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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초 브리핑
독창성과 상상력 요구하는 ‘올해의 컬러’
올해의 컬러 ‘울트라 바이올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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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12월이 되면 미국의 색채 전문기업 팬톤(Pantone)은 다음 해에 유행할 ‘올해의 컬러’를 발표한다. 팬톤이 내놓은 2018년 컬러는 ‘울트라 바이올렛.’ 선명한 보라색이다. 팬톤이 선정한 색은 적용 제품의 한계를 허락하지 않는다. 도심 번화가에 나가면 이미 울트라 바이올렛의 영향력이 한눈에 드러난다. 여성의류, 화장품, 가방, 속옷 등은 물론이고 심지어 책 표지와 다이어리에도 스며들었다. 이유는 한 가지다. 유행 색깔은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마케팅 첨병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중소기업들도 목표 고객, 지역, 제품 종류를 막론하고 매출의 중심에 선 색깔 앞에서 바짝 긴장해야 한다.

구매충동 일으키는 막강 요소, 色
국내 기업들이 컬러마케팅에 주목하게 된 것은 2000년대 들어서면서부터다. 1980년대 컬러텔레비전이 가정에 등장해 색깔 정보가 생활 곳곳에 전달되면서 소비자들이 색에 눈뜨기 시작했지만, 색깔이 마케팅의 핵심으로 떠오른 것은 20여 년이 채 안 된다. 화장품 브랜드들이 급증하면서 저마다 자사를 대표하는 색깔을 인식시키기 시작했고, 백색가전으로 일관하던 가전제품들은 레드마케팅을 펼쳐 홈시어터, 냉장고, 전자레인지, 텔레비전 등에 와인(레드)컬러를 입히면서 컬러마케팅의 주역이 됐다. 자동차들도 레드컬러 계열의 신차를 출시하면서 컬러마케팅은 전 영역으로 확산되었다.
해외에 비하면 우리의 컬러마케팅은 늦은 편이다. 컬러마케팅의 시초는 1920년 미국 파카(Parker)의 빨간색 만년필이다. 당시로선 파격적인 빨간색을 접목해 여성용 만년필 시장에서 히트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서구에서 색깔이 본격적으로 제품기획의 핵심요소가 된 시기를 1950년대 중반쯤이라고 추산한다. 파카 만년필에 이어 컬러마케팅에 성공한 대표적 글로벌 제품으로는 이탈리아의 페라리자동차가 꼽힌다. 블랙과 화이트 일색이던 시장에 강력한 레드컬러를 대중적인 색으로 자리매김한 당사자이다.
소비자가 색깔 하나로 기업의 브랜드나 제품을 기억한다면 기업매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업의 제조기술이 평준화되면서 디자인 변화가 일어났고, 이에 따라 색깔은 제품 선택을 결정하는 요인이 됐기 때문이다. 대다수 사람은 색깔에 감성적 반응을 보인다. 시각은 우리의 전체 감각 중 83%를 차지하면서 구매충동과 직결되는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기업들이 제품 브랜드에 맞는 색으로 이미지를 각인해 판매를 극대화하는 판매전략을 펼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2018년을 물들일 울트라 바이올렛
확대보기 제품 색깔은 소비자의 구매충동을 일으키며 매출을 올려주는 마케팅의 일등공신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제품이나 패키징의 색깔 선택은 제품의 생명이나 다름없다. 팬톤은 2016년에 분홍빛 ‘로즈쿼츠’와 하늘빛 세레니티를, 2017년에는 연둣빛 ‘그리너리’를 ‘올해의 색’으로 결정했다. 그리고 올해는 ‘울트라 바이올렛’이다. 왜 보라색일까? 색채 전문가들은 팬톤을 비롯해 영국의 컬러마케팅그룹(CMG)과 독일의 화학기업 메르크(Merck)가 내세우는 올해의 컬러가 단순한 트렌드 제시 이상의 사회 분위기를 반영한다고 말한다. 특히 팬톤의 컬러가 세계적 트렌드를 주도하는 까닭은, 이 회사가 4,000여개 고유색을 직접 개발한 색채의 리더로서 2000년 이후 해마다 올해의 컬러를 제시하기 때문이다.
팬톤 색채연구소장 리아트리스 아이즈먼은 “지금은 독창성과 상상력이 필요한 시대인 만큼 울트라 바이올렛의 창의적 영감이 우리 의식과 잠재력을 다른 차원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한다. 프린스, 데이비드 보위, 지미 헨드릭스 같은 전설적인 가수들이 즐겨 쓰던 색이기도 하다”라며 울트라 바이올렛을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B2B 제품까지 색으로 물들다
팬톤의 컬러 파워는 대단하다. 올해의 컬러가 발표된 2017년 12월 7일, 영국 포츠머스에서 열린 해군 행사에 참석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선명한 보라색 코트와 모자를 착용했을 정도다. 이쯤 되면 모든 제품이 보라색으로 칠갑해야 한다는 얘기로 들릴 수도 있지만, 꼭 그럴 필요는 없다. 유행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제품과 색의 궁합이기 때문이다.
제조업체의 색깔 선택은 자사 제품 유형이나 특성에 따라 각각의 현명한 선택과 접목이 필요하다. 컬러마케팅의 기본은 타깃 고객층과 트렌드를 고려하여 제품 디자인과 색깔을 배합하는 것이다. 제품을 디자인할 때 이미 디자이너는 자사 제품의 조형적 심미성에 맞춘 색을 제시하게 된다. 제품의 속성과 용이성에 따라 선호되는 색을 무시할 수 없으며 소비자들의 심리도 꿰뚫어야 한다. 더욱이 수출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요즘 상황에서는 국가별로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색깔 경향이 있어 이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색채 전문가들의 의견은 제각각이다. 패션이나 화장품에서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견해와 함께 제품에 따라 반영 여부는 분명하게 다를 거라고 한다. 또 일부는 유럽에 비해 흰색이나 검은색 등 무채색 선호도가 압도적인 국내에서 눈에 익숙하지 않은 보라색 같은색이 소비심리를 얼마나 자극할지 의문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중소제조업체라면 한 업체의 사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전에 있는 한국에어로㈜는 지난해 지자체가 지원하는 글로벌 명품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킥오프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설계, 마케팅,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모였다. 이 회사의 제품은 공기압축기(에어컴프레서)로, B2B 제품인데도 디자인과 컬러마케팅까지 도입하기로 했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이제는 가치통합 기반의 신제품 개발 생산이 필수이기 때문에 품질이 뛰어나도 고객이 원하는 다양한 가치를 충족하지 못하면 마케팅에서 실패한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에어로는 이 사업에서 개발된 신제품을 수출해 올해는 전년대비 20% 이상의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컬러마케팅은 기업 규모와 제품의 종류를 떠나 피할수 없는 현실이며, 기업은 자사 제품의 목표 고객에게 맞는 색을 선택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박창수 전문기자

조회수 : 1,292기사작성일 : 2018-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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