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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 is 베리 임폴턴트! 소확행 선물법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가 내놓은 2018년 10대 키워드 중 1번이 ‘소확행(小確幸)’이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만들고 대만에서 빅히트했다는 이 신조어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갓 구워낸 빵을 손으로 찢는 순간이라든가 따끈따끈한 빵을 한 입 덥석 베어 먹는 찰나, 빵 나오는 시간에 딱 맞춰 빵집에 들어서는 나이스 타이밍 같은 것 말이다(여러분은 지금 지독한 빵 덕후의 소확행을 확인하고 계십니다).

크리스마스에 눈만 오면 땡?
솔직히 선물 없는 크리스마스는 어딘지 싱겁다. 더 솔직히, 크리스마스에 선물이 없다면 그렇게까지 손꼽아 기다리지도 않을 것 같다. 원래 크리스마스(christmas)는 ‘그리스도(Christ)의 미사(mass)’라는 뜻이다. 말 그대로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며 예배를 드리는 날이지, 가족끼리 맛있는 것도 먹고 선물을 주고받는 즐거운 기념일이 아니었다. 심지어 12월 25일에 예수가 탄생했다는 정확한 기록조차 없다. 그런데도 우리는 도대체 왜 크리스마스에 선물을 주고받고 있을까?
크리스마스 선물의 유래는 무려 4세기경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동로마 제국의 성직자였던 성 니콜라스(Saint Nicholas, 270~343) 주교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나누고 베푸는 따뜻한 삶을 살았다. 그의 선행이 얼마나 대단했던지 지금까지 전해지는 미담만 무려 60여 개가 넘는다[요샛말로 ‘파파미(파도 파도 미담뿐)’가 넘치는 인물이다]. 그중에서 가장 센(?) 에피소드가 ‘결혼지참금 던지기’ 편인데, 가난해서 결혼을 못하는 아가씨네 집에 니콜라스 주교가 찾아가서 굴뚝으로 금화 주머니를 던져줬다는 이야기다(왜 하필 굴뚝에?). 놀랍게도 금화는 난로 옆에 놓아둔 젖은 양말 속으로 쏙 들어갔고(농구선수야 뭐야?), 덕분에 우리는 크리스마스에 산타가 굳이 굴뚝으로 들어와 양말 속에 선물을 남기는 복잡한(?) 전설을 믿으며 자라게 되었다. 이쯤 되면 ‘산타클로스(Santa Claus)’의 어원이 성 니콜라스인 건 진즉부터 눈치 챘을듯.
물론 의견은 분분하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라 베파나(La Befana)’라는 마녀가 크리스마스 전날 아이들의 신발 속에 선물을 두고 간다고 주장하고, 스페인에서는 동방박사가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며 황금과 유향, 몰약을 선물한 데서 크리스마스 선물의 기원을 찾기도 한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니콜라스 주교가 선물을 주긴 했지만 아이들의 신발 속에 넣어줬으므로, 오늘날까지 크리스마스 선물을 굴뚝 옆 신발 속에 넣어둔단다. 아무렴 어떠랴? 여기서 포인트는 그 누구도 ‘크리스마스에 선물을 받는다’는 대전제는 포기할 마음이 없다는 점이다. 살면서 선물 싫어하는 사람 못 봤다. 이것이 지난 크리스마스 때 흰 눈이 펑펑 내렸음에도 그녀(혹은 그)의 기분이 꽝이었던 진짜 이유다(올해는 꼭 챙기시길~).

