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내일의 질문
새로운 고객을 발굴하는 매우 디지털한 방법들
신동훈 위스콘신주립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기업이 쇠락한다는 것은 곧 고객을 잃어버린다는 의미다. 고객은 시대의 변화에 의해, 새로운 욕구에 의해 자신에게 최선의 제품과 서비스를 해주는 기업을 선택한다. 이러한 선택의 흐름이 가진 놀라운 힘은 한때 아무리 강력했던 기업도 여지없이 무너뜨린다는 점에 있다. 우리가 주목해야할 것은 그 반대의 경우다. 과거에 아무리 허약했던 기업이라도 이 선택의 흐름에 올라타면 빠른 시간에 시장에서 강자가 될 수 있다. 디지털 대전환은 이미 시작됐지만, 우리 기업들이 따라가기에는 아직 벅찬 수준이다. 더 나아가 중소기업 혹은 제조업의 다수는 여전히 방법을 찾지 못하고 마땅한 전략도 세울 수 없는 상황이다. 신동훈 위스콘신주립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와 함께 기업이 새로운 고객을 확보해나가는 디지털하고 스마트한 방법을 알아보았다.

확대보기신동훈 교수

고객은 늘 변화한다. 특히 이러한 변화가 시대의 변화와 맞물려 있을 때 기업들은 그 고객의 정체성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더구나 지금은 디지털 시대다. 이것은 단순한 변화가 아닌 ‘총체적인 변화’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 거대한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서 고객의 새로운 속성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그저 느낌이나 직관만 가지고는 부족하다. 그래서 새로운 시대의 경영전략은 ‘데이터’로 시작해서 고객경험에 대한 새로운 설계를 해야 하며, 궁극적으로 소통을 통해 그것을 완성해나가야 한다.

기업에서 ‘데이터’란 단순한 고객층이나 그들의 나이와 성별만은 아닐 것입니다. 기업에 ‘유용한 데이터’란 무엇일까요?
고객의 확장은 어느 기업이나 고민하는 문제이지만, 많은 기업들은 단순히 고객의 수를 늘리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것은 산토끼를 잡아오는 미션이죠. 험한 산에 나가서 다른 사냥꾼과 경쟁하면서 산토끼를 잡아오는 미션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다른 방법은 집토끼가 누구인지부터 잘 파악하고, 이 집토끼를 잘 키워서 고객과 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것입니다. 이미 우리 회사의 제품을 이용하고 있고 관계가 형성된 고객의 다른 니즈를 충족시켜서 더 오랫동안 관계를 지속하도록 만들고 가치의 교환이 일어나도록 하는 것이죠.
미국 음악산업의 상징적인 존재인 펜더기타의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줍니다. 음악산업의 중심이 디지털 기술의 도입으로 급격하게 디지털 기기와 플랫폼 서비스 기업으로 넘어가면서 기타를 필두로 악기를 생산해온 펜더기타는 급격한 환경 변화로 인한 위기에 직면하게 됩니다. 디즈니에서 커리어를 쌓은 앤디 무니가 CEO로 영입되면서 기업이 가지고 있던 고객 데이터에 대한 분석에 돌입했고 밀레니얼 세대 여성, 기타 초보자, 어쿠스틱 선호 고객 등이 펜더의 새로운 고객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여기에서 세대와 성별이라는 인적 정보(Demographic Information)는 이들의 니즈와 구매 행동에 대한 분석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전달할 때 의미가 있습니다. 기타 초보자인 신규 고객들이 기타를 배울 때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수개월 내에 중도 포기하지 않도록 모바일앱 구독 방식으로 레슨과 튜닝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기존의 마니아 고객층에 신규 고객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죠. 기업과 경영자가 변화한 환경에 발맞춰 새로운 눈으로 그 데이터를 바라보고 객관적으로 분석할 때 유용성이 갖춰지는 것입니다.

고객 확보를 위해서는 ‘다각화’ 역시 매우 유용한 수단입니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의 다각화는 과거의 그것과 달라야 할 텐데요. 기업인들이 ‘디지털이 가미된 다각화’를 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언이나 가이드라인 같은 것이 있을까요?
기업이 다각화를 하는 가장 근본적인 목적은 결국 기존 사업과 신규 사업 사이에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함입니다. 다각화는 각자 따로 사업을 할 때보다 한 기업이 두 사업을 동시에 진행할때 제조 원가의 감소나 교차판매의 증가 등을 통해 범위의 경제(Economies of Scope)를 달성할 수 있어야 그 가치를 발휘합니다. 디지털 전환의 시대에는 단순하게 특정 원자재나 부품을 공유할 수 있다거나, 도시락통과 수저처럼 산업적인 거리가 가까운 영역으로 진출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산업 간 관련성의 기준을 디지털 전환의 기본 단위인 데이터의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합니다. 데이터가 21세기의 원유이고 데이터가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내는 시대입니다. 기업 간 자원과 역량의 공유를 통한 시너지의 확보가 다각화 성공의 배경이라는 점은 변화하지 않았지만, 공유되는 자원과 역량은 물리적 요소를 넘어 데이터와 그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기술에 초점이 맞춰져야 합니다.
미래 자동차와 자율주행 분야의 상황을 보면 이종기업 간의 합종연횡과 영역파괴적 다각화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는 물리적 자원의 결합보다도 데이터의 확보와 활용이 관련 다각화의 기준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객 데이터 수집의 최첨단에 서있는 우버, 카카오, 테슬라, 알리바바, 페이스북 등 플랫폼 기업들이 다각화 뉴스의 다수를 차지하는 이유도 다각화와 이를 위한 방법으로서 인수합병, 전략적 제휴 등의 핵심적 동력이 데이터라는 점을 방증한다고 하겠습니다.

