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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기업 365
“좋은 회사를 만들고 싶다”
이티에스

장비회사라고 하면 일반인에겐 낯설지만 사실 제조공장을 움직이는 수많은 기계들이 모두 이런 장비회사에서 만들어져 각 공장으로 보내진다. 제품에 따라 생산 공정과 환경을 고려해 딱 맞는 장비를 만든다는 것은 쉽지 않다. 20년간 설계 엔지니어로 직장생활을 하며 장비 하나에도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2012년 에너지 전문 장비를 생산하는 이티에스를 창업한 윤진국 대표. 그를 만나 회사 경영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들었다.

확대보기이티에스 장비 제작 공정

이티에스(ETS, 대표 윤진국)는 2012년에 창업한 장비회사로, 주력 분야인 2차전지 장비 사업을 비롯해 디스플레이와 자동화 설비 사업을 하고 있다. 설계 엔지니어로 삼성SDI와 지맥스에서 실무 경험을 쌓은 윤진국 대표는 일본 출장에서 본 장비회사의 장인정신과 직업정신에 감동해 언젠가 자신도 그들처럼 장비 하나에도 기업정신이 담긴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었다. 그의 바람은 2012년 2차전지 장비를 생산하는 이티에스 창업으로 이어졌다. 2차전지 장비 분야에서는 국내 어느 기업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하는 윤 대표. 창업 당시 8명으로 시작한 이티에스는 연구개발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기술력, 한번 정한 목표는 포기하지 않는 끈기로 작년에 421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성장 중이다.
2020년 1월, 구성원 간의 원활한 소통과 새로운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제2창업 선포식을 가진 이티에스. 제2창업을 선포하면서 사명인 티에스의 영어 약자를 기존의 ‘Energy Technology System’에서 ‘Exploring Together for Success(성공을 향해 다 함께 나아갑니다)’로 비전을 바꾸고, 전 직원을 창업 멤버로 선포하며 구성원 간의 결속을 다졌다.

회사가 어려울 때, 다른 회사를 보고 배웠다

창업 당시 대표님이 만들고 싶은 회사는 어땠나요?
한 명의 탁월한 기술자에 의해 움직이는 회사가 아니라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와 문화가 고스란히 담긴 장비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작업복을 입었을 때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기보다는 오히려 자부심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랐죠. 지금도 그 생각은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처음과 달라진 게 있다면, 처음엔 좋은 장비회사를 만들고 싶었지만 지금은 그냥 ‘좋은 회사’가 되기를 바랍니다.

대표님이 생각하는 좋은 회사는 어떤 회사인가요?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회사입니다. 새롭게 수립한 비전인 ‘성공을 향해 다 함께 나아갑니다’에 그런 생각을 담았습니다. 성공을 위해 혼자 가는 것이 아니라 다 함께 가는 것, 이는 이티에스만의 성장이 아니라 우리와 연결된 고객사, 협력사, 더 나아가 우리 사회와 함께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좋은 회사가 되면 회사를 성장시키기 위해 함께 고생한 직원들에게 좋은 복지와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확대보기윤진국 대표 / 이티에스 맞춤 설계 공정1_ 윤진국 대표는 회사가 성장할수록 회사의 목표와 비전에 대해 구성원들과 소통하고 교감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선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2_ 이티에스는 2차전지 장비를 고객사가 원하는 사양에 따라 맞춤 설계를 하고 있다.

엔지니어로서의 대표님, 경영자로서의 대표님, 이 둘은 어떻게 다른가요?
대체로 엔지니어들은 고집이나 주관이 강합니다. 저 역시 고집이나 주관이 유난했어요. 일에 욕심이 많았고, 남을 인정하는 데 인색했어요. 그리고 그만큼 저 자신에게도 참 많이 인색했습니다. 일에 대한 자부심이 강해서 하나를 시작하면 끝장을 봐야 했고, 그 때문에 30대 후반에는 ‘이러다 얼마 못 버티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엔지니어로서 저는 ‘보스’ 스타일이었어요. 그런데 회사 대표가 되고 나니 보스가 아니라 리더가 되어야겠더군요. 리더는 군림하는 게 아니라 들어주는 사람입니다. 잘 듣는 것, 이것이 제 장점이기도 하고요.(웃음) 늘 직원들과 공감하고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죠. 혼자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기보다는 고민을 나누고 같이 풀려고 합니다. 같이 이야기하다 보면 기운도 얻고, 생각지도 못한 방법들이 생기거든요. 그럼 직원들도 더 진취적으로 움직여요. 만약 제가 혼자 고민하는 시간을 줄이지 못했다면 회사가 이만큼 성장하지 못했을 겁니다.

기업 대표님들은 여전히 혼자 고민하고 계실 텐데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능한 한 그런 상황에서 빨리 벗어나세요. 저도 처음엔 불 꺼진 사무실에 혼자 남아 고민도 했지만 결국 고독해질 뿐이었습니다. 외로울 순 있지만 고독해져선 안 돼요. 혼자 고독해지면 독단에 빠지기 쉽고, 극단적인 결정을 하기 쉽습니다. 불 꺼진 사무실에선 그 어떤 좋은 방법을 찾을 수 없습니다. 회사 구성원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시길 바랍니다.

