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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독일
바닷속 미세먼지, 마이크로플라스틱을 아시나요?

 

플라스틱은 높은 실용성으로 인해 제품 소재, 의복, 포장재, 용기를 포함한 거의 모든 분야에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플라스틱 자체가 인체에 대해 갖는 잠재적인 위험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논란이 되고 있다. 플라스틱을 ‘자연분해가 되지 않는 폐기물’의 개념으로 인식하고 사용량을 줄이거나 친환경적으로 처리하려는 노력이 꾸준히 있어왔지만,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플라스틱 입자나 조각이 인간과 생태계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생각은 사실상 아직 생소한 주제다. 궁극적으로 그 위험성을 명확히 인식하고 생산, 사용 및 처리에 이르는 과정을 친환경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기술과 그에 맞는 제도 검토는 반드시 필요하다.

글로벌 이슈로 대두되기 시작한 마이크로플라스틱
일반적으로 1㎜보다 작은 미세한 플라스틱 입자로 불리는 마이크로플라스틱이 과학기술 커뮤니티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년도 안 되는 일이다. 이 성분이 환경과 인체에 어떤 악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가 전무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지만, 과학적으로 충분히 입증된 결과를 얻는 데는 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2016년 G7 회의에서 의장국 독일이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 및 해양환경이슈 채택을 주도하여 핵심 과제 중 하나로 다룬 일은 의미가 크다.
독일에서 마이크로플라스틱의 유해성과 관련하여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올덴부르크대학교 게르트 리베차이트(Gerd Liebezeit) 교수는 일반 마트에서 플라스틱이나 유리 용기에 담겨 판매되는 생수와 맥주 샘플을 수집하여 마이크로플라스틱의 함량을 조사했다. 대개 한번 만들어진 유리병은 깨끗하게 세척해서 재사용된다고 알려져 있었고, 플라스틱 용기는 모두 일회용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결과는 당초 기대와는 사뭇 달랐다. 유리병과 플라스틱으로 된 모든 물과 맥주에서 예외 없이 마이크로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
당시 조사에서 마이크로플라스틱이 가장 많이 측정된 맥주는 예버(1ℓ당 79개), 파울라너 바이스비어(1ℓ당 70개), 바슈타이너(1ℓ당 46개) 순이었고, 언론에서도 이를 앞다투어 보도했다. 유리병의 경우 세척 과정에서, 플라스틱 용기는 생산 과정에서 각각 마이크로플라스틱이 남겨진 것으로 추정되었으며, 결국 최종 소비자의 인체에 직접적으로 흡수된다는 점은 시민과 현지 언론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또한 미세한 이 합성(화학)물질들이 단지 병이나 식료품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생산시설이나 각종 처리시설 내 공기에도 보편적으로 존재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인체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플라스틱의 역습, 돌고 돌아 다시 우리 몸속으로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도 이러한 위험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그 이유는 마이크로플라스틱이 인체에 구체적으로 어떠한 형태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지 아직 과학적, 의학적으로 충분히 검증된 연구결과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함유량까지 인체에 무해한지 등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실정이다. 게다가 독일 맥주양조협회의 반론도 거셌다. 측정 환경이나 표본의 양과 같은 실험방법론 설계 자체에 문제를 제기했고, 협회에서 동일한 조건이라고 주장한 자체 실험에서는 검출된 마이크로플라스틱의 양이 무시할 정도의 극소량임을 역설했다. 생수 유통업체들도 일제히 같은 성명을 발표했으나, 양측 모두 구체적인 측정방법론을 공개하지는 않아서 무언가 찜찜한 구석을 남겨놓은 채 이 논쟁은 마무리된 듯했다.
그렇지만 다행히도 마이크로플라스틱 논쟁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환경단체 및 연구소들은 끊임없이 그 유해성에 대해 경고하고 있으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연구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한 예로 함부르크 응용과학대학교(HAW)는 함부르크 및 인근 지역 강, 호수, 하천에서 침전물 샘플을 몇 개월에 걸쳐 수집하여 그 성분을 조사했다. 지난해 여름, 강바닥 침전물 수집을 위한 특수 용기 50개를 마련하여 함부르크 시를 가로지르는 엘베, 베저, 트라베 강, 그리고 북해와 발트해 바닥에 설치했다. 구리 및 실리콘 섬유로 만들어진 이 용기는 3개월 뒤에 다시 같은 자리에서 수집했고, 용기에서 표본을 꺼내어 약 1년여 기간 동안 정밀 분석을 실시했다.
