이 제품의 성능과 질을 크게 좌우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연구실의 레시피대로 원료를 정확하게 칭량해 넣는 것이 제조의 핵심이다.
스마트 공장이 구축된 후 원료창고의 원료통에 일일이 바코드가 부여되어 원료가 언제 어디서 들어온 것인지를 추적할 수 있게 됐다. 또한 해당 원료통을 스캐너로 읽으면 원료의 종류를 확인할 수 있다. 이 과정을 통해 사람의 실수로 인한 원료 오투입을 막을 수 있다. 원료 대부분이 영문으로 되어 있고, 원료의 스펠링이 비슷한 경우가 많다보니 자칫하면 잘못된 원료가 투입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렇게 될 경우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게 된다. 원료 식별이 완료되면 해당 원료를 스마트 저울에 올려놓고 정확한 양을 달기만 하면 된다. 오차범위 이내의 정확한 양을 칭량해야만 그 다음 공정으로 진행되고, 해당 데이터는 모두 서버를 통해 공유된다. 당연히 칭량 과정에서 원료 함량의 정확성이 담보되기 때문에 사람의 실수로 인한 칭량 오류를 차단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벌크 제품이 만들어지면 레시피대로 제품이 제조됐는지 확인하는 검사 공정을 거치게 된다. 점도와 색, 향기와 pH 등이 기준을 만족하면 충진과 포장을 거쳐 완제품이 만들어진다. 이 모든 공정은 키오스크를 통해 실시간으로 관리된다. 정확한 원료의 양이 들어갔는지, 원하는 제품의 품질로 완성됐는지 궁금하면 누구나 데이터를 검색해보면 된다.
IT기술이 도입된 정확한 원료 측량 시스템과 네트워크로 실시간 관리되는 생산 시스템에 대한 장 대표의 자부심은 남다르다. 유기농 선진국인 프랑스 인증기관에서도 놀랄 정도라고.
“유기농 화장품 업체는 고객의 신뢰가 가장 중요한데, 그런 부분에서 스마트 공장이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유기농 인증기관에서 방문했는데, 전 세계적으로도 드문 케이스라며 놀라더군요. 아직 매출로 연결되는 단계는 아니지만, 스마트 공장을 통해 객관적인 합리화가 가능한 글로벌 스탠더드를 만족시키겠다는 우리의 의지를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시아 최고의 유기농 화장품 기업을 목표로
아직 유기농 화장품 사업이 본격 궤도에 오르지도 않은 상황에서 스마트 공장에 큰 자금을 투입하는 것이 장 대표로서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제주 공장 설립이 완료된 지 얼마 안 된 상황에서 내부 조직조차 완벽하게 갖춰지지 않아 직원들의 고생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하지만 장 대표는 좀 더 멀리 내다봤다.
“전략의 문제입니다. 일단 대충 해놓고 빨리 돈을 버는 방법이 있고, 좀 늦어지더라도 각종 인증과 시스템을 구축해 좋은 기회가 오기 전에 미리 준비하는 방법이 있죠. 저는 더 큰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고 후자를 선택한 것입니다.”
장 대표는 자신의 판단이 옳았다고 믿는다. 물론 아직까지 유기농 화장품 시장이 호락호락하지는 않다. 국내 1,000여 개에 이르는 화장품 회사 중 유기농 화장품 회사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피부 효능보다는 지구환경과 생태에 가치를 두는 유기농 화장품이 국내에 뿌리 내리기 위해서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장 대표는 긴 호흡으로 유기농 화장품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스마트 공장 구축은 ‘대외 신뢰도’라는 표면적인 성과뿐 아니라 회사의 성장과 함께 할 ‘직원들의 능력 향상’이라는 더 큰 성과를 가져다주었다고 장 대표는 말한다.
“공장이 제대로 돌아가려면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공정 전체의 흐름을 이해하고 그 시스템을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 더 장기적으로는 이 공장을 운영할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을 갖춰나가야겠죠. 그런 의미에서 모든 생산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스마트 공장이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제주 공장에 이어 본사가 있는 천안 공장에도 일부 공정에 스마트 시스템을 도입했다. 덕분에 천안과 제주를 바쁘게 오가야 하는 장 대표는 현장에 대한 걱정에서 조금은 자유로워 졌다. 일일이 들여다보지 않아도 언제 어디서든 현장 파악이 가능해진 덕분이다.
스마트 공장을 도입하고 나서 장 대표에게는 부쩍 자신감이 생겼다. 유기농 화장품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과학적인 분석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시스템이 결합하면, 후발주자의 핸디캡을 극복하고 유럽 등의 선진 유기농 기업들과 충분히 경쟁해볼 만하다는 생각이다. 장 대표의 목표는 10년 안에 아시아 유기농 화장품 넘버원 기업으로 회사를 키우는 것이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장 대표는 좀 더 욕심을 내본다. 원료와 생산 관리에 도입한 스마트 시스템을 출하 부분까지 연계시키는 방안을 놓고 고민 중이다.
빨리 가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오래 가는 기업들에게는 공통적으로 탄탄한 ‘신뢰’라는 무기가 있다. 제조업 기반이 취약한 제주도에서, 그것도 아직 시장이 열리지 않은 유기농 화장품에 도전한 콧데는 신뢰라는 무기를 단단히 장착하고 이제 막 장거리 레이스를 시작했다.

 이렇게 변했어요!  오창민 공장장
품질에 대한 확신이 생겼어요

확실히 칭량 작업시간이 줄었어요. 화장품 공장에서는 칭량 작업이 가장 까다로워요. 더욱이 우리 회사는 다 품종 소량 품목을 생산하다 보니 제품별로 양이 천차만별이에요. 자사 브랜드 제품도 있지만, OEM/ODM 제품도 있어 공정을 관리하기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에요. 예전엔 칭량 작업을 일일이 수작업으로 했어요. 엑셀 데이터를 출력해서 수기로 작성했는데, 실제로 작업자가 덜 넣거나 더 넣는 경우가 많았죠. 현장 작업자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작업인데, 이 과정에 바코드와 스마트 저울이 도입되면서 품질에 대한 부담을 덜었어요. 정량이 되면 육안으로 녹색 그래프가 뜨니, 혹시라도 잘못 칭량했을까바 걱정할 필요가 없어진 거죠. 아직 시범운영 단계이지만, 직원들이 잘 따라와주고 있어요. ‘메이드 인 제주’ 화장품 회사로서 이런 수준 높은 시스템을 갖췄다는 자부심이 생겼어요. 다른 중소기업에게도 꼭 도전해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스마트 공장, 꼭 한번은 해야 하는 거잖아요.

임숙경 전문기자 사진 김윤해 객원사진기자​

조회수 : 3,031기사작성일 : 2016-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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