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MZ 마케팅
정의로운 투덜이 화이트 불편러

강력한 소비 주체로 떠오르고 있는 MZ세대. 이들의 문화를 이해해야 트렌드를 읽을 수 있다. 그들이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는 무엇이고, 기업은 어떻게 접근하고 있을까?

최근 동아제약의 채용 면접과 관련한 논란이 화제가 됐다. 발단은 유튜브 프로그램인 ‘네고왕’으로, 이날 동아제약 대표를 만나 생리대 제품 할인을 위한 협상을 다루는 내용이었다. 당시 해당 영상은 큰 화제를 모으며 긍정적인 홍보효과를 불러오는 듯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을 지난해 동아제약 지원자라고 밝힌 한 네티즌이 면접 당시 성차별적 질문으로 인해 불편했던 상황에 대해 글을 올렸고, 다양한 분야에서 유사한 경험을 한 사람들의 SNS를 통해 공개되면서 문제가 일파만파 퍼졌다. 특히 여성용품을 판매하는 기업에서 성차별적 면접이 있었다는 사실은 여성 소비자의 비난을 피하기 어려웠다. 이번 동아제약 논란은 SNS가 우리 일상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게 한 사건이다.
《트렌드 MZ2019》(대학내일20대연구소 저)는 밀레니얼 세대 이전의 세대가 ‘이너피스(마음의 평안)’를 내세우며 감정을 다스렸다면, 밀레니얼 세대는 외부로 감정을 표출하는 법을 배우고 싶어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불편이 자신의 일상을 침범하는 순간 ‘나는 당신이 불편하다’고 표출한다는 것이다.

사소한 불편을 개선하면 생기는 긍정의 나비효과

눈 떠서 눈을 감을 때까지 매 순간 불평을 늘어놓는 사람들을 가리켜 우리는 ‘프로 불편러’라고 부르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요즘 MZ세대는 자신의 불편함을 표현해야 세상이 바뀐다고 여긴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지난 2018년 발표한 보고서 〈2018년 1934세대의 라이프스타일 및 가치관 조사〉에 따르면, 1934세대에게 사회 참여에 대한 생각을 물은 결과 응답자의 65.6%가 사소한 것이라도 불편한 것에 대해 의견을 내야 한다고 답했다. 또한 응답자의 60.4%가 자신의 이러한 관심과 참여가 사회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2020년에 발표된 보고서 〈코로나19 이후, 세대별 사회 및 국가 가치관 비교〉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는 80.7%, Z세대는 72.7%가 ‘최근 1년 내 사회참여 경험을 했다’고 밝혔다. 다만 밀레니얼 세대는 Z세대에 비해 관련 이슈 정보 탐색(29.8%)과 기부나 후원, 펀딩(24.4%)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Z세대는 온라인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세대로, 밀레니얼 세대에 비해 SNS의 해시태그 운동 및 SNS 챌린지 참여(23.4%)를 통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SNS 챌린지로는 코로나19 검사로 힘든 의료진의 헌신과 노고를 기리는 ‘덕분에 챌린지’, 플라스틱 포장재 대신 용기를 사용하자는 내용의 ‘용기내 챌린지’가 MZ세대의 공감을 샀다.
화이트 불편러는 ‘white+불편+er’을 결합한 단어로, 정의로운 예민함으로 세상을 바꾼다고 외친다. 이들은 단순히 불편함만을 주장하기보다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대안도 함께 제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개인으로서 또는 소비자로서 일상에서 느끼는 사소하고 작은 불의와 불편을 개선해 나간다면 조금이나마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여기서 탄생한 것이 바로 ‘소의명분’ 마케팅이다.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를, 비닐포장재 대신 에코백을 사용하며 자신의 명분을 내세운다. 더 나아가 소비자들은 그런 소비를 지향하는 기업의 제품을 더 선호한다.