작다, 그래도 탐탁하다
애당초 좋은 선물이란 따로 없다. 비쌀수록 좋고, 현찰이면 더 좋을 뿐. 그렇다고 모든 사람에게 값나가는 귀한 선물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2018년의 트렌드 키워드가 필요하다. 소확행, ‘작지만 확실한’ 선물을 찾아야 한다.
우선, 요즘 같은 시기에 꼭 필요한 선물용 책 한 권을 추천한다. 제목은 『재난에서 살아남기』(이상).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몸소 겪은 저자가 피해자의 입장에서 꼭 알아두어야 할 생활 속 방재대책을 알기 쉽게 만화로 그려낸 작품이다. 소소하게는 숟가락으로 캔 따는 법부터 상황별 지진 대응 매뉴얼, 방사능으로부터 몸을 지키는 방법이나 재해 후 혼자 남겨졌을 때를 대비한 마음연습까지 세세하게 코칭하고 있어서 누구나 상비약처럼 집에 두고 읽으면 좋을 책이다(총 2권 시리즈이지만 1권만으로도 충분하다. 가격은 1만 4,000원).
저렴하면서도 센스 있는 선물을 찾는다면 디자인 소품 쇼핑몰 ‘텐바이텐(www.10x10.co.kr)’의 마케팅 담당자가 쓴 『탐난다』(북클라우드)라는 책을 일독해보길 권한다. 책에 끼워 사용하는 ‘전자사전 북마크’나 귀여운 토끼 모양의 ‘가위&클립 홀더’, 책꽂이에 꽂아두면 저절로 보호색을 띠는 종이 저금통 ‘코인 북’ 등,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사무용품과 맥주거품 제조기 ‘비어아워’, 공평한 케이크 칼 ‘피스 오브 케이크’, 나뭇잎 모양이라 주머니에 휴대 가능한 ‘포켓 컵’처럼 톡톡 튀는 생활소품을 사진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제품마다 구매처를 친절하게 메모해두어서 주문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쇼핑을 꺼리지만 않으면 직접 선물 구매에 나서볼 수도 있다. 요새는 백화점보다 미술관 옆 아트 숍이나 뮤지엄 숍에서 톡톡 튀는 아이디어 소품을 더욱 다양하게 만날 수 있다는 사실만 기억하자.
솜씨만 허락한다면 직접 만든 잼이나 장아찌, 과일청도 소확행 선물로 유용하다(사는 것도 무방하다). 유독 고추장볶음을 맛깔나게 만드는 친구가 한 명 있는데, 크리스마스 선물로 작은 유리병에 나눠 담아 지인들에게 싹 돌렸더니 반응이 가히 폭발적이었다고. 이 친구는 말린 과일이나 마요네즈쌈장 역시 같은 방식으로 선물해서 주변을 행복하게 만들곤 한다.

12월은 표현의 달
얼마 전 서울 역사박물관에 갔다가 1960년대에 썼다는 어느 국군 장병의 편지 한 통을 보게 되었다. 글을 쓴 군인은 당시 해외 파견 중이었던 모양으로, 내용은 지극히 평범했는데 딱 한 가지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것은 문장 사이사이에 수시로 등장하는 ‘사랑하는 수미엄마’라는 두 단어였다. 편지는 객지에서의 어려움, 군생활의 고단함이 묻어나는 다소 징징거리는 글 일색이었지만, 곳곳에 뿌려놓은 달콤한 말 덕분에 일순간 연서로 격상된 느낌마저 들었다. 수미엄마도 싫지만은 않았는지 지금까지 편지를 고이 간직했고 말이다(아니면 누가 기증했겠나?).
덕분에 새삼스럽게 표현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른다. 이번 달만큼은 한 해 동안 고마웠던 일, 미안했던 마음, 사랑하는 감정 등을 있는 그대로 풀어내보면 어떨까. 크고 작은 차이는 있겠지만 누구 하나 빼놓지 말고 일일이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보는 거다. 자그마한 선물을 해도 좋고 카드를 써도 괜찮다. 이도 저도 귀찮다면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진심으로 건네보자. 선물을 한다는 것은 어쨌든 수고로운 일이다. 좋은 선물은 받는 사람을 기쁘게 해야 한다. 따라서 상대가 무엇을 좋아할지 관심을 기울이고 세심하게 살펴야 찾을 수 있다. 주변을 둘러보라. 소확행 선물이 필요한 사람들로 가득할 것이다. 선물의 달은 벌써 시작됐고, 당신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는 오직 지금뿐이며, 잘 고른 선물 하나가 편안한 2018년의 시작을 약속할지어다.

★ Must Know Report
지진 났을 때 알아두면 좋은 행동요령 5
『재난에서 살아남기』에 나오는 지진 대응 노하우를 정리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선물로 이런 글을 쓰게 되어 심히 유감이지만.
지진은 머리다! 낙하물로부터 머리를 보호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
호루라기는 이제 필수품 이번 기회에 하나씩 장만하자. 호신용으로도 좋고, 지진 피해 시 자신의 위치를 알리는 데도 유용하다.
회사에 있을 때 지진이 발생한다면? 첫째, 창문에서 최대한 떨어질 것. 둘째, 바퀴 달린 복사기를 피할 것, 셋째, 엘리베이터를 사용하지 말고 대피할 것.
만약 엘리베이터를 타고 있다면? 오래된 엘리베이터라면 전 층의 버튼을 눌러 가능한 빨리 내리는 것이 급선무. 엘리베이터에 갇혔다면 관리회사나 소방서에 연락해서 신속하게 구조를 요청해야 한다.
지진으로부터 그나마 안전한 대피소를 찾는다면? 야외 경기장이나 운동장이 최고다. 가까이에 있다면 그곳으로 대피하자.

박성연 전문기자

조회수 : 2,846기사작성일 : 2017-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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