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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초 브리핑
사표주의보! 이유를 알아야 붙잡는다
퇴사의 이유

퇴사에 대처하는 경영자의 자세
서점에 가면 ‘퇴사’에 관한 책만 수십여 종에 달한다. 『퇴사하겠습니다』, 『퇴사하고 여행 갑니다』, 『희망퇴사』, 『직장인 퇴사공부법』 등등. 그 제목만 봐도 퇴사는 매우 근사하게 그려지고 있으며, 마치 청춘의 ‘해방과 자유’라는 이미지로 투영되기도 한다. 이는 퇴사가 하나의 문화로 고착화되는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경영자 입장에서는 그리 반가운 일이 아니다. 퇴사율이 높아지면 당장 회사 일에 차질이 생기고, 인력 충원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일할 사람을 찾기 힘든 중소기업일수록 이런 걱정은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최근의 퇴사 열풍과 이에 대처하는 경영자의 지혜를 살펴보자.

높은 퇴사율, 중소기업에 직격탄
지난 2016년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306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신입사원 채용실태 조사’에서 재직기간 1년 이하의 신입사원 퇴사율은 무려 27%를 넘어섰다. 지난 2012년 조사 결과가 23%였던 점에 감안하면, 몇 년 사이 이런 흐름이 더욱 가속화됐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조사결과는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한 것일 뿐이다. 입사 2년, 3년 차로 올라가면 퇴사자들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 물론 이런 상황에 대해서 경영자들은 의아할 수밖에 없다. “어렵게 입사한 회사를 왜 그만둘까?”, “정말 요즘 젊은이들은 인생에 대한 책임감이 없는 걸까?”라는 등의 생각을 한다. 하지만 이런 생각만으로는 현재의 퇴사 열풍을 막을 수 없다. 원인을 정확하게 알아야 해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은 이런 퇴사 자체가 ‘제조와 생산’ 분야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다수 중소기업이 제조업이라는 점에 비추어볼 때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322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기퇴사 직무분야를 조사한 결과, 제조와 생산 부분이 31%에 달했다. 영업이 18%, 서비스가 14%, 디자인이 8%인 데 비하면 제조와 생산 분야의 퇴사율은 상당히 높다.
중소기업들은 직원 퇴사로 인해 상당한 비용을 들인다. 지난 2016년 잡코리아가 중소기업 인사담당자 528명을 대상으로 직원들의 퇴사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었다. 그 결과 전체의 63.8%가 ‘잦은 채용으로 인해 시간과 비용 부담이 발생한다’고 답했다(중복응답). 또한 조직 분위기가 위축되고(59%), 원활한 업무 진행에 차질을 겪으며(52%), 기존 직원들의 업무량이 증가함으로써 업무효율이 저하된다(43%)고 답했다. 한마디로 높은 퇴사율은 회사 경영에 총체적 난국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 퇴사가 하나의 ‘로망’으로 변하고 있다는 점은 더욱 큰 문제다. 회사를 그만두고 여행을 떠나는 것이 일종의 ‘버킷 리스트’가 될 정도다.

약발 안 먹히는 퇴사자 대책
그러나 상황이 이렇게 심각한데도 경영자와 중소기업 인사담당자들은 여전히 그 원인을 찾지 못하거나 잘못된 대책을 세우는 경우가 허다하다. 우선 경영자들은 기본적으로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것’이라는 관념이 있다. 잦은 퇴사를 계기로 회사의 문제점을 찾기보다는 오히려 퇴사하는 직원들의 성실성을 탓하거나, 요즘 젊은이들의 태도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아예 퇴사에 대한 대책 자체가 없는 경우가 과반수다. 앞선 설문조사에서도 ‘퇴사를 줄이기 위한 대책이 사내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이 57%에 달했다. 이는 곧 경영자들이 이러한 퇴사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반증한다.
퇴사에 대한 대책을 세우더라도 문제의 핵심과 본질을 비껴나가는 경우가 많다. 다수의 중소기업에서는 퇴사대비책을 ‘금전적 보상과 복리후생의 확대’에 두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하면 사원들의 퇴사 의욕이 낮아지고,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 더 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퇴사자들은 이런 이유 때문에 회사를 나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많은 퇴사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대개의 퇴사는 ‘삶의 질-적성-억압적인 위계질서’에 맞춰져 있다. 즉, 회사를 둘러싼 전반적이고 문화적인 요인이 더욱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SBS스폐셜」이 젊은 층의 퇴사와 관련해 ‘은밀하게 과감하게 : 젊은 것들의 사표’라는 방송을 한 적이 있었다. 여기에는 총 27명의 퇴사자 또는 퇴사 고려자들이 등장해 한국 사회의 기업문화를 적나라하게 비판했다. 그들의 마음속에 들어있는 회사는 바로 이런 모습이다.

문제의 본질은 ‘연봉과 복리후생’이 아니다
‘칼퇴는 안 되지만 출근은 빨리 해야 하고, 상급자 입맛에 따라 보고서를 계속해서 수정해야 하며, 엘리베이터에서는 상사에게 행선지를 물어 버튼을 대신 눌러줘야 한다. 대화는 친근하게 해야 하며, 회식 자리에서는 먼저 수저를 준비하는 것이 당연하다. 회식 자리에서 상사와 술잔을 부딪칠 때는 상사의 술잔 1㎝ 아래에 부딪혀야 한다….’
이러한 권위적이고 수직적인 기업문화는 자유와 개성을 중시하는 요즘 세대와 맞지 않는 것이다. 기업 역시 ‘조직’이라는 이유에서 이러한 것들이 필요하다 하더라도, 이것이 강제적이고 억압적인 방식으로 작동될 때에 젊은 직원들은 여기에 적응을 하지 못한다.
적성의 문제도 매우 크다.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이 300여 개 기업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퇴사 이유 1위는 바로 ‘적성에 맞지 않는 직무(42%)’로 나타났다. 반면에 ‘낮은 연봉(18%)’, ‘열악한 근무환경(12%)’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곧 ‘금전적 보상과 복리후생의 확대’에 중점을 두는 기존의 퇴사방지책이 그 본질을 벗어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요즘 젊은이들이 ‘삶의 질’에 대해 각성한 것도 한 요인이다. 우리나라의 근무시간은 살인적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OECD 최장시간 노동국가’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만큼, 야근과 휴일근무를 은근히 강요하는 문화에 젊은이들은 질식할 정도다.
퇴사자들을 줄이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회사의 억압적인 문화를 자유롭게 바꾸고, 상담과 적성검사를 통해 최적의 업무를 찾아주고, 회사의 생산성을 높여 노동 강도를 줄여주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퇴사방지책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퇴사자가 많으면 회사가 피해를 입는다는 사실을 각인하는 것, 그리고 이를 고치려고 노력하는 경영자의 의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남훈 전문기자

조회수 : 2,832기사작성일 : 2018-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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