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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 판매의 축을 옮기다
진가네

우연한 호기심에 발을 들인 부모님네 반찬가게. 막상 해보니 ‘누군가 맛있게 먹을 반찬을 만드는 일’이 흥미로워 분점을 냈고, 내친 김에 제조공장까지 설립했다. 프리미엄 한식 반찬 전문 식품기업 진가네 진성엽 대표 얘기다. 그리고 공장 운영을 위해 신시장 개척에 나선 진가네는 오프라인 기반에서 온라인으로 반찬 판매의 축을 옮기며 대구지역 중심에서 전국구로 부상했다.

확대보기진성엽 대표

확대보기마켓컬리에서 판매중인 제품 온라인 신선식품 플랫폼 진출로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마련했다. 굳이 반찬가게를 찾지 않더라도 저녁에 주문하면 다음 날 아침상에 맛있는 반찬을 올릴 수 있게 됐다. 온라인 신선식품 플랫폼이 생기고 새벽 배송이 가능해진 덕이다. 진가네(대표 진성엽)는 이 온라인 신선식품 플랫폼과 나란히 성장했다. 플랫폼 한 곳에서만 거두는 매출이 하루 평균 2,000만 원 안팎. 반찬 1팩 가격이 3,000~4,000원 정도라는 걸 고려하면 놀라운 수치다. 정월 대보름을 앞둔 지난 2월 어느 날에는 나물 반찬 세트로만 매출 2,000만 원을 기록했다. 진성엽 대표는 “재료가 소진돼 더 만들지 못했을 뿐, 나물만 충분히 확보했다면 매출은 더 늘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진가네는 맛있는 반찬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마켓컬리, 현대식품관 투홈, 이마트몰 등에 입점해 전국구로 부상했다. 맛있고 신선한 150여 가지 반찬을 매일 전국 곳곳의 식탁으로 보낸다. 온라인 신선식품 플랫폼을 통해서만은 아니다. 신세계백화점 대구점, 대구 신천시장, 율암동 및 두산동 등 4곳에 직영 반찬가게도 운영 중이다.
셀 수 없이 많은 반찬가게 중 유일하게 브랜드를 구축하고 맛으로 평정한 진가네. 놀라운 것은 진가네 역시 동네 한 귀퉁이에서 작은 반찬가게로 출발했다는 점이다.

반찬가게에서 식품기업으로 피보팅

진가네는 2010년 진 대표의 부모님이 대구 신천시장에 문을 연 반찬가게로 출발했다. 20년 남짓 기업의 단체급식, 건설공사장 현장식당 등을 운영하면서 ‘인정받은 맛’이 밑천인 조그마한 가게였다. 그런데 군대를 막 제대한 진 대표가 합류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된다. 개인 홈페이지 개설이 유행하던 때라 재미 삼아 반찬가게 홈페이지 개설을 시작한 게 계기였다.
“그전까지는 부모님 일이라고만 생각해 별로 관심을 갖지 않았어요. 그런데 홈페이지를 만들려고 이것저것 여쭤보면서 반찬 제조 및 판매 수익이 생각보다 크다는 걸 알게 됐죠. 문득 호기심이 생기더라고요.”
호기심이 동해 그 길로 대학을 휴학하고 부모님 반찬가게에서 일을 시작했다는 진 대표. 대학에서 환경공학을 배우던 그에게 반찬 제조는 낯설고 힘들었으나, 시장에서 재료를 구매하고 반찬 판매까지 직접 하면서 차근차근 일을 익혀나갔다. 3개월 뒤 그는 율하동에 분점을 내면서 독립했다. 그리고 6개월 뒤 현대백화점 대구점으로부터 입점 요청을 받게 된다. SNS 붐이 일기 시작하던 때라 페이스북을 개설하고 반찬 사진이나 영상을 올린 것이 계기가 됐다. 당시만 해도 온라인에서 접할 수 있는 반찬가게는 아주 드물었던 것.
현대백화점에 입점하면서 진가네는 그야말로 ‘백화점에 입점한 맛있는 반찬’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진 대표는 그 기세를 몰아 망설임 없이 두산동과 율암동에 가게를 또 냈다.
“가게 한두 곳 느는 게 뭐 그리 대수겠냐 싶었는데, 막상 가게를 늘리니 운영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관리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균일한 맛을 내기가 어렵더라고요. 가게별로 반찬 만드는 분을 따로 두니까 그분이 아프면 해당 가게는 100% 영향을 받아요. 그래서 반찬을 한곳에서 만들어 가게 4곳에 모두 가져다주면 어떨까 생각했죠.”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진 대표는 그 길로 제조공장 설립을 추진했다. 그리고 반찬가게로 독립한 지 3년 만인 2017년 9월 공장을 설립하고, 그해 11월에 HACCP 인증을 획득했다. 물론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다. 제조공장이 단순히 반찬을 대량으로 만드는 공간이 아니라, 반찬가게에서 식품기업으로 변신하는 시작점이라는 걸.

