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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독일
안전하고 조용한 비행기 이착륙을 위해

비행기가 가장 안전하고 빠른 교통수단이라는 사실은 통계적으로도 충분히 검증된 사실이지만, 한번 사고가 발생하면 그 피해는 다른 교통수단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치명적이기도 하다. 또한 이륙과 착륙 시 발생하는 소음은 공항 인근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는 큰 불편을 가져다주고 있다. 유럽의 허브공항 중 하나인 프랑크푸르트 국제공항과 독일항공우주센터는 비행의 안전성 증대와 소음 감소를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비행기 이륙에도 넉넉한 안전거리가 필요하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여객기 A380의 뒤를 따라 이착륙하는 비행기는 얼마나 많은 거리를 두고 있어야 안전할까? 10년이 넘은 항공 안전규정은 대형 항공기와 같은 최신 정보를 반영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에어버스와 독일항공우주센터(DLR:Deutsches Zentrum f r Luft-und Raumfahrt)는 공동으로 프랑스 남부 툴루즈(Toulouse)에서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다. 덩치가 큰 기체일수록 뒤에서 발생하는 소용돌이의 영향은 다른 기체에 큰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항공기 후면에서 발생되는 소용돌이의 위험성은 결코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2012년 9월 독일 바크낭-하이닝엔(Backnang-Heiningen)에서 열린 축제에서 소형기 ‘Robin DR400-180 R gent’가 이륙하면서 만들어낸 소용돌이 때문에 활주로에 있는 다른 비행기와 헬리콥터가 방향을 잃고 움직여 15m 반경에 있던 시민 3명이 사고로 목숨을 잃은 사건이 있을 정도다.
비슷한 원리를 자전거 경주에서 찾을 수 있다. 바로 앞서 달리는 사람의 뒤를 바짝 붙어서 가면 앞사람의 빠른 페달링과 공기의 흐름이 만든 보이지 않는 막 안에서 달리는 꼴이 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공기의 저항이나 떨림 없이 경주를 할 수 있다. 한 스포츠 연구에 따르면, 앞사람이 사용하는 에너지의 60%만으로도 달릴 수 있을 정도라고 하니 역학적으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같은 원리를 항공기에 적용하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기체가 크고 추진력이 강할수록 기체 후면에서 생기는 강력한 소용돌이가 만들어내는 부양력은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이다. 이미 9년째 양산되고 있는 에어버스의 A380은 공허중량 275t에 최대 853명을 한번에 수송 가능한 대규모 여객기로 잘 알려져 있다. 독일항공우주센터는 이 기체를 대상으로 에어버스와 공동으로 이착륙 시에 발생하는 소용돌이의 규모와 영향을 측정하는 실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보잉(Boeing)747이 비행 중에 발생시키는 회전난류와 크게 다르지 않을 정도로 강력하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지금까지 이착륙 시 항공기 간의 간격은 동체 중량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2~4해리(nautical mile)를 유지하도록 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연구결과는 최소 11㎞에서 최대 19㎞까지 간격을 둘 것을 권장하고 있다. 따라서 실제 관제소에서는 대형 항공기 이륙시간 간격을 기체 크기에 따라 2~3분 사이로 정하고 있다고 한다. 보다 정확한 연구를 위해서 연구팀은 A380과 A350의 프로토타입인 ‘F-WWOW’와 ‘F-WXWB’를 각각 짧은 간격으로 이륙시키고, 여기서 발생되는 소용돌이와 그 역학적인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
독일항공우주센터는 이러한 사고를 막기 위해 단순한 실험에 그치지 않고 후방에 있는 파일럿으로 하여금 앞 기체가 만들어내는 소용돌이를 사전에 인지할 수 있는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 이 기술은 항공기뿐 아니라 풍력터빈 발전의 효율 측정에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집적도가 높은 해상풍력단지의 경우, 인접한 터빈들이 만들어내는 소용돌이 현상이 다른 터빈에 영향을 주어 발전 효율을 급격히 떨어뜨릴 수 있다. 또한 풍력터빈 날개에도 지속적인 피로를 가할 수 있기 때문에 인프라 수명 단축 및 유지보수 관점에서도 매우 중요한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용한 착륙을 지원하는 시스템
