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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난수출 별단마케팅
위기를 기회로 바꾼 주력제품의 전환
에이비메디컬 바이러스수송배지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 수출 상황이 녹록지 않다. 특히 코로나19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의료분야 수출기업들의 사정도 여의치 않다. 진공채혈관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서 화려하게 주목받으며 잘나가던 에이비메디컬에도 제동이 걸렸다. 국내외 건강검진이 취소되고,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급감하면서 휴업해야 할 만큼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동시에 위기는 기회를 만드는 발상의 전환을 불렀다. 에이비메디컬은 코로나19 진단검사 필수품인 바이러스 수송배지로 과감히 주력제품을 바꿔 극단의 위기를 절호의 기회로 바꿨다.

확대보기종류별 바이러스수송배지 제품

확대보기종류별 바이러스수송배지 제품

확대보기코로나19 수출제품으로 개발한 바이러스수송배지코로나19 수출제품으로 개발한 바이러스수송배지

진공채혈관, 넘사벽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다

국내 시장만 하더라도 한 달이면 약 3,000만 개의 진공채혈관이 쓰였다. 하지만 90% 이상을 미국과 독일의 메이저 기업이 독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김영균 대표는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그는 진단검사 의료용품 전문제조업을 표방한 에이비메디컬을 지난 2012년 2월에 창업했다. 이후 전남대학교 Bio-IT사업단으로부터 진공채혈관 제조 기술을 전수받고 2015년 4월 국내 최초로 중소기업청 성능인증서(EPC)를 발급받았다. 그해 9월에는 품목 최초로 조달우수제품 지정까지 받으며 진공채혈관으로 전 세계 메이저들의 독과점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국가적으로도 수입대체 기술을 애타게 기다리던 차였다. 에이비메디컬은 자체 진공채혈관 제품인 V-TUBE 양산화로 국내 기술력에 혁신을 일으키며 외산 제품에 비해 성능이 떨어지지 않고 가격은 30% 이상 저렴한 제품을 내놓은 것이다.
국내 시장에서 워낙 외산과 국산의 불균형이 심했던 탓에 에이비메디컬은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인 뒤, 천천히 해외수출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우연치 않게 찾아온 해외전시회 참여로 수출시장에 빠르게 진출할 수 있었다. 세계적인 의학 전시회인 독일 메디카(MEDICA)에 제품 홍보 차 출품했다가, 이곳에서 전세계 130여 명의 바이어를 만나면서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수출에서 달성하는 수출기업의 행보를 시작할 수 있었다.
당시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시장에서도 미국과 독일 제조사를 제외하면 넘버3라고 할 만한 기업조차 없던 상황이었다. 중국 제품은 국제적 규격에 턱없이 모자랐고, 메이저 기업들의 유통 횡포도 심했다. 에이비메디컬은 이처럼 선진 기업과 후발주자 사이에 크게 벌어진 기술적, 가격적 간극을 메우면서 국내외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였다고 김 대표는 말했다.
“진공채혈관은 개당 몇백 원에 불과한 제품이지만 진단검사에 꼭 필요한 데다, 자칫하면 혈청분석 시 고가의 장비를 망가뜨릴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우려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공인된 성능인증서와 제품 품질테스트 데이터를 비교, 분석해 제공하면서 V-TUBE에 대한 신뢰를 높여나갈 수 있었습니다.”

에이비메디컬의 별별기록
단 제품은?
진공채혈관(V-TUBE) & 바이러스수송배지
난 마케팅은?
주력제품 전환으로 수출위기 탈출
단 기록은?
2020년 하반기 30만 개 수송배지 수출

연계성 있는 디테일로 新수출상품 발굴하다

독일 메디카 출품은 첫 해외전시회 참가였지만 수출시장에서 확실한 눈도장을 찍는 계기가 됐다. 이른바 미국의 슈퍼갑 제조사의 유통 횡포에 지쳐 있던 딜러들과 로컬 바이어들을 고객으로 확보하는 기회로 작용한 것. 이를 시작으로 2014년 11월 브라질로 첫 수출을 시작했고 도미니카, 페루 등 중남미를 비롯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매년 10% 이상씩 성장하던 진공채혈관 시장에서 꾸준히 점유율을 높여나가던 에이비메디컬이 의외의 복병을 만난 것은 올해 초. 코로나19로 인해 수출시장은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렀고, 급기야 지난 7월까지 매출이 급감하며 개점휴업 상태의 위기를 맞았다.
돌파구를 찾아야 했던 김 대표는 코로나19 진단검사에 쓰이는 수송배지 개발로 방향을 틀면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밀봉이 필요한 진공튜브 기술에 사용되는 자체 멸균과 사출 기술, 그리고 ±10% 오차를 만족하는 배지를 주입하는 분주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새로운 수출 주력제품을 출시하게 된 것. 덕분에 코로나19 창궐로 위기를 겪고 있던 최대 수출시장인 중남미 바이어들까지 기사회생시켰다. 이 과정에서도 김 대표는 미국이 요구하는 기준에 맞춘 수송배지 조성 성분을 적용하면서 제품 신뢰도를 탄탄히 확보할 수 있었다.
“우리는 단가는 비싸지만 우수한 품질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에서 추천하는 수송배지 조성의 성분 비율을 충실히 실현했습니다. 또 수송배지를 보관하는 튜브의 플라스틱 사출의 두께가 일정하지 않거나 캡 안쪽의 스토퍼 안전장치 사출 기술로 수송배지의 밀봉 기술을 실현했습니다. 이미 진공채혈관으로 확보해둔 사출과 멸균 기술 덕분에 3개월의 짧은 시간 안에 신제품을 개발하고 수출도 회복할 수 있었죠.”
에이비메디컬은 국내에 딱 두 곳뿐인 멸균배지 기술과 멸균 시 배지를 밀봉해 보존하는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긴급 물품인 수송배지의 항공운송이나 멸균 시 고압에도 배지가 누설되지 않는 안전성도 확보했다. 이 같은 차별화된 기술 덕분에 수송배지를 출시하기 시작한 지난 7월의 제품 10만 개 수출에 이어, 8월에는 중남미 지역 20만 개 수출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었다.
“코로나19로 비록 진공채혈관의 수요는 줄어들었지만, 그 대신 진공채혈관을 수입하는 바이어를 수송배지 바이어로 붙잡아둘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19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진공채혈관 수입 바이어는 동시에 수입배지 바이어도 되는, 동일 고객이기 때문입니다. 기존 바이어들 덕분에 수출 판로를 다시 개척하는 수고로움을 덜고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확대보기바이러스수송배지 생산공정 / 김영균 대표1_ 에이비메디컬은 3개월의 개발기간을 거쳐 올해 7월부터 바이러스수송배지를 대량생산하고 있다.
2_ 김영균 대표는 코로나19 진단의료 물품인 바이러스수송배지를 개발해 수출급감의 위기를 극복했다.