분석 결과는 당초에 갖고 있던 우려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었다. 강이나 해수 바닥에 존재하는 마이크로플라스틱은 알려진 바와 같이 그 자체가 생분해가 어려워서 해양생태계에 악영향을 주고, 결국 인체에 축적되는 악순환을 유발하는 것은 물론이고, 마이크로플라스틱의 구조 자체가 독성 물질을 머금기 쉬운 구조이기 때문에 그 위험성은 보다 높다고 발표했다. 일반 침전물보다 독성 함유 정도가 3~4배 높기 때문에 마이크로플라스틱이 인체에 끼칠 잠재적 위험은 결코 간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플라스틱 가루는 호수나 강바닥 침전물에 존재하지만 결국 다시 인간에게로 돌아오는 셈이다.
이 유해물질의 면면을 좀 더 살펴보면, 그 위해성은 일반인들의 경각심을 일깨우기에 충분하다. 엘베 강과 베저 강에서는 PCB(polychlorinated biphenyls) 성분이 많이 검출되었으며, 슈트랄준트(Stralsund)와 로스톡(Rostock) 인근 강의 침전물에서는 PAH(polycyclic aromatic hydrocarbons)가 검출되기도 했다(이 성분은 EU에서 지정한 발암물질로, 1㎏당 1㎎이 기준 허용치다).
도대체 이런 물질들은 어디서 생겨나는 것일까? 우선 나일론과 같은 합성섬유 세탁을 생각해볼 수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마이크로플라스틱은 합성섬유로 만들어진 의복 한 벌 세탁 시에 최대 2,000개 가까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또한 일반 가루세제에도 물에 100% 용해되지 않는 미세입자가 있기 때문에 가정에서 세탁기로 빨래할 때마다 많은 양의 마이크로플라스틱을 하수로 방류하는 셈이다.
또한 매일같이 사용하고 있는 샤워 젤, 치약, 화장품, 스크럽 세안제에도 존재하기 때문에 문명사회에서 마이크로플라스틱 배출은 어찌 보면 피할 수 없는 일일 만큼 일상화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중요한 사실은 일반적인 하수처리 시설에서는 이러한 미세물질들을 정화할 수 없기 때문에 고스란히 생태계에서 돌다가 결국 인간에게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다시 독일로 눈을 돌려보자. 대부분의 독일 하수처리 시설에서 마이크로플라스틱은 제대로 걸러지지 않는다. 조사에 따르면, 정화처리를 거친 직후의 물에도 평균 1㎥당 714개의 마이크로플라스틱 입자가 남아 있다고 한다. 이 값은 처리 이전과 거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마이크로플라스틱이 어디서도 걸러지지 못한 채 생태계로 방출되고 그중 일부는 인간에게 고스란히 돌아오고 있음을 의미한다. 수처리시설에서 당장 사용할 수 있는 필터링 기술이 아직 일반화되어 있다는 점도 아직 이 분야에 대한 많은 연구개발이 필요함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어려운 과제, 그러나 체계적인 시도
아쉽게도 이를 위한 시도는 아직 시작 단계이다. 마이크로플라스틱이 특정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감안, 각 국가들의 지식과 기술을 모으는 일이 절실하다. 한 예로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 국가들이 수행하고 있는 ‘BASEMAN 프로젝트’는 마이크로플라스틱 표본 수집과 전 처리 및 정밀 분석을 위한 표준화된 방법론을 개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앞으로는 전 세계 어떤 강이나 바다, 호수에서 수집한 마이크로플라스틱 샘플도 체계적으로 비교하고 분석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다른 프로젝트인 ‘WEATHER-MIC’는 마이크로플라스틱이 해양생태계 내에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어떻게 변하는지를 추적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플라스틱 입자가 미세하게 부서지고 분산되는지를 파악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기상환경, 해양환경에 따라 각각 어떻게 물리적으로 변하고 어떤 경로를 통해 해양생태계 내에서 순환되는지를 구체적으로 규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또 다른 2개의 프로젝트인 ‘PLASTOX’와 ‘EPHEMARE’는 각각 해양생태계 내에서 마이크로플라스틱이 주는 환경독성학적 영향을 파악하고 있다. 가령 해양생물에 축적되는 마이크로플라스틱의 양을 예측하고 생물 내 독성 물질을 생성하는지의 여부를 연구하고 있으며, 이 해양생물을 사람이 섭취할 경우 다시 배출 및 축적되는 비중을 파악하여 생태계 및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실질적으로 알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안현섭 독일 현지 리포터

조회수 : 1,661기사작성일 : 2016-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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