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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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사용설명서
누가 최악의 업무지시 테러리스트일까?
업무지시 스타일로 파악하는 비호감 CEO 유형

 

퇴근시간 1시간 전, 상사가 한껏 애정 어린 얼굴로 내 이름을 부르더니 업무를 지시한다. 조금 급하긴 하지만 완벽한 게 더 중요하니 천천히 하라는 사려 깊은 말과 함께. 1시간 후, 퇴근하는 상사의 친절하고 따듯한 목소리가 들린다. 무한대의 사랑스러운 눈빛발 레이저 광선은 보너스다. “뭐 해, 야근하지 말고 빨리빨리 퇴근하라고. 아참, 아까 말한 거 내일 아침엔 볼 수 있겠지? 내 책상 위에 올려놔줘~.”
이 광경, 어째 낯설지 않다. 바로 어제도 겪었고, 또 내일도 겪을 ‘무한 반복되는 운명의 시시포스 형벌’처럼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을 정리했다. 직원 입장에서 본 업무지시 테러리스트 CEO 유형을 살펴보자.


자신만만 나르시시스트 지시형

단서 >>
감정기복이 심해 업무를 내키는 대로 지시한다. 가끔 보면 조울증 환자 같다.
​ 회사 역량은 생각도 않고 혼자서 만리장성을 쌓고 업무를 지시한다.
​ 원대한 꿈, 야심에 있어서는 둘째가라면 서럽다.
​ 아이디어를 내면 그 앞에서 크게 무안을 주거나 깎아내리므로, 발언하기가 싫다.
​ 일단 업무가 진행되면 시시콜콜 참견하진 않지만, 턱없이 높은 결과를 요구한다.
​ 업무지시를 듣고 있자면 정확하게 무엇을 원하는지 헷갈릴 때가 많다.

탐색 >> 왜 못해?
나르시시스트인 이들은 자신을 중시하며 자신의 아이디어가 늘 칭송받기를 원한다. 필요 이상으로 자신만만하다 못해 객관적인 눈을 상실할 때가 종종 있다. 자신과 회사의 역량을 고려하지 않고 욕심만 앞서는 타입이다. 간혹 운이 맞아 대성하기도 하지만, 설사 크게 성공해도 이들의 성공은 오래 가지 않고 허무하게 쓰러지는 특징이 있다. 이들은 업무지시를 감정적으로 할 때가 있다. 대체로 감정기복이 심해 항상 기분이 어떤지 살펴야 하는 매우 피곤한 타입이다. 꿈은 원대한데 생각만큼 빨리 실적이 나오지 않고, 성격도 급한 편이라 직원들에게 과도한 업무를 지시하며 들들 볶아대는 특징이 있다.

사용법 >>
그 앞에서는 복종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직원들은 화장실이나 휴게실, 선술집에 삼삼오오 모여서 대표자를 안주삼아 씹어대곤 한다. 그러니 이런 유형에게 너무 비위를 맞추려다 조종당하지 말자. 정작 실무에서는 전혀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유형이다. 큰 그림을 그리는 데에는 익숙하지만 일을 속속들이 알지 못하기 때문에 오류가 많다. 직원들을 몰아세울 줄만 알았지, 실제 업무상에서는 늘 뒷짐지고 일이 돌아가는 것만 바라보기 때문에 직원들도 최소한만 일하는 경우가 많다. 배울 게 없으니 빨리 이직하거나, 그래도 함께하겠다면 철저히 실무능력으로 무장해 단호하게 대응하라. 그도 자신의 약점을 알기에 당신을 함부로 대하지 못할 것.



안절부절 새가슴 지시형

단서 >>
해야 하는 업무인데 프로젝트 담당 팀장이 못한다고 날뛰니 더 이상 맡기지 않는다.
​ 어려운 의사결정을 할 때 스스로 결정하기보다 타인의 의견을 자꾸 구한다.
​ 직원의 업무수행이 마음에 안 들어 낯빛이 안 좋고 불편한 기색이 역력한데, 아무 말이 없다.
​ 업무수행 시에 직원 간의 불화, 부서 간의 알력을 강하게 조정하는 모습을 볼 수 없다.
​ 그가 수주처에만 갔다 오면 납기일이나 과제 방향이 변경되기 일쑤다.

