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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 이슈
순한 맛 딥페이크
딥페이크의 순기능

얼마 전, 한 장의 사진에 가슴 뭉클한 감동을 받았다. 18세 꽃다운 나이로 일제 앞에서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다 순국한 유관순 열사의 똘망똘망한 눈과 엷은 미소에 감동받지 않는 대한민국 국민은 없을 것이다.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해 위인들의 사진에 표정을 복원한 것인데, 부정적인 인식이 강한 딥페이크 기술에 이런 올바른 활용 예가 있다니 나쁘게만 바라볼 일은 아닌 것 같다.

얼굴을 바꾸는 기술

뉴스에서 ‘딥페이크(Deepfake)’라는 용어가 나오면 범죄와 연루된 일이겠거니 짐작하게 된다. 실제로 딥페이크는 가짜뉴스를 만들거나 여론을 조작할 때 많이 쓰이고 있다. 네덜란드의 한 디지털보안연구소가 2019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에 유포되고 있는 딥페이크 영상물 중 96%가 불법 음란 영상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딥페이크란 딥러닝과 페이크의 합성어로, 적대관계생성신경망(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s, 이하 GAN)이라는 기계학습 기술을 사용해 기존 사진이나 영상을 원본에 겹쳐서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AI 기반의 이미지 합성 기술인 딥페이크의 정식 기술 용어는 ‘페이스 스와프(Face Swap)’, 즉 얼굴을 바꾼다는 의미를 지닌다.
딥페이크의 시초는 2017년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 올라온 합성 포르노 영상이다. ‘Deepfakes’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이용자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인 텐서플로(TensorFlow)를 활용해 유명 연예인과 포르노를 합성한 영상을 올렸는데, 이후 무료 소프트웨어인 ‘페이크 앱’이 배포되면서 누구나 쉽게 딥페이크 영상을 만들 수 있게 됐다. 기술이 점차 고도화되어 진짜와 구분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발전하면서 이때부터 딥페이크를 활용한 범죄가 끊임없이 양산되고 있다.
딥페이크의 기반 기술인 GAN은 AI 모델을 생성모델1과 분류모델2로 구분하며, 이 모델들이 반복학습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생성모델과 분류모델은 서로를 적대적 경쟁자로 인식하며 상호 발전하게 된다. 각각의 모델은 유사 데이터를 생성해 데이터의 사실 여부를 구별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정교한 합성 영상을 만들 수 있는 이 기술은 범죄에 악용되는 사례가 많지만, 긍정적으로 활용되는 경우도 많다.

딥페이크가 되살린 그리운 얼굴

최근 딥페이크의 순기능으로 눈길을 끌고 있는 기술 중 하나가 ‘딥 노스텔지어(Deep Nostalgia)’다. 독일 AI 기업이 만든 ‘마이헤리티지(My Heritage)’는 가족의 역사를 찾고 보존하는 온라인 족보 플랫폼이다. 마이헤리티지는 과거의 흑백 사진을 넣으면 이미지를 분석해 마치 살아 있는 동영상 클립처럼 만들어주는 딥 노스텔지어 기술을 선보였다. 이 기술은 사람 움직임을 학습한 AI가 사진 속 인물의 표정과 시선 등에 변화를 주며 살아 움직이는 듯한 효과를 주는 것이다. 마이헤리티지 플랫폼을 접한 많은 이용자는 고인이 된 가족이나 그리운 사람들의 얼굴을 업로드하여 추억을 되살리고 있다. 이뿐 아니라 퀴리 부인, 찰스 다윈과 같은 위인들의 얼굴도 움직이는 모습을 재현했다.
특히 MZ세대에게 인기를 끌며 틱톡에서도 #MyHeritage라는 해시태그가 붙은 영상이 올 4월 기준으로 4억3,000만 개에 달할 정도다. 이를 본 한국의 누리꾼들은 유관순 열사와 안중근, 윤봉길 의사 등 독립운동가의 생전 사진을 업로드해 움직이는 표정으로 다시 태어나게 했다. 은은하게 미소 짓는 순국선열들의 표정을 AI가 섬세하게 표현함으로써 큰 울림과 감동을 선사했다.

확대보기유관순 열사 확대보기안중근, 윤봉길 의사딥 노스텔지어 기술을 활용해 움직이는 표정으로 다시 태어난 한국 독립운동가들의 모습(출처 : 마이헤리티지 웹사이트)

마이헤리티지는 사이트에 회원 가입을 한 후 사진을 올리면 되는데, 개인이 올린 사진은 제3자에게 제공되지 않고 업로드된 사진은 자동 삭제된다. 딥 노스텔지어 기술로 생성된 동영상은 몇 초 정도의 짧은 분량으로, 가짜뉴스 등에 악용되지 않도록 음성은 포함하지 않는다. 딥페이크 기술이 악용되는 사례가 많아 골칫덩어리 기술로 불렸는데, 딥 노스텔지어는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한 긍정적 사례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딥 노스텔지어와 비슷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국내 스타트업도 있다. AI 생성기술 스타트업 라이언로켓은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해 안중근 의사 서거일에 맞춰 추모영상을 제작해 화제를 모았다. AI 영상 및 음성 생성기술을 활용한 이 영상에서는 국기에 대한 맹세 낭독에 이어 안중근 의사의 유언으로 알려진 글을 낭독하며 끝이난다.
이 회사가 보유한 ‘메타페르소나’ 기술은 텍스트만 입력하면 AI 휴먼이 실제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말하는 영상을 만들어낼 수 있다. 라이언로켓은 AI 휴먼이 원하는 타이밍에 원하는 제스처를 하게 할 수 있는 기술도 연구중이다.
이외에도 딥페이크는 영화의 CG 기술을 훨씬 더 정교하고 빠르게 구현하는 데 활용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의료계에서도 질병의 징후와 이상 신호를 찾아내는 기술로 활용되고 있다.
이처럼 딥페이크 기술은 인간의 삶에 도움을 주기 위해 탄생한 기술이지 애초부터 범죄를 위해 태어난 기술이 아니다. 이후 뉴스에 등장하는 딥페이크 관련 소식은 긍정적인 기사이길 바란다.

최진희

조회수 : 893기사작성일 : 2021-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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