‘고객경험에 의한 가치의 창출’도 매우 유력한 방법으로 거론됩니다. 고객경험은 무엇을 의미하고, 기업인들은 이것을 어떻게 설계할 수 있나요?
고객경험이라는 것은 결국 고객이 원하는 바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채워줌으로써 고객이 만족을 느끼게 하는 것입니다. 특정 시점에 주문이 몰리고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데이터를 통해 모바일 오더(사이렌 오더)라는 방식을 설계해낸 한국의 스타벅스도 좋은 예라고 할 수 있겠죠. 미국의 대형 약국 겸 슈퍼마켓 체인인 월그린스는 고객이 점포 내의 어떤 섹션에서 장시간 움직이지 않고 있을 때 원하는 의약품을 제대로 찾지 못해 곤란을 겪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월그린스는 매장 내 카메라와 움직임 포착 기술을 활용해 한 고객이 15초 이상 움직임이 없으면 매장 담당자에게 알림이 가도록 시스템을 구축해 고객의 불편과 제품을 찾는 데 걸리는 시간을 단축했습니다. 고객경험이라는 것은 아주 사소한 것에서 느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결국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작은 투자를 통해서도 고객이 불편이나 불만을 느낄 수 있는 요소들을 시정하는 것이 고객경험을 향상시키는 출발점입니다.

확대보기신동훈 교수

충성고객의 확보는 매우 중요할 것 같습니다. ‘고객이 떠나지 않아야 할 명분’이란 어떤 의미이고, 그것이 어떻게 가능할까요?
충성고객은 많은 자원을 투입하지 않더라도 우리 기업의 커뮤니티를 떠나지 않고 반복적으로 제품을 구매해주고 또 긍정적인 구전효과도 일으키기 때문에 어느 기업에나 가장 소중한 자산입니다. 하지만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전환 비용이 크게 줄어든 데다 다른 서비스와 비교하는 것도 손쉬워졌기 때문에 현재의 고객들이 떠나지 않을 명분을 제공해야 합니다.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에 구독자가 급성장한 넷플릭스의 경우, 고객이 쉽사리 서비스를 중단할 이유를 찾지 못하도록 만드는 구독 시스템과 AI를 활용한 콘텐츠 추천 제도를 통해 충성고객을 많이 확보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넷플릭스 가입자의 성장세가 둔화되는 모습과 더불어 ‘요즘 별로 볼 게 없어’라는 반응을 보이며 서비스를 해지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보도에 저 역시도 충성고객이 남아 있어야 할 명분이라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다시 한 번 느끼게 됩니다. 결국 넷플릭스가 고객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넷플릭스에서만 볼 수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공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고객이 떠나지 않을 명분은 해당기업과 서비스가 제공하는 본질적인 가치와 연동되어 다양한 방법론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조직문화에 디지털 DNA를 심는 것도 중요하다고 하셨습니다. 구체적으로 조직에 디지털 DNA를 심을 수 있는 방법과 프로세스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DNA라는 표현을 쓰는 것 자체가 조직문화라는 것은 상당부분 타고나는 것이고, 변화가 어렵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조직문화의 핵심은 결국 사람이고 그들이 공유한 생각, 규범, 가치 등입니다. 조직문화의 코어에 해당하는 공유된 가치를 변화시키고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들려면 리더십이 중요합니다. 모든 변화에는 저항이 따르기 마련이기 때문에 리더는 변화의 정당성을 설득하고 구성원의 지지를 확보해야 합니다. 조직 구성원들이 같은 가치를 공유하고 있는지 끊임없이 확인하고 이를 공고화하는 의사소통의 과정이 지속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새로운 가치를 바탕으로 한 행동이나 성과에 대해 보상이 이루어지는 체계가 구축되어야만 조직이 원하는 조직문화를 제도화(Institutionalize)할 수 있습니다.