탐색 >> 이번이 마지막이야
CEO는 독한 면이 있어야 한다. 모든 이를 충족시키려 하고 마음마저 약하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직원들이 게으름을 피우거나 일의 진행이 제대로 되지 않아도 강하게 바로잡지 못하고 불만을 가슴속에만 쌓아두는 타입인데, 오히려 직원들에게 따돌림 당하기 쉽다. 거래처 관계 역시 갑과 을이라는 현실이 존재한다 하더라도 눈치만 보기보다는 차분하고 논리적으로 중요사항을 관철시킬 필요가 있는데, 이들은 공과 사, 감정과 이성을 구분하지 못해 단호하지 못하다. 이들에겐 불편하고 험난한 상황을 회피하는 습성이 있다.

사용법 >>
그는 어쩌면 CEO라는 자리와 어울리지 않을 수 있다. CEO가 외로운 것은 끊임없이 의사결정을 하고 그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인데, 이를 회피하니 말이다. 거북하고 불편한 상황, 싫은 얘기 듣는 것을 싫어하고 피하려는 습성이 있으니, 최대한 그런 느낌이 들지 않도록 정중하고 부드럽게 의견을 피력할 센스를 발휘해보자. 그는 극도로 실패를 두려워하다 보니 자신의 선택에 대한 걱정과 불안이 커서 결정을 못 내리는 것이다. 그의 결정에 무한신뢰를 보여주자. 겉으로는 확신에 차 보이는 세상의 CEO들조차 알고 보면 새가슴이다.



함부로 황당하게 독불장군 지시형

단서 >>
​ 문제가 발생하면 자신이 해결해야 한다는 강박증이 있고, 무조건 자신의 방식만을 고집한다.
​ 새벽, 퇴근 후, 주말을 가리지 않고 시도 때도 없이 카톡질이다. 게다가 모두 업무지시.
​ 직원들이 부딪칠 위험을 줄이기보다 직원들의 안전과 복리를 위협하는 일을 자주 시킨다.
​ 주로 ‘추진력이 강하다’, ‘뚝심이 있다’는 평판을 듣는다.
직원, 전문가들이 오랜 시간 협의하여 결정한 광고안, 갑자기 등장한 그의 말 한마디에 모두 바뀌었다.

탐색 >> 하라면 해
경영정보지 『월간 CEO』가 국내 100대 기업 직원 82명을 대상으로 가장 싫어하는 CEO 반찬 유형을 조사한 결과, 가장 싫어하는 CEO 유형으로 ‘무(무우)’라는 응답(23.8%)이 가장 높았다. 무 유형의 CEO는 무조건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우격다짐형이다. 최고 자리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판단대로 결정 내리는 CEO. 어렵게 자수성가한 사람 중에 이 유형에 속하는 경우가 많다. 외부의 어떤 힘도 빌리지 않고 자기 스스로 성공했다고 믿기에 경험을 바탕으로 확신에 차서 지시한다. 직원을 마치 왕조시대의 하인 부리듯 하며, 문제가 발생하면 고압적인 자세로 책임을 추궁하는 타입. 더 큰 문제는 그가 만들어놓은 위계문화가 기업 내에 만연해 있다는 점이다.

사용법 >>
CEO가 강하면 강할수록 직원들의 자부심은 급속도로 하강한다. 그의 지시가 합리적이지 않아 반론을 내고 싶어도 워낙 카리스마가 강해 대응하지 못한 직원들은 무기력증에 빠지거나 CEO가 원하는 최소한의 일만 하게 된다. 이 유형은 대하기 가장 까다롭고, 그로 인해 직원들의 이직률도 높은 편이다. 직원들은 불합리한 지시가 내려와도 무조건 따르고 복종하며 고객이 아닌 사장을 만족시키기 위해 일한다. 잔 다르크가 되든지, 떠날 게 아니라면 확실히 복종하거나 실력을 키워라. 이들은 능력 있고 일 잘하는 사람에게는 상상 이상의 후한 점수를 주기 때문이다.