창업 후 얼마 되지 않아 다른 회사들을 찾아다녔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해답을 얻으셨나요?
2012년에 회사를 시작하고, 7개월 만에 직원들 월급 줄 돈이 없더군요. 워낙 적은 자본금으로 시작했던 탓도 있지만, 처음 생각한 대로되지 않았습니다. 그때부터 다른 회사는 어떻게 하는지, 잘되는 회사는 왜 잘되고, 성장이 더딘 회사는 왜 더딘지 궁금해서 찾아다녔습니다. 여러 선배님들을 만나고 조언을 들었는데, 그때 공통적으로 해주신 이야기가 치밀하게 준비해서 시작한 일도 목표한 만큼 성공하기 힘든데, 평소 중요하게 생각지도 않았던 사람이나 일에서 뜻하지 않는 기회를 만나게 된다더군요. 처음엔 믿지 않았어요. 그런 경우는 그냥 운이 좋은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2~3년 지나고 나니 그게 무슨 말인지 알겠더군요. 결국 일은 혼자 하는 게 아니라 ‘같이’ 하는 것이라는 의미였어요. 지금 우리 회사 비전과도 비슷하죠.

구성원 간의 공감과 교류를 위해선 ‘교육’이 중요하다

‘함께’ 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회사를 경영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교육’이라고요?
그렇습니다. 회사가 성장할수록 직원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교감하는 것이 중요한데, 생각처럼 쉽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직원들과의 거리를 좁힐 수 있을까 고민하다 2년 전부터 교육을 시작했습니다. 강사는 직원들로 구성했고요. 업무 프로세스, 고객과의 관계, 조직문화 등 회사생활을 하면서 겪는 어려움에 대한 내용으로 교육 자료를 만들고, 강사 선정도 체계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2년 동안 교육을 진행해보니 하면 할수록 교육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교육을 위해 별도의 TF팀을 꾸렸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회사에는 당장 좋은 결과를 내는 일도 있지만, 시간이 오래 지난 뒤에 좋은 결과를 내는 일도 있습니다. 저는 교육이 후자라고 생각합니다. 한 명이라도 변화하고 성장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직원들에게 “내일 지구가 잘못되더라도 우리 회사의 교육은 계속 진행되어야 한다”고 말하곤 합니다. 그래서 별도의 TF팀을 통해 교육을 어떻게 진행할지, 강사는 누구로 하고, 어떻게 선정할지, 하나부터 열까지 논의했습니다. 강사도 직급이나 연차에 상관없이 교육 목적에 가장 적합한 직원을 선정했어요. 현재는 10명의 사내 강사가 교육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티에스를 소개하는 수식어로 ‘고속성장’이라는 키워드가 자주 등장합니다. 특별한 비결이 있나요?
열심히 했습니다. 무엇보다 회사를 알리기 위해 노력했어요. 가장 어려운 게 고객사들이 요구하는 업력과 실적입니다. 이제 막 시작한 신생회사가 그런 게 어딨겠어요? 그래서 많은 중소기업들이 ‘나중에’ 또는 ‘좀 더 회사를 키워서’라는 생각으로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저는 계속 찾아갔어요. 지금 거래하는 대기업 중 어느 곳도 한번에 문을 열어준 곳은 없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들어갈 수 있을까 방법을 찾다가 다른 기업이 귀찮아서, 또는 충분한 이익이 나지 않아서 포기하는 틈새를 공략했어요. 일단 틈새부터 파고든 거죠. 어떻게든 관계를 맺으면 그 다음에 우리 저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한번에 안 된다고 포기하지 않았어요. 정 안 되면 쓰레기라도 치울 게 없는지 기웃거렸습니다. 공감과 교감은 영업할 때도 중요합니다.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가요?
올해 코로나19로 전체 매출액이나 영업 목표는 수정을 한 상태입니다. 분명 힘든 상황인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제가 고민하는 것은 코로나19 이후의 이티에스입니다. 그때를 위한 준비를 지금 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주력으로 하고 있는 2차전지 분야에서 제2의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한 투자는 물론이고, 회사를 성장시킬 새로운 동력이 될 신사업에 대한 투자도 멈출 수 없습니다. 올해 신규 아이템 개발을 위해 15억 원을 투자했어요. 그리고 제2공장을 준비 중입니다.

우리 회사는요?

확대보기이순규 주임 젊은 회사라 직원 간의 소통이 잘 됩니다

이티에스 입사 3년 차로 개발센터에서 설계 업무를 담당하는 엔지니어입니다. 처음 회사에 입사했을 때는 대학에서 배운 걸 얼마나 잘 적용할 수 있을지 걱정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 팀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높은 직원 중 한 명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 회사는 사장님을 비롯해 전 직원의 평균 연령이 낮다 보니 직장 내 소통이 잘 되는 편입니다. 특히 팀장님이 팀원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세요. 저도 이티에스에 오래 근무해서 저만의 기술을 만들어 팀장님처럼 ‘나의 팀’을 만들고 싶습니다.

에너지시스템사업부 이순규 주임

하정희 기자, 사진 김성헌 기자

조회수 : 1,552기사작성일 : 2020-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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