‘어택’ 캠페인을 통해 기업이 바뀌고 있다

지난해 일명 ‘빨대 어택’이라고 불린 소비자 운동이 있었다. 이는 우유 패키지에 부착된 빨대가 굳이 필요하지 않으니 이를 제거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빨대 어택에 참여한 한 소비자는 자신이 사용한 우유팩의 일회용 빨대를 모아 매일유업에 보냈고, 매일유업에서는 빨대를 사용하지 않아도 편하게 마실 수 있는 패키지를 연구한다고 밝혔다. 그 결과 올해 1월 매일유업은 플라스틱 빨대를 제거한 ‘상하목장 유기농 멸균우유 190㎖’를 출시, 소비자들의 제안에 응답했다.

확대보기플라스틱 빨대를 제거한 상하목장 유기농 멸균우유 190㎖‘빨대 어택’으로 인해 매일유업은 올해부터 플라스틱 빨대를 제거한 ‘상하목장 유기농 멸균우유 190㎖’를 출시했다.(출처 : 매일유업 홈페이지)

이러한 변화는 글로벌 정수기 기업 브리타에서도 나타났다. 지난해 8월 제로웨이스트를 지향하는 리필스테이션 매장인 ‘알맹상점’과 십년후연구소 등 27개 단체가 ‘브리타 필터 재활용 캠페인에 함께하는 사람들’을 결성, ‘브리타 어택’ 캠페인을 진행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일회용 생수 페트병을 대체하기 위해 브리타 정수기를 사용했지만, 정작 폐필터 재활용이 어렵다는 문제를 안고 있었다. 브리타는 1992년부터 유럽과 미국, 캐나다, 호주 등 해외에서 폐필터를 수거해 재활용하는 ‘폐필터 수거 및 재활용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었지만 국내에서는 소극적이었다.
브리타 어택은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온라인 서명에 1만4,545명이 참여하면서 약 1,500개의 브리타 정수기 폐필터를 수거했다. 그리고 업체에 국내 폐필터 수거 프로그램 도입과 재활용·재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 활성탄·이온교환수지 충전재를 리필해 재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필터를 생산할 것 등을 요구했다고 한다. 이에 브리타코리아는 올해부터 ‘플라스틱 폐필터 수거·재활용 프로그램’의 국내 도입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확대보기브리타 정수기 폐필터 확대보기브리타 어택의 필터 수거 재활용 관련 온라인 서명 결과 확대보기브리타 어택 캠페인브리타코리아는 2021년부터 폐필터 수거 및 재활용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출처 : 알맹상점 네이버 블로그, 십년후연구소 페이스북)

최근에는 녹색연합, 녹색미래 등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90% 이상 재활용이 어려운 화장품 포장재를 개선하자는 ‘화장품 어택’을 진행했다. 그 결과 대한화장품협회는 올해 1월, 활용이 어려운 제품을 100% 제거하고 석유 기반 플라스틱 사용을 30% 감소, 리필 활성화와 판매한 용기를 자체 회수하는 노력 등의 대책이 담긴 ‘2030 화장품 플라스틱 이니셔티브 선언’을 발표했다. 그러나 화장품 어택 참가자들은 2030년까지 기다릴 수 없다고 말한다. 최대한 빨리 지속 가능한 포장재로 변경하고 정책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도록 요구하며, 이를 위해 소비자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제 기업이 제품을 만들기만 하면 팔리던 시대가 아니다. 다양해진 소비자의 요구를 맞추기 위해 다품종 소량 생산을 하고 있는 요즘, 소비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소비자가 ‘왕’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저 사람들은 원래 불만이 많아’라고 무시할 수 없는 이유는 소비자들이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적당한 불편함’을 감수할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정희

조회수 : 1,186기사작성일 : 2021-04-05
기사 만족도 평가
별 개수를 클릭하여 기사에 대한 만족도를 평가해 주세요.
이 기사의 별점
평균 5점 / 2
  • 매우 불만족
  • 불만족
  • 보통
  • 만족
  • 매우 만족
별 5개 / 매우 만족

의견글 작성
  • (삭제 시 필요)
* 불건전한 내용이나 기사와 관련 없는 의견은 관리자 임의로 삭제될 수 있습니다.
메뉴 열기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