확대보기진성엽 대표진성엽 대표는 제조공장 설립과 온라인 신선식품 플랫폼 진출로 동네 반찬가게에서 한식 반찬 전문 식품기업으로 피보팅했다.

온라인 신선식품 플랫폼 입점으로 전국구로 부상

“제조공장만 설립하면 고민거리가 해소될 줄 알았는데 웬걸, 또 다른 문제가 생겼어요. 제조공장 운영이 처음이라 기본 경비를 생각지 못했던 겁니다. 가게 4곳에서 판매할 반찬 양만으로는 도저히 공장을 운영할 수가 없었습니다.”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다. 그때 눈에 들어온 것이 온라인 신선식품 플랫폼이었다. 당시는 온라인 반찬 구매가 그리 활성화되지는 않았으나 진 대표는 가능성을 확신했다. 1인 가구가 늘고 음식 배달에 대한 인식이 바뀌기 시작한 것이 그 방증이었다. 이후 그는 반찬가게를 자체 운영하는 기존 방식으로 선회하고, 공장 운영을 위해 자사 쇼핑몰을 오픈한 데 이어 마켓컬리, 이마트몰, 당시 막 론칭했던 배민찬 등에 입점하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온라인 신선식품 플랫폼 3곳에 동시 입점한 유일한 반찬브랜드로 또 한 번 입소문을 탔다.
온라인 신선식품 플랫폼 진출은 그간 대구지역 중심이던 진가네를 전국구로 부상시킨 동시에 성장을 견인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지난해 진가네 매출은 총 80억 원. 이 중에서 70% 이상을 온라인에서 거두었다. 시나브로 직원도 늘었다. 2017년 진 대표를 포함해 5명이던 직원이 이듬해 30명을 넘어섰고, 2019년에는 50명으로, 지난해에는 55명으로 증가했다.
이 같은 성장에는 원재료의 국산화 및 품질 향상을 고집한 진 대표의 원칙과 철학이 단단히 한몫했다. 진가네는 식자재를 납품업체에 맡기는 여느 식품공장과 달리 본사에서 매일 직접 구매해 원재료를 꼼꼼히 검토한다. 반찬의 맛과 품질이 재료의 신선도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임을 잘 알기에, 당일 만들어 당일 소진하는 것이 원칙이다. 식재료는 1.5일 치 정도만 보유한다. 높아진 고객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서는 믿을 수 있는 식자재, 안심할 수 있는 제조 공정, 거기에 맛으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었다.