시시콜콜 까칠한 완벽주의 지시형

단서 >>
​ 보고서 작성 때 스테이플러 박을 위치를 정해준다.
​ 업무진행 사항을 수시로 확인하고 또 확인한다.
​ 업무보고에 들어가면 기본이 1시간, 심신이 너덜너덜해져야 나올 수 있다.
​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외부와의 점심약속은 잘 없다.
​ 광고 문구 하나까지 세심하게 챙긴다. 수차례 확인해 OK했건만, 인쇄 도중에 맘에 안 드는 한 글자를 수정하기 위해 인쇄기를 멈추게 했다.
독서, 세미나 참석, 조찬 모임을 즐긴다.

탐색 >> 다시 작업해
성공한 CEO들은 어느 정도 완벽주의 성향을 가지고 있다. 완벽을 기할수록 불확실한 전쟁터에서 생존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완벽주의가 너무 과도할 때 직원을 힘들게 한다는 것. 물론 진취성은 사업 성공의 필수요소이다. CEO가 사소한 업무에 모두 관여하며 시시콜콜한 것까지 따지고 짜증을 내면 직원은 그만큼 시행착오를 통해 성장할 기회를 얻지 못한다. 직원들의 자율성이 사라지고 스스로 행동하지 못하면 결국 조직도 발전할 수 없다.

사용법 >>
기본에 충실한 것은 좋지만, 너무 시시콜콜한 것까지 따지면 정작 핵심에 투여할 에너지와 시간이 줄어든다는 것이 함정이다. 벼룩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다. 급변하는 산업 환경과 빠르게 대응해야 하는 현대의 사업 환경과는 맞지 않을 수 있다. 사업에서 완벽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당신의 CEO가 완벽주의자라면 한 번 볼 것을 두 번 보는 성의를 보여라. 그는 내용도 내용이지만 기일, 형식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이 유형은 서프라이즈를 가장 싫어한다. 업무진행 사항을 함구하고 있다가 대단한 결과를 내놓아 감동시키는 일 따위를 절대 꿈꾸지 마라. 수시로 보고하고 자문을 구하라.



엎었다 뒤집었다 박쥐 지시형

단서 >>
□ 의중을 파악하는 데 3박 4일이 걸린다.
□ 사장의 이익과 직원·회사의 이익이 부딪힐 때는 냉정할 정도로 자신의 이익이 먼저다.
□ 어떤 사안에 대해서 절대 단언을 하거나 약속하는 법이 없다.
□ 강한 직원에게는 비굴할 정도로 비위를 맞추지만, 만만한 직원에게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함부로 대한다.
□ 분명히 지시해놓고 일이 잘못되면, ‘내가 언제 그랬냐’며 딱 잡아뗀다.

탐색 >> 내가 언제?
이들은 업무 지시를 명확하게 하지 않아 직원을 헷갈리게 한다. 나르시시스트 지시형은 구체적인 업무 내용을 몰라 두루뭉술하게 지시한다면, 이 유형은 일부러 명확하게 업무를 지시하지 않는다. 물론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다. 본인에게 해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후폭풍에 대한 여지를 열어놓을 뿐이다. 결과가 좋다면 탁월한 자신의 의사결정 결과라며 자신의 공으로 돌릴 것이다. 상대를 파악하는 재능도 귀신같이 있어 자신보다 강하다고 생각되면 살짝 비켜가거나 잠자코 순종하지만, 자신보다 상대가 약하다고 판단되면 가차 없이 쓰러뜨리고 몰아친다.

사용법 >>
박쥐형 사장을 모시고 있는 성실하고 여린 심성의 당신이라면 업무를 독박 쓸 가능성이 높다. 직원들의 공정한 업무분담, 합리적인 성과 측정은 애초에 그의 관심사가 아니다. 어느 직원이 일을 하든 회사가 돌아가기만 하면 된다. 다루기 힘든 직원과 씨름하며 에너지를 쏟느니 성실하고 책임감 강한 당신을 구슬리는 게 훨씬 편하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보상을 기대하며 일했다간 상처받기 쉽다. 자신의 이익 앞에선 간이라도 내줄 것처럼 굴지만, 불리하다 싶으면 돌아서는 데 선수다. 이들과는 메일로 업무지시 사항을 되묻고 중간에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언제나 증거자료, 메모, 다른 직원의 증언들을 확보해 만약을 대비하자.

최윤경 객원기자​

조회수 : 1,323기사작성일 : 2016-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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