눈을 돌려 관심을 프랑크푸르트로 옮겨보자. 독일뿐 아니라 유럽을 통틀어 이용객이 가장 많은 공항 중 하나인 프랑크푸르트 국제공항은 상대적으로 도심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아서 인근 주민들의 민원과 항의가 많은 공항이기도 하다. 특히 공항 바로 옆에 붙어 있는 켈스터바흐(Kelsterbach)의 경우, 상황은 더 심각하다. 이 지역 시민 1만 6,000명은 갈수록 증가하는 항공기 운항이 만들어내는 소음 때문에 불편을 호소해왔으며, 시민단체를 통한 민원 제기, 시위, 소송 등을 진행해왔다. 선거철마다 끊임없이 제기된 이 이슈는 정치권에서도 중요하게 다뤄져서 프랑크푸르트 시 및 헤센(Hessen) 주 정부에서도 이를 간과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동안 정부는 야간비행 제한, 활주로 추가 건설 등의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왔으나,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프랑크푸르트 국제공항의 수요를 고려하면 보다 장기적인 해결책을 필요로 하고 있다. 비단 프랑크푸르트뿐 아니라 항공기가 발생시키는 소음은 공항이 있는 곳 어디서나 제기되는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에어버스와 독일항공우주센터는 공동으로 새로운 실험을 시작했다.
실제로 항공기 착륙 시 날개 후면에 접혀 있던 플랩(flap)이 펼쳐지면서 생기는 저항이 가장 많은 소음을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일항공우주센터는 항공기가 착륙을 시작하는 고도나 비행사의 기술 또는 착륙 스타일마다 각기 다른 크기의 소음을 발생시키는 데 착안하여, 플랩 사용을 줄이면서도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연구했다. 이 최적의 조건을 비행사에게 알려주고 이에 따라 착륙할 수 있게 유도한다면 소음을 크게 줄일 수 있음을 증명하려 했고, 이를 개선하는 방법을 놓고 많은 노력을 기울여온 것이다.
지금까지의 실험에 따르면 활주로를 기준으로 지상 1,000피트에서 착륙을 시작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며, 불필요한 플랩 조작을 줄이도록 돕는 LNAS(Low Noise Augmentation System)를 개발하여 2016년 9월에 프랑크푸르트 국제공항에서 테스트를 실시하였다.
실험에는 독일항공우주센터 소유 에어버스 A320 기반 연구기인 ATRA가 투입되었고, 여기에 내장된 LNAS는 브라운슈바이크 소재 시뮬레이션센터에서 성공적으로 시범 운용을 마친 바 있다. 이날 4개 항공사와의 협조를 통해 17명의 파일럿이 참여했다. LNAS는 파일럿에게 직관적인 형태의 화면을 통해 최적화되고 조용한 착륙 경로를 끊임없이 안내해주었다. 이 값에 의거하여 착륙용 플랩 확장, 비행 고도 조정, 랜딩기어 사용 여부와 같은 중요한 조작 시점을 알려주고 있으며, 가장 안정적인 고도에서 최적의 에너지 사용과 소음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었다. 또한 착륙을 단순히 비행사의 직관에만 의존하지 않고 계량화된 수치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도 특별하다고 하겠다.
LNAS의 장점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비행기 착륙에 관여하는 변수는 그 외에도 많다. 가령 바람의 세기, 방향, 기체 중량, 공항마다 상이할 수 있는 항공 트래픽 관리정책 등에 따라 조작행위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유기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LNAS에는 사전에 이러한 변수들을 기록하고, 추후 비행사의 조작 패턴 분석 결과와 함께 개별 프로파일을 생성하여 실제 여건을 최대한 반영하며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독일항공우주센터는 이와는 별개로 착륙 시 인공위성의 가이드를 따라 항공기 조향을 최소화하고 가장 안정적인 직선거리로 착륙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개발을 위해 ‘RNP to XLS’라는 프로젝트도 현재 진행 중이다. 항공기에서 항시 발생하는 동력장치에서 나오는 소음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실험도 하고 있어 점진적으로 그 결과가 항공기에 적용될 예정이다.

 

안현섭 독일 현지 리포터​

조회수 : 1,531기사작성일 : 2016-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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