기업과 고객 사이의 ‘소통’도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디지털 전환’이라는 차원에서 봤을 때 고객과의 소통은 어떻게 접근하는 게 좋을까요?
마케터들이 가장 위험하게 생각하는 고객이 ‘불만이 있지만 불평하지 않는 고객’입니다. 특히 디지털 시대의 의사소통에서는 다음의 두 가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먼저 의사소통의 진정성이 담보되어야 합니다. 판에 박힌 방식의 의사소통 접근법은 고객들에게 지루함을 주고, 형식적이라는 이미지를 갖게 합니다. 이런 이유에서 최근 럭셔리 브랜드를 중심으로 팟캐스트나 소셜오디오를 통해 고객과 커뮤니케이션하는 방식이 늘고 있습니다. 차별화 전략을 쓰는 럭셔리 제품 기업은 고가의 제품을 선뜻 구매해줄 충성도 높은 고객을 만들어내는 것이 기업가치의 핵심이고, 이것은 결국 기업이 가진 고유한 가치, 디자인, 브랜드 속에 독특함(uniqueness)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독특함을 소비자들에게 설명하고 공고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팟캐스트나 소셜오디오 채널은 훌륭한 의사소통 도구가 되는 것이죠. 한국의 아이돌 그룹들을 보면 과거에는 그 독특함을 신비주의에서 찾았지만, BTS와 ARMY 사례에서도 보듯 최근의 경향은 ‘내가 만들고 키워가는 그룹’이라는 관계가 얼마나 강력한지 알 수 있습니다. 결국은 소비자들이 ‘특별한 이유를 대지 못하면서도’ 애착을 갖는 브랜드 가치를 쌓기 위해 연대감을 형성하는데 있어서 의사소통 방식의 진정성(authenticity)은 중요한 키워드입니다.
다른 하나는 역시 디지털 기술과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고객 스스로도 쉽게 알지 못하고 표현하지 못하는 고객의 니즈나 불만을 기업이 가진 데이터를 통해 찾아내고 추가적인 가치를 전달하는 것 역시 의사소통입니다. 소통은 양방향 정보 흐름을 의미하지만, 그들이 남긴 데이터가 말해주는 정보가 직접 묻는 것보다 더 정확할 수 있음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확대보기신동훈 교수

기업인들이 가장 손쉽게 빠지는 유혹이 ‘최저가’ 등의 가격 출혈입니다. 물론 전략적으로 분명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지만, 이 역시 디지털 전환의 측면에서 조명해주신다면?
가격 경쟁은 일정기간 사용해서 경쟁자들을 시장에서 몰아내고 독점적 지위를 누리기 위한 전략적 목적이 아니고서는 기업성과에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코카콜라와 펩시가 100년 넘게 경쟁을 하면서도 가격 경쟁에 매몰되지 않고 신제품 개발, 해외시장 개척, 마케팅과 브랜딩, 패키징 등의 경쟁에 집중하면서 전체 시장 규모를 키우고 그 안에서 두 회사의 합산 시장점유율을 더 높였습니다.
나이키가 늘 선두를 차지하는 미국의 스포츠용품 업계에서 2위인 아디다스를 제치고 오히려 나이키를 위협할 다크호스로 평가받았던 언더아머는 단기 수익성 개선을 위해 아웃렛과 백화점 채널을 통한 저가 경쟁에 뛰어들었다가 누구도 제 가격을 주고 사려고 하지 않고 다음 세일만 기다리는 브랜드로 가치가 급격히 저하되면서 기업 실적도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반대로 나이키는 단기 손실을 감수하고 많은 매출이 일어나는 아마존과의 협업을 종료하면서까지 자사의 디지털 역량과 채널 강화에 힘을 기울였고, 그 결과는 팬데믹으로 더욱 극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신동훈 교수는 디지털 전환에서의 핵심은 ‘디지털’보다 ‘전환’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이 기업 투입물을 산출물로 전환하는 방법론이라면,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목표는 조직의 혁신을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디지털 전환은 빠른 시간에 이루어지기 힘들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따라서 기업인들은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금부터 새로운 고객을 위한 전략을 차분히 세워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신동훈 위스콘신주립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서울대학교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후 제도론(Institutional Theory) 연구분야 석학들이 교수진을 이루고 있는 캐나다 맥길대학교에서 경영전략 및 조직이론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의 ‘경영전략’과 ‘조직변화’ 강의는 기업 경쟁력의 제고와 전략적 혁신을 핵심 주제로 다루며, 학생들이 현실에서 적용 가능한 지식과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컨설팅 프로젝트 등 창의적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현재 웹사이트(profdonghoonshin.com)를 운영하고 있으며, 저서인 《디지털로 생각하라》의 공저자들과 함께 기업들의 혁신적 디지털 전환의 방향을 제시하는 디지털싱킹랩(Digital Thinking Lab)의 공동 디렉터를 맡고 있다.

이남훈 | 사진 신동훈 교수 제공

조회수 : 3,312기사작성일 : 2021-06-03
기사 만족도 평가
별 개수를 클릭하여 기사에 대한 만족도를 평가해 주세요.
이 기사의 별점
평균 1.1점 / 43
  • 매우 불만족
  • 불만족
  • 보통
  • 만족
  • 매우 만족
별 5개 / 매우 만족

의견글 작성
  • (삭제 시 필요)
* 불건전한 내용이나 기사와 관련 없는 의견은 관리자 임의로 삭제될 수 있습니다.
메뉴 열기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