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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독일
자전거에 매력 더하기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독일에서 최소 한 대 이상 자전거를 보유한 가정은 전체의 54%로, 두 집 중 한 집은 자전거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또한 독일 인구 중 36%는 최소 주 1회 이상 자전거를 이용하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매일 자전거를 이용하는 비중은 거의 10%로, 독일에서는 자동차만큼 일상에서 요긴하게 자전거를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휴대와 장착이 간편한 전기자전거 키트와 자전거 구동 효율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기어장치를 소개하고, 어떤 점에서 그 아이디어가 돋보이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전기자전거에 관심이 높지만 무게는 아직 부담
독일에서 지난 몇 년 사이 전기자전거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 2015년 말의 누적 판매대수는 약 53만 5,000대라고 한다. 독일 소비자들이 말하는 전기자전거의 장점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무엇보다 일반 자전거보다 힘이 덜 들면서도 빨리 달릴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다.
설문에 따르면 실제 구매자 중 53%가 만족하고 있으며, 남성보다 여성의 만족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서 볼 때 전기자전거가 갖는 장점은 명확해 보인다. 더구나 자전거라는 친숙한 기계에 배터리가 내장된 보조장치의 도움으로 달리는 즐거움을 손쉽게 제공한다는 점에서 많은 점수를 받고 있는 듯하다. 특히 맞바람이나 언덕길에서 전기자전거의 장점이 빛을 발한다.
그렇지만 선뜻 전기자전거를 사는 데는 아직 망설임이 따르기도 한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지하철 계단에서 자전거를 번쩍 들고 역사를 오가는 일을 종종 볼 수 있는 유럽에서 20㎏이 넘는 전기자전거는 사람에 따라 아직 부담스러울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초경량 소재와 고집적 배터리를 장착한 고가의 모델이 대안이 될 수는 있지만, 자전거 대체제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는 않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 시장으로의 깊은 침투는 쉬워 보이지 않는다.

휴대용 탈착형 전기자전거 키트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독일 뮌헨공대 ‘TUMCREATE 연구실’과 싱가포르 난양공대 연구실이 공동으로 개발한 무게 3.5㎏의 전기자전거 키트는 거의 모든 자전거에 손쉽게 탈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다. 물론 탈착형 동력보조장치가 대중 앞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러나 기존의 제품들은 특정 규격의 휠이나 바퀴에 맞게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호환성이 매우 낮은 반면, 이 키트는 시중에 나와 있는 거의 대부분의 자전거에 붙일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점수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일체형으로 구성된 단순한 디자인을 구현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우선 모터, 배터리, 그리고 센서와 같은 주요 부품을 촘촘하지만 실용적으로 배치하는 데 많은 수고가 필요했다. 가령 페달에 힘이 가해지기 시작하는 시점을 인식하는 광학 센서가 이 키트에 집적되어 있는데, 이 센서는 정지상태 또는 주행은 하지만 힘이 가해지지 않는 시점을 인식해서 모터를 멈추게 하거나 다시 작동하게 한다. 또한 기존의 전기자전거(페델렉)에 부착된 센서는 BB(Bottom Braket)에 장착하는 것이 일반적이라서 키트를 완전히 장착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지만, 이 모델은 그런 문제들을 손쉽게 해결했다.
현재 공개된 프로토 타입에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내장되어 있으며, 완전 충전 시 최대 50㎞ 거리까지 주행을 도울 수 있다. 모터 출력은 250W이며, 주행속도가 25㎞/h를 넘기면 자동으로 작동을 멈춘다. 이는 독일에서 전기자전거를 차량으로 분류하지 않기 위한 기술적 의무사항이기도 하다.
이 제품이 적극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휴대성은 어떨까? 3.5㎏이라는 가벼운 무게도 그렇지만, 장착에 소요되는 시간이 10초 미만이라는 점은 이 제품의 매력을 돋보이게 해준다. 또한 키트 자체를 반으로 접을 수 있으므로 가방에 넣어 손쉽게 휴대할 수 있고, 왼쪽 오른쪽 구분 없이 장착할 수 있다는 점 역시 또 다른 장점이다.
개발팀은 이 기술을 이미 유럽 특허청에 등록했으며, 합리적인 가격으로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대량생산 체계를 갖춘 산업계 파트너를 물색 중이다. 몇 년 안에 양산 모델을 기대해볼 만하다.