메디컬 코리아 명성 빛내는 제품개발 나선다

수송배지는 포스트 코로나에도 쓰임새가 많을 것으로 기대된다. 풍토병이 많은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저개발국, 중남미 등 제3세계 국가에서는 혈액을 채취하는 채혈관보다 타액이나 체액을 채취하는 수송배지가 더 편리하고 안전하게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수송배지는 기존 바이어뿐만 아니라 신규 바이어 발굴에도 유리한 제품이어서 수출 주력제품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 국내 수송배지를 분석하는 PCR(DNA에서 원하는 부분을 복제·증폭시키는 분자생물학 기술로서 중합효소연쇄반응 또는 유전자증폭 기술) 장비 수출에도 수송배지가 단짝 제품으로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에이비메디컬은 국내 PCR장비 수출업체에 수송배지를 OEM으로 공급해 간접수출을 늘려가고 있다. 더욱이 세계 시장에서 K-방역의 명성이 수송배지 수출을 늘리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희망적이라고 김 대표는 설명한다.
“지난 7월에 3주간 휴업할 만큼 사정이 어려웠지만, 수송배지 수출로 올 하반기만으로도 지난해 이상의 수출을 회복하고 매출은 지난해 이상을 상회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 2년 동안 준비한 스마트공장 구축의 덕도 좀 보게 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K-방역이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으면서 수송배지 수출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에이비메디컬은 향후 DNA분자 진단 의료에 기여하는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방향을 설정했다. 이미 진공채혈, 배지 분주 기술, 관련 설비제조와 기술이전에도 일가견이 있는 만큼 진단의료 분야, 원천기술 확보에 나서보겠다는 계획이다. 아직 국내에서는 미개척 분야로 꼽히는 DNA분자 진단과 분석 기술에 도전해 글로벌 메디컬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큰 그림도 그리기 시작했다.
이 가운데 에이비메디컬이 미래 기술로 특히 관심을 쏟고 있는 분야가 RNA 분석 기술이다. 단백질을 합성하는 과정에서 작용하는 핵산의 한 종류인 RNA는 DNA 분석 기술에서 빠질 수 없다. 하지만 혈관에서 채취되는 동시에 곧장 사멸하는 것이 RNA의 최대 단점. 이를 극복하는 것이 DNA분자 진단의료 기업으로서의 성공을 가늠하게 될 것이라고 김 대표는 강조했다.
“기존의 메이저사들이 진공채혈관 분석에 30분이 걸리는 데 비해, 이를 3분의 1 수준인 12분으로 줄인 V-TUBE 제품과 이를 5분까지 줄인 V-Q TUBE도 개발했습니다. 그러니 결코 RNA를 진공채혈관에 넣어 보존하는 원천기술 확보도 이루지 못할 꿈만은 아닙니다.”
에이비메디컬은 진공채혈관의 90% 이상이 외산이었던 국내 시장은 물론 세계 시장 구도에도 작지만 심상치 않은 변화를 일으킨 주인공이다. 이 같은 에이비메디컬이 우리 중소기업 역사에 남을, 놀라운 신제품 개발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하루빨리 들려주기를 기대해본다.

김영균 대표의 첨언 하나 더!

“메디컬 기업의 사명감과 공익 잊지 말기를”
진단검사 의료용품 전문제조업이라는 분야를 택하면서 갈등도 많았습니다. 우리가 제일 잘하는 분야이긴 하지만, 노력에 비해 이익 창출에는 어려움이 큰 제품이라는 단점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한 달에 3,000만 개가 쓰이지만 전부 외산이던 국내시장에 진공채혈관을 개발하면 공익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자부심과 사명감이 커서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죠. 하지만 요즘 코로나19에 편승해 관련 제품 제조에 우후죽순으로 뛰어드는 기업들을 보면 수송배지도 자칫 하향 평준화되거나, 포스트 코로나에는 메이저만 남고 중소기업은 사라져버릴 수 있다는 두려움도 큽니다. 메디컬 기업을 지향한다면 공익과 사명감도 잊지 말아주길 부탁드립니다.

박은주 기자, 사진 손철희 기자

조회수 : 3,289기사작성일 : 2020-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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