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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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초 브리핑
아트경영 시대가 열렸다
경영 패러다임의 전환과 마케팅의 몫

이제는 감성이 지배한다
“BTS(방탄소년단)를 떠올리면 K-뷰티 제품을 사고 K-푸드를 먹고 싶어.” “고흐의 명작이 입혀진 안경클리너! 저것만으로도 내 눈이 더 환해질 것 같아.” 21세기 소비자는 유명회사의 로고에만 주목하지 않는다. 보는 순간 감성이 움직이면서 사고 싶다는 욕구를 느끼게 되고, 감동으로 내면의 세계를 충만하게 하는 제품을 원한다. 제품 콘셉트가 명확하며 문화와 예술이 입혀진 제품을 선호한다. 이른바 감성기술이 마케팅 성공을 불러오는 문화예술 마케팅 시대가 시작됐다.

노트북과 울트라 와이드 모니터에 세계적인 아티스트 존원의 길거리 문화를 담은 그래피티를 콜라보한 LG는 상품성을 더욱 끌어올린 것은 물론이고, IT 제품에 예술적 가치까지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트마케팅의 성공 사례다. 과연 대기업만 아트콜라보를 할까?

아트콜라보와 한류문화 마케팅에 주목하는 기업들
중견·중소기업들도 아트콜라보 전성시대다. 2년 전 유진로봇은 팝아티스트 한창우 작가와 디자인을 협업해 탄생시킨 로봇 청소기 ‘아이클레보 아트콜라보’ 한정판을 출시했다. 지난해에는 ‘아이클레보’와 디즈니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아이언맨’과 스타워즈 ‘알투디투’를 구현한 로봇 청소기 2종을 선보였다. 주방가전기업 휴롬도 지난해에 열린 ‘코리아 아트콜라보 특별전’에서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산드로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 같은 세계적인 거장들의 명화를 적용한 원액기를 선보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극세사 섬유로 안경클리너와 안경케이스를 만드는 ㈜코리아티엠티는 클림트의 「더키스」나 빈센트 반 고흐의 「자화상」 같은 명화와 작가들의 일러스트레이션 작품을 아트콜라보 작품으로 내놓았다.
명화를 비롯한 예술작품을 제품에 입히거나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을 통해 디자인을 한 차원 끌어올린 제품 출시가 활발하다. 예술과 기업의 융합으로 새로운 시장 수요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마케팅 기법, 일명 ‘아트콜라보레이션(Art-Collaboration)’이 뜨고 있는 중이다.
요즘 국내외 경제경영학 전문가들 사이에서 기업 경영 패러다임의 대변혁이 일고 있다는 예고가 심심찮게 터져나온다. 1970년대와 1980년대의 경우 물질과 경제적 가치에 따른 생산기술이 기업의 성공을 이끌었다면, 1990년대는 사용가치를 중시하는 첨단기술이 기업의 성장을 주도했다. 그리고 2000년대 들어서는 문화적 가치를 창출하는 감성기술이 기업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 블록체인 등의 기술이 진화하면서 기업 경영은 단지 기술과 생산성 혁신으로만 승부를 내기 어려운 환경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에 따라 과거 대기업들이 사회적 책임(CSR) 차원에서 문화지원이나 판촉 형태로 주도해오던 문화예술 마케팅이 이제는 문화연출과 문화후광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또 대기업 중심에서 중견기업과 중소기업들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최근의 문화예술 마케팅은 비단 아트콜라보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광고, K-팝, K-드라마, 국제전시회, 무역상담회 등으로 그 범위는 넓게 퍼져가고 있다. 한류문화 전파 이벤트 중 하나로 몇 년째 화제가 되고 있는 ‘케이콘(KCON)’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KCON 2018 LA’는 지난 8월 9일부터 12일까지 LA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이때 문화행사와 연계해 중소기업 제품 홍보 및 판촉 및 수출 상담회 행사도 동시에 진행됐다. 지난해에 비해 올해는 약 10% 늘어난 약 9만 4,000명이 전시 및 콘서트장을 찾았다. 2~3년 전부터는 K-뷰티, K-푸드, 인플루언서 강연 등이 ‘전시 컨벤션’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전체 참관객 중 콘서트 참가인원의 두 배에 달하는 6만 2,000여 명이 전시장을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들이 문화마케팅의 하나인 문화후광을 업고 해외시장에서 위상을 발휘한 사례로 남았다.

자원 부족한 중소기업일수록 문화후광에 주력해야
제품개발이나 마케팅 활동에서 기업과 예술이 융합하고 국가 차원의 문화가 글로벌 시장을 뚫는 데 미치는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문화예술 마케팅은 당장 수치로 나타나는 제품판매 증진 외에도 기업의 차별화된 이미지와 브랜드 정체성을 심는 차원에서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문화예술 마케팅의 유형은 크게 다섯 가지로, ‘5S’로 지칭하기도 한다. 문화를 광고판촉 수단으로 활용하는 ‘문화판촉(Sales)’, 자사의 홍보나 이미지 개선을 위해 문화활동 단체를 지원하는 ‘문화지원(Sponsorship)’, 제품이나 서비스에 문화 이미지를 체화해 차별화하는 ‘문화연출(Synthesis)’, 새롭고 독특한 문화를 상징하는 기업으로 포지셔닝하는 ‘문화기업(Style)’, 국가의 문화적 매력을 후광효과로 향유하는 ‘문화후광(Spirit)’이다.
대기업들은 이 다섯 가지 문화예술 마케팅의 유형을 다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여력이 있고, 비용이 크게 들어가는 문화판촉과 문화지원도 과감하게 실행한다. 오래전부터 젊은 아티스트들을 후원하거나 금호아트홀, 금호미술관을 건립해 문화행사를 기획하고 시민들에게까지 문화적 혜택을 주고 있는 금호그룹의 경우, 그간 기업 자체의 이미지를 재고하고 브랜딩을 확고히 하고자 하는 마케팅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중소기업은 인력과 자금 면에서 여유가 없는 만큼 아트콜라보를 통해 제품에 문화예술을 연출하거나, 국가를 대표하는 문화예술적 장점이나 이벤트를 등에 업고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는 후광효과를 노리는 게 현실적인 선택이다. 다만, 접근방법에 있어서 나름의 철저한 준비와 협력과정에서의 파트너십을 중요시해야 한다.
해외수출 지원을 위해 그간 아트콜라보를 진행해온 KOTRA 지식서비스팀 관계자는 참여했던 중소기업들의 준비 및 활동 과정에서 아쉬웠던 점과 관련해 “뚜렷한 예산 없이 막연하게 예술인을 만나러 오시는 기업인들도 있다. 작품은 제품과 달리 공급단가 측정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즉석에서 작업비 견적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기업의 예산범위 내에서 작가가 작업할 수 있는 범위를 논하는 것이 짧은 상담시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전한다. 그는 또 “콜라보는 예술인에게 발주를 주는 것이 아니라 기업과 예술인이 파트너로서 상품을 제작하는 것이다. 기업의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작가의 작품세계가 모두 존중되어 함께 시너지를 일으키는 상품이 탄생했으면 한다”고 조언한다.

박창수 전문기자

조회수 : 1,621기사작성일 : 2018-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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