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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프리즘
수소경제로 가는 길, 원천기술로 퀀텀 점프
피엔피에너지텍

세계 각국이 환경오염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탄소 줄이기에 나서며 수소가 차세대 핵심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가치사슬 전반에 대한 연구개발이 폭발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수소에너지 종합엔지니어링 솔루션을 제공하는 피엔피에너지텍 역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대전 유성구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퀀텀 점프를 준비 중인 이용현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확대보기이용현 대표

확대보기한반도의 약도에서 피엔피에너지텍 위치 기초연구와 비즈니스의 융합,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세계적 수준의 기초연구 환경을 구축하고 비즈니스와 융합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조성되는 신개념의 국가연구단지. 크게 거점지구와 기능지구로 나뉘는데, 대전시 유성구에는 기초연구 분야의 거점 기능을 수행하는 3개 지구(신동·둔곡동·도룡동)가 조성된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입주 기업에는 세제 혜택 및 보조금 지원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세부 계획 및 입주신청 등은 홈페이지(bizbelt.innopolis.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대전환의 시대, 이들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

수소경제의 핵심은 기존의 탄소 중심 에너지원을 수소로 바꾸는 데 있다. 여기에는 수소를 안정적으로 생산-저장-운송하는 데 필요한 모든 분야의 산업과 시장, 이를 통해 창출되는 부가가치까지 포함된다. 수소경제를 향한 각 나라의 발걸음은 점차 빨라지고 있다. 미국, 중국, 유럽연합, 일본 등은 관련 기술개발과 인프라 구축에 나서며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2019년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로드맵을 수립한 후 2020년에는 세계 최초로 수소법을 제정했다. 이를 기반으로 10년 내에 500개의 수소 전문기업을 육성, 2040년까지 그 수를 1,000개로 늘릴 계획이다. 정부 주도하에 에너지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추진 중인 만큼 탁월한 기술력을 지닌 중소기업의 대도약이 기대된다.
피엔피에너지텍(대표 이용현)은 지난 20여 년간 연료전지 분야에서 쌓아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종합엔지니어링 솔루션을 제공하는 유망 강소기업이다. 고객사의 니즈에 맞춰 다양한 시험장치 및 연구장비 등을 전문적으로 개발, 제조하며 입지를 다져왔다. 올해초에는 수요 확산에 대비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신동지구로 제1사업장을 확장·이전했다. 연구동과 제조시설, 수소 트레일러와 대형 기기 연구실험시설 등을 갖추고 변화하는 시장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대전은 과학기술강국으로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잘 느낄 수 있는 지역입니다. 공공연구기관과 대학, 기술집약적인 강소기업이 밀집해 있습니다. 기술교류 및 협력에 필요한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고 과학기술 인재가 많습니다. 주변 연구소와 기관, 기업들은 든든한 파트너이자 우리 제품과 기술을 소비해줄 고객사이기도 합니다. 사통팔달의 요지로, 어디로 가든 교통이 편리하죠. 전국을 무대로 하는 기업들에게는 여러모로 아주 많은 강점이 있습니다.”
이용현 대표는 기존 사업장은 아무래도 연구개발 공간이나 회의실이 부족해 아쉬웠는데, 신축을 통해 말끔히 해결됐다고 덧붙였다.

확대보기연료전지 평가 시스템과 장비연료전지를 평가하는 시스템과 장비는 커스텀 메이드 방식으로 제작된다.

발상을 바꾸면 시장이 보인다

2004년 창업한 피엔피에너지텍은 수소경제의 핵심 축으로 꼽히는 연료전지를 중심으로 사업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현재 대전시 대덕구에 본사와 제2사업장을, 유성구에 제1사업장을 두고 있으며, 2002년 대전시 유망중소기업으로 선정됐다. 시장 초기부터 꾸준한 연구개발과 투자를 통해 연료전지 원천기술을 확보한 만큼 앞으로의 성장이 더욱 기대된다.
“어린 시절부터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이전에 없던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일을 좋아했습니다. 엔지니어가 천직인 셈이죠. 그런데 일반기업에서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흔히 말하는 직업 수명도 짧은 편이고요. 에너지기술 분야를 눈여겨보았는데, 수소산업이 막 태동하는 단계였습니다. 관련 기업이 거의 없었기에 과감히 뛰어들었습니다.”
이 대표는 엔지니어 출신으로 장비 설계부터 제작, AS는 물론 컨설팅까지 직접 할 수 있는 필드형 경영자다. 피엔피에너지텍을 창업한 이유도 이러한 이력이 큰 영향을 미쳤다. 학습과 지식이 축적되면 될수록 연구개발에 대한 흥미가 더 커지면서 새로운 것에 목말랐다. 마침 국내에서 연료전지 기술개발과 보급이 체계화되던 시기였다.
하지만 신산업에는 큰 리스크가 따른다. 상업화를 위해 긴 시간 연구가 필요하고, 사회적인 분위기가 무르익어야 비로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대표는 거꾸로 생각했다. 기존의 외산 장비로는 독창적인 연구를 진행하기 어렵고, 새로운 영역을 분석·평가할 수 있는 연구장비를 자체적으로 개발해야만 그 분야의 개척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회사는 MBOP(Mechanical Balance Of Plant)를 설계·제작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가까운 미래에 다양한 기회가 있을 수 있다고 판단해 자체적인 개발과 국책과제를 통해 확보한 핵심 기술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개발인력과 더불어 연구장비 유지보수와 이를 운영할 수 있는 전문 엔지니어도 양성 중입니다.”

