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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쇼핑몰 가구 강자로 부활
마리카디자인

사업을 하다 보면 누구나 한번쯤은 넘어질 수 있고 다시 일어날 수도 있다. 실패에서 찾아낸 교훈과 열정으로 재창업에 도전하면 된다. 단, 재창업을 지원하는 중소벤처기업 지원정책을 잘 활용하면 재기에 성공하는 길이 한결 순탄해진다. 1인 가구 증가와 온라인쇼핑몰 대세 트렌드를 읽고 실용미와 가성비 높은 1인용 가구 시장의 강자가 된 마리카디자인이 그중 한 곳이다. 김병동 대표가 그려낸 재기 성공스토리 속으로 들어가보자.

확대보기마리카디자인 임직원들

1인 가구 겨냥한 가구 시장의 다크호스

마리카디자인(대표 김병동)은 가구분야에서 그야말로 핫한 기업이다. 인터넷에 상호 여섯 글자만 두드리면 평상형 수납 침대, 슬라이딩 2단 침대, 플레인 3단 서랍 행거, 시스템행거, 서랍장, 거실장 등 가정용 가구들이 쏟아지듯 나타난다. 하나같이 심플함과 깔끔함이 돋보이는 디자인 제품들이다.
입소문이 자자한 마리카디자인이 창업한 지 7년밖에 안 된, 직원 수 18명의 중소기업이라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중소기업 CEO라면 궁금증을 가져봐야 하는 회사다. 온라인쇼핑몰 가구의 다크호스로 알려진 사실만큼이나 이 회사의 최근 성장세는 기염을 토하는 그 자체다.
마리카디자인은 5년 전인 2016년 연간 매출 22억 원의 소규모 임대공장을 지닌 가구회사였다. 하지만 그 이후의 성장세는 놀라웠다. 2019년 39억 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61억 원으로 매출이 올랐다. 단 한 곳의 오프라인 매장도 없이 오로지 온라인쇼핑몰에서만 거둔 실적이다.
김병동 대표가 말하는 성공 포인트는 세 가지다. 제품 타깃이 1인 가구 소비자에게 맞춰져 있다는 것, 유통 라인은 온라인만 고집한다는 것, 그리고 가구 업계에서 손꼽히는 D가구의 ODM 비중이 50%를 차지한다는 점이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가구 교체 인테리어로 벗어나려는 소비 심리까지 합세한 결과다.
최근 대중적인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제품들의 공통분모는 다 갖추고 있다는 결론이다. 지금의 우리 사회 소비 트렌드를 제대로 읽은 셈이다. 이론상으로는 어렵지 않은 강점들이지만 실전에서 제대로 통하려면 CEO의 남다른 사업 전략이 필수다. 김 대표의 이력이 궁금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확대보기서재 및 거실 가구