자전거 페달 구르는 힘을 모두 동력으로
자전거 동력 전달 체계의 효율성을 근본적으로 제고한 시도도 있다. 자전거의 에너지원은 사람의 다리에서 나오는 힘이고, 페달을 아래로 내딛는 힘을 회전력으로 변환하는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실제로 동력을 만드는 건 보통의 회전축이나 모터를 가진 기계와 달리, 시계방향 기준 2~4시 구간에 집중되어 있다. 신발을 페달에 고정시키는 경주용 자전거의 경우에는 페달을 위로 끌어올리는 8~10시 구간에서도 힘을 축으로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효율이 높긴 하지만, 이 또한 제한적이다. 즉, 자전거 앞기어의 1회 회전 중 3분의 2는 힘이 가해지지 않는다고 생각해도 좋다. 어찌 보면 수직운동을 회전력으로 바꾸는 자전거 작동원리의 필연적인 비효율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점을 개선하기 위해 독일 중부 튀링겐 주에 위치한 ‘Möve Bikes’사는 조금 다른 형태의 구동장치를 고안했다. 완전한 원형이 아닌 타원형 기어는 이 회사가 추구하는 ‘순수한 기계동력전달 시스템(Rein mechanisches Antriebssystem)’을 실현하고자 하는 아이디어의 핵심이다. 크랭크 축도 기어의 정중앙에 위치해 있지 않고 약간 빠져나와 있으며, 체인과의 연결도 별도의 축을 통해 이뤄진다. Möve Bikes사는 이 기술을 독일 프리드리히스하펜(Friedrichshafen)에서 열리는 유로바이크(Eurobike) 전시회에 선보인 바 있다. 독일 통일 이후 많은 동독 기업들이 서독 기업에 흡수되거나 경쟁에 밀려 쇠락의 길을 걸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기업의 노력은 특별히 주목할 가치가 있어 보인다.
자체적으로 사이플라이(Cyfly)로 명명된 이 기술은 기어 축의 회전 과정에서 소요되는 힘을 동일하게 만들어 배분한다. 즉, 사람이 페달을 돌릴 때 필요한 힘을 회전 전체에 균일하게 가하게 되어, 기존의 자전거를 탈 때 들이는 같은 힘으로 더 빠르게 속도와 힘을 낼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일반 자전거뿐 아니라 산악자전거를 즐기는 전문가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전기자전거 보급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시점에서 Möve Bikes의 마케팅 포인트는 좀 더 특별해 보인다. 전기자전거 또한 기본적으로 일반 원형 기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여기서도 동력 손실이 일어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어서 교통수단이 아닌 운동의 개념에 보다 많은 가치를 두고 있는 자전거 애호가들의 많은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공식 발표 자료에 따르면, 같은 거리를 이동한다고 가정할 때 사이플라이 기반의 자전거에 들어가는 회전력(토크)은 같은 중량을 가진 일반 자전거의 3분의 2 수준이라고 한다. 물론 사이플라이에 기반한 기어는 정확히 1.95㎏으로 다소 무거운 편이지만, 이를 감안한다고 해도 효율적인 동력 전달이 이뤄지고 있음은 분명하다. 실제로 이러한 효율은 자전거 사용자의 주행감과 더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일반 자전거보다 4㎞/h 빠르게 주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다른 관점에서 보면 무릎을 포함한 하체에 부담을 적게 주고, 부상 위험도 적어진다는 점에서 고령자들에게도 좋은 마케팅 포인트가 되기도 한다.
Möve Bikes의 혁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고강도 알루미늄과 고성능 합금 소재를 기반으로 기어/크랭크를 개발하고, 이를 통해 전체 부품의 중량을 최소화하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는 슈말칼텐 응용과학대학 연구진이 함께 참여하고 있으며, 3D프린팅 기술을 적용하여 탄소섬유나 자연섬유와 같은 신소재를 적용할 수 있는지의 여부도 함께 검증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미 다수의 특허를 취득하였으며, 이를 통해 기존의 원형 앞기어 장치를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많이 불식시킬 수 있었다고 전해진다.
올해부터는 프리미엄 기어 휠을 이미 개발하여 시장에 출시했으며, 1930년도에 사용했던 ‘땅에서는 Möve와 함께 비행을(Im Flug durchs Land mit Möve)’이라는 마케팅 슬로건을 다시 사용했다. 이 슬로건으로 동독 시절 자전거산업의 향수를 기억하고 있는 중년 소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있다. 실제 엔지니어링 서비스와 프로토타입 제작은 인근에 위치한 아이제나흐(Eisenach) 소재 자동차 부품회사인 Mitec Automotive에 위탁할 예정이라고 한다.

안현섭 독일 현지 리포터​

조회수 : 2,009기사작성일 : 2017-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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