확대보기특허증들

기술개발은 성장의 원동력

창업 초기 3년은 정부 R&D사업을 수행하며 연구개발에 주력했다. 당대에 유행하는 기술이란 기술은 모두 섭렵한 그였지만 배우고 익혀야 할 것이 한둘이 아니었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수소는 산업현장에서 주로 쓰일 뿐이었으니 당연한 일이다. 이들이 가진 경쟁력은 새로운 도전을 즐길 수 있는 DNA였다. 오히려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한다는 자부심으로 더욱 매진했다. 이 대표를 중심으로 연구개발진은 자체 실험을 진행하고 전문 연구기관의 자문을 구하며 독자적으로 기술 노하우를 터득해나갔다.
그 결과 2006년 4월 연료전지용 개질기(Reformer : 화석연료인 천연가스, 메탄올, 석유 등으로부터 수소를 발생시키는 장치) 특허를 취득했고, 불과 몇 달 뒤인 9월에는 5㎾급 연료전지 시험장치 2기를 완성했다. 11월에는 연료전지의 습도조절장치 특허를 취득하면서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2007년 5㎾급 연료전지용 촉매연소 시험장치를 완성하고, 바로 다음해에 100㎾급 연료전지용 촉매연소 시험장치를 제작, 설치하면서 업계에 존재감을 드러냈다.
“기술개발은 필연적으로 많은 실패를 통해 성공을 쟁취해나가는 과정입니다. 실패는 항상 고통을 수반하는 법입니다. 중요한 것은 어려운 문제에 부딪혔을 때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도전적인 자세와 창의적인 생각을 구현하는 데 있습니다. 설계자와 기술진 간의 충분한 논의를 거쳐 기술적 난제들을 해결하고 신속하게 제작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데 집중했습니다.”
핵심 기술을 하나씩 확보하는 동안 유관기관을 중심으로 납품 의뢰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들의 과제수행 능력을 눈여겨본 국책연구기관에서 먼저 연락을 해왔고, 그 인연을 계기로 공동연구가 순조롭게 진행됐다. 관계가 발전되면서 현재는 피엔피에너지텍이 주관기업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하기도 한다. 사업 초기에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이나 대학연구소 등이 주요 파트너사였다면 현재는 국내 대기업 연구소가 주를 이룬다. 다년간의 연구개발로 다져진 탄탄한 기술력과 노하우가 오늘날 성장의 자양분이 된 것이다.
“커스텀 메이드 방식이기에 똑같은 모델이나 사양이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특히 연료전지 평가 장치의 경우, 동일 제품을 대량 생산하기보다는 매번 새롭고 더 높은 수준의 설계를 요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현장 생산 인력과 설계자, 기술진 간의 유기적인 협업을 통해 고객의 요구사항을 충족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확대보기업무회의연료전지 종류별로 최적화된 평가시스템을 설계 및 제작할 수 있는 역량과 노하우가 피엔피에너지텍의 경쟁력이다. 확대보기기술연구소 현판

진짜 성장은 지금부터

학창시절 과학시간에 배운 것처럼 수소(H₂)와 산소(O)가 만나면 물(H₂O)이 나오면서 전기가 발생한다. 쉽게 설명하자면, 연료전지는 이 과정의 역반응을 이용한 발전장치다. 어떠한 연료전지이든 수소를 원료로 발전하는 원리는 동일하다. 하지만 인산염, 용융탄산염, 고체산화물, 양성자교환막 등 사용하는 전해질에 따라 이름이 각기 다르게 붙는다. 마치 달리기를 동시에 시작해도 단거리 선수와 마라톤 선수가 두각을 나타내는 지점이 다르듯, 연료전지별로 작동 온도 및 출력 특성 등이 달라진다. 그런 까닭에 1세대인 PEMFC(고분자전해질 연료전지)는 모빌리티용으로, 통상 2세대 연료전지로 불리는 MCFC(용융탄산염 연료전지)는 대형 발전소에, SOFC(고체산화물 연료전지)는 건물·가정용으로 상용화되고 있다.
“예를 들어 PEMFC는 100℃ 이하 저온에서 운전되며, 저온에서의 반응 활성화를 위해 백금 촉매가 사용됩니다. 그에 반해 SOFC는 700℃ 이상의 높은 작동 온도로 인해 니켈을 사용하더라도 충분한 반응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연료전지의 핵심 부품인 스택은 물론 주변기기(BOP) 역시 안정성과 신뢰성이 검증되어야 고효율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피엔피에너지텍을 업계 다크호스로 꼽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연료전지 종류별로 최적화된 평가시스템과 발전시스템 제작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업계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연료전지 적용 분야가 하루가 다르게 확대되고 있어 시장의 수요는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더 세밀하고 정밀한 기능을 구현해내기 위해 올해 개발 인력을 대거 충원했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30명 남짓이었던 직원 수가 올해 50명으로 늘었고, 매출도 지난해 70억 원에서 올해 120억 원으로 껑충 뛰었다.
“최근에는 수소전기차 관련 기술개발 및 투자가 공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PEMFC 평가장치 및 양산설비 관련 수주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SOFC 관련해서는 연료전지뿐만 아니라 역반응을 통해 수소를 생산하는 SOEC(고온 수전해 기술) 관련 평가시스템의 매출 또한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고요. 이외에도 가습기, 수소 센서 등 연료전지 관련 단위 부품의 성능 및 내구성을 평가하는 시스템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습니다.”
파트너사와 동반성장하며 수소경제에 한 획을 긋는 회사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힌 이 대표. 피엔피에너지텍의 퀀텀 점프를 목격할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이계선 | 사진 김성헌

조회수 : 1,145기사작성일 : 2021-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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