확대보기드레스룸 가구

확대보기침실 가구

실패 거듭하며 찾은 값진 교훈으로 재도전

마리카디자인은 지난 2014년 창업한 회사다. 역사라고 할 것 없이 짧지만, 김 대표 입장에서는 33여 년의 사업 인생을 축약시켜 고스란히 담아놓은 결정체 같은 회사이기도 하다. 그간의 창업 아이템으로 어림잡아볼 때 여덟 번째쯤은 되는 사업이다.
뭐든지 손으로 만드는 재주는 타고났다는 것을 스스로 느낄 정도였다는 김 대표. 그는 1980년대 초, 공과대 2학년 재학 중일 때 사업에 뛰어든 특별한 이력의 소유자다. 대학생발명연합회 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하면서 특허출원도 하고, 발명의 날이면 코엑스에서 전시도 했다. 그 무렵 기업의 권유로 1회용 양변기 커버를 뚜껑내장형으로 만들어 주목을 받았고, 당구 큐를 갈아주는 연마기계도 선보였다. 하지만 마케팅과 사업 추진력 부족으로 실패로 끝났다. 이어서 1회용 소모품으로 이용되던 버스용 에어크리너를 필터교체형 제품으로 개발해 운송회사들의 비용 절감에 기여했으나, 이 또한 사업을 키우지 못하고 기술만 다른 기업에 넘겨주고 말았다.
산업디자인 전문회사에 취업한 후에는 일찌감치 전기차에도 도전했다. 2년간의 개발 끝에 대전엑스포 현장에서 자원봉사자들의 이동형 전기스쿠터를 제작해 1993년 당시 대통령이 시승을 하기까지 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FRP로 만든 자동차 모델링 사업팀을 이끌면서 다양한 소재와 기술 경험을 쌓았다. 후발기업들과의 시장 경쟁과 자동차 업계의 고전으로 이 또한 접고 퇴사했다. 가구와의 만남은 바로 이 시기, 1997년부터 시작됐다.
상호를 ‘디자인팩토리’로 내걸고 원목가구가 주도하던 고가 가구 시장과의 차별화를 선택했다. 철재 소재 접목형의 준 고가 가구로 틈새시장을 만들어냈다. 일본 수출이 활기를 띠자 내수시장에서도 호응을 얻으면서 사업은 날로 번창했고, 소식을 접한 친척들과 지인들이 돈을 가져다 쓰라고 먼저 달려들 정도였다.
5년 차쯤 되던 해, 강서구 신월동에 2,300㎡(700평) 규모의 대형 매장을 열면서 서울 시내 각 구마다 한 곳씩 매장을 열겠다는 야심에 차 있었다. 그러나 무리한 사세 확장과 마케팅 비용의 부담이 경영난을 초래하면서 2003년에 사업을 접어야 했다. 친인척 사채가 자그마치 14억 원에 달했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잠적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자구력이 강한 그가 선택한 것은 바로 온라인 유통이었다. 신용불량자로 빚더미에 오른 입장이니 창업은 불가능했고, 마케팅 대행 서비스 수준의 활동이었다. 사전지식도 없이 인터넷쇼핑몰 비즈니스에 뛰어들어 실전경험을 통해 마케팅 기술을 하나둘씩 터득했다. 초기엔 러닝머신으로 괄목할 만한 실적을 낸 후, 이어서 가구 업계에서 인연을 맺은 기업들의 제품으로 품목을 늘려가면서 12년간 빚을 다 갚았다. 빚도 청산했고, 유통 시장은 인터넷쇼핑몰이 대세로 이어지고 있는 것을 실감하게 된 입장이었으니 다시 창업 도전의 의욕이 꿈틀거렸다. 김 대표는 지금도 스스럼없이 “수십 번 실패했어도 나는 다시 사업에 뛰어들었을 것이다”라고 말하며 타고난 사업 기질을 스스로 인정한다. 눈앞에 시장이 훤하게 보이는데 주저할 사람이 아니었다.