확대보기포장제품과 배송트럭온라인 신선식품 플랫폼을 통해 매일 전국으로 배송되는 진가네 반찬

‘맛있는 반찬 진가네’ 브랜드로 세계 시장으로

진가네 반찬이 온라인 마켓 소비자들에게 사랑받은 이유는 또 있다. 대표적인 것이 소량 판매다. 여느 반찬 기업에서 3~4인분을 기준으로 판매한 것과 달리 진가네는 온라인 마켓 최초로 75g에서 120g 단위의 소량 판매를 시작했다. 용기 등 고정 비용이 같고 판매가격이 낮아진다는 이유로 마켓컬리 등 온라인 마켓조차 소량 판매를 반대했으나, 진 대표는 고집을 꺾지 않고 밀어붙였다. 1인 가구가 늘고 맞벌이 부부가 대다수인 상황에서 1개를 사서 맛있게 먹었다면 2개, 3개를 구매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당장 이윤이 줄더라도 가야 할 방향이라고 믿은 진 대표의 판단은 주효했다.
이뿐만 아니다. 소비자 편의성을 위해 사소한 것에도 신경을 썼다. 일례로 반찬 용기 개봉에 필요한 랩 칼을 반찬마다 함께 넣었다. 비용이 드는 일이었으나, 칼이나 가위가 없는 1인 가구를 위한 배려였다. 또 오프라인 반찬가게도 ‘그저 그런 평범한’ 반찬가게로 머물지 않기 위해 고품격 반찬 냉장 쇼케이스를 구비하고 반찬 용기를 수소문해 프리미엄 디자인으로 바꾸었다. 현재 마켓컬리에서만 하루 평균 2,000만 원 안팎의 매출을 기록하는 것도 이같은 노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전국에 반찬가게나 식품공장은 셀 수 없이 많을 겁니다. 그런데 반찬만 전문으로 하는 공장은 없어요. 김치 전문이거나 특정 품목 전문 반찬 공장은 있어도 150여 가지 한식 반찬을 전문으로 하는 곳은 저희가 유일합니다.”
진 대표는 진가네 브랜드에 대한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다. 특히 반찬 제조공장이긴 해도 기계화하지 않고 손맛을 고집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기계가 아닌 사람이 만들 때만 느낄 수 있는 손맛. 그것이 더 오래 사랑받는 비결이라는 걸 믿기 때문이다.
“온라인 마켓과 오프라인 마켓은 나름의 장단점이 있어요. 온라인 마켓이 신선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추구한다면, 오프라인 마켓은 제철 식재료를 당일 구매해 즉석 먹거리를 진행할 수 있죠. 당연히 온라인과 오프라인 양쪽 날개 모두 필요합니다.”
진 대표는 올해 오프라인 마켓을 더 늘리기보다 수출에 방점을 찍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현대그린푸드와 협업해 미국, 영국, 싱가포르 등지로 수출을 진행 중이며, 올 상반기에는 성과가 날 것으로 자신했다.
“당분간은 수출에 주력해 세계 시장에서 ‘맛있는 반찬 진가네’로 인정받고 싶습니다. 이 목표를 이룬 후에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릴 계획입니다. 사실 식품산업에서 반찬 제조는 피라미드 꼭대기에 있습니다. 반찬 제조를 했다면 농산, 수산, 육가공 등 어떤 분야로든 뻗어나갈 수 있다는 의미죠. 다만 무리하게 몸집을 불리기보다 내실 있고 단단한 기업으로 이끌겠습니다.”

확대보기진가네 반찬가게 냉장 쇼케이스진가네 반찬가게. 고품격 냉장 쇼케이스로 프리미엄 반찬가게 이미지를 구축했다.

진가네의 스위칭 버튼

반찬가게 최초로 SNS를 개설해 백화점에 입점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백화점에 입점한 맛있는 반찬’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십분 활용했다.
• 제조공장을 설립해 동네 반찬가게에서 프리미엄 한식 반찬 전문 제조기업으로 성장하는 모멘텀을 만들었다.
• 온라인 신선식품 플랫폼에 진출해 1인 가구를 위한 소량 판매 등 렌드 변화에 빠르게 대응했다.

이은정 | 사진 손철희

조회수 : 1,362기사작성일 : 2021-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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