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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여백
저도 이 나이는 처음 이라서요

각종 선택과 도전 앞에서 나이를 이유로 스스로의 가능성을 평가절하하게 되는 건 아쉽고도 안타깝다.

나이 일흔다섯의 배우 윤여정의 연이은 수상 소식이 이슈다. 덩달아 그의 생각하는 방식과 삶의 태도까지 ‘휴먼여정체’, ‘윤며들다’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주목받고 있다. 요지는 탈권위적인 모습이나 특유의 거침없고 빠른 말투 그리고 패션 센스가 ‘그 나이 같지 않다’는 것. 심지어 쿨해보이기까지 하다는 것. ‘그 나이’에 관한 매뉴얼이나 정답이 있어서 하는 얘기들은 아니나, 우리 사회에서 나이 듦을 바라보고 대하는 태도에 편견이 짙게 깔린 건 사실이다.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을수록, 특히 중년을 넘어가면서부터 어쩐지 옷차림도 시간을 보내는 방식도 비슷하게 닮아가는건 우연이 아니다. 자연스럽게 자신이 속한 나이대에 어울린다고 여겨지는 모습에 맞춰가게 된다. 취향이 달라진 탓일 수도 있지만, 그 이면에는 ‘마흔에 찢어진 청바지는 오버지’, ‘다리가 드러나는 옷은 젊은 애들이나 입는거지’라는 암묵적인 압박 그리고 타인의 시선에 대한 조심스러움이 존재한다. 취향에 관한 것이라면 그나마 덜 억울하다. 내 생애의 가장 빛나는 순간이 지나버린 건 아닐까? 이제부터 내 인생은 내리막길인가?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에는 너무 늦어버렸나….

확대보기춤추고 있는 남녀의 발

이 순간에도 나이는 쌓인다.
대체 나이 듦이란 무엇인가?

누구나 오늘보다 내일 더 나이를 먹는다. 꼭꼭 씹어 음미하느냐, 마시듯이 대충 삼켜 넘기느냐의 차이일 뿐, 밥을 먹듯 공평하게 나이를 먹는다. 그러므로 우리의 나이 듦은 매 순간 거울 앞에서 마주하는 현실이다. 어느 날 갑자기 중년이 되고 노년이 되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그저 하루하루가 쌓여 더 또렷한 내가 되어가는 과정이라 받아들이는 게 맞다. 그러므로 나이 듦에 대한 일반화는 경계해야 한다. 젊음의 개념은 상대적이다. 서른이 되는 순간 청춘이 영원히 사라지는 줄 알던 때가 있었으나 중년이 되어 돌아보는 그때는 더없이 젊고 아름다운 시기인 것처럼 말이다. 중년도 마찬가지로, 노년에 바라보면 여전히 ‘젊은이’다.

절묘한 균형 잡기
어떻게 어른이 되어가나?

그렇다면 우리의 미션은 기왕이면 더 유쾌하고 지혜롭게 나이 드는 것. 인생이 무르익을수록 지혜와 너그러움 같은 덕목도 저절로 장착될 거라 기대할지 모르나, 안타깝게도 그렇지만은 않다. 성숙과 노화는 별개의 문제이기에. 육체적 나이와 정신적 성숙의 균형이 쭉 유지되기란 쉬운일이 아니어서 제대로 된 어른이 되긴 어려워도 꼰대로 남는 건 한순간이다. 나이 먹을수록 주변과의 관계가 뒤엉키고 불편해진다면 일단 위험신호. 하고 싶은 말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상대의 말을 가감 없이 들을 때 관계는 편안해지고 나의 진짜 모습이 비로소 발현된다.

기왕 먹는 나이,
나이 먹어 좋은 점을 찾자!

사실 노화의 문제를 차치하면 나이를 먹어 좋은 점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예전 같으면 아등바등했을 문제들이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고, 주변의 칭찬에 일희일비하는 일이 줄어들어 삶이 가벼워진다. 불완전한 부분과 사랑스러운 부분 모두가 더 단단하고 강하게 돌출됨으로써 개성 있는 개개인이 되어가는 즐거움도 있다. 반갑게도 최근에는 나이 듦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차츰 걷히는 분위기다. 나이 듦의 표식이던 회색과 흰색 머리칼에 대한 인식이 바뀐 데서도 변화의 힌트는 읽을 수 있다. 이는 당당함, 자신감, 강한 의지 같은 메시지를 담은 스타일의 한 축으로 자리를 잡았다. 굳이 감추어야 한다고 생각지 않는 것. 과거에 별나다고 여겨지던 것들이 멋있다고 칭송받는 시대가 왔다. 그러므로 한때 유행가처럼 ‘내 나이가 어때서’의 자세가 필요하다. ‘나이 듦’을 ‘젊음을 잃는 것’과 동의어로 여기지 말기를. 매 순간은 또 다른 세계이며 새로운 시작이다. 나보다 어른이 하는 “너는 아직 젊다”는 말은 참말이다.

정은주

조회수 : 2,254기사작성일 : 2021-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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