재창업 지원 받고 승승장구

2014년 마리카디자인이 문을 열었다. 이때부터 철저하게 1인 가구를 겨냥한 제품에 주력했고, 욕심을 내지 않았다. 손에 쥔 자금만으로 회사를 운영하면서 돈을 벌면 재투자하며 조금씩 키우는 방식을 택했다. 인터넷 가구 판매는 샘플 제품만 있으면 온라인에서 선결제를 받고 제작에 들어가 서울 수도권은 1주일 이내에, 기타 지역은 15일 이내에 배송되는 시스템인 만큼 결제나 재고를 떠안아야 할 부담 없이 안정적이었다. 철재와 목재를 결합시켜 실용성이 돋보이는 데다 디자인이 우수하고 가성비 뛰어난 마리카디자인 제품은 젊은층 1인 가구 고객들로부터 주문이 쇄도했다.
그런데 문제는 생산 대응력이었다. 제품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생산 설비와 인력 확대가 불가피했다. 공장 이전과 설비 확대가 급선무였다. 신용불량은 이미 벗어났지만 과거의 신용 이력을 완전히 지울 수 없는 현실이었다. 자가공장도 없는 입장이니 금융권 대출도 불가능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방송에서 실패 후 재창업 지원을 통해 성공한 기업인의 재기 스토리를 접하면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하 중진공)과의 소중한 인연으로 이어졌다.
2017년 2억 원의 재창업자금을 지원받아 자동화설비 일부를 직접 제작 및 구축한 후, 2019년 1억5,000만 원의 2차 지원으로 마무리를 지었다. 주 원자재인 MDF와 PB의 경우 크기가 있는 만큼 한 라인에 12명의 인력이 동시 투입돼야 하며, 시간도 적잖게 소요된다. 자동화공정으로 인해 40m 길이에 달하는 라인이 원스톱 자동화 시스템으로 이루어지면서 인력은 한 명만 있어도 생산이 가능해졌다. 시간적으로는 기존 대비 80%가 절감되고 인력은 12분의 1로 줄어들었다. 수요 물량 증가에 적극 대응함으로써 매출은 갈수록 증가하고, 유휴인력을 신사업에 투입시킬 수 있었다. 중진공의 연계 지원정책 덕에 공장 부지 확보와 신축도 가능했다. 지난해 자가 공장도 건축했다. 이에 따라 신사업으로 준비해온 이동식 주택사업도 본격적으로 펼칠 수 있게 됐다.

확대보기자가 공장 내부지난해 자가 공장으로 이전하면서 이동식 주택사업 역량을 확보했다.

확대보기자동화설비중진공의 재창업자금을 지원받아 자동화설비를 구축하면서 수요 증가에 따른 적극 대응이 가능해졌다.

이동식 주택 시장 진출 채비

재창업으로 어렵게 마련한 성장 발판이다. 자칫 사업 확장과 다각화로 인해 흔들리지는 않을까 싶은 우려도 뒤따른다. 김 대표는 이제는 자신이 있다는 입장이다.
“유럽의 유명 이동식 주택 시장은 기존의 가구 기업들이 주도합니다. 목재 및 철재 활용과 디자인 능력을 갖추고 있어 경쟁력이 강한 거죠. 과거에 제가 사업에 실패한 원인의 8할은 수요가 확보되지 않은 시장에 일찍 뛰어들었다는 점이었어요. 이동식 주택은 이제 본격적인 시장경쟁에 돌입했고, 우리 회사가 확보한 기술력과 전략의 차별화로 경쟁력이 충분합니다.”
재창업으로 탄생하여 성장의 날개를 단 마리카디자인. 김 대표는 올해 매출이 85억 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쯤 되면 그가 전하는 메시지를 주목해볼 만하다.
“시대가 변했는데 CEO가 변하지 않으면, 십중팔구는 실패로 이어집니다. B2B 기업일지라도 위험부담이 적고 수요는 충분한 온라인 B2C 시장을 겨냥한 제품을 개발해볼 필요가 있죠. 단, 신제품을 개발할 때는 목숨을 걸겠다는 각오로 임해야 합니다.”

재창업자금

사업 실패에 따라 저신용자로 분류되어 자금조달에 애로를 겪는 기업인을 위해 지원하는 정책자금으로, 재창업을 준비중이거나 창업일로부터 7년 미만의 기업인이 신청할 수 있다.
사업에 소요되는 시설(생산설비, 사업장 건축자금, 사업장 확보자금 등) 및 운전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으며, 대출 금리는 정책자금 기준금리가 적용된다. 대출기간은 시설자금 10년(거치 4년), 운전자금 6년(거치 3년)이며, 융자방식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직접대출 또는 금융회사 대리대출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홈페이지(kosmes.or.kr)를 참고하거나, 전국 각 지역본부를 찾아가면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박창수 | 사진 손철희

조회수 : 1,142기사작성일 : 2021-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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